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 통신

[지리산산책클럽X나눔북스] #4 낯설지만 새로운 시도로 기록 남기기

지리산이음
2022-07-14

지리산 산책클럽 X 나눔북스

6월 29일부터 7월 2일까지 3박 4일, 지리산이음과 아름다운재단 나눔북스가 비영리 활동가들의 몸과 마음을 채우는 여름휴가 프로그램 「여름 지리산 산책 클럽」을 마련했습니다. '들썩'을 베이스캠프 삼아 마을 숙소, 지리산의 숲과 계곡에서 책을 읽어 머리를 채우고, 걷고 쉬면서 몸과 마음을 채우고, 다른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새로운 생각과 관계를 채운 「여름 지리산 산책 클럽」의 참가자 후기를 나눕니다.



3박 4일간 지리산 산책클럽에서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기록합니다. 낯설지만 새로운 시도로 이 시간을 기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초코

개가 무섭다. 싫은 것이 아니라 무섭다. 몸이 반응하지 않고 머리가 반응한다. 그래서 기침도 나고 두드러기도 올라온다. 초코의 눈은 슬펐다. 짓지도 않는다. 무심하다가도 발자욱소리에 바짝 일어서지만 다가오지 않는다. 비오는 이른새벽 낯선 길을 이끈다. 이끌다 따라오지 않으면 멈춘다. 재촉하는 빤한 눈짓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슬펐다. 평생 처음 개가 무섭지 않은 첫 날이다. 





천장을 보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천장을 보게 된다. 왜 저 못은 저리 삐뚤어 졌을까? 균일하지 않는 나무 갈라짐 사이로 희미하게 거미줄이 보인다. 바닥의 거침도 궁금하다. 흙을 펴 바른 그 사람은 행복했을까? 쳐내야 할 원고 2개, 분석해야할 자료 1개, 강의준비 3개, 폴더 정리 5개의 조급함이 희미해진다. 천장의 삐뚠 못과 나무의 갈라짐, 바닥을 메운 그 사람 너무 궁금하다.





낯섬과 불편함

견디는 것이 구차할 때가 있다. 대부분이 그렇다. 더위와 딱딱한 바닥은 불편하다. 개미와 거미줄은 낯설다. 하루가 지나니 익숙하다. 아니 거짓말이다. 익숙하지 않다. 여기서는 견딤이 구차하지 않다. 스스로 대견해 한다.





시도

성과나 도전은 생존의 단어이다. 시도는 생활의 단어이다. 생존은 익숙하나 시도는 서투르다. 서투름이 10년이 되면 그녀처럼 될까? 모난생각, 슬픈생각, 은밀한생각, 고단한생각, 외로운생각, 두려운생각의 말과 그림이 일상의 언어로 편안해 지게 될까? 평생 처음 생존이 아닌 시도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그림그리고 일기쓰기.





별마저

별도 있을 꺼라 생각지 마라. 지리산에 온다고 별을 볼 수 없다. 구름에, 나무에, 바람에, 산 능선에 가리워 볼 수 없다. 순이네 흙집에는 별마저 볼 수 있다. 고작 5분이면 알고 있는 이름의 별자리를 찾을 수 있다. 사실 그보다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다. 이름을 알지 못하는 별을 바라볼 내 목덜미의 근력이 부족함에 탄성을 질렀다. “젠장”





시간 보내기

일찍 일어난다. 계란도 삶아먹고 시리얼도 우유에 부어 먹었다. 초코와 함께 등구재까지 다녀왔다. 찬물에 샤워도 한다. 지리산 산책클럽이니 선물받은 책도 읽는다. 어제 저녁에 쓴 수건 2개를 빨았다. 시계를 보니 9시도 되지 않았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책을 읽는다.




쓰고 그린 사람. 정현경 (2022 지리산산책클럽X나눔북스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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