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지리산쌀롱/기록] 7/28 “기후정의”가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2022-08-08

7/28 “기후정의”가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2022년 7월 28일 목요일 14:00

@남원시 산내면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

 

 

발제 | 광주기후위기비상행동 이민철 정책거버넌스 위원장

발제 | 광주 협동조합이공 김지현 이사 (공공활동기획자)

진행 | 남원 자원순환마을 지리산산내리빙랩 권선미 활동가

 

기획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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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자원순환마을 지리산산내리빙랩 권선미 활동가 

 

여러분은 ‘지리산쌀롱’이라는 표현을 들었을 때 어땠는지 궁금하다. 저는 둘러앉아서 적당한 알콜과 함께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는 이미지가 떠올랐다. 오늘 초청한 두 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드는 의문점이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다. 첫 번째로 광주기후위기비상행동에서 활동하시는 이민철님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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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후위기비상행동 이민철 정책거버넌스위원장 

(광주시 탄소중립추진단 위원, 광주시 기후위기비상본부 위원)

 

20대 때 처음 버스를 타고 실상사에 오면서 인연이 된 산내였는데, 요즘은 광주 말고 가장 많이 다니는 곳이 됐다. 저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이라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중에서 ‘정책거버넌스’라는 파트를 맡고 있는데, 시민사회와 광주시, 자치구, 의회가 함께 정책을 만들고 협의하는 일들을 담당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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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정의와 미래 세대의 자유권

 

이곳 들썩에서 이야기를 전해달라는 제안을 받고서 ‘기후정의가 지역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주제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답변부터 말하자면 바꾸지 않기가 어려울 것 같다. 바뀔 수밖에 없다. ‘기후정의’는 ‘기후정치’에 가까운 말이라 생각한다. 기후로 인해 나타나는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의 관점에서 기후정의는 사회적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기후재난으로부터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일이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탄소 중립이라는 전환의 과정에서 탄소 기반 산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있을 것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부담을 미래세대로 넘기는 것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국내에서도 현재 기준 청소년을 중심으로 4건의 기후소송이 제기되었다.) 판결문에 이는 다음 세대의 자유권을 침해한다는 말이 있다. 거기서 말하는 ‘다음 세대의 자유권’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기후위기와 인권의 문제에서 왜 자유권이라는 말을 썼을까 궁금했다. 생각해봤을 때, 지금의 40~60대는 정치·경제·사회 활동을 하는 데 온실가스로 인한 제약이 없었다. 그러나 현세대는 온실가스에 대한 제약 없이 다음 세대에게 빚을 물려주지 않을 수 있을까? 다음 세대에 자유가 있을까? 기후불평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부자 나라들과 이전 세대가 기후문제를 일으켰는데, 그로 인한 피해는 가난한 나라와 다음 세대가 지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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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정의를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

 

기후정의는 인간의 능동적인 행위를 중심으로 한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현 상황을 봤을 때 변화가 어디에서 올 것인지 생각해봤다. 시민의 힘으로 기후정의를 바꾸거나, 아니면 기후재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변화로 밀려나는 두 가지 상황이 예상된다. 그런데 시민운동은 힘이 약화 되어있고, 올해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이후로 현재는 국가 에너지 정책이 원자력 발전을 이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자체장들은 코로나로 참고 참았던 개발사업을 사방에서 터뜨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시민)가 지역을 변화시킨다고 했는데, 남원이라고 하는 지역을 변화시키는 동력은 정치인과 관료, 지자체 의원, 시민사회들이 있겠다. 도시 같은 경우는 기업들도 그중에 포함되어 있다.

 

저는 그들을 ‘파워 그룹’이라고 부르는데, 먼저, 그런 파워 그룹들이 기후위기에 관심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기후가 지역을 바꾼다고 했을 때, 파워 그룹이 기후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기후정의나 탄소중립이나 온실가스 감축 등 무언가를 실행해야 한다. 시민사회 운동을 하는 사람 중에도 기후문제에 그렇게 관심 없는 분들도 많다. ‘내가 하루 중 기후위기를 위해서 몇 시간을 쓰고 있지?’라고 생각해보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한 질문에 답을 내려보면, 굉장히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나마 광주의 사례에 대해서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건 그동안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변화도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지역의 파워 그룹이 관심이 없다고 해서 끝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외부에서 오는 힘이 있다. 국제적인 압력이다. 선진국은 통상적이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우리에게 압력을 주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엔 ‘2050 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한 사례가 있다. 발표문에 우리가 하고 싶지 않아도 국제사회가 요구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썼다. 우리나라의 발표 이전에 중국과 일본이 발표했다. 이렇듯이 정치계와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국제적 압력이다. 

 

만약 국내에서 오는 변화가 없다면 어디서 동기를 발견할까? 제 생각엔 기후재난과 국제적 압력이다. 이 둘은 갈수록 힘이 세질 것이고, 내부의 파워 그룹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랬을 때, 지역은 (변화에 맞물려서) 또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아이디어와 방향을 알고 있어야 한다. 식생활, 자원순환, 탄소중립 같은 문제들을 끌고 나가야 할 때 그런 활동을 해줄 주체가 지역의 기후위기비상행동 같은 시민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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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위기와 녹색전환

 

광주에서 기후위기선포식을 했을 때가 생각난다. 많은 사람이 왔었고, 그때 시장이나 국회의원들이 시민들이 기후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게 해준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기후운동의 가장 큰 동력은 시민이다. 정치계는 크게 관심이 없다. 그렇다면 시민의 공감대를 어떻게 이슈화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첫 번째는 기후위기비상행동을 조직하는 것인데, 매주 금요일에 금요행동을 했었다. 기후위기 운동이라는 것은 도시 전체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저는 30년간 도시의 녹색전환 작업을 했다. 크게는 기후위기 전체 행동으로, 또 세부적으로 분야별 거버넌스를 통해 사람들을 엮고 실현하는 작업을 거쳤다.

 

또 하나로는 탄소중립 거버넌스다. 시장, 교육감, 상공회의소 회장, 시민사회 대표 등 추진단을 꾸리고, 분야별로 탄소중립 거버넌스를 구축했다.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일을 하다가 뒤통수를 맞은 경험이 너무 많았다. 예를 들어 어떤 위원회를 만들었는데 연간 두어 번의 형식적인 회의만 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이땐 ‘기후위기 비상본부’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은 15명으로 구성되었는데, 광주시에 관련된 핵심 국장들과 시의원, 기후위기비상행동 활동가, 기후위기 전문가가 모여서 매주 월요일 회의를 통해서 추진위의 과제와 활동을 점검했다. 이렇게 했음에도 속도는 나지 않았다. 가장 속도가 나지 않는 분야는 교통이었다. 전국에서 자가용 이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가 광주이다. 이 말은 곧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는 말이었고, 파리처럼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주차장 면수를 줄이고 공원을 만드는 등의 작업이 필요한데, 이 작업은 시장이 결단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시민들의 삶에 즉각적인 변화가 있는 일이라 그들의 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공감과 실천이 필수적인 분야는 변화가 더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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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소중립정치 정책 추진 구조

 

탄소중립도시로 가기 위해 크게 에너지 전환, 인프라 전환, 사회적 전환, 회복력 증진 네 가지를 중심 요소로 봤다. 이 중 기후위기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전환이다. 세부적으로 재생에너지, 건축의 에너지 효율화, 수송 문제(녹색 교통, 친환경 교통수단)같은 것들이다. 또, 회복력 증진은 도시가 탄소중립화 된다고 해도 기후재난이 앞으로 30~50년은 더 갈 것이기 때문에 그것으로부터 기후재난에 취약한 사람들을 어떻게 보호하고 지원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세 번째, 사회적 전환은 자원순환과 관련된 순환경제, 식생활 개선의 지역 먹거리, 공공 일자리나 사회적 경제 등 전략적 일자리문제를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전환은 도시 공간, 산업, 공공 인프라처럼 RE100으로 대표되는 분야다.

 

이 중에서 중요하게 본 것은 ‘산업’ 영역이다. 도시의 산업 분야는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와 관련 있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개발 광풍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녹색 일자리, 기후 일자리와 관련된 일을 하반기에 집중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 ‘CCC(기후변화위원회)’정책을 통해 기후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데,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을 끌고 나가는 시민들의 공감대와 힘이다. 

 

기후조례를 만들면서 강제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기후영향평가와 기후인지예산제도를 조례에 넣어뒀다. 그런데 통과되지 못했다. 이런 강제적 방법이 없으면 변화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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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민과 지자체의 협력으로 이뤄지는 기후위기 대응

 

사람들은 기후문제를 환경단체만의 문제로 생각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환경단체가 아닌 사람들을 모아서 시작해봤다. 그것이 <그린뉴딜 광주판짜기 100인의 원탁>이었다. 실제로 1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모여서 힘을 모았고 2020년부터는 금요행동을 시작했다. 처음엔 시청 앞에서, 다음은 교육청, 구청, 마을 행정복지센터 앞까지 진행했다. 이것을 시작하게 된 것은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행동도 있었고, 또 한 가지는 어떤 운동이든지 사람들이 시간을 쓰지 않으면 그 이슈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었다. 기후위기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하고 있더라도, 자신의 시간을 쓰지 않으면 그 생각은 발전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시간은 함께 서 있으면서 행동해야 기후에 대해 조금은 고민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광주시민 선포식을 했고, 2020년 3월 1일 ‘광주기후위기비상행동’을 시작했다. 국회의원 후보와 정책회담을 하면서 ‘국회 기후위기 비상선언 결의안 채택’, ‘기후위기 대응법 제정’, ‘국회 기후위기 대응특위 설치’ 3가지 공약을 협약했다. 또 하나는 광주시에 기후위기 대응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 45%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도시를 명문화할 것을 권고했다.

 

광주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던 것은 공부 모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주 오전 7시 30분에 모여서 세미나를 했다. 고된 시간이었지만, 덕분에 아침 7시 30분 모임이 많이 늘어났다. 이렇게 공부하고 전문가를 초청해서 세미나를 하니 처음엔 국장이나 시의원들이 싫어했지만, 같이하다 보니 서로 연대감이 생겼고, 어떤 방향으로 정책을 만들어가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 그중에서 광주가 할 수 없고,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은 국가에 요청했다. 2020년 8월 19일에 ‘광주공동체 기후위기 비상사태 공동선포식’을 했다. 광주 종교기관, 시의회, 교육청, 상공회의소 등 지역 주체들이 모였고 광주시장은 2045년까지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선포했다. 사실 탄소중립도 어렵지만 바다와 바람이 없는 곳에서 에너지자립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다음을 준비할 수 있을까?

 

또 우리는 환경국이 아닌 산업국과 이야기를 했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이 산업 분야이고, 산업이 변하지 않으면 에너지 정책은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광주 산업단지 내 자전거 전용도로에 대한 이야기를 알리고, 광주시장과 함께 자전거 타기 행동도 했다. 이것이 가장 상징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어려운 변화라고 생각했다. (지역 내 파워 그룹이 관심가지게 하는) 이것을 해결하면 다른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자전거 수송분담률 1%를 5%로 향상하는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의 ‘그린뉴딜 특위’가 노력을 많이 했다. 시의회와 시민사회가 행정을 압박하고 변화시켜간 과정이었다. 이번 선거 이후 함께 활동했던 시민들이 좀 더 의회로 들어가게 됐다.

 

함께 공부할 당시 주제가 ‘그린뉴딜, 기후위기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가?’였다. 동시에 이것이 그린워싱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기후위기 타개를 위해 국가 대규모 예산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린뉴딜이라는 단어는 그린워싱의 대표격이 되었다. 그러나 어떤 단어를 쓰는지에 관련 없이 누가 행위의 주체가 되는가가 중요하다. 이 주체는 정부와 기업인데, 지금 이들은 관심이 없다. 지금은 그린뉴딜 수준도 아니고, 녹색성장 수준이다. 기후특위를 만들어서 청별로 정책을 만들었다. 교육청에서는 기후위기 비상행동 실천단을 출범했다. 교사, 학부모, 청소년이 기후위기 실천단을 만들면 예산을 지원해주는 방식이었다. 각각의 실천에 대해 재미있는 실천들이 많이 나왔다. 

 

작년부터는 이런 운동이 뿌리를 내리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마을로 찾아가는 기후행동’, ‘광주 에너지전환마을 2045’의 일환으로 에너지전환마을 거점 공간을 지원을 통해 작은 전환을 만들고, 주민들은 커뮤니티 센터로 사용하면서 협동조합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에너지전환마을 지역구별로 매주 기후행동을 하고 있다. 현재는 공원, 교육, 식생활의 전환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땅이 없다는 것이다. 공공부지를 못 찾았다. 최근에는 방음벽이나 공용주차장에서 태양열 발전을 설치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것도 부지가 작지 않아 쉬운 문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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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며

 

기후위기 비상행동 발대식 이후 벌써 2년을 실천해왔고, 시민사회를 끌고 나갈 수 있는 힘도 만들었다. 또한,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마을에서, 기후에너지 문제의 일자리 등 고민도 넓어졌고, 관심 있는 정치인도 늘어났다. 활동의 폭과 성과도 늘어났다. 그런데 가장 큰 어려움은 정부의 방향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초에 국가계획, 광역도시계획, 기초자치단체계획이 나올 텐데, 국가계획에 따라 광역권과 기초자치단체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 원전에 대한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우려된다. 이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환경 분야에서는 후퇴하고 있는데, 그것에 대응할 수 있는 힘도 있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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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시간이 지났는데, 한 분도 안 가셔서 다행이다.(웃음) 김지현님의 발제 이후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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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협동조합이공 김지현 이사 (공공활동기획자)

 

카페이공에서 활동하는 김지현이다. 발표를 준비하면서 이공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굉장히 많은 광주의 시민단체들이 어떤 일을 할 때, 저는 ‘이렇게 만들면 더 좋겠는데…’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있었다. 그래서 활동할 때 약간의 기획을 더하기 시작했고, 나중엔 친구가 “너는 활동가야? 기획자야?”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 점에서 ‘공공활동기획자’라는 타이틀을 만들어줬다. 나의 활동이 더 다정하고 쉬운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면 좋겠다고 친구가 지어준 조어다. 활동과 기획으로 만들어진 타이틀이 저의 정체성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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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한 공간에서 이로운 공간으로

 

이공은 2016년에 만들어져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송정안에서 어떻게 청년들이 재미있게 일하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만들어졌다. 처음엔 ‘이상한 공간’이라는 말의 줄임말로 시작했는데, 그러다 기후위기 대응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리만 좋은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함께 좋은 이로운 공간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나는 쓰레기 문제에 관심 있던 활동가였는데, ‘재활용품과 미세플라스틱 같은 문제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일회용품 없는 일상이 가능할까?’ 같은 질문이 있었다. 그것에 대한 실험이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였다. 이미 호주나 발리에서는 벌크로 물건을 팔거나 제로웨이스트샵을 운영한 지 오래되었고, 서울을 비롯한 다른 대도시에도 제로웨이스트샵이 많이 생기고 있었는데 광주에는 도통 생길 기미가 안 보였다. 그러면 작게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실험이 제로웨이스트샵의 시작이었다.

 

우리부터 부담을 내려놓고 작게 시작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한걸음가게’라는 이름의 제로웨이스트 팝업스토어를 했다. 우리가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시작해보세요’였는데, 다양한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과 제품이 여기에 있으니 작게라도 실행해보라는 이야기였다. 이 활동을 하면서 ‘개인들이 해보니 바뀌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그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그때마다 ‘어쨌거나 개인의 실천을 시작하는 공간, 옆에서 찔러주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답변해왔다. 그런 개인들이 세력화되었을 때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든 광주시민들이 플라스틱 칫솔을 대나무 칫솔로 바꾼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며 굉장히 작은 공간에서 포장 없는 제품, 제로웨이스트 제품 70여 종을 소개해두었다. 팔리지 않는 제품도 있지만, 세상에 이런 대안 제품들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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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동네 회수센터

 

우리는 웬만한 것은 다 재활용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은 재활용이 안 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그래서 물건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쓰는 방법으로 45일간 우리동네 회수센터 팝업을 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플라스틱 뚜껑과 쇼핑백, 종이팩 등을 가져왔다. 45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불안이 있었는데, 오히려 내가 살이 빠질 정도로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학교와 마을공동체, 생협에서도 단체 견학을 많이 왔다. 숫자를 세보니 약 2천 명의 사람들이 왔고, 단체그룹과는 80회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사실 참여할만한 거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원하고 있었다고 말이다. 

 

한걸음가게의 미덕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만만함’이었다. ‘이 정도는 우리 공동체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마음을 전달해주길 바랐다. 이후에 수거하는 공간은 곳곳에 정말 많아졌다. 한걸음가게 팝업 운영을 통해서 ‘우리가 궁금한 것은 직접 실험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이곳이 ‘물건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이 사실이 처음엔 자본주의와 결부되어서 ‘새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활동)하는 게 (내 가치관과) 맞나?’ 하고 힘들었는데, 생각해보면 환경운동에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고 해서 바로 환경단체에 뛰어들긴 어렵지 않나. 그래서 카페이공에는 주로 궁금해하는 사람이 찾아온다. 손님을 척 보면 단순히 카페 손님인지, 아니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 안다. 물건이라는 것이 새로운 사람들에게 말 걸기를 시도하는 수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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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걸음가게 그 후

 

나는 처음엔 카페이공에 공간임차로 들어간 사람이었고, 한걸음가게를 통해 광주의 첫 제로웨이스트샵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단순히 샵을 운영하는 게 아니라 운동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카페이공도 처음엔 일회용컵을 이용한 테이크아웃 매출이 절반 이상이었기 때문에 매출과 가치관이 충돌하고 있었다. 그러다 협동조합 이공이 제로웨이스트샵과 카페를 맡게 되면서 서울의 보틀팩토리 대표님과 이공 대표님을 만나게 했다. 보틀팩토리에서는 테이크아웃을 원하는 시민에게 보증금 없는 텀블러 대여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이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 우리의 중심원칙이 새로워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깨달음이 왔다. 

 

우리의 핵심가치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지역사회에 좋은 모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오시는 분들의 불편함보다는 중심가치를 지켜나가는 방식으로 룰을 변경했고, 텀블러를 이공에서 빌려서 이공으로 반납하는 ‘보틀클럽’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런 내용이 기사로 나왔고, 우리는 이제 되돌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웃음) 실제 보틀클럽 이용자는 2021년 기준 600명, 1080개 정도였다. 이제는 실제로 카페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안내하면, 그럼 먹고 가겠다고 대답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또 텀블러로 테이크아웃을 해보지 않은 시민도 굉장히 많았다. 

 

텀블러를 장기대여 해준 사례도 있다. 회수에 방점을 두다 보면 우리의 초심을 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원칙을 중시하기로 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탄산수는 플라스틱 용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탄산수 제조기를 샀고, 커피도 비닐 포장이 아닌 벌크로 산다. 화장실에는 소창 수건을 걸어서 마감 때 깨끗하게 빤다. 포장지도 버리지 않고 손님들이 물건을 싸갈 수 있게 했는데, 이런 노력들 덕분에 이제는 마감 시에 쓰레기가 많이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하나하나 카페 팀과 얘기해가면서 바꾸고 있다.

 

새롭게 추가한 실험은 세제리필 시스템인데, 샴푸, 세탁세제 등 일상생활 세제 등은 새롭게 살 수밖에 없으니 플라스틱 통 없이 리필할 수 없을까 고민한 지점이었다. 이 부분으로 내부에서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하게 이야기를 했다. 또 웬만하면 지역생산품을 쓰고 싶었다. 때마침 광주에 EM을 생산하는 업체가 있었지만 벌크로는 생산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줄기차게 문을 두드려서 20L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전국 제로웨이스트샵으로 납품하는 인기제품이 되었다.

 

그리고 작년에 이슈가 되었던 것이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자격증 문제였다. 단순 비누 소분이나 세제 소분 판매에도 이 자격증을 보유한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를 두어야 한다는 지침이었는데, 문제는 이 시험의 합격률이 7% 정도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작년 서울 알맹상점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를 했고, 식약처와 환경부에서 2년 정도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없는 리필매장) 시범사업을 제안받을 수 있었다. 호남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카페이공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 5개월 되었는데 내년까지 문제가 없다면 전국의 제로웨이스트샵에서 화장품을 소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덕분에 엄청난 책임감으로 세제 소분을 하고 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지역 제품을 더 늘릴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한 예시로) 광주으 한 자활센터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아크릴 수세미를 만들고 있었는데 삼베수세미로 소재를 교환하면 카페이공이 판매를 맡겠다고 했다. 처음엔 플라스틱 수세미에 비해 만드는 과정이 어려워 재활센터 생산자분들의 불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매출도 늘었다고 한다. 식물 수세미도 판매하는데 이공에서는 수세미를 소개할 때 ‘이름을 뺏겨버린 식물’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식물 수세미도 광주지역의 농부님들에게 받아서 판매하고 있다. 

 

사실 가게 입장에서 회수센터는 마이너스다. 공간의 한계 문제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런 실험을 하면서 새로운 질문을 큐레이션하고 그 질문을 이용자들에게 던져준다. 회수센터를 하면서 양육자와 아이가 함께 재활용품을 가져와서 통에 넣는 걸 본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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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공간에서 시작되는 변화

  

카페이공은 어쩌면 여전히 이상한 공간일 것 같다. 누군가는 본인의 마을에서 종이팩을 모아보거나 제로웨이스트샵을 차려보려고 할 수도 있다. 이 공간 안에서는 다양한 만남이 있고, 때로는 다정하게, 때로는 사나운 이야기가 나오는 공간이기도 하다. 저희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영업을 하는데, 지난주 화요일엔 지역발달장애인 단체에서 리필 체험을 했고, 최근엔 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업종 변경을 고민하는 분도 계셨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변화들을 실천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이를테면 일회용컵으로 테이크아웃을 했다면, 그렇게 한 나의 선택에 대해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활동을 하면서 많은 사람이 모이는 모임에서 플라스틱 물병 사용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마도 (모임 준비 과정에서) 불편하지 않은 선택을 한 걸 거다. 자원순환과 쓰레기 문제는 기후위기 이슈 우선순위에서 언제나 찬밥이다. 그러나 쓰레기 문제는 또 다른 기후위기 이슈로 점프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일회용 물병을 위해 공장이 필요하고, 노동력이 들어간다. 애초에 이것들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나올 수밖에 없다면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쓰레기 문제는 단순히 폐기가 아니라 생산과도 연결되어있다. 몇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면 한걸음가게 오픈 때 먼 곳에서 사람들이 오는데 단체에서 기념품을 요청하셨다. 기념품 쓰레기 문제로 치열하게 고민했는데, ‘감사’의 의미를 담아 신문지에 감과 사과를 담은 다과를 기념품으로 드렸다. 그날 오신 분들은 이것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셨다. 이렇듯 쉽진 않지만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의 시간과 나의 품을 내는 것, 앞서 이민철님이 말씀하셨던 한 시간 동안 나의 시간을 내서 피케팅 하는 것과 같이 수고스럽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모인 곳에서 일회용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여기에 많은 회의에 가시는 분들이 있다. 거기에서 다과와 기념품 등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요청하고 여기에서 만들 수 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 마을에서 변화할 수 있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마을이라는 것은 지리적 마을이 아닐 수 있다. 새로운 질문을 던질수록 재밌는 이야기가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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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팩은 종이가 아니다'라고 쓰인 카페라떼클럽의 캠페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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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팩 이야기

 

‘종이팩이 종이가 아니라고?’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그러다 종이팩이 화장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카페에서 우유 음료를 많이 쓰니 카페에서 회수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카페나 베이커리 등 가게에서는 종이팩을 씻고 자르고 말리면, 주민이 수거를 하고, 거점 공간(커뮤니티센터, 노인정, 집 등)에 모아뒀다가 행정복지센터에 교환해 이렇게 교환된 화장지를 마을에 필요한 곳에 나누는 회수 시스템을 생각했다. 이 방식으로 양림동과 송정동에서 21개 카페 대상으로 5주간 실험을 진행했고, 4천 개의 종이팩, 120롤의 휴지를 모아서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19년의 실험들에서 2020년에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이 시스템을 다른 마을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우리 지역에서는 종이팩의 분리배출과 재활용이 어떻게 되고 있을까’라는 확장된 관심이었다. 그렇게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광주청소년삶디자인센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발달장애인 청소년 커뮤니티 ‘시나브로’와 같이 이 시스템을 실험했는데, 이곳에서는 양육자와 청소년이 함께 종이팩을 씻고 말리는 과정을 담당했다.

 

이러한 실험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리면 전국적인 움직임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카페를 통해 수거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종이팩이 버려지고 있다. 그러니 누군가는 제도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을 때 누군가는 종이팩 자원순환 실험을 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카페 사장님과 손편지를 주고받는 작은 공동체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같이 마을에서 사는 게 된다. 이 활동이 종이팩 수거함 조사로 이어져 온라인 맵핑되었고, 광주 각 행정복지센터 종이팩 교환사업 모니터링으로도 이어졌다. 전수조사를 위해 97개 행정복지센터를 모두 방문해 종이팩을 교환해봤는데, 97곳 중에 ‘감사합니다’라고 했던 행정복지센터는 단 한 군데였다. 이후에 시민들을 자원순환활동가로 인정하라고 행정에 촉구하기도 했다. 

 

교육자료를 만들고, 궁금해서 답답한 곳은 그냥 현장에 가봤다. 멸균팩 수집업체도 가봤다. 사실 재생 화장지를 만드는 기업들이 굉장히 영세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화장지 발주처의 납품 요건에 ‘화장지의 재료는 천연펄프 100%를 사용해야 한다’는 항목이 명시되어 있어서 재생 화장지 업체는 아예 입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모두 현장에 찾아가 보면서 알게 된 것들이다. 이렇게 몸을 움직이면서 배우는 경험치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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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팩의 순환과 재활용을 고민하며 만난 질문들

 

  1. 종이팩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나? 종이팩의 시작을 왜 감각하지 못하는가?
  2. 그동안의 자원순환 활동은 무엇에 집중했나?(‘자원’이라는 단어의 일방성)
  3. 왜 그동안 쓰레기의 여행을 궁금해하지 않았을까?(단절)
  4. 쓰레기는 언제부터 쓰레기였을까?
  5. ‘쓰레기’가 쓰레기로 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도시와 농촌의 차이)
  6. 내 손을 떠난 쓰레기는 어떤 존재들과 만날까?
  7. 쓰레기와 땅, 생명들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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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며

 

이런 활동을 하면서 “이렇게 해서는 안 변해, 구조를 바꿔야지”라거나 “소꿉놀이는 그만해라”, “개인의 실천보다 제도 변화에 힘써야 하지 않나.”, “변화시킬 수 있는 위치로 가라”는 말들에 저항해왔다. 우리끼리 무엇이 중요한지 안 따졌으면 좋겠다.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저는 제 활동을 ‘저항의 소꿉놀이’라고 부른다. 최근 눈에 들어온 사진이 있는데 광주 송정 지하철역에서 모두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갈 때 활동가 한 분이 계단을 올라가는 사진이었다. 그동안 저는 에스컬레이터가 움직이고 있을 때는 함께 올라타는 선택을 했는데, 이때 이후로 계단을 많이 사용한다. 이것은 감동과 연결된다. 여러분들이 어떤 활동을 하건 응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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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을에서 자원순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지현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힘이 되고 공감도 됐다. ‘우리 지역에서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어떻게 더 다정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질문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갔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제는 참가자분들이 자유롭게 드는 질문이나 활동에 있어서 참고되었던 이야기들을 나눠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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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성과를 만드는 데 집착한다. 전기에너지가 내 분야다 보니 ‘성과’라 하면 그 스케일이 크다. 이것이 경제적인 것과 묶여서 해석되다 보니 오롯이 내가 체감해내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 생활을 마치고 작은 일상으로 되돌아왔는데, 오늘 얻은 것이 많아 이 자리에 잘 왔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우려는 이민철님이 말씀하신 것 중에 그린뉴딜 이야기다. 정권은 언제든 바뀐다. 여기에 (정책방향의) 본질은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시민들의 삶도 변화가 없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지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전도 탄소중립 구현에 있어서 원전을 좀 더 활용해야 한다고 이해한다. 정치 논리나 네이밍으로 접근하면 편 가르기가 되는데, 그린 이코노미에 원전 정책의 수명이 연장된다고 이해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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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이야기 잘 들었다. 이민철님에게 질문하고 싶다. 광주와 남원은 인구와 상황이 굉장히 다르다. 기가 많이 죽었다(웃음) 남원에서는 탄소중립과 관련되어서 이번 지방선거 전에 다섯 가지 정책제안을 했다. 첫 번째가 탄소중립조례를 만든다는 것인데, 광주에서 조례를 만들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궁금하고, 그 첫 단계로 무엇을 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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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분이 말씀하신 내용은 공감한다. 우리나라 언론은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다루기 보다 결과만 다루기 때문에 이 사안은 좀 더 지켜보는 것으로 하면 좋겠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새 정부의 탄소중립 방향은 굉장히 암울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조례에 대해서는 최대한 우리가 하는 활동을 조례에 넣으려고 한다. 조례를 담는 것에 방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활동을 조례에 담으려다 보니 기간이 길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책평가와 인지예산에 신경을 많이 썼고, 광주탄소중립연대 형태로 조례에 넣었다. 추후에 조례를 정리한 박사님이 팀으로 있었다. 활동가 출신 연구자의 마인드는 좀 더 다른 것 같다.

 

마이크 잡은 김에 말하자면, 김지현님 발표 중 ‘소꿉놀이’라는 말은 제가 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기획의 힘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한걸음가게 디자인이나 DP 등 많은 애를 썼다는 생각이 든다. 저희 세대 활동가보다는 새로운 감각으로 활동하는 것 같다. 자원순환문제에 대해 깊게 추적하고 연구하는 활동가는 있지만, 정책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소꿉놀이라는 표현을 썼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발견할 수 있는 감각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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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유익한 시간이었고, 저는 절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데, 절에서는 일회용 생리대도 못 쓰게 했다. 최근에는 젊은 스님들이 일회용에 익숙해지고 있다. 지리산에 올 때만 해도 환경 관련에서 무언가를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골 분들의 환경의식에 대해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무언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역주민이 변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대로 흘러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절집에도 이런 문화를 반영해야겠다. 저는 나비효과를 믿는다. 내가 변해야 남들도 변한다는 생각 든다.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고, 내 주변 사람들만 변화시켜도 성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는 사례와 정책적으로 진행되는 사례들에서 느끼는 괴리감도 있다. 산내면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잘하고 있는데,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가 있는 동시에 외면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 그러면서 힘이 빠진다. 메모 중에 ‘저항의 소꿉놀이’를 썼는데, 여성들의 운동을 폄하하는 분들이 종종 있어서 그렇게 쓰셨나, 하고 생각했다. 되게 멋지다. 머리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시간이었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 산내에서 살면서 이런 현장의 기후변화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이런 감각을 환기시킬 수 있는 현장이 오늘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도시와는 다르게 이곳은 지리산 시골이라는 특수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광주와 똑같이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소규모마을에서는 산악열차 등 이슈를 놓고 봐도 찬반으로 나뉜다. 이런 큰 방향을 만들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

 

  • 호기심으로 참석했는데, 광주의 이야기를 들으니 충격적이었다. 정책 분야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외면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먼저 고민하고 실천하고 싶다.

 

  • 교육에 관심이 많은데, 교육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다. 환경 관련 이슈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다 보면, 이 활동이 지속되지 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쓰레기를 만드는 아이들을 본다. 그러면서 일상에서도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카페이공 사례를 통해 아이들도 부담없이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저도 청소년 인권 운동을 했는데, 사회적으로는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다. 이건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이 대학 진학 이후까지 이어졌다. 이런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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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에 온다는 게 긴장되기도 했다. 산내가 주는 가치지향적인 느낌이 있다.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실천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고, 산내에서는 더 재밌는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 지역적 특성이 비슷한 지역들 간의 연대는 없을까? 예를 들면 강원도 시골과 영농폐기물에 관해서 연대하는. 이런 고민도 해본다. 오늘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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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는 일이 30년 동안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2050년까지’라는 기한이 있으니 미션이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제가 사는 광주라는 도시에서 동지들과 함께 이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활동해왔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 해야 할 일들이 훨씬 더 명료해졌다. 

 

또 하나는 이전에 산내에서 오랫동안 만들어왔던 실험들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산내 분들은 더 재밌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는 생명평화적 삶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산내가 오랫동안 지속해왔던 생명평화의 가치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고 느껴진다. 그것은 기후재난이 우리에게 강하게 올 때마다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비유를 들자면 아픈 사람이 삶의 패턴을 건강하게 바꾸는 방법이 있고, 새로운 생명공학에 의존하는 방법이 있다. 생명의 회복과 과학기술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이다. 지금은 과학기술계로 가는 방향이 더 힘이 세다는 고민이 있다. 30년 안에 우리는 마을, 도시, 지역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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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가진 자리에서 생긴 질문들을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것들이 큰 흐름을 만들어보길 기대한다.

 

 

 

 

기록 | 이승현

편집 | 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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