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 통신

[지리산산책클럽X나눔북스] #1 일상의 작은 변화를 꿈꾸게 한 시간

지리산이음
2022-07-14

지리산 산책클럽 X 나눔북스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3박 4일, 지리산이음과 아름다운재단 나눔북스가 비영리 활동가들의 몸과 마음을 채우는 여름휴가 프로그램 「여름 지리산 산책 클럽」을 마련했습니다. '들썩'을 베이스캠프 삼아 마을 숙소, 지리산의 숲과 계곡에서 책을 읽어 머리를 채우고, 걷고 쉬면서 몸과 마음을 채우고, 다른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생각과 관계를 채운 「여름 지리산 산책 클럽」의 참가자 후기를 나눕니다.



책, 흙집, 나무, 초코, 섬돌이, 산딸기, 휴식, 사람들 그리고 나.
일상의 자연스러운 것들 사이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라는 사람들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


지리산 산책클럽에서 보낸 3박4일, 그리고 지금 돌아온지 다시 4일째, 산책클럽 참여로 제게 일어난 ‘작은변화’는 일과 일상,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 이전보다 여유있는 마음입니다. 한동안 흔들리던 마음과 정체성의 이유를 찾고 정리하면서 바로 설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이번 산책클럽의 주제는 ‘작은변화’로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나누는 쉼이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지리산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어떤 책이 나를 변화시켜 줄 수 있고, 사람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을까?에 집중했어요. 선정된 책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고,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 도착해서 책을 고르는 순간까지 그저 ‘책’이 신경이 쓰였어요. 내가 원하는, 혹은 취향이 아닌 책을 읽어야 한다면 그 시간이 일처럼 느껴질 것 같았거든요.


첫 번째 날, 하루는 서울을 벗어났다는 기분 외에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또 다른 일을 하고있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사흘을 지나고 나니 매일 조금씩 머릿속을 비우고 채우는 과정 안에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책은 작은변화를 일으키는 크고 작은 매개일 수 있지만, 진짜 중요한건 책의 내용보다는 책을 읽으며 보내는 오롯한 자기만의 시간과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타인과의 소통의 시간, 그리고 여유있는 시간이 반복되면서 나와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하고, 비우는 과정이 무수히 반복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자연스럽던 관계와 일, 모두에게서 벗어난 지리산에서 보내는 매 순간이 누군가의 삶의 작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리산 도착 첫째날,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에 들어설 때 일상을 벗어났다는 설렘과 새로운 관계맺을음 시작한다는 작은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지리산 산책클럽 참여 동기와 기대하는바, 그리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바로 책을 골라 우리의 진짜 베이스 캠프 ‘순이네 흙집’으로 자리를 옮겨 지리산과 친해지는 시간이 주어졌어요.


참가자들이 신청한 책


모두가 같은 책을 읽는 줄 알았는데, 서로 다른 책을 읽으니 책을 읽고 나누는 소감도 부담이 없어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2명~4명씩 방을 배정받아 처음보는 사람과 한방을 써야한다는 부담도 있었지만 지리산 이음에서 수면텐트를 준비해주었어요. 단체생활 속 개인 공간이 있다는건 큰 기쁨이더라구요. 지리산에도 내 방이 있다니!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텐트는 한 사람이 충분히 눕고 짐까지 넣을 수 있을정도로 넉넉했습니다.



지리산은 작은 캠핑용 의자에 앉아서 바람소리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산책하려고 집을 나서면 길을 안내해주는 강아지 초코와 산내음 물씬 풍기는 건강한 집밥, 이야기 나누고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그리고 저녁이되자 처음보는 반딧불이가 인사하는 곳이었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뱀사골 계곡에서 책 읽기, 녹음이 우거진 산책길, 순이네흙집에서의 모임 자리, 순이네흙집의 강아지 초코



셋째날은 계곡에서 책읽기, 조금은 편해진 사람들과 스스럼 없이 이야기 나누기가 기억에 남아요. 같은 경험을 나눈다는게 사람들을 이야기하게 만든다는걸 또 한번 느꼈네요. 사실 계곡에 가본적도 오랜만이고, 그곳에서 책을 읽은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신발을 벗고 물에 발을 담그는것도, 텐트에서 자보는것도, 다른 누군가에게 내 속마음을 이야기하는것도 전부 다 오랜만이라 지리산에서의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이 제게는 작은변화를 시도하는 일이었습니다.



(좌) 첫째날 비가올것같은 순이네흙집 앞길, (우)셋째날 화창하게 갠 순이네흙집 앞길



만약 누군가, 왜 지리산 산책클럽에 참여해야하냐고 묻는다면

‘일상에서 벗어나 지리산 산책클럽에 참여한다는 것 만으로도 이미 작은변화는 시작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네요. 그곳에서 만나는 매 순간의 풍경과 장소, 사람들, 그리고 책에서 발견하는 감동은 덤입니다. 




글쓴 사람. 강지영 (2022 지리산산책클럽X나눔북스 참가자)

사진 찍은 사람. 강지영 / 이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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