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변화기록원[구례] [칩코와 구례이웃생물들] 12화_ 문척교, 그 위에 한번 서 보시면 알아요

2022-10-05

 

 

 

 

 

"문척교에서 지는 석양을 볼 수도 있고, 흘러가는 물을 바라볼 수도 있고... 한 번 서 보시면 알아요. 이 강 위에. 한번 서 보시면 안다. 이 다리 위에...."

 

저는 이 말을 듣고 문척교 위에 서 보았어요. 우뚝 서 있는 동안 햇살과 바람이 저를 이리저리 스쳐갔습니다. 서리가 내리기 직전인 한로. 서둘러 열매를 익힐 마지막 햇살이 내리쬐는 중입니다. 이 다리가 철거 예정이던 시기도 바로 지금쯤이겠군요.

 

구례가 아직 낯설어서, 저는 문척면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다만 여름부터 문척교 다리 철거를 반대하는 군민의 목소리는 제 귀에도 쟁쟁하게 울렸어요. 벌써 바람이 차가워지도록 시간이 흘렀습니다. 서둘러 문척교를 만나라고 마지막 햇살이 저를 재촉했는지도 모릅니다.

 

창승쌤은 문척교와의 추억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럴 때 자주 "강물도 웃었습니다"라는 표현을 쓰셨어요. 다리의 한 가운데에서 강을 내려다 보면 꼭 강과 하나가 된 느낌이라고 하셨습니다. 강물은 아마 창승쌤의 표정을 따라지은 것일 테죠. 강은 모름지기 마주본 이를 그대로 비추니까요.

 

오래된 문척교. 오랜 주민의 생활이 묻은 다리. 그 오랜 세월을 닮아 굽이굽이 주름살처럼 흐르는 물살. 정말 문척교가 이 년 전 섬진강 수해의 원인인가요? 문척교가 이 강을 떠나는 것만이 해답인가요? 한번 서 보시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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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든 사람. 칩코

아침에 토마토를 먹고 토마토와 하나가 된 사람. 내가 내뱉은 숨을 지리산이 들이키는 바람에 지리산과도 하나가 됐다. 하나라고 저절로 조화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요가 할 때 팔다리가 따로 노는 것처럼 아직은 지리산과 따로 놀 때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