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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 포도밭출판사

지리산이음
202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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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책방카페토닥 #조합원추천



더디고 단단하게 쌓아 올린 언어들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 / 포도밭출판사



국어 시간처럼 밑줄을 긋고 작은 글씨로 써 본다.
'그을린 얼굴로 웃기'란 '내 모습 그대로 존재하기'라는 이상을 구체적인 말로 표현한 것.
'왜 이렇게 어렵지'는 이상에 도착하기 전까지 부딪히고 깨어지는 마음의 소요.


지역-여성-청년으로 살아가는 저자는 산내의 '아주 작은 페미니즘학교 탱자' 1기 신입생으로 입학한다.
그리고 페미니즘을 공부하면서 느낀 것들을 스스로의 서랍장에서 꺼낸 경험 조각조각에 비추어 보며 정갈한 문장으로 쌓아올린다.
두꺼운 책들을 두고 '벽돌책'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냥 우스갯소리는 아닌 모양이다!
누구는 그 벽돌책을 잘 읽고 꼭꼭 소화해서 마음을 지키는 요새를 쌓고, 번듯하고 튼튼한 책상을 만들기도 하는 걸 보면.


어렵지 않은 문장들의 행간에는 '그을린 얼굴로 웃기가 왜 이렇게 어렵지'라는 제목에서처럼
덜그럭거리는 오늘의 감정, 그리고 언젠가는 이 즈음에 가 있고 싶다는 이정표가 어깨를 맞대고 있다.


마을에서 여성주의 활동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 책을 선물로 받았다.
첫 페이지에는 작가 친필 서명은 아니지만 선물로 주신 동료의 손글씨로, '동지'라는 단단한 호칭이 적혀 있다.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소개한 것처럼 나도 몇 명의 여자를 떠올린다. 각자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자들이다. 이들은 결혼을 하고, 시댁에서 여자들끼리 차례상을 차리고, 가부장적 권위를 눈감아줄지라도 매일 무언가에 저항한다. 그들은 오늘 못 다한 말을 내일은 하겠다고 다짐하며 잠든다. 그들은 어느 날 내게 말한다. "나 그놈한테 진짜 다 까고 말했잖아! 나 이제 하고 싶은 말을 숨기지 않아." 나는 함께 흥분된 목소리로 답한다. "너 진짜 너를 찾아가는구나." 나는 생각한다. 나도 나를 더 많이 말하고 싶다고. (p. 41)


책 안에서 페미니즘의 경전 속 구절들이 차례차례 호출되는 것처럼,
일면식도 없지만 마음만은 '동지'가 되어 마음에 남은 구절을 소환해 본다.



From. 지리산이음 조합원 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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