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변화기록원[구례] [칩코와 구례이웃생물들] 17화_ 모두가 섬진강만한 품을 갖지는 못하겠지만

2022-12-27

 

 

 

 

 

은주쌤은 섬진강변에 자주 선 분이었어요. 섬진강변이 아닌 곳에서도 섬진강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섬진강이 두런두런 흘러가는 구례. 섬진강은 제 둘레에 있는 구례의 모든 생물을 품어주지만 모든 생물이 섬진강만한 품을 갖지는 못하겠지요. 

 

 

“모든 곳에 비닐이 수없이 걸려서 나무를 칭칭 감고 있었어요. 나무를 완전히 감았어요. 이 비닐이 바닥에도 너무 많았어요. 정말 너무 많은 쓰레기가 섬진강을 가득 채웠어요. 진짜 저는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은주쌤의 품속에 섬진강이 흐르기 시작한 것은, 쓰레기가 섬진강변에 발 디딜 틈 없이 밀려온 섬진강 수해 직후였습니다.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군에 건의했더니 강변의 크고 작은 버드나무까지도 모조리 밀려났던 그해. 은주쌤이 '섬진강 시민산책단'을 기획한 첫 페이지에는 쓰레기로 뒤덮인 모래톱이 있던 것이죠.

 

 

수해가 날카롭게 섬진강을 덮친 지 두 해가 흘렀어요. 제방을 높여 수해를 방지한다고 모든 섬진강 지천마다 포크레인 바퀴자국이 선명한 올해. 바짝 마른 강이 바닥을 드러내고 모래는 자꾸 어디론가 사라지는 풍경. 동짓날 밤처럼 길고 긴 섬진강의 상처는 아물기까지 까마득해 보입니다.

 

 

“임실납자루, 모래주사, 다묵장어…  다묵장어를 마산천에서 봤다는 사람도 있어요. 구례의 주민들과 아이들하고 같이 (보호생물종) 물고기를 찾아보고 싶어요. 섬진강에 포크레인이 들어와서 마구 헤치는 것을 막으려면 이런 물고기를 빨리 찾아봐야 될 것 같아요.”

 

 

그러나 동지가 지나면 해가 길어질 일만 남았다는 것을 알아요. [칩코와 구례이웃생물들] 마지막화, 올해의 끝자락에서 은주쌤과 마주앉은 건 우연이 아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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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만든 사람. 칩코

아침에 토마토를 먹고 토마토와 하나가 된 사람. 내가 내뱉은 숨을 지리산이 들이키는 바람에 지리산과도 하나가 됐다. 하나라고 저절로 조화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요가 할 때 팔다리가 따로 노는 것처럼 아직은 지리산과 따로 놀 때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