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지리산쌀롱은 지리산 안팎의 활동가들이 모여 지역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다. 특히 올해 진행되는 지리산쌀롱은 “지리산 X○○”을 주제로 지리산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고자 시도한다. 7월 28일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서 진행된 이번 지리산쌀롱은 홍성군 홍동면 ‘꿈이자라는뜰’의 최문철 대표일꾼을 모시고 “지금 여기에서, 좋은 삶을 지속하고 싶습니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루가 꿈꾸는 홍성군 홍동면은! 최문철 대표가 동네에서 불리는 별칭은 오랫동안 털보였다. 털보라고 불리는 최문철 대표는 상관없었지만 자신을 털보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버릇없는 것처럼 비춰지는 상황이 잦아져 별칭을 보루로 변경했다. 최후의 보루에서 따 온 이름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생기자 아차 싶었다는 최문철 대표. 최후의 보루가 있어야 하는 상황은 긍정적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루라는 별칭을 지은 것은 아니었다. 최후의 보루냐는 질문이 있을 때마다 “‘담배 한 보루’의 보루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최문철 대표는 도시에서 인터넷마케팅 회사와 이주민지원단체에서 일했다. 2008년에 홍성에 오게 되어 농사와 마을살이를 배우고 2009년 ‘꿈이자라는뜰’에서 마을교사와 농장일꾼으로 일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햇살배움터마을교육 사회적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고 2018년부터 4년간 홍성우리마을의료조합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홍동에 머무르고 있는 지난 16년 동안 농사와 교육, 장애와 마을, 살핌과 보살핌에 관한 관심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이들이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고, 동료들과 하고 있는 일도 계속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홍동의 지속가능성과 삶의 질, 자조와 자립, 협동과 순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꿈이 자라는 뜰에서는 누구의 꿈이 자라나 ‘꿈이자라는뜰’은 마을의 장애학생들을 위해 지역과 학교가 함께 가꾸어가는 배움터와 일터다. 시작은 학교와 마을교사를 연결하는 중간역할이었다. 학교의 텃밭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꿈이자라는뜰’은 자연과 사람을 잇는 농사를 지으며, 사람과 사람을 잇는 농장을 만들어 갑니다. 발달장애청소년을 위한 교육농장이기도 하고, 장애와 함께 일하는 돌봄농장이기도 합니다.” 최문철 대표일꾼은 텃밭학교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 일반 사람이 그렇듯 장애를 가진 친구들도 낯선 환경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 속에 놓이면 도전적 행동, 문제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저도 지금 낯선 곳에 와서 긴장되고 어려운데 여러분들도 그러시잖아요. 그런데 내가 익숙한 사람들과 편안한 공간, 잘 아는 곳에 간다면 조금 더 ‘서로가 성장하고 편안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꿈이자라는뜰’에는 발달장애인 3명이 농장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 발달장애 학생은 어떻게 ‘꿈이자라는뜰’에서 일하게 됐을까? 
꿈이자라는뜰, 발달장애인을 생각하다. 현재 ‘꿈이자라는뜰’에는 세 명의 성인 발달장애인이 농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두 명은 두 시간씩 삼일을 출근, 한 명은 하루에 한 시간씩 일한다. 시간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짧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큰 의미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갈 곳이 있다는 것과 할 일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안정감과 또 다른 연결과 발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성인 발달장애인이 한 시간 일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왕복 30분을 출근에 보태야 하지만 그럼에도 의미있는 이유다. “15년, 20년 이상 특수교사 선생님을 했던 분이 계셨어요. 오래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제자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는 것을 보잖아요. 졸업한 발달장애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봤더니 많은 경우에 집에서 고립돼서 지내고 있었어요. 학교는 그나마 등교를하고 선생과 제자라는 관계 속에서 뭔가를 돕거나 촉진하는 상호작용을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적합한 상호작용과는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모님의 역랑의 문제일 수도, 의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어도 생계를 위해서 살다 보면 자녀를 돌보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동네에서 돈을 버는 기회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가장 흔하고 기술이 덜 필요한 방법. 발달 장애인의 농사 참여는 그렇게 시작됐다. 2009년 가을부터 시작된 이 기회는 많은 과정을 거쳐 새로운 옷을 입을 때가 됐다. “처음에는 선생님들과 운영하고 시간이 지나며 운영위원회를 만들기도 하고요. 중반부터는 실무자들이 주도해서 직원 협동조합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저희가 해야 하는 숙제 중 하나가 법인 전환이거든요. 비영리법인, 비영리단체 등 어떤 옷이 우리에게 어울릴지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만나는 농사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굉장히 고된 일이다. 수입이 부족할 수도 있다.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이 농사를 잘 해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농사를 짓는 건 굉장히 전인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님도 그런 우려를 많이 한다. ‘그거 힘들겠는데, 우리 아이가 할 수 있을까?’ 장애와 농사를 연결짓는 게 어려워 보인다. “한편으로는 그런 우려가 맞습니다. 농사일은 힘들고 돈 못 벌고 그런 경우 많고요. 그런데 이건 농사를 잘 지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농사를 지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농사와 장애인은 연결될 수 없습니다.” 농사는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산업이다.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은 생산량이 낮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당연히 농사와 장애인을 연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최문철 대표일꾼은 다른 것에 집중했다. “저희도 돈 벌고 싶죠. 그렇지만 우선순위를 뒀어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성장으로요. 그게 훨씬 더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농사는 굉장히 전형적이고 사회적인 일이기 때문에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비난을 받거나 같이 하고 싶지 않거나 할 거예요.” 농사일을 해보면 우리가 가진 오감을 다 사용하게 된다. 농사를 하다 보면 혼자서도 일할 수 있고 함께 일할 때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일할 때도 있지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때도 있다. 계절감을 몸으로 느끼며 다양한 자극과 함께하는 일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자극이 필요해요.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장애인이 불편할 것 같아서 호의를 베풀어요. 선한 마음이고 호의지만 어떤 면에서는 뭔가를 스스로 하면서 실패하는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거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농사가 장애인에게 다양한 자극과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농사를 통해 얻은 자극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록농사’를 통해 고스란히 경험으로 담아낸다. “기록농사의 농사일지에는 자기가 썼던 글씨도 있고 그렸던 그림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나중에 읽더라도 실마리들이 돌아오면서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느낌, 그리고 기분 이런 것들을 더 쉽게 더 빨리 풍성하게 떠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꿈이자라는뜰’에서는 평균 7~8년 만나 온 발달장애인 학생을 만난다. 그 모든 사진을 모아서 앨범으로 만들어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선물한다. 누군가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사진 안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활동하는 모습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바뀐 머리스타일을 알아차리게 되고, 표정이 바뀌고. 이런 성장의 과정을 돌이켜 볼 기회가 어떤 순간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최문철 대표일꾼은 믿고 있다. 기록농사의 목표는 결국에는 거기에 있다. ‘꿈이자라는뜰’은 장애인을 위해 비장애인이 희생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저 장애와 비장애가 만나는 공간이다. ‘꿈이자라는뜰’의 철학과 최소한의 규칙은 ‘꿈뜰 일꾼들에게 중요한 다섯 가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재미와 즐거움, 의미와 보람, 운영을 위한 수익, 배움과 성장, 평화롭고 안전한 관계다. 장애의 유무를 떠나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한 상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느낌이었다. “재작년까지 청소년센터에서 일을 했다.”던 이번 지리산쌀롱의 한 참가자는 “너의 삶을 살라”는 말만 하며 스스로 실천을 못 하는 상황을 괴로워하다 귀촌을 결정했고 2년째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가짜 농부인 것 같다고 하며 농사를 위해 왔지만 주 업무보다 부 업무가 점점 더 중심이 되는 기분이다. 이에 최문철 대표일꾼은 스스로 부여한 역할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의 두려움에 대해 말하며 “스스로는 잘 알아채기 어려운 것 같아요. 나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게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스스로 상황을 진단하는 것을 강조했다. 스스로 줄 수 있는 질문의 방법으로 만다라트를 제안했다. 
이번 지리산쌀롱의 회고 최문철 대표일꾼은 이번 지리산쌀롱의 프로그램으로 만다라트와 회고 등 많은 활동을 계획했다. 이번 지리산쌀롱의 회고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첨부해 그날의 분위기를 전한다. 2023-07-28 지리산쌀롱 회고 [바로가기] 만족스러운 삶은 어떤 것일까? 최문철 대표일꾼은 필요한 제반 여건과 마음의 만족 두 가지가 만족스러워야 삶이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한다. “발달장애인은 이 두 가지를 만족하는 상황이 많을까요?”질문을 던졌다. ‘꿈이자라는뜰’과 최문철 대표일꾼이 10년 넘게 홍동면에서 해 온 활동은 발달장애인을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을 둘러싼 이 공간과 사람들을 끊임없이 연결하고 변화시키고 개선하는 시간들이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제반 여건이 갖춰지고, 발달장애인이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 보편적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발달장애인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했던 최문철 대표일꾼의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해봤다. 글 | 최학수 (주간함양) 사진 | 최학수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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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지리산쌀롱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서 4회(6월, 7월, 9월, 10월)에 걸쳐 2023년 지리산쌀롱을 진행합니다.
지리산쌀롱은 지리산 안팎의 활동가들이 모여 지역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입니다.
올해는 "지리산X○○지역"을 테마로 지리산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각 지역을 거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을 초대하여 그 지역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변화의 경험을 나누고, 꿈꾸는 지역의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지리산쌀롱은 지리산 안팎의 활동가들이 모여 지역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다. 특히 올해 진행되는 지리산쌀롱은 “지리산 X○○”을 주제로 지리산과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만들고자 시도한다.
7월 28일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서 진행된 이번 지리산쌀롱은 홍성군 홍동면 ‘꿈이자라는뜰’의 최문철 대표일꾼을 모시고 “지금 여기에서, 좋은 삶을 지속하고 싶습니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보루가 꿈꾸는 홍성군 홍동면은!
최문철 대표가 동네에서 불리는 별칭은 오랫동안 털보였다. 털보라고 불리는 최문철 대표는 상관없었지만 자신을 털보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버릇없는 것처럼 비춰지는 상황이 잦아져 별칭을 보루로 변경했다. 최후의 보루에서 따 온 이름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생기자 아차 싶었다는 최문철 대표. 최후의 보루가 있어야 하는 상황은 긍정적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보루라는 별칭을 지은 것은 아니었다. 최후의 보루냐는 질문이 있을 때마다 “‘담배 한 보루’의 보루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최문철 대표는 도시에서 인터넷마케팅 회사와 이주민지원단체에서 일했다. 2008년에 홍성에 오게 되어 농사와 마을살이를 배우고 2009년 ‘꿈이자라는뜰’에서 마을교사와 농장일꾼으로 일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햇살배움터마을교육 사회적협동조합에 참여하고 있고 2018년부터 4년간 홍성우리마을의료조합 사무국장으로 일했다.
“홍동에 머무르고 있는 지난 16년 동안 농사와 교육, 장애와 마을, 살핌과 보살핌에 관한 관심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습니다. 어머니와 아이들이 앞으로도 건강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고, 동료들과 하고 있는 일도 계속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홍동의 지속가능성과 삶의 질, 자조와 자립, 협동과 순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꿈이 자라는 뜰에서는 누구의 꿈이 자라나
‘꿈이자라는뜰’은 마을의 장애학생들을 위해 지역과 학교가 함께 가꾸어가는 배움터와 일터다. 시작은 학교와 마을교사를 연결하는 중간역할이었다. 학교의 텃밭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꿈이자라는뜰’은 자연과 사람을 잇는 농사를 지으며, 사람과 사람을 잇는 농장을 만들어 갑니다. 발달장애청소년을 위한 교육농장이기도 하고, 장애와 함께 일하는 돌봄농장이기도 합니다.”
최문철 대표일꾼은 텃밭학교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다. 일반 사람이 그렇듯 장애를 가진 친구들도 낯선 환경에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 속에 놓이면 도전적 행동, 문제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저도 지금 낯선 곳에 와서 긴장되고 어려운데 여러분들도 그러시잖아요. 그런데 내가 익숙한 사람들과 편안한 공간, 잘 아는 곳에 간다면 조금 더 ‘서로가 성장하고 편안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꿈이자라는뜰’에는 발달장애인 3명이 농장에서 같이 일하고 있다.
발달장애 학생은 어떻게 ‘꿈이자라는뜰’에서 일하게 됐을까?
꿈이자라는뜰, 발달장애인을 생각하다.
현재 ‘꿈이자라는뜰’에는 세 명의 성인 발달장애인이 농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두 명은 두 시간씩 삼일을 출근, 한 명은 하루에 한 시간씩 일한다. 시간으로 생각하면 굉장히 짧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큰 의미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갈 곳이 있다는 것과 할 일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져다주는 안정감과 또 다른 연결과 발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성인 발달장애인이 한 시간 일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왕복 30분을 출근에 보태야 하지만 그럼에도 의미있는 이유다.
“15년, 20년 이상 특수교사 선생님을 했던 분이 계셨어요. 오래 일을 하다 보면 많은 제자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는 것을 보잖아요. 졸업한 발달장애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봤더니 많은 경우에 집에서 고립돼서 지내고 있었어요. 학교는 그나마 등교를하고 선생과 제자라는 관계 속에서 뭔가를 돕거나 촉진하는 상호작용을 하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적합한 상호작용과는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모님의 역랑의 문제일 수도, 의지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어도 생계를 위해서 살다 보면 자녀를 돌보기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동네에서 돈을 버는 기회를 통해 지역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고리를 만드는 가장 흔하고 기술이 덜 필요한 방법. 발달 장애인의 농사 참여는 그렇게 시작됐다.
2009년 가을부터 시작된 이 기회는 많은 과정을 거쳐 새로운 옷을 입을 때가 됐다.
“처음에는 선생님들과 운영하고 시간이 지나며 운영위원회를 만들기도 하고요. 중반부터는 실무자들이 주도해서 직원 협동조합 비슷하게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저희가 해야 하는 숙제 중 하나가 법인 전환이거든요. 비영리법인, 비영리단체 등 어떤 옷이 우리에게 어울릴지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이 만나는 농사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굉장히 고된 일이다. 수입이 부족할 수도 있다. 발달장애를 가진 사람이 농사를 잘 해낼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농사를 짓는 건 굉장히 전인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님도 그런 우려를 많이 한다. ‘그거 힘들겠는데, 우리 아이가 할 수 있을까?’ 장애와 농사를 연결짓는 게 어려워 보인다.
“한편으로는 그런 우려가 맞습니다. 농사일은 힘들고 돈 못 벌고 그런 경우 많고요. 그런데 이건 농사를 잘 지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예요. 농사를 지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면 농사와 장애인은 연결될 수 없습니다.”
농사는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은 산업이다.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은 생산량이 낮을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당연히 농사와 장애인을 연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최문철 대표일꾼은 다른 것에 집중했다.
“저희도 돈 벌고 싶죠. 그렇지만 우선순위를 뒀어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성장으로요. 그게 훨씬 더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농사는 굉장히 전형적이고 사회적인 일이기 때문에 잘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비난을 받거나 같이 하고 싶지 않거나 할 거예요.”
농사일을 해보면 우리가 가진 오감을 다 사용하게 된다. 농사를 하다 보면 혼자서도 일할 수 있고 함께 일할 때도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일할 때도 있지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야 할 때도 있다. 계절감을 몸으로 느끼며 다양한 자극과 함께하는 일이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자극이 필요해요.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장애인이 불편할 것 같아서 호의를 베풀어요. 선한 마음이고 호의지만 어떤 면에서는 뭔가를 스스로 하면서 실패하는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거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런 고민의 연장선에서 농사가 장애인에게 다양한 자극과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농사를 통해 얻은 자극을 그저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록농사’를 통해 고스란히 경험으로 담아낸다.
“기록농사의 농사일지에는 자기가 썼던 글씨도 있고 그렸던 그림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나중에 읽더라도 실마리들이 돌아오면서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과 느낌, 그리고 기분 이런 것들을 더 쉽게 더 빨리 풍성하게 떠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꿈이자라는뜰’에서는 평균 7~8년 만나 온 발달장애인 학생을 만난다. 그 모든 사진을 모아서 앨범으로 만들어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선물한다. 누군가는 초등학교 3학년 때의 사진 안에서 친구들과 재밌게 활동하는 모습을 객관화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바뀐 머리스타일을 알아차리게 되고, 표정이 바뀌고. 이런 성장의 과정을 돌이켜 볼 기회가 어떤 순간에는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최문철 대표일꾼은 믿고 있다. 기록농사의 목표는 결국에는 거기에 있다.
‘꿈이자라는뜰’은 장애인을 위해 비장애인이 희생하는 공간이 아니다. 그저 장애와 비장애가 만나는 공간이다. ‘꿈이자라는뜰’의 철학과 최소한의 규칙은 ‘꿈뜰 일꾼들에게 중요한 다섯 가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재미와 즐거움, 의미와 보람, 운영을 위한 수익, 배움과 성장, 평화롭고 안전한 관계다. 장애의 유무를 떠나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한 상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느낌이었다.
“재작년까지 청소년센터에서 일을 했다.”던 이번 지리산쌀롱의 한 참가자는 “너의 삶을 살라”는 말만 하며 스스로 실천을 못 하는 상황을 괴로워하다 귀촌을 결정했고 2년째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가짜 농부인 것 같다고 하며 농사를 위해 왔지만 주 업무보다 부 업무가 점점 더 중심이 되는 기분이다. 이에 최문철 대표일꾼은 스스로 부여한 역할을 견디지 못하는 상황의 두려움에 대해 말하며 “스스로는 잘 알아채기 어려운 것 같아요. 나를 잘 살펴볼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게 매우 중요한 것 같다.”고 스스로 상황을 진단하는 것을 강조했다. 스스로 줄 수 있는 질문의 방법으로 만다라트를 제안했다.
이번 지리산쌀롱의 회고
최문철 대표일꾼은 이번 지리산쌀롱의 프로그램으로 만다라트와 회고 등 많은 활동을 계획했다. 이번 지리산쌀롱의 회고를 확인할 수 있는 링크를 첨부해 그날의 분위기를 전한다.
2023-07-28 지리산쌀롱 회고 [바로가기]
만족스러운 삶은 어떤 것일까? 최문철 대표일꾼은 필요한 제반 여건과 마음의 만족 두 가지가 만족스러워야 삶이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한다. “발달장애인은 이 두 가지를 만족하는 상황이 많을까요?”질문을 던졌다.
‘꿈이자라는뜰’과 최문철 대표일꾼이 10년 넘게 홍동면에서 해 온 활동은 발달장애인을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발달장애인을 둘러싼 이 공간과 사람들을 끊임없이 연결하고 변화시키고 개선하는 시간들이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제반 여건이 갖춰지고, 발달장애인이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 보편적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발달장애인에 대해 진심으로 고민했던 최문철 대표일꾼의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상상해봤다.
글 | 최학수 (주간함양)
사진 | 최학수 (주간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