#로컬 #문화 #자립
가끔 나를 소개할 때 ‘도시생활을 접고 함양으로 이사해 10년 넘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이렇게 말하고 나면 뭔가 좀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디에서 산다는 것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요? 사는 곳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금의 내가 하고 일과 활동의 대부분은 지금 살고 있는 지역과 관계된 것이거나 고민에서 출발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싫든 좋든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저를 규정하는 키워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네요.^^
현재 저는 함양에 살면서 느슨한 공동체 빈둥협동조합, 커뮤니티공간 빈둥, 연결 플랫폼 서하다움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은 주민들과 함께 공연, 놀이, 마켓이 있는 축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행사를 기획할 때도 있고요.
자립하는 삶, 창조적인 삶에 관심이 많아 각종 ‘짓기’를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1. 이번 워케이션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오셨나요?
사실 별 목표가 없었어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좀 망설였거든요. 해외에서의 워케이션이라는 말이 조금 생소하기도 했고, 그닥 여행을 즐기는 편도 아니라서 ‘내가 가도 되나?’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래도 한번 가보라는 이미 다녀온 분의 권유에 ‘그럼 마음 비우고 열흘간 오로지 잘 먹고, 잘 자고, 웬만하면 뭔가를 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개인적인 목표가 있었다면 ‘최대한 심플하게 지내자’ 정도였던 것 같아요.
2. 열흘 간의 치앙마이 워케이션을 경험해보시니 어떤가요?
치앙마이에 대한 첫인상은 그냥 해외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관광지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부터는 ‘그럼 치앙마이에는 왜 해외여행객들이 많이 올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한가지로 그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치앙마이에는 ‘과하지 않은 적당함’, ‘공존’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늘 뭔가 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적당함과 공존이 모이고 쌓여 세계의 여행객들이 찾고 싶은 도시의 색깔과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치앙마이에서 머무는 동안 가장 좋았던 점은 참여했던 분들과 틈만나면 수다 떨고, 많이 걷고, 많이 생각하고, 함께 먹던 순간들이에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도 한몫했고요.

3. 치앙마이에 오는 비영리 활동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나 활동이 있다면?
이번 치앙마이 여행에서 인상적이었던 장소가 2곳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치앙마이대학교 내 앙깨우 호수 주변입니다. 커피도 좋았고, 학교 식당도 가격대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호수 주변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두 번째 장소는 올드시티 남쪽에 있는 치앙마이게이트 마켓입니다. 새벽부터 아침까지만 여는데, 지역 주민들이 먹거리를 사러 오는 시장 같아 보였습니다. 저도 거의 매일 아침 이곳까지 산책을 나가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오곤 했었는데 값도 싸고 다양한 현지 음식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장을 보고나서 마셨던 타이 밀크티는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아요.
4. 여행지에서의 스타일 : 꼭 하는 것, 절대 하지 않는 것은?
꼭 하는 것 : 많이 걷기, 내가 방문한 곳 지도에 표시하기
절대 하지 않는 것 : 너무 많아요.

5. 오늘날 여행자에게 필요한 윤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너무 뻔한 말이지만 여행지 국가의 풍습, 취향, 음식, 종교, 가치관 등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아닐까요?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여행지에서 간혹 다른 기준의 것을 보거나 경험한 사람이 이를 폄하하거나 조롱하듯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매우 불편하더라고요. 여행지에서는 평가자 보다는 관찰자의 자세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6. 지금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서하다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서하다움은 도시와 농촌, 지역과 청년을 연결하기 위해 민․관․공의 협력으로 함양군 서하면에 조성된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인데, 현재 빈둥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어요. 그동안 지역살이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을 모집해 짧게라도 지역의 참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어요. 지역에서의 삶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지만 실제로 정착하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보여요.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부터 지역(로컬)문제, 청년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고, ‘지방소멸위기’라는 말로 쉽게 얘기하기엔 매우 심각하고, 복합적인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7.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떤 동기와 계기로 시작했나요?
제가 관심갖고 했던, 그리고 하고있는 일들의 대부분은 지역에 살고 있기때문에 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어요. 즉 도시에 살고 있으면 아마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들이죠. 지역에 살다보면 여러 방면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불편한 점이나 불합리한 점들도 잘 보여요. 그러다 보면 내가, 혹은 우리가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8. 최근 나의 가장 큰 이슈나 화두,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지역에서 살아갈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더 재미있어지면 좋겠고, 그러한 일과 활동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겨요.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분들이 안정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나 거점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어요. 특히 시골에는 빈집이 많아서 골칫거리인데, 이를 잘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9. 나의 좋은 점, 혹은 자신 있는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살면서 많은 일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간혹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결국에는 그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제법 많았던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집중력과 추진력이 좋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게 좋은 점만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앞뒤 안보고 한 가지에만 과몰입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다보면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거든요. 저는 어떤 분야나 프로젝트에 관심이 생기면 열심히 찾아보고, 일이 가능하도록 조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애쓰는 편이에요. 그리고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로컬 #문화 #자립
가끔 나를 소개할 때 ‘도시생활을 접고 함양으로 이사해 10년 넘게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이렇게 말하고 나면 뭔가 좀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디에서 산다는 것이 뭐 그렇게 중요할까요? 사는 곳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지금의 내가 하고 일과 활동의 대부분은 지금 살고 있는 지역과 관계된 것이거나 고민에서 출발한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싫든 좋든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저를 규정하는 키워드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네요.^^
현재 저는 함양에 살면서 느슨한 공동체 빈둥협동조합, 커뮤니티공간 빈둥, 연결 플랫폼 서하다움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은 주민들과 함께 공연, 놀이, 마켓이 있는 축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문화행사를 기획할 때도 있고요.
자립하는 삶, 창조적인 삶에 관심이 많아 각종 ‘짓기’를 배우고 실천하며 살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1. 이번 워케이션에 어떤 목표를 가지고 오셨나요?
사실 별 목표가 없었어요.^^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좀 망설였거든요. 해외에서의 워케이션이라는 말이 조금 생소하기도 했고, 그닥 여행을 즐기는 편도 아니라서 ‘내가 가도 되나?’ 이런 생각이었습니다. 그래도 한번 가보라는 이미 다녀온 분의 권유에 ‘그럼 마음 비우고 열흘간 오로지 잘 먹고, 잘 자고, 웬만하면 뭔가를 하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굳이 개인적인 목표가 있었다면 ‘최대한 심플하게 지내자’ 정도였던 것 같아요.
2. 열흘 간의 치앙마이 워케이션을 경험해보시니 어떤가요?
치앙마이에 대한 첫인상은 그냥 해외여행객들이 많이 오는 관광지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부터는 ‘그럼 치앙마이에는 왜 해외여행객들이 많이 올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한가지로 그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치앙마이에는 ‘과하지 않은 적당함’, ‘공존’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늘 뭔가 과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적당함과 공존이 모이고 쌓여 세계의 여행객들이 찾고 싶은 도시의 색깔과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치앙마이에서 머무는 동안 가장 좋았던 점은 참여했던 분들과 틈만나면 수다 떨고, 많이 걷고, 많이 생각하고, 함께 먹던 순간들이에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도 한몫했고요.
3. 치앙마이에 오는 비영리 활동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나 활동이 있다면?
이번 치앙마이 여행에서 인상적이었던 장소가 2곳 있습니다.
첫 번째는 치앙마이대학교 내 앙깨우 호수 주변입니다. 커피도 좋았고, 학교 식당도 가격대비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호수 주변 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두 번째 장소는 올드시티 남쪽에 있는 치앙마이게이트 마켓입니다. 새벽부터 아침까지만 여는데, 지역 주민들이 먹거리를 사러 오는 시장 같아 보였습니다. 저도 거의 매일 아침 이곳까지 산책을 나가 간단한 아침거리를 사오곤 했었는데 값도 싸고 다양한 현지 음식을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장을 보고나서 마셨던 타이 밀크티는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아요.
4. 여행지에서의 스타일 : 꼭 하는 것, 절대 하지 않는 것은?
꼭 하는 것 : 많이 걷기, 내가 방문한 곳 지도에 표시하기
절대 하지 않는 것 : 너무 많아요.
5. 오늘날 여행자에게 필요한 윤리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너무 뻔한 말이지만 여행지 국가의 풍습, 취향, 음식, 종교, 가치관 등을 존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아닐까요? 상대적으로 물가가 싼 여행지에서 간혹 다른 기준의 것을 보거나 경험한 사람이 이를 폄하하거나 조롱하듯이 말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매우 불편하더라고요. 여행지에서는 평가자 보다는 관찰자의 자세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6. 지금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서하다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서하다움은 도시와 농촌, 지역과 청년을 연결하기 위해 민․관․공의 협력으로 함양군 서하면에 조성된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인데, 현재 빈둥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어요. 그동안 지역살이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을 모집해 짧게라도 지역의 참모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어요. 지역에서의 삶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지만 실제로 정착하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아 보여요.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부터 지역(로컬)문제, 청년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졌고, ‘지방소멸위기’라는 말로 쉽게 얘기하기엔 매우 심각하고, 복합적인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졌어요.
7.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떤 동기와 계기로 시작했나요?
제가 관심갖고 했던, 그리고 하고있는 일들의 대부분은 지역에 살고 있기때문에 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어요. 즉 도시에 살고 있으면 아마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일들이죠. 지역에 살다보면 여러 방면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불편한 점이나 불합리한 점들도 잘 보여요. 그러다 보면 내가, 혹은 우리가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8. 최근 나의 가장 큰 이슈나 화두, 관심거리는 무엇인가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지역에서 살아갈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 더 재미있어지면 좋겠고, 그러한 일과 활동을 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겨요.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분들이 안정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나 거점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어요. 특히 시골에는 빈집이 많아서 골칫거리인데, 이를 잘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9. 나의 좋은 점, 혹은 자신 있는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살면서 많은 일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간혹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면 결국에는 그 일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제법 많았던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표현하자면 집중력과 추진력이 좋다고 할 수 있죠. 하지만 이게 좋은 점만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앞뒤 안보고 한 가지에만 과몰입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러다보면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때도 있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거든요. 저는 어떤 분야나 프로젝트에 관심이 생기면 열심히 찾아보고, 일이 가능하도록 조건과 환경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애쓰는 편이에요. 그리고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내가 하는 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