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구례 프린스’라고 줄여서 구린스라고 불리고 있고요. 학교 안에서는 문척 초등학교 교사로 5학년 아이들과 삶을 같이 나누고 있고, 학교 밖에선 <자라는공동체>라고 청년, 청소년들의 자발적 공동체를 통해 구례스러운 문화를 함께 만드는 최석우입니다.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 공간의 이름은 <거실>이에요. 구례에서는 어린이날 축제를 23년째 열고 있는데, 20년도 때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되었어요. 온라인으로 한번 진행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 청소년과 청년이 8명 모였고, 이야기를 좀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그때 청소년도 청년도 똑같이 했었던 말이 뭐냐면 우리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편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러면 우리 공간을 한번 만들어보자, 하고 마음을 먹고 시작했던 게 거실 프로젝트예요.
거실이라는 게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하고 가족들과 보낸 하루가 어땠는지 나누는 가장 따뜻하고 편한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구례에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거실같은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름을 '거실'로 짓기로 했고요. 청년들끼리 보증금을 모았고 월세도 처음에 3명이서 내기 시작했던 게 지금의 <거실>의 시작이 되었고, 인테리어도 저희가 직접 다 했어요. 청년이랑 청소년들이 같이 이 공간을 어떻게 쓰면 좋겠는지 저희가 직접 그려가면서 만든 공간이고 현재는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공유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라는공동체>의 지난 활동이 궁금해요.
네, <자라는공동체>는 구례스러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구례의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은 생산하는 삶보다 소비하는 삶, 주어진 삶을 수행하는 것에 많이 익숙해요. 안타깝게도 구례는 기회가 굉장히 적은 도시에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면 ‘최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청소년 파트랑 청년 파트를 나눠서 하고 있어요. 청소년 친구들 같은 경우는 ‘젊은것들’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버스킹 행사를 올해 4번째로 열었어요. 그 외에도, 어린이날 행사, ‘워터낮’ 물놀이 축제, ‘장학생(장사하는 학생들)’이라는 프로그램들을 매년 열고 있어요.
한 가지 더, 청소년들이 청소년이긴 하지만 우리 지역에 책임이 있는 공동체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이들을 시민으로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학생 시민으로서 구례 교육과 관련된 정책을 제안하고 포럼을 기획해서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의 장들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라는공동체>는 4년째 청소년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청소년 활동가나 청소년 시민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죠.
청년 파트는 존재감과 영향력이 키워드에요. 구례에도 청년들이 있다는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 목표예요. 구례에 돌아온 것에 대해서 ‘실패했다’는 인식 때문에 청년들이 자존감이 많이 낮은 편이에요. 부모의 가업을 물려받는다든지 창업농을 한다는 것을 성공의 지표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선입견과 좋지 않은 시선들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그 친구들은 정말 자부심을 갖고 농사를 짓고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지역 사회에 잘 나타나질 않아요. 그 친구들에게 개개인으로 만나서 물어보면 구례는 재미가 없다, 문화 활동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들어보면은 결국 사람이에요.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 친구가 없다는 거요. 그래서 시작한 게 러닝 크루였어요. 사람이 고팠던 청년들이 점점 모여서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 나갔어요. 밴드크루, 헬스크루, 팝업스토어 등 일상에서 도전이 없던 삶들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만들어 갔어요.
궁극적으로는 ‘청년이 돌아온’ 구례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주어진 삶이 아니라 생산하는 삶을 꿈꾸며 우리가 원하는 청년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중이에요. ‘청년 마을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고 이 사업을 통해 구례에서 청년들이 꿈꾸는 것들을 실현하고 실제로 만드는 작업들을 하는 것을 목표예요.
<자라는공동체>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첫 번째 ‘젊은것들’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구례에서 청소년들이 모여서 기획한 첫 번째 행사였는데 공간도 예산도 없어서 농사짓는 친구에게 트럭을 빌려서 무대를 만들고, 무대에 올라가는 계단 같은 것도 직접 만들기도 하고요.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서 관람해야 하는데 300명이 넘는 관객들이 모였어요.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경찰들이 알아서 교통통제도 해주고 그러더라고요. 그 순간이 가장 구례스럽기도 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구례 지역사회 안에 청년과 청소년들이 같이 이야기를 한 날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여기 살아요, 저희 여기 있어요, 우리 앞으로 이제 뭔가 할 거예요’라고요. 지역 선배로서 청소년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지원할 수 있었다는 게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은 거실 공간을 완성한 날이었어요. 개관하기 전날에 저녁에 한 11시 반쯤에 청소 다 마치고 이제 들어가려고 불 다 꺼놓고 밖에서 보는데 너무 뿌듯한 거예요. 막 눈물도 나기도 하고 ‘아, 이게 진짜 되는구나!’,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 상상만 했었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날 수 있구나’를 경험한 거예요. 그러니까 ‘할 수 있겠는데?’ 뭔가 용기가 나더라고요.
이곳이 어떤 공동체가 되길 바라시나요?
누군가가 저에게 “꿈이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저는 항상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거요”라고 답을 하거든요 항상 <자라는공동체>는 따뜻한 공동체였으면 좋겠어요. 구례에 살면서 여러 공동체를 보면 사라진 것들도 많고, 오래 지속되어 온 공동체를 보면서도 뭔가 이들과는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자라는공동체>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과 청년들의 가까운 곳에 만만하고 쉽고 편안한 공동체가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나 싶어요.
글 쓴 사람. 조아라
산과 자연을 좋아라하는 조아라입니다. 화엄사 입구에서 <올모스트데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놀러 오세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Coming Soon 2024.01
Goal!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
구례다운 따뜻함을 꿈꾸는 ‘젊은것들’의 등장
구례스러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청년, 청소년들의 <자라는공동체> 최석우 대표
글, 사진 / 조아라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구례 프린스’라고 줄여서 구린스라고 불리고 있고요. 학교 안에서는 문척 초등학교 교사로 5학년 아이들과 삶을 같이 나누고 있고, 학교 밖에선 <자라는공동체>라고 청년, 청소년들의 자발적 공동체를 통해 구례스러운 문화를 함께 만드는 최석우입니다.
공간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 공간의 이름은 <거실>이에요. 구례에서는 어린이날 축제를 23년째 열고 있는데, 20년도 때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되었어요. 온라인으로 한번 진행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 청소년과 청년이 8명 모였고, 이야기를 좀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그때 청소년도 청년도 똑같이 했었던 말이 뭐냐면 우리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편한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러면 우리 공간을 한번 만들어보자, 하고 마음을 먹고 시작했던 게 거실 프로젝트예요.
거실이라는 게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함께하고 가족들과 보낸 하루가 어땠는지 나누는 가장 따뜻하고 편한 공간이잖아요. 그래서 구례에 청년과 청소년들에게 거실같은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이름을 '거실'로 짓기로 했고요. 청년들끼리 보증금을 모았고 월세도 처음에 3명이서 내기 시작했던 게 지금의 <거실>의 시작이 되었고, 인테리어도 저희가 직접 다 했어요. 청년이랑 청소년들이 같이 이 공간을 어떻게 쓰면 좋겠는지 저희가 직접 그려가면서 만든 공간이고 현재는 누구에게든 열려있는 공유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라는공동체>의 지난 활동이 궁금해요.
네, <자라는공동체>는 구례스러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구례의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은 생산하는 삶보다 소비하는 삶, 주어진 삶을 수행하는 것에 많이 익숙해요. 안타깝게도 구례는 기회가 굉장히 적은 도시에요. 하지만 역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면 ‘최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는 청소년 파트랑 청년 파트를 나눠서 하고 있어요. 청소년 친구들 같은 경우는 ‘젊은것들’이라는 이름으로 청소년 버스킹 행사를 올해 4번째로 열었어요. 그 외에도, 어린이날 행사, ‘워터낮’ 물놀이 축제, ‘장학생(장사하는 학생들)’이라는 프로그램들을 매년 열고 있어요.
한 가지 더, 청소년들이 청소년이긴 하지만 우리 지역에 책임이 있는 공동체 구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이들을 시민으로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학생 시민으로서 구례 교육과 관련된 정책을 제안하고 포럼을 기획해서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의 장들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라는공동체>는 4년째 청소년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청소년 활동가나 청소년 시민을 만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죠.
청년 파트는 존재감과 영향력이 키워드에요. 구례에도 청년들이 있다는 존재감을 알리는 것이 목표예요. 구례에 돌아온 것에 대해서 ‘실패했다’는 인식 때문에 청년들이 자존감이 많이 낮은 편이에요. 부모의 가업을 물려받는다든지 창업농을 한다는 것을 성공의 지표에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선입견과 좋지 않은 시선들 때문인 것 같아요. 사실 그 친구들은 정말 자부심을 갖고 농사를 짓고 있거든요. 그래서인지 지역 사회에 잘 나타나질 않아요. 그 친구들에게 개개인으로 만나서 물어보면 구례는 재미가 없다, 문화 활동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들어보면은 결국 사람이에요. 그들에게 필요한 사람, 친구가 없다는 거요. 그래서 시작한 게 러닝 크루였어요. 사람이 고팠던 청년들이 점점 모여서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 나갔어요. 밴드크루, 헬스크루, 팝업스토어 등 일상에서 도전이 없던 삶들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만들어 갔어요.
궁극적으로는 ‘청년이 돌아온’ 구례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주어진 삶이 아니라 생산하는 삶을 꿈꾸며 우리가 원하는 청년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중이에요. ‘청년 마을 만들기’를 준비하고 있고 이 사업을 통해 구례에서 청년들이 꿈꾸는 것들을 실현하고 실제로 만드는 작업들을 하는 것을 목표예요.
<자라는공동체> 활동을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첫 번째 ‘젊은것들’ 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구례에서 청소년들이 모여서 기획한 첫 번째 행사였는데 공간도 예산도 없어서 농사짓는 친구에게 트럭을 빌려서 무대를 만들고, 무대에 올라가는 계단 같은 것도 직접 만들기도 하고요.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서 관람해야 하는데 300명이 넘는 관객들이 모였어요.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경찰들이 알아서 교통통제도 해주고 그러더라고요. 그 순간이 가장 구례스럽기도 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구례 지역사회 안에 청년과 청소년들이 같이 이야기를 한 날이라고 생각해요. ‘저희 여기 살아요, 저희 여기 있어요, 우리 앞으로 이제 뭔가 할 거예요’라고요. 지역 선배로서 청소년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지원할 수 있었다는 게 굉장히 뿌듯했어요.
그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순간은 거실 공간을 완성한 날이었어요. 개관하기 전날에 저녁에 한 11시 반쯤에 청소 다 마치고 이제 들어가려고 불 다 꺼놓고 밖에서 보는데 너무 뿌듯한 거예요. 막 눈물도 나기도 하고 ‘아, 이게 진짜 되는구나!’,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일, 상상만 했었던 일들이 현실로 일어날 수 있구나’를 경험한 거예요. 그러니까 ‘할 수 있겠는데?’ 뭔가 용기가 나더라고요.
이곳이 어떤 공동체가 되길 바라시나요?
누군가가 저에게 “꿈이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저는 항상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거요”라고 답을 하거든요 항상 <자라는공동체>는 따뜻한 공동체였으면 좋겠어요. 구례에 살면서 여러 공동체를 보면 사라진 것들도 많고, 오래 지속되어 온 공동체를 보면서도 뭔가 이들과는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어요. <자라는공동체>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면 좋겠어요. 청소년과 청년들의 가까운 곳에 만만하고 쉽고 편안한 공동체가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나 싶어요.
글 쓴 사람. 조아라
산과 자연을 좋아라하는 조아라입니다. 화엄사 입구에서 <올모스트데어>라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놀러 오세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Coming Soon 2024.01
Goal!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