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인터뷰최인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 #어느덧25년차 #내ID는spanner #소소한취미생활


1999년 새내기 연구원으로 시작하여 2024년 현재까지 나를 믿고 지지하는 동료들과 함께 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며, 중간중간 아주 소소한 취미를 즐기는 최인자입니다. 



트윈 파고다와 구름과 하늘




1. 이번 치앙마이 워케이션에 어떤 목적과 기대를 가지고 오셨나요?

- 주변에서 ‘계획 없이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목적을 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동안 미뤄두었던 일을 1-2가지 정도 정리해보자 라고 막연히 생각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혼자서 여행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혼자 여행을 경험해봐야겠다는 기대와 설렘이 있었습니다. 

   



2. 2주간의 치앙마이 워케이션을 경험해보시니 어떤가요?

- Work: 평소 하는 일을 사무실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평소의 속도로 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처음부터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이기도 하고 현지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필요했던 부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 Vacation: 아침산책, 다양한 시장투어, 맛있는 음식 먹기, 커피 맛집 투어, 사원 둘러보기, 마시지 받기, 쇼핑 등등 시간을 쪼개어 써도 모자랄 만큼 할 일과 해야 할 것만 같은 일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 사이사이에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큰 즐거움 중의 하나였습니다. 서로서로 주고받는 정보들도 충분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조금은 새로운 사람들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경험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고 그 과정에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생긴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 2주간의 치앙마이 워케이션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일은 좀 덜 했지만, 함께 온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인연을 시작했다는 점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값진 시간과 공간이었습니다. 




치앙마이 아침을 준비하는 하늘




3. 지금까지 해외 여행 경험 중 가장 좋았던 곳은?

2016년 즈음에 미국 보스턴에 있는 ‘침묵의봄 연구소’를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행이기보다는 해외연수 성격이었는데, 가장 좋았던 첫 번째 이유는 동행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화학물질 이라는 공통주제로 만난 사람들이라 고민과 관찰시점이 많이 비슷했습니다. 함께 지내다 보니, 여행 온 것처럼 편안해지던 기억이 있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침묵의봄 연구소 방문이었습니다. 우리 연구소와 마찬가지로 비영리 민간연구소이고, 화학물질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를 지역공동체와 함께 진행하고 그 성과를 사회에 잘 알려내는 곳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나라 현실과는 좀 다르다는 부러움이 더 컸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종종 생각이 납니다. 여전히 저는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저만) 반가운 얼굴을 확인도 하고 있습니다. 




4. 여행지에서의 스타일 : 꼭 하는 것, 절대 하지 않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구글지도의 평점을 기반으로 현지 음식과 술은 꼬옥 먹어보려고 합니다. 또 가능하면 방문한 도시 이름이 새겨져 있는 마그네틱과 그 나라의 특색이 나타나있는 스노우볼을 사려고 합니다. 마그네틱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나중에 여행을 추억하는 나름의 도구이고요. 아이에게 항상 스노우볼을 선물합니다. 




참차마켓에서 여진샘과 함께




5. 지금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간단히 설명하면, 환경, 제품, 생체시료와 같은 다양한 매체에 있는 화학물질을 분석해서, 그 화학물질을 매개로 노동자와 시민과 소통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소가 올해로 25년 되었습니다. 설립 배경이 노동자이다 보니, 처음 10년은 주로 사업장에서 유해물질 노출을 평가하는 일을 했었고, 2010년 이후부터는 주로 시민과 소비자의 화학물질 노출에 대한 문제를 주로 다루었습니다. 지금은 그 노출의 직접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 바이오모니터링 연구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바이오모니터링이란 우리 몸속에서 화학물질이 얼마나 노출되는지를 확인하고 줄이기 위한 노력을 사회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수 있습니다. 




6.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어떤 동기와 계기로 시작했나요? 

석사 논문 주제가 ‘쓰레기 매집장 주변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에 대한 연구였는데, 화학물질을 분석하고 농도를 설명하기 위한 과정이 재미있었습니다. 화학물질을 분석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졸업 즈음에 신문에서 연구소 구인광고를 보고 지원한 것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구소의 서사를 잘 몰랐고, 학생운동도 거의 경험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연구소를 다니는 것이 저 스스로에게는 도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7. 이 일을 하면서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보람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일의 특성상 매번 다른 일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내는 일이다 보니,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기본이면서도 제일 중요합니다. 가끔은 에러가 나서 신뢰성에 타격을 입기도 하고, 데이터로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스스로 자신과 확신이 없으면 안되는 일이라 그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매번 어렵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 결과가 성과로 이어지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었다는 것에는 언제나 보람이 있습니다. 




크렁매카의 해지는 저녁




8. 개인적으로 올해 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제가 올해 계획을 명확하게 세우지 못해서 치앙마이에 가게 되면 차분하게 생각을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차분히 생각하지는 못했고, 여기 와서 보니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는 참여자분들을 만난 것이 너무 새로운 경험입니다. 가능하면 참여자분들과 개인적으로 만나서 각 단체들이 어떠한 일을 하는지, 각자는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지 인터뷰이든 대화이든 나눠보고 싶은 목적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인연을 일로든 아주 개인적이든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은, 정리하면 저만의 커뮤니티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9.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 정말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이번 경험으로 혼자여행의 가능성이 보였지만, 아직은 둘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과 둘이서만 국내이든 해외이든 여행하고 싶습니다. 아들의 동의가 필요하겠지만 둘만의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다는 반성을 했고요. 그리고 언젠가는 혼자여행을 실천하는 것을 마지막 목표로 잡았습니다. 




카페 early owls에서 맑은 하늘과 맛있는 커피




10. 치앙마이에 오는 비영리 활동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나 활동이 있다면?

하나, 새벽에 올드시티 해자길을 걸어볼 것. 비록 매연으로 인한 미세먼지 노출은 있지만, 이른 아침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일터로 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서울과는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고, 해 뜨기 전의 하늘은 very good!!

둘, 치앙마이 하늘을 보면서 멍때리기. 사실 치앙마이의 다른 하늘을 본 적은 없지만, 1월의 하늘은 너무 예쁘고 매일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어디든 앉아서 하늘만 바라봐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