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인터뷰이경원 (삼삼오오학교) / #Try_something_new! #우아하게가난해지는 #괜찮은어른으로자라고싶은

#Try something new!를 지향합니다.

한때는 허술한 여행자이기도 했고, 지금은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을 연구하며 가끔 제목만 있는 책을 씁니다. #괜찮은 어른으로 자라고 싶은 사람들의 커뮤니티 삼삼오오학교를 만들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르게 살아보기로 하고 명함 없는 삶을 14년 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하늘 @chiangmai city art & culture center




1. 이번 치앙마이 워케이션에 어떤 목적과 기대를 가지고 오셨나요?


개인적으로 소소한 몇가지 로망이 있지만 워케이션 참가자로서는 지리산이음을 중심으로 어떤 분들이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이번 워케이션을 계기로 앞으로 나도 멋진 분들과 뭔가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해 보았습니다.

 



2. 2주간의 치앙마이 워케이션을 경험해보시니 어떤가요?


지금 여기에 내가 있다는 것 자체가 좋습니다. 그 자체로 대만족입니다.

쉼의 공간에서 나의 일상을 유지하며 일한다는 것, 누구나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확신도 얻었어요. 그래서 각자의 일하기 방식으로 2주를 보낸 다른 분들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요.

다만 wor+cation이 war+cation이 되지 않으려면 평소에 vacation해야 할 것 같아요. 

쉬는 것과 노는 것도 구분하는 편이고 쉬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면 치앙마이는 워케이션 최적의 도시가 아닐까 해요.  

 



하늘, 구름, 나무, 바람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진 일요일 오후 @Akha Ama coffee




3. 지금까지 해외 여행 경험 중 가장 좋았던 곳은?


가장 궁금하지만 어렵고 곤란하고 그래서 좋아하지 않는 질문인데요, 


‘에어쇼 경험은 오래갔다. 나는 비행기를 달리 보기 시작했다.’

- 알랭드 보통 <일의 기쁨과 슬픔> 중에서


경험은 무엇이든 소중하죠. 특히나 여행에서의 경험이라면.

첫 배낭여행은 누구나 잊을 수 없죠.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의 키릴 문자 속성과외, 생각 없이 따라 나섰던 ABC트래킹, 탈린에서의 일주일, 난탈리 무민랜드 개장일 오프런, 메콩강 따라 삼만리, 네이피어에서의 캠핑까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던 여행의 경험이 많습니다.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2009년 윔블던 직관! 비록 그라운드 티켓 밖에 구할 수 없어 머레이 언덕에서 준결승을 봐야 했지만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찼어요. 그해 로저 페더러 우승 기사가 실린 신문을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습니다. 

 



4. 여행지에서의 스타일 : 꼭 하는 것, 절대 하지 않는 것은?


여행에서 ‘꼭’과 ‘절대’의 원칙은 염두에 두지 않는 편인데요, 

가능하면 동네 산책을 하고 웬만하면 모험이나 무리해서 뭔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체국을 좋아해서 예전에는 여행지에서 부모님과 조카들에게 꼭 엽서를 보냈어요. 요즘은 여행을 마무리할 즈음에 어떤 도시를 다녔는지 기록하는 차원에서 저에게 엽서를 보내기도 해요. 


핑강을 따라 치앙마이 첫 아침 산책



아! 시간의 감각을 놓치지 않는 것. 나만의 원칙이라면 원칙입니다. 

오늘이 몇 일인지, 무슨 요일인지는 알자. 그리고 주말은 잘 쉬려고 합니다. 

 



5.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떤 동기와 계기로 시작했나요?


‘기획, 기록, 연결로 변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일을 돕는다’ 가 현재의  일입니다.

분야도, 일의 내용도 고정되어 있지 않아요. 못하는 일 빼고는 하고 싶은 일은 거의 뭐든지 다해요.


우연히 ‘시골에서 농사짓지 않고 살 수 있을까’ 궁금해서 참가했던 지리산 이음의 ‘지리산시골살이학교’ 에서 참 열심히 일하는 두 청년을 만났어요. 이름이 조아신, 임현택이었어요.  

그냥 시골청년들인줄 알았는데  비슷한 또래였고 꽤 유명한 분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바로 조아신 선생님, 임현택 선생님으로 불렀습니다. 시골살이 동기들과 집을 하나 빌려 10개월 동안 나일롱 산내주민으로 지냈어요. 요즘 유행하는 관계인구, 생활인구 같은 거죠. 

그러다 두 선생님이 산내에서 다보스포럼처럼 지리산포럼을 해보려고 하는데 같이 해보자고 하길래, ‘좋아요!’했습니다. 

처음엔 좀 못마땅했어요. 참 이상하게 일하는 데 그게 또 자연스럽게 일이 되길래 좀 신기했어요. 재밌기도 하고. 그 이후에  프로젝트도 같이하고, 공부도 같이 하고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6. 이 일을 하면서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보람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일이 특별히 어려운 건 없어요. 원가 계산 안 해도 되고, 재고 걱정 안 해도 되고. 

아! 잘 모르면서 아는 척 하는 사람을 만나면 견디기 힘든 순간도 가끔 있지만 바로 반성하죠. 나도 누군가에게 저런 사람이지는 않았나 하고.


같이 걸어가는 동료가 있고, 뒤에서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든든함과 즐거움 @올드시티 어딘가 photo by 권지현



그러고 보니 이 일을 하면서 보람있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있었나 싶네요. 해 보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또 새롭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같이 하자고 손 내밀어 주는 고마운 분들이 아직 곁에 있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7. 이 일을 계속 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나를 잘 아는 것이 아닐까요? 내가 지금 이 일을 하고 싶은지, 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 알아차리는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죠.  나에게 맞는 역할을 잘  찾는 것도 중요하고요.

무엇보다 몸과 마음의 무탈! 그래야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까요.

 



8. 나의 장점 혹은 나만의 좋은 점 혹은 자신 있는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거리를 잘 유지한다? 감정에 기복이 없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소리소문 없이 자기가 할  일은 알아서 찾아서 하는 편입니다.  

오래 지내다 보면 꽤 괜찮은 사람입니다. 안전하고요.

 



9. 지리산이음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리산이음에겐 항상 고마워하고 있지요. 누군가에게 추앙받지 않고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가르쳐 주었고, 그 일을 하는 분들을 찾고 만나고 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어요. 늘 하는 말이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만큼만 하세요.  응원합니다. 

저도 질문하나 해도 될까요? 지리산이음이 이번 치앙마이 워케이션를 준비하면서 상상하던 그림이 있었을 테고 함께 온 분들에게 기대하는 뭔가가 있을 텐데 어떻게 잘 된 것 같습니까?




10. 치앙마이에 오는 비영리 활동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나 활동이 있다면?


치앙마이 대학교를 누리세요.
캠퍼스도 산책하고, 호수도 거닐고, 유기농 매장과 과일시장에서 쇼핑도 하고,  학교 안에 있는 카페에서 일도 하고, 밥도 먹고.


평화와 휴식이 고픈 자여. 이곳으로 오라 @chiangmai university



아! 도착하자마자 일하지 말고 어슬렁 어슬렁 동네 구경부터 하세요.
누군가와 같이 혹은 단체로 오게 되면 개인의 시간을 충분히 갖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