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변화기록원[하동][지리산활동가대회와 n개의 시선] 본론만 쓴 활동가 대회 뒷담화

2023-05-15

 

 

본론만 쓴 활동가 대회 뒷담화
서론, 결론은 없지만 잡담은 많은

 

글 / 지읒이응

 

 

* 지읒이응 팀이 4/29 지리산 활동가 대회에 다녀온 뒤 어느 날, 단풍나무 밑에 앉아 나눈 이야기를 옮겨 적었습니다.
 (ㅈ은 정진이, ㅇ은 양지영입니다.)

 

 

ㅇ : 아니, 산내가 악양보다 훨씬 춥더라고요? 옷을 그렇게 입고 간 걸 후회했죠. 

 

ㅈ : 맞아, 많이 추웠지, 비가 오는데 우산도 안 들고 가고.

 

ㅇ : 차에 우산이 있었는데 말이죠? 아니야 우리가 주차해 놓고 걸어갈 때만 해도 비가 부슬부슬 왔었다고요. 

 

ㅈ : 네네. 낭만이 있었지.

 

ㅇ : 낭만활동가들이군. 후후.

 

ㅈ : 들썩에 가봤다고 했었나?

 

ㅇ : 새로 짓기 전에 그 요란한 유흥주점 옆에 있던 조그만 지리산이음 사무실에는 가봤었어요. 새로 짓고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ㅈ : 난 작년에 처음 가봤는데 그 공간 너무 마음에 들어. 뭔가 아늑하면서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도 있고.

 

ㅇ : 우리 마을공방 두니도 이렇게 사람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싶고 부러웠네요 😟

 

ㅈ : 우리도 모일 수는 있어.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없을 뿐.

 

ㅇ : 멋진 단풍나무는 있지만 지붕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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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방 두니 단풍나무

 

 

 

ㅈ : 센터장님이 100명 활동가가 모이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이 왔던데?

 

ㅇ : 우리도 우리지만 지리산 사람들 대단하다 싶었어요. 비를 뚫고 산길을 넘어 와서 아침부터 이상하고 신나는(?) 노래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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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먼지 찾기

 

 

 

ㅈ : 한 번 불러봤다고 생각이 또 나더라. 난 그게 웃겼어. 두 번째 부르니까 좀 신났어. 지영은 여전히 쑥스러워하던데? 립싱크했지!!!!

 

ㅇ : 아침부터 사람들이 텐션 높은 게 일단 이상하고. 그 와중에 공간을 누비며 노래를 이끄는 먼지는 대단하고. 왜 그렇게 신나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는 진이지니도 이상하고. 나는 그냥 부끄럽고. 

 

ㅈ : 이상한 나라의 지영이냐!

 

ㅇ : 어쨌든 우리만 아는 노래인가 싶었는데, 지리산 곳곳을 다니면서 먼지가 세뇌시켜 놨다는 사실을 확인한 재밌는 순간이었어요. (먼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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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 : 아름다운 재단이랑 작은변화센터가 올해 마지막이잖아. 재단 분들이 앞에 나와서 그간 소회를 말씀하면서 울컥할 때 나는 좀 감동했어. 저 사람들 진심으로 일했구나 싶더라고.

 

ㅇ : 저는 그냥 막연히 재단사람들 하면 돈을 어떻게 쓰나, 성과는 얼마나 냈나 참견하고 감시하는 사람들 정도로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그분들도 꽤 지리산 사람들을 닮은 것 같더라고요. 임현택 센터장님이 메일에 “작은변화지원센터를 시작하는 즈음에 산청에서 만났는데, 센터의 지원사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하동에서 뵙네요! 이래저래 우리는 연결되어 있었네요!ㅎ”라고 쓰셨더라고요? 제가 아름다운재단 지원의 시작과 끝이었네요.^^

 

ㅈ : 그치? 나도 지리산 사람들 닮았다고 생각했어. 작년에 처음 센터를 만났는데 그때도 새로운 충격(?) 같은 게 있었거든. 이런 식으로 지원 사업하는 건 처음 봐서. 되게 신기하면서도 ‘이런 조직도 있다니 살만하군.’ 생각했어. 어쨌든 올해로 아름다운 재단 지원이 끝난다니 아쉽기도 한데, 이 사람들이 앞으로 또 어떻게 해 나갈지 기대가 돼.

 

ㅇ: 저는 소모임할 때 재단의 동준님과 한 조가 됐는데, 저희는 노래했거든요? 서로 좋아하는 노래 이야기하는 시간에 따님들이 좋아해서 뉴진스 노래만 들으신다면서 듣다보니 좋다고, 안 시켰는데 부르기도 하시더라고요. 그거 보고 좀 친근함을 느꼈달까. 이렇게 건너라도 알고 싶은 따뜻하고 순수한 사람들 같은 느낌이었어요. 바짓가랑이 붙잡고 싶네요. 가지마. 가지마….

 

ㅈ: 떠나는 사람 붙잡지 마. 추잡스럽게. 

 

ㅇ : 이렇게 사부작 사부작, 꼼지락 꼼지락 지리산 아래 모여서 지역을 위해 뭔가를 하겠다는 활동가들을 알아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사실 괜찮아요. 지원은 끝났어도 계속 우리를 지켜봐 주시겠죠? 

 

ㅈ : 그러다 보면 또 뭔갈 같이 할 수도 있겠지. 어쨌든 떠난다는 사람은 보내주자.

 

ㅇ : 우리도 이제 다음이야기로 좀 넘어가요. 이러다 100장 쓰겠어. 

 

ㅈ :  눼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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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운동 선언!

 

 

 

ㅈ : 다른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서 만든 네트워크 모임 이야기는 어땠어? 지리산 운동, 청소년 공간운영 활동가 네트워크, 지리산 이야기 모임 말야.

 

ㅇ : 같은 지리산권이라고 하면 모이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어딜가나 지리산이라 사실 길은 멀거든요. 그런데 지리산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연대가 가능하고,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저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게 좀 놀라웠달까.

 

ㅈ : 맞아. 지리산이니까 가능한 일인 것 같아. 여러모로 지리산은 좀 특별해. 산도 사람도. 

 

나는 ‘지리산 운동 선언’이 인상적이었어. 지리산을 둘러싼 많은 환경 이슈들이 있지만, 결국 지리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그런 이슈를 뛰어넘어서 ‘사랑’으로 포용한다는 관점이 역시 지리산답달까? 그런 느낌이었어.

 

ㅇ : 그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말씀하셨을 때,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지역에 살면 어떤 이슈든지 ‘정치’와 ‘이권’이 끼어들잖아요. 지리산을 지키는 것에 필요한 건 사람들의 힘이나 돈이 아니라 그저 사랑하는 것을 지키고 싶은 마음 그거 하나면 되는 거 아닌가... 그간 혼란했던 머리 속이 정리되는 느낌이었어요. 

 

ㅇ : 그나저나 저는 사실 다른 지역들은 어떤 함께활동을 계획하고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지가 가장 궁금했었거든요. 모를 때는 우리 하동이 제일 어려운 활동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었고. 

 

ㅈ : 다른 지역 함께활동 중에 우리 지역이었다면 참여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어?

 

ㅇ : 저는 개인적으로 남원의 ‘기후위기’라고 함께 외쳐! 활동이랑 구례 ‘지역생협 토대만들기’요. 저도 하동에서 리필스테이션을 열어보고 싶었거든요. 그 생각은 사실은 시골이 더 쓰레기 문제에 안일하다는 인식에서부터였고요. 그리고 리필스테이션과 더불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거리를 좁히는 제주의 ‘무릉외갓집’ 같은 로컬 비즈니스를 고민해보기도 했었어요. 이 두 가지는 남원과 구례의 프로젝트와 맞닿아 있더라고요.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비슷한데 행동을 하냐, 안 하냐에 큰 차이가 있네요. 

 

ㅈ : 모든 지역 활동이 기후위기, 연결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나는 하동에 살면서 가까이 생협이 없는 게 많이 불편했거든. 작년에 제로웨이스트 모임을 하면서 리필숍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여러 가지 걱정거리가 있긴 하지만 얘기를 좀 더 발전시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어. 내년에 해볼래?

 

ㅇ : 일단 올해 일들로 머리가 가득차서 내년에 해볼까 생각도 못하겠어요.^^; 내년 1월 1일에 다시 이야기 해봐요.

..

ㅈ : 아… 네… 할 일이 서른 마흔 다섯 가지 있으시죠?

그나저나 하동 함께활동에 참여하고 계시잖아요? 우리 얘기 좀 해줘요.

 

ㅇ : 아아 네. 저는 하동주민생활사연구회에서 막내를 맡고 있고 연막마을 조사팀원입니다. 더불어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함께활동 기획단 소속이기도 합니다. 또 그렇게 활동한 걸 기록하는 기록활동가죠…. 

 

ㅈ : 아… 할 일이 서른 마흔 다섯 가지가 아니고 이만 개군요….

 

ㅇ: 아 그래서 말이죠. 우리 하동은 활동가대회에서 이경숙 선생님께서 잘 설명해주셨지만, 제가 좀 덧붙여 설명 드리자면요. 하동에는 남해와 맞닿아 있는 ‘금남면’이라는 곳이 있어요. 하동에 바다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도’라는 섬도 있고,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는 주민들도 많이 계시죠. 이곳은 유난히 변화가 많았던 지역인데요. 바다를 메워 산단을 조성하고 또 이것이 방치되면서 예전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려워졌어요. 그 예전 모습을 기억하는 것은 지금 현재 그곳에 살고 계신 주민들이 마지막일 텐데, 그분들이 돌아가시면 아무도 아름다웠던 ‘갈도’를 기억하지 못하겠죠. 사실 이런 이슈도 잘 인식하지 못했었어요. 갑자기 갈사로 찾아온 흑두루미들이 저희를 일깨웠죠. 우리는 그저, 예전의 아름다웠던 모습을 기억하며 새롭게 찾아오는 흑두루미를 좋은 환경에서 반기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랍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영 4월 기록 참고 : 버선발로 마중 나가자, 흑두루미를 위한 하동의 함께활동 : 갈사만 재자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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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함께활동 ‘갈도를 기억하다-하동주민생활사연구

 

 

 

ㅇ : 그래서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저는 연막마을 조사팀에 속해있어요. 이번 주 월요일이었던 어버이날에 인사를 드리러 마을로 찾아뵈었는데 마침 어버이날 마을 잔치 중이었어요. 어르신들과 처음 마주보고 인사를 나누었는데 저는 벌써 손녀가 돼 있더라고요? 마을에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음식들과 따뜻한 이야기들로 배도 마음도 든든히 채우고 온 따뜻한 기억이었습니다. 올 한해 진행할 프로그램과 인터뷰가 너무 기대되는 거 있죠? 

 

ㅈ : 다들 화이팅입니다!!!

 

ㅈ : 점심 식사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지. 근데 있잖아. 지영은 나물 못 먹잖아. 나는 너무너무 맛있었는데 말야. ㅎㅎ 갈 때마다 기대가 된다니까. 그 동네 요리 선수가 살고 계신가봐. 차려놓은 거 멋지게 사진 찍고 싶었는데 배가 고파서 까먹었다 우리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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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차리니 빈그릇

 

 

 

ㅇ : 사실 저는 함께활동 소개 잘 못들었거든요? 남원 차례부턴가.. 밖에서 계속 점심을 준비하고 계시는데 맛있는 냄새가 나서 자꾸만 시선이 그쪽으로 가더라고요. 저는 콩나물이랑 고기 맛있었어요. 저는 풀들의 생명을 존중합니다. 삶아져서 인간들의 식탁 위로 올라오는 건 좀 슬퍼요. 

 

ㅈ :  푸핫. 돼지가 들으면 서운해. 나는 샐러리에도 도전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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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 들고 잔소리 중인 지읒

 

 

 

ㅇ : 아니 저는 돼지보다 풀들을 더 사랑할 뿐이에요. 그래서 먹을 수가 없어요. 샐러리는 결국 퉤퉤 뱉았잖아요. 그래도 Nice try! (농담은 농담으로 봐주세요! 저는 모든 생명을 사랑합니다!) 

 

ㅈ : 그만하자. 서로 좋을 거 없네. ㅎㅎ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ㅇ : 밥을 양껏 먹어서 배는 부르고 비도 촉촉히 오고 낮잠 자기 딱 좋았는데 오후 일정이 시작 됐죠…. 준비해주신 맛있는 커피를 입으로 때려 넣었었죠.

 

ㅈ : ㅎㅎㅎ 때려 넣고 마음 열기의 기술을 배웠지. 나는 3초 초상화 그룹이었는데, 재밌었어. 돌아가면서 한 부위씩 그리는 거였거든. 우리 그룹 사람들이 날 똑 닮았대. 그리고 이야기 카드 뽑아서 얘기 나눴어. 뒤집힌 쪽에 있는 사진을 보고 카드를 골랐는데, 카드에 적힌 질문 얘기도 했지만 그 사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나눈 게 더 재밌었어. 그런 걸로도 그 사람에 대해 조금은 알 수 있겠더라고. 지영은 어떤 거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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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굴까요?

 

 

 

ㅇ :  저는 지역개별워크숍 때 같이 점심 먹으면서 이야기 나눴었던 은진님 그룹이 되어서 기뻤던 마음도 잠시, 함께 노래 부른다고 해서 많이 당황했어요. 제가 샤이지영인데 모르는 사람들과 노래까지 해야하다니요. 그리고 비바람 치는데 밖에서 모여야 한대요. 저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춥게 입고 갔단 말이에요... 근데 재밌었어요. 저도 지금 우쿨렐레를 독학으로 배우고 있는데 은진님 우쿨렐레 반주에 맞춰 함께 노래했거든요. 

 

ㅈ : 오~ 무슨 노래?

 

ㅇ : 아름답기로 유명한 박혜경님의 ‘뭉게구름’ 을 불렀는데요. 아는 노래였는데도 가사를 꼭꼭 씹어 함께 부르다보니 엄청 예쁜 노래였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오면서 이 노래를 찾아서 들었는데, 사실은 ‘수력원자력’ 홍보 캠페인 노래였지뭐예요. 동심바사삭.

 

ㅈ : 충격! 아름답게 포장을 잘했네. 그리고나서 뭐 했더라?

 

ㅇ : 저희가 참가신청할 때, 이야기 나누고 싶은 활동 주제 선택했었잖아요. 그거 모여서 이야기 했었죠! 

 

ㅈ : 맞다! 나는 지역에서 공간 운영하기 주제 선택했었어. 사람들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마을공방 두니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지 뭐야. 모두 다른 사람 얘기 들어보고 싶은 사람만 모였더라고. ㅎㅎ 지역마다 공유 공간이나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고민이 많고, 그 공간이 어떻게 하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깊었어. 은진님이 함양에서 운영 중인 ‘빈둥’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하는데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역할을 나누고 스스로 잘 굴러갈 수 있게 만들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 남원 아이쿱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간 이야기도 했는데, 활성화가 잘 안 돼서 고민이 많으시더라고. 해결책은 없었지만, 서로 공감도 많이 했고, 결론적으로는 다들 우리 마을공방에 놀러오고 싶어했어! 지영은 청년들 얘기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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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지역에서 어떻게 살아가나!!

 

 

 

ㅇ : 아 그동안 너무 지역에서 청년 타령을 많이 해서 좀 지겨웠기도 한데, 다른 지역 청년들 생각이 궁금하기도 해서 선택했었거든요. 선택을 잘한 것 같아요. 남원, 함양, 산청, 하동 청년 7명이 모였는데 그때 나누었던 이야기를 마지막에 했던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이제 슬픈 이야기 말고 좋은 이야기 하죠’ 그 뒤로 꽤 오랫동안 침묵이 이어졌어요. 

 

ㅈ : 아이고…. 그만큼 청년들이 지역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는 걸까? 

 

ㅇ : 신기했던 게, 포스트잇을 붙이는데 ‘우리가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실패자가 아니라는 것을 매일 증명해야한다’ 라는 말이 겹겹이 나왔다는 거예요. 다들 다른 곳에서 다르게 살지만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사나봐요. 그래서 서러운 이야기들을 좀 쏟아냈었던 것 같아요. 우리도 곧 시골책방을 열잖아요. 저도 지역에서 저만의 공간을 가져보는 건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공간이야기 들도 궁금했었는데, 이야기 좀 더 해줘봐요! 

 

ㅈ : 안 그래도 함양에 ‘오후공책’이라는 책방을 오픈한 분이 오셨어. 열흘 됐다고 했는데, 한 번 가보자!

 

ㅇ : 좋아요! 우리 말고도 어려운 길 가시는 분들 많네요.^^ 힘이 되네요! 

 

ㅈ : 비도 오고 날씨도 추웠는데 분위기는 정말 따뜻했지?

 

ㅇ : 따뜻했는데, 그때 생각나요? 한범님이 오늘 활동가대회를 돌아보면서 각자 메시지 보낸거 리뷰 읽어주셨잖아요. 센터장님이 하나 읽으셨는데 그거에 진이지니 빵터져서 혼자 한참 웃었잖아요. 크크.

 

ㅈ : 센터장님이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지.’ 했을 때 정말 웃겼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 주신 건 더 좋았고.

 

ㅇ : 솔직하고... 뭐랄까 그날의 날씨처럼 추운 리뷰였어요. 마지막에 밥이 맛있었다고 마무리 하신 것도 웃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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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 : 그거 말고 이번 활동가 대회에서 기억에 남거나 재밌는 거 있었어?

 

ㅇ : 뭐랄까 흥이 하나도 안 나는 날씨였는데도 불구하고 꽤 들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몇 년 만에 옛 친구들 만나서 진짜 진짜 좋았어요.히히.

 

ㅈ : 그랬겠어. 그래도 산청으로 다시 갈 생각은 하지 마라. 하동을 지켜라!!

 

ㅇ : 이제 산청으로 돌아오라는 이야기가 있긴 했지만, 저는 하동이 더 좋아요(산청 사람들 미안). 여전히 산청에서 반짝 반짝 빛나는 종혁, 푸른, 효림, 안군 모두 계속 안녕하기를! 남원의 랄라도! 합천의 서와도! 

 

ㅈ : 작년에도 느꼈는데, 작은변화 활동가들은 사람을 환대하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준비하느라 진짜 힘들었을텐데 마음이 느껴져서 참 고마웠어. 배울 점이 많았어. 

 

ㅇ : 저도 하동에서 몇 년간 서비스업에 종사해서 그런지 그게 얼마나 마음을 많이 내어주어야 하는 일인지 진심으로 이해하거든요. 참 대단하다 싶어요. 진짜 존경. 그런 따뜻한 마음들이 조금씩 전염되는 날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게 연대인가. 연대한다는 것을 몸으로 느낀 날.

 

ㅈ : 맞아. 연대! 서로 힘을 주고 싶어하는 에너지가 꽉 찬 하루였지. 올해 하려던 일들 모두 만족스럽게 마무리하고 연말에 만나면 정말 반갑겠다.

 

ㅇ : 기대돼요. 뭐가 제일 기대 되는 줄 아세요? 그땐 먼지가 무슨 노래를 부르자고 할까.

 

ㅈ : 뚤라뚤라! 난 뚤라족이거든!

 

ㅇ : 저도요! 한 번 뚤라족은 영원한 뚤라족! 지리산 전역의 뚤라족 만세! (다른 부족들도 화이팅!)

 

 

 

 

글 쓴 사람. 지읒이응

네 살 된 바둑이라는 강아지를 같이 키우고 있는 양지영과 정진이가 함께, 번갈아 씁니다. 때때로 루미큐브를 목숨을 걸고 합니다. 각자 어쩌다 흘러들어온 하동에서 이제는 함께 어떻게 잘 살아볼까 궁리하며 지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