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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변화기록원[남원]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 - 남원문화원 김현식 사무국장 인터뷰

2022-06-02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 

남원문화원 김현식 사무국장 인터뷰

 

글 / 수수와 모모

 

 

남원에 문화원이 있다는 것을 아는 시민은 얼마나 될까요? 그곳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혹시 알고 계신가요? 오늘은 남원시 하정동에 위치한 남원문화원을 방문하여 김현식 사무국장님을 만나 봅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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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문화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간판에는 '문화는 삶을 담는 그릇이다, 남원문화원'이라고 쓰여 있다.

 

 

 

안녕하세요? 사무실이 조용하고 아늑한 게 역시 문화원스럽네요. 

 

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오늘 문화원이야기를 들어볼 건데요, 먼저 남원문화원은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문화원은 지역문화 창달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 특수 공인법인으로 향토문화 보존과 전승, 전통문화 선양, 다양한 문화 행사 개최를 비롯하여 남원의 지역사를 정리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남원시의 지원을 받아 시민을 위한 문화프로그램들을 진행하기도 하고, 지역사들을 조사 연구하여 책으로 펴내 보급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문화원 하면 지역의 문화재를 관리하는 단체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물론 과거에는 문화재에 많은 역점을 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시민을 위한 각종 문화 프로그램 운영과 지역사에 초점을 두고 기록물이나 미처 발굴하지 못한 것들을 찾아 이를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남원문화원에서 진행하는 사업 중 대표적인 사업은 무엇이 있을까요?

 

남원향토대학이라 할 수 있겠네요. 우리 시민이 남원을 해설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매년 하반기에 13회 정도 운영하는데 우리 지역의 문화재뿐만 아니라 인물, 역사, 자연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을 초빙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매년 ‘문화원형 남원’이란 슬로건으로 지역의 자료들을 조사하고 그 결과물로 책자를 발간하는 사업인데, 올해는 바위에 새겨진 글씨들을 주제로 하고 있죠. 그동안 발간한 책으로 마을의 사라져 가는 우물이나 돌 문화, 정자, 산 이름, 설화 등을 조사하여 책으로 발간하여 보급했어요. 지역의 문화 자원들이 사라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정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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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한 망와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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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문화원 향토도서관

 

 

 

학교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 하신다구요?

 

‘찾아가는 문화학교’, ‘남원향토학교’라는 프로그램으로 직접 학교로 가서 학생들에게 지역 문화·역사·인물·자연환경 등을 주제로 매년 다섯 번 정도 진행됩니다, ‘남원향토학교’는 청소년들과 함께 권역별 문화유산 현장을 답사하여 그 속에 담고 있는 역사문화 이야기와 가치를 조명하는 기회를 갖고 있습니다. 

 

또 ‘두드려 만든 가야의 상형 토기’를 5회 진행하는데,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흙으로 토기를 직접 빚는 과정을 통해 가야시대 생활을 체험하고 우리지역 역사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한 만들기 체험이 아닌 건조, 유약 바르기, 굽기 과정까지 거쳐 완성된 토기를 전시하고 도록을 제작하여 훗날 추억물로 남겨질 인기 프로그램입니다. 올해는 시민과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하였습니다. 특히 ‘가야 스쿨 1600’은 가야 시대 고분군이 있는 남원 동부 산악권에 위치한 월산리, 두락리, 청계리를 답사하여 고분 속에 숨겨진 가야의 의미를 듣고, 이곳에서 출토된 청동거울과 환두대도 문양을 스탬프로 제작하여 직접 찍어보는 체험도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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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수정 앞 반선대 각자를 탁본하고 있는 김현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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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문화재지킴이 슈룹의 문화재 보호활동에 앞서 회원들에게 대곡리암각화를 설명하고 있다.

 

 

 

그 외 또 어떤 일들이 있을까요?

 

남원 주 당산제 개최와 자랑스러운 남원인을 선발하는 남원향토문화대상, 어르신 문화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마을사를 중점적으로 정리 해볼 계획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는 것은 결국 미래의 가치를 만드는 일인 만큼 올해부터 마을지 발간 연속사업을 진행합니다. 또한 마을의 특성을 분석 연구하여 변화와 가치를 조명하고 농촌 마을의 문화·환경개선을 통한 문화정체성 회복으로 다시 돌아오는 농촌 만들기에 힘쓰고 있습니다. 남원시 위탁사업뿐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공모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새로운 마을이 조성되거나 새로운 길이 개통되면 그에 알맞은 명칭을 부여하는 남원시 지명위원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관광도시 남원의 위상을 높이는데 있어 춘향관, 남원다움관, 고전문학관 등의 내부 구성에 자문을 주기도 하고 한옥호텔 예촌의 경우에 온돌을 제안한 것도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원은 남원의 중요 시설을 유치하거나 설계할 때 기본적으로 한 번은 거쳐야 할 중요한 자문기관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름 남원문화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죠. 

 

 

 

문화원 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첫 번째로는 문화원의 새로운 시스템이나 활동 폭을 넓히려면 새문화원 건립이 가장 시급해요. 남원문화원에 소장중인 지역 사료들을 전시하고 연구 할 수 있는 공간과 전문 인력, 그리고 다양한 문화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교육실, 250석 규모의 공연장, 지역사 전문도서관, 스마트 역사관 등을 갖추어 남원문화원이 지역의 문화허브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요. 사업 운영과 추진에 따른 예산적 열악함이야 굳이 말 안 해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고요.

 

조사를 다니다 보면 사비를 써야 할 경우도 많아요. 문화원사업이라는 게 단순하게 한 해로 마무리되는 게 아니어서, 머릿속에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를 미리 구상하여 3~4년을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물을 1년 사업으로 추진하기 때문이죠.

 

 

 

문화원 일 외에도 개인적으로 지역 활동에 많은 참여를 하고 계신다구요? 

 

국사편찬위원회 남원시 사료조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민간사료조사위원과 남원시가 운영하는 지명위원회, 공공조형물심의위원, 남원향토박물관, 남원다움, 청소년 문화의 집 등 운영위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에도 도움을 주고자 남원시농촌종합지웬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촌활력 포럼에 참여하고 있으며, 문화재 자원봉사단 ‘남원문화재지킴이 슈룹’을 이끌며 매월 문화재주변 환경정화활동을 펼치고, 한국해양환경보호 남원지부회원으로 지구환경보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추가적으로 더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사람들이 문화원 문턱이 높다고 하거나 보수적이라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방문해보면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는 반전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문화원이 특수한 곳이라 생각하거나, 직접 이해관계가 성립되지 않으면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 시대 흐름일 수도 있겠고요. 초창기 문화원은 정부의 홍보를 대신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의 문화원들은 주민의 삶 속에 녹아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하고 있어요. 문화원은 지역과 문화의 다양한 가치를 담는 곳이다 보니 때로는 사업 준비를 위해 문화 환경을 파악하느라 문화원을 찾기도 합니다.

 

문화원은 남원의 다양한 기록물들과 책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무실이 3층에 위치해 어르신들의 이용에 불편함은 있지만, 많이 찾아 주시고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특별히 남원의 문화명소를 좀 추천해 주시겠어요?

 

 

개인적으로 자연을 좋아하다 보니 문화명소도 자연과 연관되는 곳을 추천하게 되는데요. 첫 번째로 산내면 장항리 람천변에 있는 퇴수정을 추천합니다. 퇴수정은 조선 후기 선공감을 지낸 박치기가 벼슬에 물러나 1870년 지은 정자로 매우 아름다운 곳입니다. 두 번째는 산동면 목동 마을에 있는 정자 제간당입니다. 이곳은 조선 중기의 학자 김화의 별서 공간으로 주변의 기암괴석이 일품이죠. 옛사람들이 좋은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정자를 짓고 시를 읊는 장구지소로 삼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운봉의 삼산리 소나무 숲과 대산면 신계리에 있는 신계리 마애여래좌상인데 남원의 문화적 깊이를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네. 남원문화원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 김현식 국장님이야기도 좀 들려주시겠어요? 남원에서 나, 김현식은 어떤 사람이다?

 

여러 가지 직업을 경험하고 문화원에 근무한 지 벌써 13년이 되었네요. 학문적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지역의 장소에 대한 전문성은 나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남원을 찾는 사람들이 가고자 하는 장소에 동행해 줄 수 있는 역할은 해 줘야 되지 않겠어요?

 

문화원은 문화의 마지막 보루와 같은 곳입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해답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마지막에 찾는 곳이 문화원이죠. 그래서 문화원은 전문성도 필요하겠지만 길 안내자 역할이 중요합니다. 나를 통해 쉽게 길을 찾는다면 참으로 보람된 일이겠지요. 문화원의 좋은 안내자 역할을 위해 항상 충실히 연구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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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만난 남원문화원 김현식 사무국장

 

 

 

남원문화원과는 어떻게 인연이 되었고 기억에 남은 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전 남원문화원 이석홍 사무국장님과 오랜 시간 함께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와 소통하게 되었고 지역 언론에 10여 년간 몸담으며 문화 중요성을 알게 되었죠. 한편으로 남원의 기록문화가 취약하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사무국장 공모를 통해 이곳 근무를 시작하였고, 사라져가는 남원의 다양한 역사 문화기록에 중점을 두고 많은 정성을 쏟아왔습니다. 근무 첫해에 문화재청이 주최하는 한문화재 한지킴이 전국대회를 유치하여 문화재지킴이 유공자 단체상을 수상했고, 개인적으로는 2018년에 제33회 전국향토문화공모전에서 ‘남원의 석불문화, 석불 추적보고’라는 주제로 문화체육관부장관상을 수상했는데 발로 뛰며 열정을 불사른 결과라 할 수 있죠. 

 

2019년에는 정유재란 때 끌려간 베 짜는 소녀의 이야기를 추적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 했는데, 일본 고치현의 가미가와구치마을과 남원의 조사활동을 상세하게 기록하여 영상물로 제작했던 과정들이 기장 기억에 남습니다.

 

 

 

유년기의 꿈과 이야기도 좀 들려주시겠어요?

 

생각해보니 중학교 때 꿈이 농수산부장관이었어요. 희한하지 않아요. 대부분 사람들은 경찰, 대통령, 선생님, 군인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이었겠죠? 그러데 더 큰 꿈은 농부여서, 농부가 못 되면 농수산부장관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니 좀 엉뚱했죠? 한여름 하교 길에 산등성이에 목화솜처럼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구름을 좋아했고 진한 향기에 꽃송이가 탐스러운 아카시아를 좋아했답니다. 아카시아 꽃은 꿀벌들의 밀원이죠. 예전에는 청을 만들거나 과자처럼 튀겨서 먹기도 했는데, 왠지 나를 끌어당기는 묘한 힘이 있어 껌도 아카시아껌만 좋아했어요. 

 

 

 

앞으로 어떻게 지내고 싶은지, 특별한 계획이 있으실까요? 

 

아마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데 까지는 열심히 뛸 것입니다. 늘 새로운 일에 도전 하면서 배우고 싶은 것들 중에 한두 가지 욕심도 내볼 것이고요, 훗날에는 남원의 마을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후배가 호를 농송당(弄松堂)이라 지어주었는데, 노후에는 나만의 장구지소를 찾아 소나무, 바람, 새소리와 같은 자연을 희롱하면서 지내고 싶어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연 속에서 살고 싶으신 거군요. 

 

 

 

나의 좌우명 또는 나를 대표하는 한 줄은 뭘까요? 

 

언제부터인가 명심보감의 심청사달(心淸事達)이란 사자성어가 마음에 자리하고 있어요. 마음이 맑으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말인데 마음이란 버드나무 가지와 같아 많은 내공이 필요하겠죠.

 

나를 대표하는 한 줄은 결국 이름 석자 '김현식'이겠죠.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원을 사랑하는 사람 김현식’으로 남는다면 더 바랄게 없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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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만난 남원문화원 김현식 사무국장

 

 

 

농부를 꿈꾸었던 소년, 좋은 문화 안내자가 되고 싶은 김현식, 그는 남원의 문화를 어느 정도는 만들고 책임지고 있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를 통해 남원문화원의 역할과 의미를 알고 새로운 관심이 생겼습니다. 시민들이 남원문화원을 많이 이용하고 참여하기를 바랍니다. 이상 남원문화원 김현식 사무국장과의 인터뷰를 마칩니다.

 

 

 

 

 

글쓴 사람. 수수와 모모

수수가 묻고, 모모가 받아 적습니다. 수수는 손으로 직접 만드는 일들을 좋아합니다. 좋은 기운을 불러오는 수수처럼 작지만 가치있는 일들로 세상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모모는 모모에게 말걸기 작은도서관에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모으고, 아이들과 함께 글을 씁니다. 모모는 작은 움직임이 모여 빛이 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