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변화기록원[하동] 기다렸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동네책방의 탄생 – 이런책방

2023-09-11

 

 

기다렸지만 기대하지 않았던 동네책방의 탄생 – 이런책방

 

글 / 양지영

 

 

 

 

 

지난 8월 26일, 어찌할 바 모르고 당하기만 했던 올해 여름의 장마와 폭염의 끝에 하동의 두번째 독립서점이 오픈했다. (첫번째는 작년에 하동 큰언니들의 모임 <꽃보다 하동할매> 를 진행했던 비성님이 운영하는 시소책방이었다)

 

다섯명의 하동 청년들이 ‘딱 이런’ 협동조합을 만들고 싶어서 ‘이런협동조합’을 만들고, ‘딱 이런’ 동네책방을 만들고 싶어서 ‘이런책방’을 만들게 되었다는데. 11.6평방미터, 약 3.5평의 귀엽고 귀여운 초록색 컨테이너 책방은 어떤 귀여운 꿈을 꾸고 있을까.

 

어느새 가을이 온 줄도 모르고 입은 반바지 아래로 드러난 무릎을 간지럽히는 바람이 기분 좋던 날, 이런책방 사장님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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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책방의 다섯 사장들

 

 

 

어떻게 하다가 이렇게 어려운 길을 가시기로 결심하신 건가요..!
 혹시 책방 사장이 꿈이었다 이런 식상한 이야기 아니죠?

 

정사장 엇, 맞는데요. 책방 사장이 꿈이었던거.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섯명이 모두 오랫동안 마음 한켠에 품어왔다는 사실은 재밌죠. 혼자서 용기 내기는 어려워도 함께는 시작할 수 있었나봐요.

 

김사장 저도 책방이 하고 싶었는데요. 그때 막연히 그려봤던 책방은 지금 우리의 ‘이런책방’의 모습 보다는 조금 더 상업적인(?) 북카페의 모습이었던 것 같아요. 조그맣지만 책으로 가득차고, 독립서적 보다는 대중서 위주로 채워진 커피를 마시는 카페의 모습이요. 하지만 하동에서 지내게 되면서 가치관도 많이 바뀌고 내 생각들도 세상에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면서 결국 이런 모습의 책방을 열게된 것 같아요. 참 이상하죠. 여기에 있으면 하고 싶은 일들이 자꾸만 늘어나요.

 

정사장 20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때 한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라는 책에 빠져있었는데요. 주인공이 사람 없는 도서관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데, 그걸 보면서 귀촌을 꿈꿨었던 것 같아요. 그때 함께 살던 친구와 미래를 함께 그려보곤 했었는데요. 그 미래의 그림안에는 조그만 마을이 있고 그 안에 귀여운 카페와 게스트하우스 그리고 도서관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막연히 책부터 모으기 시작했죠.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웃긴 것이 꽤 구체적이었던 것 같아요. 예산도 다 짜봤었거든요.

 

 

 

오, 그럼 수익모델도 있었던거에요?

 

정사장 오.. 아니요? 서울에서 돈 많이 벌어서 시골로 내려가서 그냥 하고 싶은거 다 하자! 였죠. ㅎㅎ 또 책이랑 관련된 일을 서울에서 계속 하기도 했고, 이런 염원들이 저를 이런책방으로 이끈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사장 저도 예전에 서울에서 친구랑 나중에 시골에 내려가면 뭘 해보자라는게 있었어요. 그건 rock bar였는데, 시골에 막상 내려와보니 시골에서는 밤 늦게 술을 팔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그래서 카페로 바꿔서 지금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긴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늘 마음속에 있었던건 그림책 도서관이에요. 그래서 작가활동을 하면서 모아두었던 책을 버릴때마다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여기 하동에 내려와서 문화예술협동조합에서 활동하면서 도서관 비슷하게 공간 마련을 한번 마련을 해보긴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때는 사무실 건물의 일부를 꾸며서 운영을 했었는데, 전용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되었고 관리도 쉽지가 않더라고요. 또 그때는 악양지역에서 운영하던 ‘책보따리’라는 공간이 있었는데. 사실 말이 도서관이지 시골에 있는 도서관은 아이들 돌봄까지 생각해야하는 개념이더라고요.

 

 

 

그럼 정사장님과 이사장님 두분은 사실 도서관 관장이 꿈이셨던거 아니에요?
 그런데 다소 책방은 책을 빌리거나 보는 곳이라기보다 판매하는 서점이잖아요.

 

정사장 아 책을 매개로 무엇인가 하고 싶다였지. 꼭 도서관이기를 원한다 한 건 아니었어요. 그 때는 지금처럼 동네책방이랄지 책 관련된 콘텐츠 같은 것이 없다 시피 했기 때문에, 책으로 돈 벌어보겠다 생각은 안해서 도서관이었던 것 같아요.

 

양사장 저는 어릴때부터 아빠가 월급날이면 회사서점에서 한 권씩 사서 서류봉투에 담긴 책을 선물해주셨어요. 그 기억으로 어릴때부터 책을 좋아했고요. 또 그것이 국문학을 전공하게했고, 또 시골로 귀촌 후에는 친구들이랑 같이 하던 독서모임에서 책을 지독하게 재밌게 읽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 친구들과 남해의 아마도책방과 제주의 서점숙소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책을 팔고 책을 통한 경험을 파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대단해보이고 부러웠어요. 그래서 저도 언젠가 조용하고 한적한 곳의 책방 사장이 되고 싶다 꿈꿔왔죠. 근데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다니, 진짜 꿈같은거 있죠?

 

조사장 각자 자기가 하는 일이 있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놀고 또 이야기 나누다보니 같이 노는데 일도 되고 놀이도 되는 것이 있겠다 싶어서 다같이 협동조합을 하자했었죠. 돈들여하는 비싼 취미생활이 업으로 나아갔나 싶기도 해요. 처음 발견한 우리의 공통분모가 책이더라고요. 우리 협동조합의 첫놀이이자 사업이 책방이 되었죠. 저는 꿈이 많은데요. 그 꿈 중에 하나가 책방에서 책읽기였으니 Dreams come true가 되어버린 듯 해요!

 

 

 

책방을 직접 인테리어하고 꾸몄다고 들었는데, 준비과정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이사장 돈도 없기도 했지만 우리가 원하는 책장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책장을 직접 만들기로 했는데, 책장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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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이 드디어 책장이 되던 날 

 

 

 

정사장 진짜 사소한 것 결정하는데도 다섯명이 의견이 다 달라서 늘 대회의가 되었던 점이 재밌었어요. 그럴때마다 이걸 이렇게 까지 해야할 일인가 싶은 생각이 계속 들거든요.

 

조사장 전체 공정의 80퍼센트 정도를 사장들이 직접 만들고 칠하고 붙이고 디자인한 것 같아요. 여섯명(현재는 다섯명)이서 서로 자기의 픽이 좋다고 논쟁하던 때가 제일 좋았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취향을 알아가는 그 시간 자체가 좋았다말하고 싶어요. 각자의 제안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든지간에 그걸 유지하고 한단계 나아가는 과정이 좋고 또 그것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나타나리라 보니까요.

 

양사장 저는 첫 책 입고 선정 회의가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사장이 여러명이다 보니 주기적으로 각자 정해진 권수를 추천하고 그걸 또 리스트업해서 저희가 나름대로 세운 기준에 맞게 순위를 매겨요. 첫 입고 회의때는 50권씩 해서 300권의 책을 검토(?)해야 했는데 눈알이 빙글빙글 했죠. 그리고 순위에 들어서 본인이 추천한 책이 책방에 입고되면 왜때문인지 기뻐하는 사장님들을 보는 귀여운 재미도 있어요.

 

 

 

이런책방만이 가진 재미있거나 특별한 요소가 있을까요?

 

정사장 단풍 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을 수 있어요. 책방은 작지만 문 밖으로 나오면 당장 책을 읽고 싶어지는 풍경이 있죠. 이런 주변 환경을 가진 책방이 있을까 싶어요.

 

이사장 책방 인테리어나 책들로 다섯 사장들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는게 재밌는 지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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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해먹에 누워 책을 읽고 사장들은 일한다

 

 

 

김사장 우리 책방이 너무 작기 때문에 손님이 오면 사장이 밖으로 나가요. 편하게 보시게. 그래서 여유롭게 혼자서 마음껏 둘러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어떤 사장이 근무하느냐에 따라 다른 서비스를 맛 보실 수도 있어요! 

 

양사장 맞아요. 그리고 책방 사장들이 사실은 낯을 좀 가리는 것 같아요.. 손님이 오면 어찌할 줄 모르고 왔다갔다 거리죠. 

 

 

 

아직 오픈한 지 얼마 안됐지만, 재미있었던 손님이 있었나요?
 혹은 책방에서 일어난 재밌는 경험이나.

 

김사장 어느 비오는 날에 어떤 여자분이 오셨는데, 매계마을 이장님 인터뷰 건으로 출장을 오셨대요. 하동을 잘 아는 친구에게 저희 책방을 추천을 받아서 오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오셔서 이런저런 사담들을 나누다가 갑자기 본인이 ‘저는 김소민인데요’ 하시면서 책장에서 책을 하나 꺼내시더라고요? 그리고는 이거 제 책이에요 하면서 수줍게 웃으시는거에요. 책에 사인도 해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가셨어요. 이렇게 시골에 조그만 서점에 책의 저자가 왕림하시다니! 그것도 본인 책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말이에요. 오 이게 책방 운영의 재미구나 싶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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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이 책방에 오셔서 사인을 해주시다니..

 

 

 

정사장 하동에 여행온 20대 여성 손님이 생각나네요. 우리 책방 어떻게 알고 오셨냐 물었더니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셨대요. 하동에서 4박 5일 여행을 계획하고 오셨는데, 여행을 떠나기전에 검색했을때에는 없었는데, 하동에 와서 며칠 지내다 다시 검색해보니 책방이 나와서 와보셨대요. 그 며칠사이에 저희가 지도 등록을 했었던 거더라구요. 그래서 자기는 최은영작가의 소설을 좋아한다고 해서 그런류의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지만 책방에 아직 책이 많이 없어서 찾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이슬아 작가의 책을 추천해드렸고 재밌겠다고 하시면서 사가셨어요. 검색으로 찾아서 오는 손님은 처음이라 고무적이었어요.

 

양사장 저는 오픈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매일 하루에 한권 이상은 책이 팔린다는게 신기해요. 그리고 예상치 못했는데, 지역주민분들이 책방 오픈을 반겨주시고 공간을 좋아해주신다는 점이 기분 좋았고요. 지금 저희 집에서 ‘나의 슬픔을 여기 두고 간다’의 하정작가님이 한달살기 중이신데, 이 이야기를 작가님과 나눈적이 있어요. 제가 이렇게 팔릴 수 있는건 사장이 다섯이라 지인 찬스만 써도 다섯 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말씀 드렸더니, 작가님이 그것은 ‘아이돌그룹 전략이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아이돌그룹의 멤버 한 명의 팬이라 하더라도 결국 그 그룹의 팬으로 수렴되는. 그래서 저희의 마케팅전략은 아이돌그룹 전략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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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일 재밌는 일은 책방 사장 중 둘이 곧 결혼한다는 사실이다. 이런책방은 이 사진을 통해서 스냅사진 명소로 거듭나고 싶단다. 

 

 

 

그럼 이런책방이 지역 안에서 어떤 서점이길 원하는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여쭤봐도 될까요?

 

조사장 :이끼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싶어요. 이 땅의 기후를 알고 주변을 이해하고 어느새 버무려져 원래하나처럼 보이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딱히 드러나지 않아도 함께 살아가는 그런거 말이죠! 저는 누구나 책방지기가 되고 또 누구나 삶의 연구자이자 기획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하나하나가 뭐든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담고 글자로 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책방이되길 바라죠.

 

이사장 책방이 마을공방두니라는 곳에 활력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이곳이 책방을 거점으로 진정한 의미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생각했던 행사들, 소소하지만 지역민들도 좋고 여행객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행사들이 꾸준히 이어지는. 저곳은 좀 다른 곳과 다르다 라는 인상을 주는 곳이었으면 충분할 것 같아요.

 

김사장 생각했던 것 보다는 일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책방 일이. 제가 전부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하고 있는 누군가가 쉴 틈이 없거든요. 이전에 막연히 제가 사장인 책방을 상상을 해봤을 때, 신기하게도 지금 우리가 연 책방의 모습과 가까운 것 같아요.. 되게 복잡하지도 않고 ,편한대로 보다 가고, 좋으면 앉아있다가 가고. 이런 책방을 상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모습 그대로 이어지면 좋겠어요. 더 북적이면 좋겠지만 나는 지금 이대로도 썩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

 

정사장 :저는 우리 책방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진짜 너무 잘한 것 같아요. 책이 좀 더 많아져야겠지만요. 그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우리가 계속 채워나갈 것이니 괜찮아요. 우리 다섯명의 취향이 들어가 있어서 손님들도 그런 부분에 재미를 느끼실 것 같아요. 또 그 중 내 취향과 맞는 손님을 만났을때의 반가움. 일상적으로 책방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아닐까요. 우리가 앞으로 할 이벤트 같은 것들도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행사들인,. 지역민들이 그런 것들을 접할 수 있게 되는게 너무 좋은 일인 것 같아요.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행사들에 엄청나게 많은 분들이 참가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지만, 지역에 활력을 불어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요. 초심을 잃지 않고 지금처럼 재미있게 하면 좋겠어요.

 

양사장 재미있는 일이 자꾸만 일어나는 신기한 곳이고 싶다. 그리고 책방이라는 곳이 사실 운영도 쉽지 않고 버티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다가올 많은 시련(?)들에도 꿋꿋하게 지역안에 계속 존재하는 씩씩한 서점이 되면 좋겠다.

 

 

 

그럼 마지막으로 책방 사장으로서, 다가오는 가을에 읽기 좋은 책 한 권씩만 추천해주세요!

 

정사장 제가 읽지는 않았거든요(ㅋㅋ). 그런데 저희 책방에 <두더지잡기>라는 책이 있어요. 서문을 읽었더니 너무 좋은 책인것 같은거에요. 영국에는 두더지 사냥꾼이라는 직업이 실제로 오랫동안 존재해왔대요. 시인이자 정원사인 저자가 두더지의 생태와 두더지 사냥꾼으로서의 삶 그리고 더 이상 두더지를 잡지 않기로 결심하기까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고 있대요. 저도 아직 읽은게 아니니 이런 책방에 오셔서 함께 읽는건 어떨까요^^

 

김사장 김한민 작가의 <착한척은 지겨워>가 재미있거든요.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고 살던 사람이 어느 한 기후활동가을 만나서 본인이 살아왔던 방식들을 탈피하는 과정을 그린 그래픽노블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착한 척하느라 지긋지긋한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볍고도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줄만한 책인 것 같아요.

 

이사장 <블레즈씨에게 일어난 일>을 추천하고 싶어요. 평범한 회사원인 블레즈씨가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발이 곰처럼 변해있었고 그 이후에 점점 곰으로 변해가는 이야기인데요. 우리는 어떤 존재인지 우리는 어떤 존재이고 싶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그림책이구요. 곰으로 변해가는 블레즈씨의 형태적 변화와 상징적인 색변화등 그림책만이 가질 수 있는 요소들이 재미있게 표현된 책입니다.

 

정사장 신영복 선생님의 <변방을 찾아서>라는 책입니다. 중심도 언젠가는 변방이었으며 그 변방의 역동성과 그 만의 색깔을 잘 이해하고 잘 쓴다면 또 그것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터치한다면 주류로 나아가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변방, 시골이라 별볼일 없다는 우리안의 생각을 깨트려주는 책이라 생각해요.

 

양사장 저는 박상영작가의 <오늘밤은 굶고 자야지>라는 책이요. 말도 살찌고 사람도 살찌는 가을과 잘 어울리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박상영작가의 위트를 좋아하는데요. 이 책에도 오늘도 운동은 하기 싫고 맛집 찾아가고 싶은 우리들의 죄책감을 덜어주는 따스한 위트들이 넘쳐나요. 예를 들어 이런거요. ‘살찌면 더 좋지. 그만큼 지구에 너가 차지하는 부분이 더 많아지는 거잖아?’ 그렇답니다. 후후.

 

 

아 진짜 마지막이요! 책방에서 준비중인 행사들이 있으시다면서요? 

 

정사장 어느날 김사장이 책을 읽다가 무슨 내용이냐는 우리의 질문에 내용을 요약해서 설명해준 적이 있는데요. 그걸 듣다보니, 우리 김사장이 목소리가 참 예쁘고 나긋나긋해서 묘하게 집중이 되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오 겨울밤에 김사장의 책읽어주는 밤을 만들면 되겠다라고요.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기대해주세요!

 

양사장 저는 책방을 준비하면서 북페어를 많이 다녔어요. 그 중에 갔던 서울 국제도서전 에서 우연히 독립출판사를 운영하시면서 글을 쓰시는 ‘좋은여름’ 하정 작가님을 만났어요. 작가님 책을 한 권 사서 하동으로 내려오는 ktx안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두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몰입감이 있었어요. 그 이후 전주 책쾌에서 작가님을 한번 더 뵙고 작가님의 다른책들도 사와서 읽었는데, 어쩐지 팬이 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작가님 책을 책방에 입고 했고 책방에 놀러오시라 초대했어요. 진짜 놀러오셨어요. 아니 저희집에서 한달살기 중이세요 ㅎㅎ 그래서 작가님과 함께 이런저런 재밌는 행사를 궁리중인데요. 곧 베이킹 파티를 열어볼까 생각중이랍니다!

 

 

 

 

 

책을 산다는 건 설레는 기분을 산다는 것일 거다. 책방에 들어선 손님들은 ‘하도 책을 안읽어서..좀 읽어야 하는데’ 말하면서도 맛있는 사탕가게 앞에 선 표정들이다. 그런 얼굴들을 보고 있으면 괜히 가슴이 부풀어오르고 행복해지는 다섯 사장들이다.

 

지역문화의 거점이되겠다! 와 같은 대단한 포부로 시작한 책방은 아니었지만, 자꾸만 하고 싶어지는 일들이 생겨나는 것 같은 다섯 사장들. 그들의 세평짜리 귀여운 책방. 온라인 대형서점의 파격적인 10% 할인가와 귀여운 굿즈들의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기분 좋은 웃음과 함께 동네책방에서 여유를 사가는 사람들. 또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까 자꾸만 들려보고 싶은 귀여운 곳이다. 

 

 

 

 

 

 

글쓴 사람. 지읒이응

네 살 된 바둑이라는 강아지를 같이 키우고 있는 양지영과 정진이가 함께, 번갈아 씁니다. 때때로 루미큐브를 목숨을 걸고 합니다. 각자 어쩌다 흘러들어온 하동에서 이제는 함께 어떻게 잘 살아볼까 궁리하며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