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서 진행된 이번 지리산쌀롱은 제주도의 ‘씨앗바람연구소’의 강나루 대표를 모시고 “씨앗으로 이어가는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토종 씨앗은? 토종 씨앗은 재래종, 야생종자로서 그 지역의 풍토에 알맞게 토착화된 종자를 말한다. 토종 종자의 중요성은 과거로부터 꾸준히 알려져 왔다. 전 세계의 종자시장 60%를 독점하고 있는 상위 4개 종자회사의 로열티 점유율과 씨앗을 받지 않고 매년 구입해야하는 종자에 대한 문제는 종자주권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 외에도 1996년 이후 지속 확대중인 GMO 육종은 그 위험성이 조금씩 입증되고 있다.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공교롭게도 농업이 됐다. 농업은 기후를 밑천삼아 소득을 만드는 직업임에도 거위의 건강을 살피지 않았다. 황금알을 빨리 받기 위한 고민만을 해왔고 그 고민이 거위를 병들게 했다. 최대 피해자가 된 농업이 마냥 피해 사실을 호소하기 어려운 것은 농업 역시 '가해산업'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농업은 어떻게 '가해산업'이 되었을까? 그 흐름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있다. 농업을 효율적인 돈벌이로 만들면서 농업에게 꼭 필요한 가치인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 생명과 함께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외면받아왔다. 기후위기의 거대 위험 앞에서 스마트팜 등 또 다른 기술발전이 현명한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사실 제주농업에 있어서는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의 면적당 사용량이 전국대비 4배 이상 높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한 겨울에도 월동작물 생산 등 2,3모작을 하면서 관행적으로 쏟아 부어온 화학재의 사용량을 여전히 줄이지 못하고 있고, 제주 농업환경 특성상 이러한 난제들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도 심각하고요.”
도시에 살다가 제주로 옮겨간 강나루 씨앗바람연구소 대표는 자연농을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토종씨앗은 파종을 통해 유전 자원을 이 땅에 맡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재배 과정에서는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풍토에 알맞게 토착화된 재래종자는 미생물들이 건강한 토양이라면 화학재등 별도의 투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게 수확하는 토종씨앗은 다양성을 갖는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강인하고 우수한 토종 종자가 많다. 맺은 씨앗은 채종하면서 지속가능한 발판을 마련한다. 토종종자를 키우고 보존한다는 것이 하나의 삶의 방식, 그 표현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작물 육종으로 현대 농업 생산 환경이 변화하면서 농업 유전적 자원인 종자가 획일화 되고 있다. 종 다양성은 자연스럽게 감소했고 이 문제가 기후위기 등 급변하는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개량종이 아니라 유전적 다양성이 확보된 재래종, 토종 종자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다. 강나루 대표가 토종씨앗을 사랑하는 방법 “귀촌을 통해 삶의 전환을 했고 텃밭을 일구면서 많은 비물질적인 가치들이 느껴졌어요. 토종씨앗을 통해 얻는 가치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 씨앗이 음식으로 이어지는 순환은 당연한 일상이었고요.” 강나루 대표는 텃밭에서 나오는 토종종자가 음식으로 이어지는 순환, 평범한 일상의 씨앗들이 밥상으로 이어지는 순환을 경험했다. 뭐라도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법이다. 강 대표는 토종씨앗 저변 확산에 보탬이 되고자 여성농민생산자협동조합 활동, 무보수 사무직 활동 등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 지회 사무장 6년, 언니네텃밭 사무장과 대표 등 지역 농 공동체에서 도합 13년을 노력해왔다. 그러한 방식으로 토종씨앗을 경험하다보니 예술전공자로서 생태예술의 관점에서 토종씨앗을 설명하게 됐다. “퇴비를 만드는 방식이 있어요. 음식 부산물과 미강을 섞어놓으면 이게 흙이 되고 퇴비가 되니 생명 순환의 관점에서 느껴졌어요.” 캔버스 위에 올리는 전시 활동을 통해 토종종자의 가치를 문화적으로 해석하고 예술로 표현하는 일로 표현했다. 작품 제목은 ‘만들어진 흙’. 식재료찌꺼기, 미강, 시간, 캔버스, 좌대 가변 크기. 제주 도심인 연동에 방치된 쓰레기땅에 흙을 일궈내어 토종밭벼를 심고 수확하는 퍼포먼스 예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죽어있던 땅에서 생명순환이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전시참여로 연결해서 이 기록을 관람하는 관람객에게 여기서 수확한 토종벼로 함께 볍씨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하고요.” 뿐만아니라 토종밭벼를 일구던 도시 풍경을 미디어 영상과 설치조각으로 표현했다. 농과 식을 넘어서 다양한 영역으로 연결하고, 예술로 변화하는 그 과정에 있으면서 강나루 대표는 자신을 씨앗매개자라고 소개하게 됐다. 강나루 대표가 펼친 활동은 다양하다. 기본적인 실태조사나 토종종자 발굴 활동부터 토종씨앗 지키기 사업으로 다양한 워크샵을 거치기도 했다. 일상에서 이어가는 씨앗나눔, 여름 토종과일 씨앗을 채종하는 토종텃밭 워크숍, 토종곡물로 즐기는 나만의 홈카페 토종 취향탐구 벗밭 워크숍 등 다양하다. 재래종 농가밀로 빵식탁과 토종콩버거를 만드는 활동 등 토종 식재료 워크숍도 가졌다. 262종의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그 이야기를 담은 ‘삼춘들의 씨앗 주머니 속 이야기 – 토종을 지키는 제주 사람’을 출간한 제주여성농민회와 공종로 제주도토종종자실태조사 TF팀 대표인터뷰어로 활동하고, 강 대표 개인의 제주 토종텃밭 이야기와 채집생활 6년의 기록, 그리고 10년만의 개인전 도록인 ’일상의 씨앗들‘을 출간하기도 했다. 올해는 생태예술전시 ‘탈립’전을 진행했다. 탈립은 익은 식물,특히 곡류의 씨앗이 떨어져 흩어지는 현상으로 꼬투리가 벌어져서 곡물이 자연스럽게 땅에 떨어지는 현상이다. 콩이 땅으로 떨어져버리니 수확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현대농업에서는 개선되어야 할 종자의 단점이고, 탈립성이 보완된 개량종을 연구한다. 강나루 대표는 탈립을 통해 지금 우리가 토종씨앗에게 배워야 할 삶의 태도를 확인했다. 여문 콩알이 스스로 땅으로 떨어지는 탈립을 통해 토종씨앗이 다음 생을 스스로 이어가려는 특성을 자기 주체성으로 보았고, 어쩌면 우리가 지향해 갈 삶의 태도와 달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메시지를 토종씨앗의 여정에서 우리각자의 탈립(脫立)을 생각해보는 ‘탈립(脫粒)’전시를 열었다.
자연 그대로 농민장터 제주시 노형동에서 열리는 ‘자연그대로농민장터’는 지금까지 240회에 걸쳐 열리고 있다. 농지는 시내와 자연스럽게 멀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꾸준히 장터에 참여하는 농민들이 있어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없이 농민운동으로 시작해서 자력으로 이어오고 있다. “저희는 원칙이 정확합니다. 무제초제, 무화학비료, 무화학농약. 이걸 실천하는 소농들이에요. 여기서 비닐 멀칭, 소형 살충제 등을 안 하는 건 개인의 문제지만 최소한의 세가지를 하지 않는 농산물이어야만 여기 출점을 할 수 있어요. 판로를 찾기 힘튼 토종 농작물과 시장성은 없지만 자연순환 할 수 있는 씨앗 받는 농사, 현재 우리나라 농업 유통구조에 포함되기 어려운 소농들의 농산물, 지역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제주도 관행농의 현실에서 마음 통하는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직거래 어려움 등 농민장터는 농업의 난제를 해결해보고자 대안을 함께 모색하고, 고민을 해결해 가는 실천과정에서 여러 소농 공동체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됐어요.”
로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서 소농이 문제 해결을 실천한다면 장터는 지속의 과정이다. 자연그대로농민장터는 소농들 삶의 가치와 방식을 지역에서 공유하는 매개 공간이 됐다. 토종종자를 다루는 것. 그 방법은 굉장히 많다. 토종종자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고 인식을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농사와 채종을 할 수도 있고 토종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그게 소득으로 이어져야하며 그를 통해 토종종자 순환의 생태계가 이루어져야한다. 강나루 대표는 그 순환의 과정 모두 신경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강나루 대표는 토종종자를 생태예술로 확산시켜 다양한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토종종자를 위한 일.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이라면 강나루 대표의 씨앗바람연구소를 확인하면 되겠다. 글 | 최학수 (주간함양) 사진 | 최학수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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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지리산쌀롱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서 4회(6월, 7월, 10월, 11월)에 걸쳐 2023년 지리산쌀롱을 진행합니다.
지리산쌀롱은 지리산 안팎의 활동가들이 모여 지역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입니다.
올해는 "지리산X○○지역"을 테마로 지리산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각 지역을 거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을 초대하여 그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변화의 경험을 나누고, 꿈꾸는 지역의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11월 24일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서 진행된 이번 지리산쌀롱은 제주도의 ‘씨앗바람연구소’의 강나루 대표를 모시고 “씨앗으로 이어가는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토종 씨앗은?
토종 씨앗은 재래종, 야생종자로서 그 지역의 풍토에 알맞게 토착화된 종자를 말한다. 토종 종자의 중요성은 과거로부터 꾸준히 알려져 왔다. 전 세계의 종자시장 60%를 독점하고 있는 상위 4개 종자회사의 로열티 점유율과 씨앗을 받지 않고 매년 구입해야하는 종자에 대한 문제는 종자주권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 그 외에도 1996년 이후 지속 확대중인 GMO 육종은 그 위험성이 조금씩 입증되고 있다.
기후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공교롭게도 농업이 됐다. 농업은 기후를 밑천삼아 소득을 만드는 직업임에도 거위의 건강을 살피지 않았다. 황금알을 빨리 받기 위한 고민만을 해왔고 그 고민이 거위를 병들게 했다. 최대 피해자가 된 농업이 마냥 피해 사실을 호소하기 어려운 것은 농업 역시 '가해산업'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농업은 어떻게 '가해산업'이 되었을까? 그 흐름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있다. 농업을 효율적인 돈벌이로 만들면서 농업에게 꼭 필요한 가치인 자연과 함께한다는 것, 생명과 함께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외면받아왔다. 기후위기의 거대 위험 앞에서 스마트팜 등 또 다른 기술발전이 현명한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지만 사실 제주농업에 있어서는 화학비료와 화학농약의 면적당 사용량이 전국대비 4배 이상 높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한 겨울에도 월동작물 생산 등 2,3모작을 하면서 관행적으로 쏟아 부어온 화학재의 사용량을 여전히 줄이지 못하고 있고, 제주 농업환경 특성상 이러한 난제들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한 토양과 지하수 오염도 심각하고요.”
도시에 살다가 제주로 옮겨간 강나루 씨앗바람연구소 대표는 자연농을 하나의 삶의 방식으로 바라본다.
토종씨앗은 파종을 통해 유전 자원을 이 땅에 맡기는 것으로 시작한다. 재배 과정에서는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 풍토에 알맞게 토착화된 재래종자는 미생물들이 건강한 토양이라면 화학재등 별도의 투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렇게 수확하는 토종씨앗은 다양성을 갖는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강인하고 우수한 토종 종자가 많다. 맺은 씨앗은 채종하면서 지속가능한 발판을 마련한다. 토종종자를 키우고 보존한다는 것이 하나의 삶의 방식, 그 표현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작물 육종으로 현대 농업 생산 환경이 변화하면서 농업 유전적 자원인 종자가 획일화 되고 있다. 종 다양성은 자연스럽게 감소했고 이 문제가 기후위기 등 급변하는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개량종이 아니라 유전적 다양성이 확보된 재래종, 토종 종자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다.
강나루 대표가 토종씨앗을 사랑하는 방법
“귀촌을 통해 삶의 전환을 했고 텃밭을 일구면서 많은 비물질적인 가치들이 느껴졌어요. 토종씨앗을 통해 얻는 가치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됐습니다. 그 씨앗이 음식으로 이어지는 순환은 당연한 일상이었고요.”
강나루 대표는 텃밭에서 나오는 토종종자가 음식으로 이어지는 순환, 평범한 일상의 씨앗들이 밥상으로 이어지는 순환을 경험했다. 뭐라도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법이다. 강 대표는 토종씨앗 저변 확산에 보탬이 되고자 여성농민생산자협동조합 활동, 무보수 사무직 활동 등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 지회 사무장 6년, 언니네텃밭 사무장과 대표 등 지역 농 공동체에서 도합 13년을 노력해왔다.
그러한 방식으로 토종씨앗을 경험하다보니 예술전공자로서 생태예술의 관점에서 토종씨앗을 설명하게 됐다.
“퇴비를 만드는 방식이 있어요. 음식 부산물과 미강을 섞어놓으면 이게 흙이 되고 퇴비가 되니 생명 순환의 관점에서 느껴졌어요.”
캔버스 위에 올리는 전시 활동을 통해 토종종자의 가치를 문화적으로 해석하고 예술로 표현하는 일로 표현했다. 작품 제목은 ‘만들어진 흙’. 식재료찌꺼기, 미강, 시간, 캔버스, 좌대 가변 크기.
제주 도심인 연동에 방치된 쓰레기땅에 흙을 일궈내어 토종밭벼를 심고 수확하는 퍼포먼스 예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죽어있던 땅에서 생명순환이 이루어지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이 프로젝트를 전시참여로 연결해서 이 기록을 관람하는 관람객에게 여기서 수확한 토종벼로 함께 볍씨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하고요.”
뿐만아니라 토종밭벼를 일구던 도시 풍경을 미디어 영상과 설치조각으로 표현했다. 농과 식을 넘어서 다양한 영역으로 연결하고, 예술로 변화하는 그 과정에 있으면서 강나루 대표는 자신을 씨앗매개자라고 소개하게 됐다.
강나루 대표가 펼친 활동은 다양하다. 기본적인 실태조사나 토종종자 발굴 활동부터 토종씨앗 지키기 사업으로 다양한 워크샵을 거치기도 했다. 일상에서 이어가는 씨앗나눔, 여름 토종과일 씨앗을 채종하는 토종텃밭 워크숍, 토종곡물로 즐기는 나만의 홈카페 토종 취향탐구 벗밭 워크숍 등 다양하다. 재래종 농가밀로 빵식탁과 토종콩버거를 만드는 활동 등 토종 식재료 워크숍도 가졌다. 262종의 토종씨앗을 수집하고 그 이야기를 담은 ‘삼춘들의 씨앗 주머니 속 이야기 – 토종을 지키는 제주 사람’을 출간한 제주여성농민회와 공종로 제주도토종종자실태조사 TF팀 대표인터뷰어로 활동하고, 강 대표 개인의 제주 토종텃밭 이야기와 채집생활 6년의 기록, 그리고 10년만의 개인전 도록인 ’일상의 씨앗들‘을 출간하기도 했다.
올해는 생태예술전시 ‘탈립’전을 진행했다. 탈립은 익은 식물,특히 곡류의 씨앗이 떨어져 흩어지는 현상으로 꼬투리가 벌어져서 곡물이 자연스럽게 땅에 떨어지는 현상이다. 콩이 땅으로 떨어져버리니 수확량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현대농업에서는 개선되어야 할 종자의 단점이고, 탈립성이 보완된 개량종을 연구한다.
강나루 대표는 탈립을 통해 지금 우리가 토종씨앗에게 배워야 할 삶의 태도를 확인했다. 여문 콩알이 스스로 땅으로 떨어지는 탈립을 통해 토종씨앗이 다음 생을 스스로 이어가려는 특성을 자기 주체성으로 보았고, 어쩌면 우리가 지향해 갈 삶의 태도와 달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메시지를 토종씨앗의 여정에서 우리각자의 탈립(脫立)을 생각해보는 ‘탈립(脫粒)’전시를 열었다.
자연 그대로 농민장터
제주시 노형동에서 열리는 ‘자연그대로농민장터’는 지금까지 240회에 걸쳐 열리고 있다. 농지는 시내와 자연스럽게 멀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꾸준히 장터에 참여하는 농민들이 있어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없이 농민운동으로 시작해서 자력으로 이어오고 있다.
“저희는 원칙이 정확합니다. 무제초제, 무화학비료, 무화학농약. 이걸 실천하는 소농들이에요. 여기서 비닐 멀칭, 소형 살충제 등을 안 하는 건 개인의 문제지만 최소한의 세가지를 하지 않는 농산물이어야만 여기 출점을 할 수 있어요. 판로를 찾기 힘튼 토종 농작물과 시장성은 없지만 자연순환 할 수 있는 씨앗 받는 농사, 현재 우리나라 농업 유통구조에 포함되기 어려운 소농들의 농산물, 지역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제주도 관행농의 현실에서 마음 통하는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기 어려운 직거래 어려움 등 농민장터는 농업의 난제를 해결해보고자 대안을 함께 모색하고, 고민을 해결해 가는 실천과정에서 여러 소농 공동체들이 뜻을 모아 만들게 됐어요.”
로컬에서 문제를 발견하고서 소농이 문제 해결을 실천한다면 장터는 지속의 과정이다. 자연그대로농민장터는 소농들 삶의 가치와 방식을 지역에서 공유하는 매개 공간이 됐다.
토종종자를 다루는 것. 그 방법은 굉장히 많다. 토종종자를 수집하는 것도 중요하고 인식을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농사와 채종을 할 수도 있고 토종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 수도 있다. 그게 소득으로 이어져야하며 그를 통해 토종종자 순환의 생태계가 이루어져야한다. 강나루 대표는 그 순환의 과정 모두 신경쓰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강나루 대표는 토종종자를 생태예술로 확산시켜 다양한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토종종자를 위한 일. 어떤 것이 필요한지 고민이라면 강나루 대표의 씨앗바람연구소를 확인하면 되겠다.
글 | 최학수 (주간함양)
사진 | 최학수 (주간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