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활동가가 뭐야, 먹는 거야? 지리산활동가대회를 다녀와서 글 / 문홍현경 + 미리 알립니다, 이번 글은 “100명의 지리산권 활동가들이 연결되는 <4.29 지리산활동가대회>”를 돌아보는 글입니다. 다른 기록활동가들의 글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 기록자 나름대로 더 마음 가는 이야기만 뽑아 쓰려고 해요. 대놓고 편식하는 글입니다. 다른 기록자들의 글을 통해서 영양 균형을 맞추시기를 바랍니다. 흐흐. 
4.29 지리산활동가대회 날, “머릿수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1만 개의 마음이 모인 자리에서 마음 도킹을 시작했다.” 지리산운동, 깃발과 펜과 씨앗을 들고! 100명이 정말 다 올까, 싶었는데… 아니 이런! 지리산활동가대회에 오신 한 분 한 분 뒤에는 숨은 동료들이 100명씩 더 있어서, 보이지 않는 그들까지 합하면 ‘들썩’은 이미 만석이었다. 머릿수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1만 개의 마음이 모인 자리에서 마음 도킹을 시작했다. 자타공인 구례의 지구용사 윤주옥 지리산사람들 대표님이 나와 <지리산운동>을 함께하자고 말했다. 투쟁의 깃발이 떠오르는 그 운동만이 아니라, 각자가 발 딛고 선 자리에서 삶을 바꾸는 운동까지 아울러 지리산 자락을 해방 공간으로 만들자는 얘기였다. 제 손에 든 게 깃발이든, 펜이든, 씨앗이든, 똥이든, 사회가 정한 성공의 기준은 집어치우고 더불어 숲을 만드는 삶을 펼쳐가자는 얘기로 알아들었다. 올해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이루어질 마흔 가지 따로활동과 다섯 가지 함께활동이 곧 지리산운동이 아니겠는가. 각 지역에서 이뤄질 함께활동이 무엇인지 듣고 보니, 지리산활동가들은 대체로 지리산의 마음을 닮아, 자연을 지키고, 둘레를 돌보는 일에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구례의 지역생협 토대 만들기, 남원의 기후위기 알리기, 산청의 지역 문화장터 살리기, 하동의 갈도 생태계 되찾기, 함양의 지역 연결망 잇기가 모두 그러한 진심을 담고 있었다. 


아름다운 지리산 자락 다섯 개 지역 이름표 & 각 지역에서 벌일 ‘함께활동’을 응원하며 서로 나눈 쪽지들 마구잡이식 공사에 맞서는 지구용사들 푸르른 점심을 고마움 담아 꼭꼭 씹어 먹은 뒤, 특색 있는 조별 활동을 이어갔다. 타로점, 춤추기, 노래하기, 그리기 등 조별 이끔이들이 준비해 온 활동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내가 들어간 조는 종이와 테이프만으로 삶은 달걀을 깨뜨리지 않게 받아 내야 하는 활동을 했다. 높은 데서 떨어지는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받는 방법? 여러 사람이 손을 보탤수록 달걀을 지킬 확률이 높다는 것, 그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지리산을 지키는 방법도 그러하리라, 나는 무사한 달걀을 보며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하이라이트, 주제별 모임을 시작했다. 대회 전 미리 신청해 놓은 각자 주제대로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내가 선택한 주제는 “지역 개발, 이제 멈춰!”다. 기후위기 대안, 어린이청소년 문화 활동, 청년 공간, 활동가 마음 돌봄 등 이야기하고픈 주제가 많았지만, 그 가운데 ‘지역 개발, 이제 멈춰!’ 모임을 선택한 까닭은 구례에서 최근 벌어진 지리산골프장 문제로 마음 정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리산을 둘러싼 다른 지역에서도 마구잡이식 공사를 막아내느라 활동가들이 활활발발 뛰어다닐 텐데, 그들과 뭐든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었다. 
마구잡이식 개발에 맞서는 지리산활동가들의 마음 나눔판 나를 포함하여 단비, 삼꽃골, 안상술, 이경숙 이렇게 다섯 명이 모였다. 우리는 각자 무슨 까닭으로 이 주제를 선택했는지부터 돌아가면서 이야기했다. 그러고는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고민을 나누었다. -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어려움, 한계 - 공청회가 군의 대변인으로 전락
- 군청 책임자의 책임 있는 답변이 없다
- 해도 해도 안 바뀌는 지자체 부정부패와 유착 관계들
- 제왕적 군수, 선거 대안 없어
- 외압(협박)
- 활동가는 적은데, 대응할 일은 너무 많다
- “외지에서 들어온 것들아!” “쟤네는 먹고살 만하니까 저런다”는 색안경과 라벨링
- 설득할 힘이 떨어져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가진 고민에 공감했다. 한숨이 두 숨 되고, 두 숨이 세 숨 되고. 우리의 한숨이 모여 커다란 바람을 일으키리라! 생각하며 한번 웃어 보자. 하하하. 바로 이어서 그러면, 어떻게 이 한계에 맞서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이야기했다. - 우리가 나아갈 길 - 주민자치 튼튼히 만들기
- 지역순환경제 세우기
- 협동조합으로 협동
- 지역순환 생태 농업으로 살림
⇛ 결국 ‘생태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 그러려면, - 공부하고, 토론하고, 공유하기
- 지역민(특히 자칭 원주민들)과의 공감대 쌓자
- 깨어 있는 시민이 주도하며 지속해 활동하자
- 빠르게 급진적으로 가야 하는 운동도 있지만, 천천히 느긋하게 가는 운동도 함께해야 해
- 시민 정당을 만들거나, 우리가 지지하는 후보를 군수로 뽑아서 시민의 영역, 세력을 확장하자
- 지리산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함부로 지리산을 망치지 못하게 5개 시군이 힘 모으자
- 지리산운동을 제대로 만들어 가자
- 그러니까, 활동가들이 건강해야 한다!
우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됐다. 자이언티가 부릅니다, 양화대교. “행복하자아아아아, 아프지 말고오오오” 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마구잡이식 막개발에 맞서 생태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는 이래이래 저래저래 요래요래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활동가들이 건강해야 한다! 이 말씀. 그렇다. 지역을 지키고, 지구를 지키려는 마음 다 좋고요, 제발 활동가들 몸도 지킵시다. 아, 이날은 비가 많이 왔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가 들썩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곱씹어 보았다. 지리산운동, 생태 공동체, 지역순환경제, 주민자치, 깨어 있는 시민…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오늘 만난 지리산활동가들이 저마다 자기 자리에서 하는 일들이다. 누구도 이상적이라고 비난할 수 없을 만큼, 가장 현실을 직시한 가장 현명한 대안이다. 안 바뀐다고 말하는 이들이야말로 현실을 모르는, 아니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다. 지리산활동가대회에서 만난 지리산활동가들은, 지구용사들 같았다. 눈에서 광선이 나오지는 않지만, 자기 살 궁리만 하지 않는 빛나는 사람들이었다. 지리산활동가들이 가진 마음, 고민, 힘 그것이 바로 지리산운동이다. 지리산활동가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지리산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지리산운동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사는 모양으로, 우리가 내린 결정으로,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선택함으로, 우리가 내디딘 발걸음으로, 지리산운동을 이어간다. 우리는 지리산활동가이고, 우리가 곧 지리산운동가이며, 우리 삶 결이 바로 지리산운동이다. (추신, 근데, 진짜 눈에서 광선 나오면 좋겠다, 지리산과 둘레 생명들을 지킬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면 좋겠다.......) |
지리산활동가가 뭐야, 먹는 거야?
지리산활동가대회를 다녀와서
글 / 문홍현경
+ 미리 알립니다,
이번 글은 “100명의 지리산권 활동가들이 연결되는 <4.29 지리산활동가대회>”를 돌아보는 글입니다. 다른 기록활동가들의 글과 겹치지 않기 위해서, 기록자 나름대로 더 마음 가는 이야기만 뽑아 쓰려고 해요. 대놓고 편식하는 글입니다. 다른 기록자들의 글을 통해서 영양 균형을 맞추시기를 바랍니다. 흐흐.
4.29 지리산활동가대회 날, “머릿수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1만 개의 마음이 모인 자리에서 마음 도킹을 시작했다.”
지리산운동, 깃발과 펜과 씨앗을 들고!
100명이 정말 다 올까, 싶었는데… 아니 이런! 지리산활동가대회에 오신 한 분 한 분 뒤에는 숨은 동료들이 100명씩 더 있어서, 보이지 않는 그들까지 합하면 ‘들썩’은 이미 만석이었다. 머릿수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1만 개의 마음이 모인 자리에서 마음 도킹을 시작했다.
자타공인 구례의 지구용사 윤주옥 지리산사람들 대표님이 나와 <지리산운동>을 함께하자고 말했다. 투쟁의 깃발이 떠오르는 그 운동만이 아니라, 각자가 발 딛고 선 자리에서 삶을 바꾸는 운동까지 아울러 지리산 자락을 해방 공간으로 만들자는 얘기였다. 제 손에 든 게 깃발이든, 펜이든, 씨앗이든, 똥이든, 사회가 정한 성공의 기준은 집어치우고 더불어 숲을 만드는 삶을 펼쳐가자는 얘기로 알아들었다.
올해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이루어질 마흔 가지 따로활동과 다섯 가지 함께활동이 곧 지리산운동이 아니겠는가. 각 지역에서 이뤄질 함께활동이 무엇인지 듣고 보니, 지리산활동가들은 대체로 지리산의 마음을 닮아, 자연을 지키고, 둘레를 돌보는 일에 진심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구례의 지역생협 토대 만들기, 남원의 기후위기 알리기, 산청의 지역 문화장터 살리기, 하동의 갈도 생태계 되찾기, 함양의 지역 연결망 잇기가 모두 그러한 진심을 담고 있었다.
아름다운 지리산 자락 다섯 개 지역 이름표 & 각 지역에서 벌일 ‘함께활동’을 응원하며 서로 나눈 쪽지들
마구잡이식 공사에 맞서는 지구용사들
푸르른 점심을 고마움 담아 꼭꼭 씹어 먹은 뒤, 특색 있는 조별 활동을 이어갔다. 타로점, 춤추기, 노래하기, 그리기 등 조별 이끔이들이 준비해 온 활동을 하는 시간이었는데, 내가 들어간 조는 종이와 테이프만으로 삶은 달걀을 깨뜨리지 않게 받아 내야 하는 활동을 했다. 높은 데서 떨어지는 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받는 방법? 여러 사람이 손을 보탤수록 달걀을 지킬 확률이 높다는 것, 그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지리산을 지키는 방법도 그러하리라, 나는 무사한 달걀을 보며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하이라이트, 주제별 모임을 시작했다. 대회 전 미리 신청해 놓은 각자 주제대로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내가 선택한 주제는 “지역 개발, 이제 멈춰!”다. 기후위기 대안, 어린이청소년 문화 활동, 청년 공간, 활동가 마음 돌봄 등 이야기하고픈 주제가 많았지만, 그 가운데 ‘지역 개발, 이제 멈춰!’ 모임을 선택한 까닭은 구례에서 최근 벌어진 지리산골프장 문제로 마음 정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지리산을 둘러싼 다른 지역에서도 마구잡이식 공사를 막아내느라 활동가들이 활활발발 뛰어다닐 텐데, 그들과 뭐든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었다.
마구잡이식 개발에 맞서는 지리산활동가들의 마음 나눔판
나를 포함하여 단비, 삼꽃골, 안상술, 이경숙 이렇게 다섯 명이 모였다. 우리는 각자 무슨 까닭으로 이 주제를 선택했는지부터 돌아가면서 이야기했다. 그러고는 무엇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지 고민을 나누었다.
-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어려움, 한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서로 가진 고민에 공감했다. 한숨이 두 숨 되고, 두 숨이 세 숨 되고. 우리의 한숨이 모여 커다란 바람을 일으키리라! 생각하며 한번 웃어 보자. 하하하.
바로 이어서 그러면, 어떻게 이 한계에 맞서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이야기했다.
- 우리가 나아갈 길
⇛ 결국 ‘생태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
그러려면,
우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정리됐다. 자이언티가 부릅니다, 양화대교. “행복하자아아아아, 아프지 말고오오오” 노래가 들리는 듯했다. 마구잡이식 막개발에 맞서 생태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는 이래이래 저래저래 요래요래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활동가들이 건강해야 한다! 이 말씀. 그렇다. 지역을 지키고, 지구를 지키려는 마음 다 좋고요, 제발 활동가들 몸도 지킵시다.
아, 이날은 비가 많이 왔다. 비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가 들썩에서 나눈 이야기들을 곱씹어 보았다. 지리산운동, 생태 공동체, 지역순환경제, 주민자치, 깨어 있는 시민…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오늘 만난 지리산활동가들이 저마다 자기 자리에서 하는 일들이다. 누구도 이상적이라고 비난할 수 없을 만큼, 가장 현실을 직시한 가장 현명한 대안이다. 안 바뀐다고 말하는 이들이야말로 현실을 모르는, 아니 현실을 외면하는 사람들이다.
지리산활동가대회에서 만난 지리산활동가들은, 지구용사들 같았다. 눈에서 광선이 나오지는 않지만, 자기 살 궁리만 하지 않는 빛나는 사람들이었다. 지리산활동가들이 가진 마음, 고민, 힘 그것이 바로 지리산운동이다. 지리산활동가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지리산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지리산운동이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사는 모양으로, 우리가 내린 결정으로, 할 것과 하지 않을 것을 선택함으로, 우리가 내디딘 발걸음으로, 지리산운동을 이어간다. 우리는 지리산활동가이고, 우리가 곧 지리산운동가이며, 우리 삶 결이 바로 지리산운동이다.
(추신, 근데, 진짜 눈에서 광선 나오면 좋겠다, 지리산과 둘레 생명들을 지킬 수 있는 초능력이 생기면 좋겠다.......)
글 쓴 사람. 문홍현경
명랑해지고 싶은 기후활동가, <벗자편지> 함께지은이, 독립출판 니은기역 이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