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활동가들, 이름하여 ‘동동이’네 두 번째 이야기 글 / 정진이 사진 제공 / 이르, 지읒이응 한여름 빨간무마켙에서 열렸던 ‘동동이네’를 기억하시나요? 뜨거운 여름이었지만 아름드리 단풍나무 아래 그늘에서 하동 활동가들이 열띤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부쩍 추워진 11월의 한가운데 두 번째 동동이네가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아담하고 따뜻한 ‘계절 열매’라는 카페에서 말이죠. 먼지, 이르, 경숙, 단비, 비성, 은동, 지영, 명희, 진이. 이렇게 아홉 명이 모여 올 한해 어떻게 보냈는지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에도 먼지는 노래를 준비했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단어들을 넣어서 가사를 지었어요. 12월에 있을 활동가 대회에서도 이 노래 불렀으면 좋겠더라고요. 여태 배운 노래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유일한 노래(먼지 미안…)입니다. 둠디아디 둠디아디 둠디아디 둠디아디 나는 잠이 좋아요 불멍이 좋아요 먹는 것이 좋아요 달이 너무 좋아 어둠이 내리면 모닥불가에서 둠디아디 둠디아디 둠디아디 둠디아디
새로 배운 노래 먼지 따로활동(여기서 따로활동은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2023년 작은변화탐험대 지원사업의 따로활동 지원사업을 의미한다.)을 하면서 느꼈던 것을 공유하고 일 년을 돌아보는 시간과 새로운 상상을 해보는 시간을 가질까 해요. 나누어 드린 종이에 따로 활동 제목과 활동하는 그림, ‘~해서 좋았다.’, ‘~을 알았다.’, ‘~하고 싶어졌다.’ 이렇게 세 가지를 적어주시면 됩니다. 열심히 그리고 쓰는 이르 이르 저는 비전화 워크숍을 따로 활동 주제로 정했어요. 로스팅 워크숍과 낫또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건데 이번 기회로 미뤄뒀던 일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항상 머릿속에 염두해 두고 일을 잘 못하는 스타일인데, 지원비를 동력삼아 한 거죠. 로스팅 워크숍은 혼자 진행하고 낫또 워크숍은 먼지가 도와주었는데, ‘역시 동료가 필요하구나’하는 점을 느꼈어요. 확실히 그 자리가 더 풍성해지고, 오신 분들도 더 환대받는 기분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동료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또 이번 따로 활동을 하면서 생각나는 일들을 미루지 않고 하고 싶어졌어요. (이때 먼지의 작은 반발. “제가 아는 이르와 좀 다른 얘기군요!”) 워크숍을 하면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에너지가 좀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먼지 다음은 ‘수돌샘과 함께 하는 자본주의 시대 기후 위기 이야기’입니다. 로이가 못 오셔서 단비가 대신 써 주셨죠? 단비 로이가 써야하는 건데 못 와서 제가 대신 했습니다. ‘수돌샘과 함께 하는 자본주의 시대 기후 위기 이야기’라는 따로활동을 했어요. 기후 위기 시대 세상을 걱정하는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늘 보던 사람만 만나다가 수돌샘의 명성 때문인지 곳곳에 숨어있는 같은 지향점을 가진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어요. 먼지 후속 모임이 있나요? 단비 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피켓팅을 하는 분들도 있고, 강연 후에 ‘다크 투어’를 함께 했어요. 기후 위기 모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고요. 톡방이 만들어졌어요. 수돌샘과 함께 하는 자본주의 공부 모임은 내년 초에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지 다음 따로활동은 ‘꽃보다 하동 할매 시즌2-내 맘에 글밭 꽃밭’이라는 제목이네요. 비성 식물 테라피, 도자기 공예, 나들이, 시 낭송, 요가, 장수 사진 찍기 같은 활동을 함께 했어요. 할머니들이 어찌나 에너지가 넘치셨는지. 특히 사진 찍을 때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시는 모습이 너무 재밌었어요. ‘꽃보다 할매’를 하면서 할머니들이 얼마나 소녀 같은지 알았어요. 단체 미팅하자는 말씀도 하시고요.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라는 말이 맞아요. 먼지 할머니들 너무 귀여우시죠.
귤 먹는 단비와 할머니 이야기에 신난 비성 (단비 지못미…) 먼지 다음은 ‘창조경제 프로젝트’입니다. 부제는 ‘시골 청년 신나게 살기’! 첫 번째, 성공적인 결과가 있는 척 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두 번째, 역시 재밌게 살아야 되는구나를 알았다. 그런데 돈 버는 건 역시 어렵구나도 알았다. 세 번째, 역시 여기에 계속 살고 싶어졌다. 나의 작은 세계를 확장하고 싶어졌다. 음, 할 얘기가 많아 보이는데요? 지영 저희가 그 돈으로 반 정도는 재밌게 노는데 쓰고, 반 정도는 저희가 여태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어보기로 했어요. 봄에 섬진강 꽃길 마라톤 대회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고, 보드게임을 좀 샀는데요. 아주 열심히 놀았어요. 하하하. 모여서 놀다보니까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들이 생겨났고, ‘아 역시 놀아야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고 7만 원씩 나눠서 각자의 창조경제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어떤 사람은 뭘 만들어서 플리마켓에서 팔기도 하고, 저는 주식을 하겠다고 했는데! 못했어요. 어쨌든 여러 방법들로 여기서 살 방법을 간구해보자는 취지로 진행했어요. 아직 보고서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하하. 이걸 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랑 재밌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각자의 세계를 확장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먼지 여기 계속 살고 싶어졌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뭐예요? 지영 모이면 재미없는 것도 재밌어지고, 이게 같이 살아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늘 말하는 느슨한 공동체라는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이 정도로 살면 딱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지영, 먹으면서 말하기 쉽지 않죠? 그나저나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계절 열매 최고 먼지 다음은 ‘할매들과 함께 하는 하동 굿즈 만들기’. 명희 씨 거죠? 그림이 너무 귀여워요. 명희 처음엔 마을로 찾아가서 할머니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마을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너무 바쁘시더라고요. 그래서 복지센터 문해교실 선생님께 부탁드렸어요. 초등반과 중등반 할머니들과 책갈피 만들기 프로그램을 했어요. 저희가 보기에 할머니들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참 예뻐보였어요. 그래서 할머니들께 하고 싶은 말씀, 손주, 손녀들에게 전할 말, 시 구절 같은 걸 써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가기 전에는 조금 걱정이 있었어요. 열심히 공부하는 시간을 뺏는 것 같기도 하고, 손 아프실 텐데 글씨 써 달라고 하는 것도 죄송하고요. 그런데 할머니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너무 감사했어요. 예쁘게 만들어서 할머니들께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먼지 명희 씨가 쓴 것 읽어볼게요. 첫 번째는 할매들이 우리가 가는 시간을 기다려주셔서 좋았다. 두 번째는 할매들이 맞춤법 틀리는 것을 부끄러워 하신다는 걸 알았다. 세 번째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어졌다. 진이 씨도 같은 활동을 했죠? 쓴 걸 먼저 읽어볼게요. 할매들의 열정을 알았다. 라고 쓰셨는데요? 진이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한 분 계셨어요. 셔틀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오시는데, 저희가 모셔다 드리면서 보니까 한참 걸어 나오셔야 하더라고요. 또 두 번째 갔을 때는 처음 수업 끝나고 저희가 숙제를 드렸거든요. 갑자기 쓰라고 하면 생각 안 나시니까 쓰고 싶은 말들을 노트에 적어보시라고 했어요. 그다음에 갔더니 어떤 할머니가 공책에 열 페이지 정도를 빽빽이 써오셨더라고요. 그런 할머니들의 열정을 보고 많이 배웠어요.
할매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쓰고 있는 명희씨 먼지 꼭 예쁘게 책갈피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은 ‘갈도를 기록하다.’ 저희 함께활동(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지원사업인 함께활동을 뜻합니다.)이었는데요. 경숙 님이 써주셨죠? 일단 읽어드리고 얘기 나눠봐요. 첫 번째는 옛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았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죠. 두 번째는 바다를 알았다. 세 번째는 그곳에서 1년 살고 싶어졌다. 이게 되게 뭉클한데요. 경숙 제가 아는 바다는 갯벌 가서 아이들하고 조개 줍고, 해수욕 즐기고 하는 정도였지 그게 삶의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나와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어르신들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다가 이렇게까지 웅장하고 컸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인터뷰 한두 번 한 것 가지고는 그분들의 삶을 알았다고 이야기할 수가 없는 거예요.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고, 그 환경에 놓여서 아침에 일어나고, 잠들고, 산책하고 거기에 살면서 지내보고 싶어졌어요. 먼지 함께활동하면서 되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잖아요. 경숙 어르신들의 삶이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왜 그걸 운명이라고 숙명이라고 받아들이면서 힘들게 살아오셨는지. 특히 여자들의 삶.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요. 할머니들한테 너무 뭐라고 하는 거야. 여자가 뭘 안다고 어디 말을 하려고 하느냐고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사실 산촌 마을도 마찬가지거든요. 그걸 보면서 한동안은 너무 불편하고 마음이 안 좋아서 안 하고 싶었어요. 저는 조금 힘들었어요. 먼지 그 안에 들어가 보니까 알게 된 것들. 안 보고 싶었던 게 보이기도 하고. 활동하는 선생님들 이야기를 통해서 갈사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더 많이 들려왔던 것 같아요. 경숙 우리 시점에서 ‘왜 그렇게 사셨어요? 그렇게 힘든데, 그 일 하지 말고 편하게 사시지.’ 그랬더니 그렇게 살아야 되는 줄 알았대요. 그런 말씀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먼지 좀 더 이해하고 싶어지는 면들도 있어서 이렇게 일 년 살아보고 싶다고 쓰신 것 같아요. 단비 ‘살고 싶어졌다.’ 저도 했던 생각인데요. 인터뷰 마지막을 마치고 이렇게 우리끼리 끝내고 말 게 아니라 이런 활동의 마무리를 어머니들하고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악양으로 모시고 동정호로 소풍도 가고, 오리고기도 사드리고, 마을공방 가서 화분도 만들고, 다시 마을로 보내드리는데 그날의 풍경이 잊혀지지 않아요. 그러고 나서 인터뷰 정리한 거 들고 찾아뵀는데 어머니들이 달라진 거예요. 우리를 대하는 마음이 다른 거야. ‘이제 정말 마음의 문을 여셨네? 이제 진짜 얘기가 나오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아쉬웠어요. 내가 애정을 가지고 여기에 살면서 차차 가까워지고 그러면서 재자연화 얘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돌아가면서라도 살아볼까 하는 생각…. 그 분들이 너무 고립된 힘든 삶을 살아오셨기 때문에 자신들이 어떤 걸 할 수 있고 해도 되는지를 잘 모르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있다면 좀 더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러면 그래도 남은 생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은동 저는 나팔마을 어르신들을 만났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마지막 결과물이 할머니들한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좀 고민했거든요. 근데 마지막 날 가서 아,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일이 헛짓은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자기가 한 말이 문자화 돼서 종이로 인쇄된 걸 본 경험이 없으신 거야. 이걸 보면서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신 걸 보고 할머니들에게 너무 큰 선물이 되겠구나 싶어서 참 좋았어요. 사실 그동안 애라 샘처럼 마을에 자주 가지 못해서 할머니들하고 많이 가까워지지 못했었거든요. 근데 마지막 날 가서 좀 달라지신 걸 느끼고, 아 이제부터 인터뷰가 시작돼야 하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아쉽다는 마음으로 끝내지 말고 바로 궁리를 한 번 해보자는 말을 했었어요. 먼지 후속에 대해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갔다가 훅 빠지는 게 그분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비 우리 활동이 재자연화가 목표였기 때문에 그럴 만한 활동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계획해 놓은 것은 몇 가지 있어요. 시민 모니터링단을 만들어서 갯벌이나 조류 탐사 활동을 기록하는 것. 갈사 방조제 앞에 씨앗 폭탄 던지는 거. 예초해 놔서 지금이 적기야! 씨앗 폭탄 터트려서 봄에 꽃길이 되게 하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느끼면 좀 다른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빨리 준비해야 돼요. 마을 분들하고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까 하는 숙제가 남아있죠.
어르신들 이야기를 하며 울컥하는 경숙 먼지 다음은 ‘떳텃’인데요. 그림에 사람이 엄청 많네요. 은동 네. 최근에 사람이 좀 많아졌어요. 개미파와 베짱이파도 생기고. 하하하 먼지 일단 읽어볼게요. 까마중을 가지처럼 키우는 마음이 좋았다. 아… 이건 제가 범인인데요. 두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작물을 확실히 알았다. 세 번째, 멋진 농부 친구들과 쓸모없는 것을 계속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단비 무슨 말이야! 우리가 쓸모없는 짓을 했다는 말이야!! 경숙 멧돼지 편의점 있었잖아. 먼지 까마중 말이죠. 씨드림에서 받은 씨앗인데요. 그걸 모종을 냈는데 다 똑같이 나와서 의심할 수가 없었어요. 이르 가지 씨앗은 안 나고 까마중만 난 거죠. 먼지 토종 가지 키웠다고 엄청 좋아했는데…. 열매가 열릴 때까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은동 우리는 안 뽑았어. 다들 뽑지 말자고 너무 잘 자란다고. 그런 마음들이 너무 좋았어. 부끄러울 정도로 수확물은 없었는데 참 재밌는 일이 많았죠. 텃밭을 하면 자기한테 끌리는 작물이 있잖아요. 저는 콩이었어요. 좋아하기도 하고, 잘 자라고. 이르한테 낫또 만드는 방법도 배우고. 나는 콩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확실히 알았어요. 텃밭을 왜 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모여서 얘기를 하다 보면 재밌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작년보다 인원이 좀 많아졌는데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저는 세대 간에 교류가 없고 너무 각자 논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텃밭 모임은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농사 얘기하면서 실없는 농담도 할 수 있고, 또 우리 모이면 엄청난 밥상을 차려줘요. 완벽한 여자야~.(단비 이야기입니다.) 더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 조금 하다가 그만 하자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베짱이파거든요. 단비는 개미파. 그게 부딪히는 지점도 재밌어요. 단비 우리 세 명은 삽 들고 수로를 열심히 파고 있었는데, 틀밭 만든다고 여섯 명이 들러붙어서 수많은 논쟁과…. 그러다가 또 막 웃어요. 막 싸우다가 소리지르다가 웃다가 난리가 났어요. 결국 하나 만들고 끝났어요. 은동 논란이 너무 많았어요. 어후~~ 비성 대표적인 수확물이 뭐예요? 떳텃 일동 우리가 그런 게 있어? 진이 갓끈동부!! 단비 그래. 우리 그거 많이 알렸지. 먼지 이음장에서 씨앗 나눔도 하셨잖아요. 진이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좋았어요. 의외로 젊은 분들이 많이 가져가셨어요. 조금 걱정되긴 하는데… 먼지 저는 동동제. 동동이를 처음 했을 때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체가 좋았어요. 그때의 고민은 이런 이야기가 모르는 분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잘 안 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그런데 다녀가신 분들이 몰랐던 얘기들을 알게 돼서 좋았다는 피드백을 해주셔서 그래도 보람이 있었어요. 알게 된 것은, 이런 모임의 장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지금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좀 쉬어야 된다는 걸 알았고요. 하고 싶은 것, 내년에는 되든, 안 되든, 못했던 축제나 장터를 해보고 싶어요.
떳떳한 텃밭지기 은동 하동의 활동가, 동동이들 올해 정말 열심히 살았더라고요. 서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나누는 이 자리가 참 따뜻했습니다. 올해의 활동만으로는 부족하다 느끼기도, 내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는 자리였어요. 서로의 활동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지기도 했고요. 우리는 하동에서 좀 더 좋은 삶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동동이 화이팅! |
하동 활동가들, 이름하여 ‘동동이’네 두 번째 이야기
글 / 정진이
사진 제공 / 이르, 지읒이응
한여름 빨간무마켙에서 열렸던 ‘동동이네’를 기억하시나요? 뜨거운 여름이었지만 아름드리 단풍나무 아래 그늘에서 하동 활동가들이 열띤 이야기들을 나누었죠.
부쩍 추워진 11월의 한가운데 두 번째 동동이네가 모였습니다. 이번에는 아담하고 따뜻한 ‘계절 열매’라는 카페에서 말이죠. 먼지, 이르, 경숙, 단비, 비성, 은동, 지영, 명희, 진이. 이렇게 아홉 명이 모여 올 한해 어떻게 보냈는지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에도 먼지는 노래를 준비했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단어들을 넣어서 가사를 지었어요. 12월에 있을 활동가 대회에서도 이 노래 불렀으면 좋겠더라고요. 여태 배운 노래 중에 지금도 기억나는 유일한 노래(먼지 미안…)입니다.
새로 배운 노래
먼지 따로활동(여기서 따로활동은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2023년 작은변화탐험대 지원사업의 따로활동 지원사업을 의미한다.)을 하면서 느꼈던 것을 공유하고 일 년을 돌아보는 시간과 새로운 상상을 해보는 시간을 가질까 해요. 나누어 드린 종이에 따로 활동 제목과 활동하는 그림, ‘~해서 좋았다.’, ‘~을 알았다.’, ‘~하고 싶어졌다.’ 이렇게 세 가지를 적어주시면 됩니다.
열심히 그리고 쓰는 이르
이르 저는 비전화 워크숍을 따로 활동 주제로 정했어요. 로스팅 워크숍과 낫또 워크숍을 진행했어요. 제가 꼭 해보고 싶었던 건데 이번 기회로 미뤄뒀던 일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항상 머릿속에 염두해 두고 일을 잘 못하는 스타일인데, 지원비를 동력삼아 한 거죠.
로스팅 워크숍은 혼자 진행하고 낫또 워크숍은 먼지가 도와주었는데, ‘역시 동료가 필요하구나’하는 점을 느꼈어요. 확실히 그 자리가 더 풍성해지고, 오신 분들도 더 환대받는 기분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동료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또 이번 따로 활동을 하면서 생각나는 일들을 미루지 않고 하고 싶어졌어요. (이때 먼지의 작은 반발. “제가 아는 이르와 좀 다른 얘기군요!”) 워크숍을 하면서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에너지가 좀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먼지 다음은 ‘수돌샘과 함께 하는 자본주의 시대 기후 위기 이야기’입니다. 로이가 못 오셔서 단비가 대신 써 주셨죠?
단비 로이가 써야하는 건데 못 와서 제가 대신 했습니다. ‘수돌샘과 함께 하는 자본주의 시대 기후 위기 이야기’라는 따로활동을 했어요. 기후 위기 시대 세상을 걱정하는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늘 보던 사람만 만나다가 수돌샘의 명성 때문인지 곳곳에 숨어있는 같은 지향점을 가진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어서 놀라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어요.
먼지 후속 모임이 있나요?
단비 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피켓팅을 하는 분들도 있고, 강연 후에 ‘다크 투어’를 함께 했어요. 기후 위기 모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고요. 톡방이 만들어졌어요. 수돌샘과 함께 하는 자본주의 공부 모임은 내년 초에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지 다음 따로활동은 ‘꽃보다 하동 할매 시즌2-내 맘에 글밭 꽃밭’이라는 제목이네요.
비성 식물 테라피, 도자기 공예, 나들이, 시 낭송, 요가, 장수 사진 찍기 같은 활동을 함께 했어요. 할머니들이 어찌나 에너지가 넘치셨는지. 특히 사진 찍을 때 모델처럼 포즈를 취하시는 모습이 너무 재밌었어요. ‘꽃보다 할매’를 하면서 할머니들이 얼마나 소녀 같은지 알았어요. 단체 미팅하자는 말씀도 하시고요.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라는 말이 맞아요.
먼지 할머니들 너무 귀여우시죠.
귤 먹는 단비와 할머니 이야기에 신난 비성 (단비 지못미…)
먼지 다음은 ‘창조경제 프로젝트’입니다. 부제는 ‘시골 청년 신나게 살기’!
첫 번째, 성공적인 결과가 있는 척 하지 않아도 되어 ‘좋았다.’
두 번째, 역시 재밌게 살아야 되는구나를 알았다. 그런데 돈 버는 건 역시 어렵구나도 알았다.
세 번째, 역시 여기에 계속 살고 싶어졌다. 나의 작은 세계를 확장하고 싶어졌다.
음, 할 얘기가 많아 보이는데요?
지영 저희가 그 돈으로 반 정도는 재밌게 노는데 쓰고, 반 정도는 저희가 여태 시도해보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어보기로 했어요. 봄에 섬진강 꽃길 마라톤 대회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고, 보드게임을 좀 샀는데요. 아주 열심히 놀았어요. 하하하. 모여서 놀다보니까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들이 생겨났고, ‘아 역시 놀아야 되는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고 7만 원씩 나눠서 각자의 창조경제를 만들어보자 했어요. 어떤 사람은 뭘 만들어서 플리마켓에서 팔기도 하고, 저는 주식을 하겠다고 했는데! 못했어요. 어쨌든 여러 방법들로 여기서 살 방법을 간구해보자는 취지로 진행했어요. 아직 보고서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하하. 이걸 하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랑 재밌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각자의 세계를 확장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먼지 여기 계속 살고 싶어졌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뭐예요?
지영 모이면 재미없는 것도 재밌어지고, 이게 같이 살아가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늘 말하는 느슨한 공동체라는 게 이런 건가 싶기도 하고요. 이 정도로 살면 딱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어요.
지영, 먹으면서 말하기 쉽지 않죠? 그나저나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계절 열매 최고
먼지 다음은 ‘할매들과 함께 하는 하동 굿즈 만들기’. 명희 씨 거죠? 그림이 너무 귀여워요.
명희 처음엔 마을로 찾아가서 할머니들을 만나려고 했는데, 마을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너무 바쁘시더라고요. 그래서 복지센터 문해교실 선생님께 부탁드렸어요. 초등반과 중등반 할머니들과 책갈피 만들기 프로그램을 했어요. 저희가 보기에 할머니들의 삐뚤빼뚤한 글씨가 참 예뻐보였어요. 그래서 할머니들께 하고 싶은 말씀, 손주, 손녀들에게 전할 말, 시 구절 같은 걸 써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가기 전에는 조금 걱정이 있었어요. 열심히 공부하는 시간을 뺏는 것 같기도 하고, 손 아프실 텐데 글씨 써 달라고 하는 것도 죄송하고요. 그런데 할머니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거예요. 너무 감사했어요. 예쁘게 만들어서 할머니들께 선물해드리고 싶어요.
먼지 명희 씨가 쓴 것 읽어볼게요. 첫 번째는 할매들이 우리가 가는 시간을 기다려주셔서 좋았다. 두 번째는 할매들이 맞춤법 틀리는 것을 부끄러워 하신다는 걸 알았다. 세 번째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어졌다.
진이 씨도 같은 활동을 했죠? 쓴 걸 먼저 읽어볼게요. 할매들의 열정을 알았다. 라고 쓰셨는데요?
진이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한 분 계셨어요. 셔틀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오시는데, 저희가 모셔다 드리면서 보니까 한참 걸어 나오셔야 하더라고요. 또 두 번째 갔을 때는 처음 수업 끝나고 저희가 숙제를 드렸거든요. 갑자기 쓰라고 하면 생각 안 나시니까 쓰고 싶은 말들을 노트에 적어보시라고 했어요. 그다음에 갔더니 어떤 할머니가 공책에 열 페이지 정도를 빽빽이 써오셨더라고요. 그런 할머니들의 열정을 보고 많이 배웠어요.
할매들을 생각하며 열심히 쓰고 있는 명희씨
먼지 꼭 예쁘게 책갈피 만들어야 합니다!! 다음은 ‘갈도를 기록하다.’ 저희 함께활동(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지원사업인 함께활동을 뜻합니다.)이었는데요. 경숙 님이 써주셨죠? 일단 읽어드리고 얘기 나눠봐요. 첫 번째는 옛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았다.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죠. 두 번째는 바다를 알았다. 세 번째는 그곳에서 1년 살고 싶어졌다. 이게 되게 뭉클한데요.
경숙 제가 아는 바다는 갯벌 가서 아이들하고 조개 줍고, 해수욕 즐기고 하는 정도였지 그게 삶의 모습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나와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어르신들 삶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바다가 이렇게까지 웅장하고 컸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인터뷰 한두 번 한 것 가지고는 그분들의 삶을 알았다고 이야기할 수가 없는 거예요.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고, 그 환경에 놓여서 아침에 일어나고, 잠들고, 산책하고 거기에 살면서 지내보고 싶어졌어요.
먼지 함께활동하면서 되게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잖아요.
경숙 어르신들의 삶이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왜 그걸 운명이라고 숙명이라고 받아들이면서 힘들게 살아오셨는지. 특히 여자들의 삶. 아버지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요. 할머니들한테 너무 뭐라고 하는 거야. 여자가 뭘 안다고 어디 말을 하려고 하느냐고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사실 산촌 마을도 마찬가지거든요. 그걸 보면서 한동안은 너무 불편하고 마음이 안 좋아서 안 하고 싶었어요. 저는 조금 힘들었어요.
먼지 그 안에 들어가 보니까 알게 된 것들. 안 보고 싶었던 게 보이기도 하고. 활동하는 선생님들 이야기를 통해서 갈사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가 더 많이 들려왔던 것 같아요.
경숙 우리 시점에서 ‘왜 그렇게 사셨어요? 그렇게 힘든데, 그 일 하지 말고 편하게 사시지.’ 그랬더니 그렇게 살아야 되는 줄 알았대요. 그런 말씀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먼지 좀 더 이해하고 싶어지는 면들도 있어서 이렇게 일 년 살아보고 싶다고 쓰신 것 같아요.
단비 ‘살고 싶어졌다.’ 저도 했던 생각인데요. 인터뷰 마지막을 마치고 이렇게 우리끼리 끝내고 말 게 아니라 이런 활동의 마무리를 어머니들하고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악양으로 모시고 동정호로 소풍도 가고, 오리고기도 사드리고, 마을공방 가서 화분도 만들고, 다시 마을로 보내드리는데 그날의 풍경이 잊혀지지 않아요.
그러고 나서 인터뷰 정리한 거 들고 찾아뵀는데 어머니들이 달라진 거예요. 우리를 대하는 마음이 다른 거야. ‘이제 정말 마음의 문을 여셨네? 이제 진짜 얘기가 나오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아쉬웠어요. 내가 애정을 가지고 여기에 살면서 차차 가까워지고 그러면서 재자연화 얘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돌아가면서라도 살아볼까 하는 생각….
그 분들이 너무 고립된 힘든 삶을 살아오셨기 때문에 자신들이 어떤 걸 할 수 있고 해도 되는지를 잘 모르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있다면 좀 더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요. 그러면 그래도 남은 생은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보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어요.
은동 저는 나팔마을 어르신들을 만났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마지막 결과물이 할머니들한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좀 고민했거든요. 근데 마지막 날 가서 아, 우리가 지금까지 했던 일이 헛짓은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자기가 한 말이 문자화 돼서 종이로 인쇄된 걸 본 경험이 없으신 거야. 이걸 보면서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신 걸 보고 할머니들에게 너무 큰 선물이 되겠구나 싶어서 참 좋았어요.
사실 그동안 애라 샘처럼 마을에 자주 가지 못해서 할머니들하고 많이 가까워지지 못했었거든요. 근데 마지막 날 가서 좀 달라지신 걸 느끼고, 아 이제부터 인터뷰가 시작돼야 하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아쉽다는 마음으로 끝내지 말고 바로 궁리를 한 번 해보자는 말을 했었어요.
먼지 후속에 대해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갔다가 훅 빠지는 게 그분들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비 우리 활동이 재자연화가 목표였기 때문에 그럴 만한 활동이라고 느껴지는 것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계획해 놓은 것은 몇 가지 있어요. 시민 모니터링단을 만들어서 갯벌이나 조류 탐사 활동을 기록하는 것. 갈사 방조제 앞에 씨앗 폭탄 던지는 거. 예초해 놔서 지금이 적기야! 씨앗 폭탄 터트려서 봄에 꽃길이 되게 하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느끼면 좀 다른 생각하지 않을까? 그런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빨리 준비해야 돼요.
마을 분들하고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갈까 하는 숙제가 남아있죠.
어르신들 이야기를 하며 울컥하는 경숙
먼지 다음은 ‘떳텃’인데요. 그림에 사람이 엄청 많네요.
은동 네. 최근에 사람이 좀 많아졌어요. 개미파와 베짱이파도 생기고. 하하하
먼지 일단 읽어볼게요. 까마중을 가지처럼 키우는 마음이 좋았다. 아… 이건 제가 범인인데요.
두 번째는 내가 좋아하는 작물을 확실히 알았다. 세 번째, 멋진 농부 친구들과 쓸모없는 것을 계속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단비 무슨 말이야! 우리가 쓸모없는 짓을 했다는 말이야!!
경숙 멧돼지 편의점 있었잖아.
먼지 까마중 말이죠. 씨드림에서 받은 씨앗인데요. 그걸 모종을 냈는데 다 똑같이 나와서 의심할 수가 없었어요.
이르 가지 씨앗은 안 나고 까마중만 난 거죠.
먼지 토종 가지 키웠다고 엄청 좋아했는데…. 열매가 열릴 때까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는...
은동 우리는 안 뽑았어. 다들 뽑지 말자고 너무 잘 자란다고. 그런 마음들이 너무 좋았어. 부끄러울 정도로 수확물은 없었는데 참 재밌는 일이 많았죠. 텃밭을 하면 자기한테 끌리는 작물이 있잖아요. 저는 콩이었어요. 좋아하기도 하고, 잘 자라고. 이르한테 낫또 만드는 방법도 배우고. 나는 콩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를 확실히 알았어요. 텃밭을 왜 할까 생각을 해봤는데, 모여서 얘기를 하다 보면 재밌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작년보다 인원이 좀 많아졌는데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어요. 저는 세대 간에 교류가 없고 너무 각자 논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텃밭 모임은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그게 너무 좋더라고요. 농사 얘기하면서 실없는 농담도 할 수 있고, 또 우리 모이면 엄청난 밥상을 차려줘요. 완벽한 여자야~.(단비 이야기입니다.) 더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고 조금 하다가 그만 하자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베짱이파거든요. 단비는 개미파. 그게 부딪히는 지점도 재밌어요.
단비 우리 세 명은 삽 들고 수로를 열심히 파고 있었는데, 틀밭 만든다고 여섯 명이 들러붙어서 수많은 논쟁과…. 그러다가 또 막 웃어요. 막 싸우다가 소리지르다가 웃다가 난리가 났어요. 결국 하나 만들고 끝났어요.
은동 논란이 너무 많았어요. 어후~~
비성 대표적인 수확물이 뭐예요?
떳텃 일동 우리가 그런 게 있어?
진이 갓끈동부!!
단비 그래. 우리 그거 많이 알렸지.
먼지 이음장에서 씨앗 나눔도 하셨잖아요.
진이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 주셔서 좋았어요. 의외로 젊은 분들이 많이 가져가셨어요. 조금 걱정되긴 하는데…
먼지 저는 동동제. 동동이를 처음 했을 때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체가 좋았어요. 그때의 고민은 이런 이야기가 모르는 분들에게 전해지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잘 안 된 것 같아서 아쉬웠어요. 그런데 다녀가신 분들이 몰랐던 얘기들을 알게 돼서 좋았다는 피드백을 해주셔서 그래도 보람이 있었어요. 알게 된 것은, 이런 모임의 장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았어요. 지금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이 좀 쉬어야 된다는 걸 알았고요. 하고 싶은 것, 내년에는 되든, 안 되든, 못했던 축제나 장터를 해보고 싶어요.
떳떳한 텃밭지기 은동
하동의 활동가, 동동이들 올해 정말 열심히 살았더라고요. 서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나누는 이 자리가 참 따뜻했습니다. 올해의 활동만으로는 부족하다 느끼기도, 내년에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는 자리였어요. 서로의 활동이 깊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지기도 했고요. 우리는 하동에서 좀 더 좋은 삶을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동동이 화이팅!
글쓴 사람. 지읒이응
네 살 된 바둑이라는 강아지를 같이 키우고 있는 양지영과 정진이가 함께, 번갈아 씁니다. 때때로 루미큐브를 목숨을 걸고 합니다. 각자 어쩌다 흘러들어온 하동에서 이제는 함께 어떻게 잘 살아볼까 궁리하며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