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알고 사랑하면서 생긴 버티는 힘, 돌직구 풀뿌리언론
<봉성신문> 안상술 발행인과 박은주 기자
글, 사진 / 김주리
봉성신문 2021년 11월호, 구례군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면면이 실렸다. 깨끗한 정장을 입고 부드러운 미소를 띤 출마예정자들 얼굴 옆으로 정책 공약과 몇 개의 질의·답변이 소개되었다. 다음 달 기사는 후보들에게 묻는 기후정책 Q&A였다. 3차례에 걸쳐 질문과 답변이 자세하게 실렸다. 이후 민선 7기 김순호 군수 군정 평가, 군의원과 도의원 의정 평가, 지방선거 판세와 쟁점, 깨끗한 선거 캠패인, 당선자 공약, 정책요구서까지 20여 개의 지방선거 특집 기사가 이어졌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돈 선거, 민주당 표 쏠림으로 기울어져 있는 선거판에 정책선거의 불을 지피고 판을 흔드는 기사였다. <봉성신문>은 2020년 9월 창간부터 지금까지 지역 현안을 정면으로 다루고 지역의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사들을 내왔다. 구례의 풀뿌리 언론, <봉성신문>의 박은주 기자, 안상술 기자(기자 겸 발행인)를 그들의 아지트인 <산보고책보고 작은도서관>에서 만났다.
<봉성신문>에는 어떤 분들이 있나요?
안상술 <봉성신문>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전직교사, 요양보호사, 농민, 가스사업자, 전직 은행원, 공무원 등 직업은 다양하지만 보다 좋은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는 활동가들입니다.
<봉성신문>이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안상술 공동체적인 삶을 일깨우고 구례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찾아 자부심을 느끼게 하며, 깨끗한 환경·아름다운 경관을 보존하는 것, 그리고 어린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도록 하는 것. 이게 우리가 쭉 해왔던 활동들이에요. 딱히 이렇게 합의한 적은 없지만 대체로 이러한 방향성을 갖고 활동해 왔던 것 같아요.
박은주 1면 기사를 쭉 정리해 보면 <봉성신문>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나올 것 같아요. 봉성산 훼손, 문척교 철거, 자연드림 3단지 건설, 섬진강 수해, 골프장 예정지 불법 벌목 등 지역의 현안들을 1면 기사로 실었어요. 그리고 구례의 새에 관한 기사를 거의 3년째 정정환 기자가 연재하고 있죠. 구례의 역사나 문화, 인물에도 집중했던 것 같고요. 또 하나의 영역이라면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이나 <구례 기후위기 행동 모임>이 함께 하는 기후행동이 기사로 나왔죠. 차 없는 거리 기사가 계기가 돼서 안상술 선생님이 다른 나라에서는 자전거 도로, 차 없는 거리와 도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기획으로 계속 실었어요. 여기 더해서 저희의 공통 관심사가 지속 가능한 농촌 경제에요. 그 부분을 우리 안상술 선생님이 집중적으로 특집 기사를 쓰고 있죠.
<봉성신문>이었기에 실을 수 있었던 기사, 뭐가 있을까요?
저는 창간호에 실린 구례 수해 나던 날 단톡방 중계가 기억에 남아요. 주민 당사자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기사였던 것 같아요.
안상술 ‘전쟁 중’인 분위기가 고스란히 나왔던 것 같아요. 보통 신문에서 안 다루는 내용인데 그런 방식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박은주 수해 극복하는 과정을 또 계속 실었죠. 1면 톱으로 제일 많이 올라갔던 게 섬진강 수해 기사였어요.
안상술 선거 특집도 아주 잘된 기획 기사였죠. 인물과 정책을 굉장히 자세하게 소개했고 기후위기 정책 Q&A를 했던 것도 참 의미 깊어요.
박은주 군의 예산을 감시하고 분석하는 기사들이 있었죠. 전문성을 가진 기자가 있어서 봉성신문이 실을 수 있었던 강점인 것 같아요. 그것에 대해서 좀 목말랐던 독자들이 좋았다는 의견을 많이 줬죠.
안상술 전문성이 있었던 건 아니고 여기 와서 배워가면서 한 거죠.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예산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하죠.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서 누구누구의 삶이 달라져요. 그건 정치이기 때문에 우리는 공동체라든지 주민들, 특히 청년, 청소년들, 소외된 주민들한테 예산이 잘 쓰이고 있나 관심 갖고 보고 있죠. 그리고 개발 사업을 워낙 많이 하기 때문에 과연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쓰이면 성과가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예산을 잘 쓰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 감시해 볼 생각입니다. 박은주 씨가 했던 구례의 인물 시리즈, 김종필 선생부터 왕재일 선생님 기사도 참 좋았어요.
사회적 경제라든가 우리 지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기사도 실으셨어요.
박은주 지속 가능한 농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우리 기자들도 처음부터 이런 걸 하자 하고 생각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큰 방향만 갖고 있었지. 또 기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거기에 대한 높은 지식을 갖고 있던 것도 아니고요. <봉성신문>이 저는 되게 좋았던 것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강좌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면서 함께 성장해 왔다는 거예요.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기사를 쓰면서 지역에 대해서 더 깊게 알게 됐다고 해요.
우리 기자들이 무보수로 엄청난 시간을 들이면서 활동해요. 생업을 뛰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큰 희생, 봉사를 하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도 <봉성신문> 기자로서 자부심을 갖는 부분은 함께 성장하고 이 지역에 대해서 더 깊게 알면서, 지역을 좀 더 사랑한다고 해야 하죠? 그런 마음이 생겨나면서 버티는 힘이 된다는 거예요.
어느 팀보다 활력이 느껴져요. 어디에서 에너지가 나오시나요?
박은주 우리는 그동안 크게 어렵지 않다고 서로 느껴왔어요. 협동하면서 잘해왔다. 그게 가장 강점이죠. 기자들 사이에 서로 믿고 좋아하고 완전히 믿는 거죠. 거의 가족 같죠.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아무 보상 없이 활동하면서도 그냥 지역의 신문을 쉬지 않고 발행하는 것을 다들 너무 좋아하고, 그게 가장 큰 밑천인 것 같아요.
안상술 풀뿌리 민주주의를 하려면 지역 언론이 꼭 필요해요. 지역 사람들이 지역에 대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공론화할 수 있게 연결해주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해요. 그런 게 없으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다 파묻혀 살기 쉽죠. 그렇게 되면 큰 권력을 갖고 있는 분이 하고 싶은 대로 세상이 흘러갈 테니까 그건 곤란하지.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야 할 텐데 당장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죠. 목소리를 내고.
글 쓴 사람. 김주리
아이를 키우고 살림하고 기록하고 배우고 기후행동을 한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Coming Soon 2024.01
Goal!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
깊게 알고 사랑하면서 생긴 버티는 힘, 돌직구 풀뿌리언론
<봉성신문> 안상술 발행인과 박은주 기자
글, 사진 / 김주리
봉성신문 2021년 11월호, 구례군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면면이 실렸다. 깨끗한 정장을 입고 부드러운 미소를 띤 출마예정자들 얼굴 옆으로 정책 공약과 몇 개의 질의·답변이 소개되었다. 다음 달 기사는 후보들에게 묻는 기후정책 Q&A였다. 3차례에 걸쳐 질문과 답변이 자세하게 실렸다. 이후 민선 7기 김순호 군수 군정 평가, 군의원과 도의원 의정 평가, 지방선거 판세와 쟁점, 깨끗한 선거 캠패인, 당선자 공약, 정책요구서까지 20여 개의 지방선거 특집 기사가 이어졌다.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돈 선거, 민주당 표 쏠림으로 기울어져 있는 선거판에 정책선거의 불을 지피고 판을 흔드는 기사였다. <봉성신문>은 2020년 9월 창간부터 지금까지 지역 현안을 정면으로 다루고 지역의 권력을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사들을 내왔다. 구례의 풀뿌리 언론, <봉성신문>의 박은주 기자, 안상술 기자(기자 겸 발행인)를 그들의 아지트인 <산보고책보고 작은도서관>에서 만났다.
<봉성신문>에는 어떤 분들이 있나요?
안상술 <봉성신문>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전직교사, 요양보호사, 농민, 가스사업자, 전직 은행원, 공무원 등 직업은 다양하지만 보다 좋은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는 활동가들입니다.
<봉성신문>이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요?
안상술 공동체적인 삶을 일깨우고 구례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를 찾아 자부심을 느끼게 하며, 깨끗한 환경·아름다운 경관을 보존하는 것, 그리고 어린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성장하도록 하는 것. 이게 우리가 쭉 해왔던 활동들이에요. 딱히 이렇게 합의한 적은 없지만 대체로 이러한 방향성을 갖고 활동해 왔던 것 같아요.
박은주 1면 기사를 쭉 정리해 보면 <봉성신문>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나올 것 같아요. 봉성산 훼손, 문척교 철거, 자연드림 3단지 건설, 섬진강 수해, 골프장 예정지 불법 벌목 등 지역의 현안들을 1면 기사로 실었어요. 그리고 구례의 새에 관한 기사를 거의 3년째 정정환 기자가 연재하고 있죠. 구례의 역사나 문화, 인물에도 집중했던 것 같고요. 또 하나의 영역이라면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이나 <구례 기후위기 행동 모임>이 함께 하는 기후행동이 기사로 나왔죠. 차 없는 거리 기사가 계기가 돼서 안상술 선생님이 다른 나라에서는 자전거 도로, 차 없는 거리와 도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기획으로 계속 실었어요. 여기 더해서 저희의 공통 관심사가 지속 가능한 농촌 경제에요. 그 부분을 우리 안상술 선생님이 집중적으로 특집 기사를 쓰고 있죠.
<봉성신문>이었기에 실을 수 있었던 기사, 뭐가 있을까요?
저는 창간호에 실린 구례 수해 나던 날 단톡방 중계가 기억에 남아요. 주민 당사자가 아니면 쓸 수 없는 기사였던 것 같아요.
안상술 ‘전쟁 중’인 분위기가 고스란히 나왔던 것 같아요. 보통 신문에서 안 다루는 내용인데 그런 방식이 신선하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박은주 수해 극복하는 과정을 또 계속 실었죠. 1면 톱으로 제일 많이 올라갔던 게 섬진강 수해 기사였어요.
안상술 선거 특집도 아주 잘된 기획 기사였죠. 인물과 정책을 굉장히 자세하게 소개했고 기후위기 정책 Q&A를 했던 것도 참 의미 깊어요.
박은주 군의 예산을 감시하고 분석하는 기사들이 있었죠. 전문성을 가진 기자가 있어서 봉성신문이 실을 수 있었던 강점인 것 같아요. 그것에 대해서 좀 목말랐던 독자들이 좋았다는 의견을 많이 줬죠.
안상술 전문성이 있었던 건 아니고 여기 와서 배워가면서 한 거죠. 특히 지역사회에서는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예산이 굉장히 큰 역할을 하죠.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서 누구누구의 삶이 달라져요. 그건 정치이기 때문에 우리는 공동체라든지 주민들, 특히 청년, 청소년들, 소외된 주민들한테 예산이 잘 쓰이고 있나 관심 갖고 보고 있죠. 그리고 개발 사업을 워낙 많이 하기 때문에 과연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쓰이면 성과가 있는지 알아보고 싶었어요. 예산을 잘 쓰이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잘 감시해 볼 생각입니다. 박은주 씨가 했던 구례의 인물 시리즈, 김종필 선생부터 왕재일 선생님 기사도 참 좋았어요.
사회적 경제라든가 우리 지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기사도 실으셨어요.
박은주 지속 가능한 농촌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우리 기자들도 처음부터 이런 걸 하자 하고 생각했던 건 아닌 것 같아요. 큰 방향만 갖고 있었지. 또 기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거기에 대한 높은 지식을 갖고 있던 것도 아니고요. <봉성신문>이 저는 되게 좋았던 것이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강좌를 끊임없이 만들어 가면서 함께 성장해 왔다는 거예요. 기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기사를 쓰면서 지역에 대해서 더 깊게 알게 됐다고 해요.
우리 기자들이 무보수로 엄청난 시간을 들이면서 활동해요. 생업을 뛰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큰 희생, 봉사를 하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도 <봉성신문> 기자로서 자부심을 갖는 부분은 함께 성장하고 이 지역에 대해서 더 깊게 알면서, 지역을 좀 더 사랑한다고 해야 하죠? 그런 마음이 생겨나면서 버티는 힘이 된다는 거예요.
어느 팀보다 활력이 느껴져요. 어디에서 에너지가 나오시나요?
박은주 우리는 그동안 크게 어렵지 않다고 서로 느껴왔어요. 협동하면서 잘해왔다. 그게 가장 강점이죠. 기자들 사이에 서로 믿고 좋아하고 완전히 믿는 거죠. 거의 가족 같죠. 한 번도 싸워본 적이 없어요. 아무 보상 없이 활동하면서도 그냥 지역의 신문을 쉬지 않고 발행하는 것을 다들 너무 좋아하고, 그게 가장 큰 밑천인 것 같아요.
안상술 풀뿌리 민주주의를 하려면 지역 언론이 꼭 필요해요. 지역 사람들이 지역에 대해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공론화할 수 있게 연결해주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해요. 그런 게 없으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다 파묻혀 살기 쉽죠. 그렇게 되면 큰 권력을 갖고 있는 분이 하고 싶은 대로 세상이 흘러갈 테니까 그건 곤란하지. 주민들이 주인이 되어야 할 텐데 당장은 어렵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죠. 목소리를 내고.
글 쓴 사람. 김주리
아이를 키우고 살림하고 기록하고 배우고 기후행동을 한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역 밀착형 유기농 매거진
< Asak! 아삭 >
Coming Soon 2024.01
Goal!
🎯 우리가 아는 지리산권을 말하기
🎯 기웃거리고 싶은 마음 만들기
🎯 활동의 연결지점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