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사단법인 피난처의 이진하라고 합니다. 피난처는 외국에서 오신 난민 분들을 조력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이전과는 다른 일상에 여전히 쫓기듯 살아가다 지리산 이음의 이메일에서 새로운 단어를 접하였습니다. ‘워크스테이’라는 뭔가 부조리(?)한 어감의 매력에 끌려 무엇인지 확인해보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업무 차 구례를 오가며 작은변화베이스캠프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습니다. 작은변화베이스캠프가 과연 어떤 곳이고 사진으로 보던, 그곳에서 이뤄지는 흥미있는 시간들을 이메일로 접하면서 한번쯤은 가보고 소통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뭐든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몸소 체험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도 영향을 끼쳤고, 무엇보다 자연을 누리는 쉼의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욕심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분주한 가운데 회사동료들에게 4일간의 부재에 대해 동의를 얻고 부랴부랴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급하게 써서 낸 신청이었기에 안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고 잊은 채 다시 일상을 살아오다, 선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고서는 무언가 당첨이라도 된 듯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숙소를 예약하고, 교통편을 알아보고 앞뒤 일정을 정리했습니다. 선정 이메일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갈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기에 오히려 준비하면서는 들뜬 기분과 더불어 가도 괜찮은가, 바쁜데 그냥 가지 말까 하는 생각들도 불쑥불쑥 들었습니다. 동료들도 가지 말라고, 가고 나면 사무실은 어떻게 하냐고 농담반진담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럴 때 자주 발동되는 청개구리 기질이 결국 지리산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작은변화베이스캠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억누르기 어려웠습니다.
출발 전날이 되어서야 주섬주섬 가방을 꾸리고 평소 습성을 따라 없으면 없는 대로 여행 가듯이 준비했습니다. 기분이라도 내고 싶어서 빠르게 이동하는 교통편 보다는 비용도 저렴하고 낭만도 누리는 일정으로 KTX도 아닌 무궁화열차를 택했습니다. 초행길이라 중간에 환승할때마다 이게 맞나 불안해하면서도 길을 잃어도 좋다는 심정으로 유유히 즐기며 갔습니다. 가면서도 휴대폰으로 여전히 업무관련 연락을 쉬지 못했지만 그래도 사무실을 떠나, 일상을 떠나 변화를 꾀하는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현대인에게는 요물과도 같은 휴대폰마저 내던져 놓고 신경 안 쓸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러면 워크스테이라는 이름의 취지에 걸맞지않는 완전 휴가가 될까 싶어 간신히 참았습니다. 도착하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코로나 기간동안 버스의 시간표도 많이 바뀌어서 확인을 해봤어야 했는데 그런줄은 꿈에도 모르고 길에서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소같으면 시간이 아깝다고 여겼겠지만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하겠다고 해뒀으니 여유를 부리며 최대한 즐겼던 것 같습니다.
사진 |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 앞. 비탈길을 내려가면 뱀사골 계곡에서 시작된 만수천이 흐른다.
그렇게 도착한 작은변화베이스캠프는 현대적인 편의시설도 너무 잘 갖춰져 있었지만, 가장 부러웠던 것은 주변의 풍광과 인근 분위기였습니다. 위치한 산내 마을의 한적한 분위기는 서울의 번잡한 도심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는 늘 아쉬운 부분이고 간절하게 챙겨오고 싶은 점입니다. 또한, 공유오피스의 창밖에는 지리산 자락과 계곡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첫눈에는 차라리 작은변화베이스캠프를 숙소로 삼고 밤에는 어떻게 보일지 남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안내해주시는 담당선생님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첫날은 이미 많이 늦은 터라 아쉬운 마음을 숨긴채 숙소로 향했습니다.
작은변화베이스캠프로부터 숙소로 가는 길에 말로만 듣던 뱀사골 계곡이 있었고, 첫날에는 어두워서 몰랐지만 다음날 출근 아닌 출근을 하면서는 이를 눈으로 보았고, 그것은 처음 볼 때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발이 쉽게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온 지금도 여전히 뇌리 속에 지리산 계곡은 향수병이 생길 것 마냥 남아있습니다. 떠나올 때 생각했던 것처럼 언젠가는 휴가로 제대로 가보고 싶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에..
저렴한 숙소를 찾느라 다소 거리가 있는 곳을 오갔는데, 처음에는 숙소측에서 픽업을 해주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상으로 한시간 반 정도를 예상했는데 산 속에 만들어진 길이라 오르내리막도 많아서인지 제 선택이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호기롭게 끝까지 가보겠다고 했으나 결국 부득이하게 담당선생님께 부탁을 드렸고, 중간에 픽업을 해주셨습니다. 전혀 계산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 드린 부분에 대해 흔쾌히 손을 내밀어 주셨던 것에 대해 지금도 새삼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 대정리에서 원천리로 넘어가는 다리
짧은 시간이었지만 워크스테이를 다녀온 후 있을 행사 준비도 하고 때마침 있었던 지리산쌀롱도 평소 관심있던 작은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라서 참가신청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듯한 느낌으로 설레이면서, 표현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익숙해지고 싶은 욕심이 자라났습니다. 늘상 같은 일만 하는 느낌으로 익숙해진 일상에서 새로운 변화를 겪은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쳐있는 사람에게 휴식이 필요하듯, 똑같은 일만 반복하면 그것이 마치 한계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발상의 전환뿐 아니라 일상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왕 변화를 꾀한다면 산 좋고 물 좋은 지리산 작은변화베이스캠프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변화를 더 자주 겪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귀한 줄 모를 수도 있으니 어쩌면 멀리 있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여기며 다시 가볼 기회를 엿보고 있겠습니다.
글쓴 사람. 이진하 (사단법인 피난처)
안녕하세요, 저는 사단법인 피난처의 이진하라고 합니다. 피난처는 외국에서 오신 난민 분들을 조력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며 이전과는 다른 일상에 여전히 쫓기듯 살아가다 지리산 이음의 이메일에서 새로운 단어를 접하였습니다. ‘워크스테이’라는 뭔가 부조리(?)한 어감의 매력에 끌려 무엇인지 확인해보게 되었습니다.
가끔씩 업무 차 구례를 오가며 작은변화베이스캠프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우선 들었습니다. 작은변화베이스캠프가 과연 어떤 곳이고 사진으로 보던, 그곳에서 이뤄지는 흥미있는 시간들을 이메일로 접하면서 한번쯤은 가보고 소통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뭐든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몸소 체험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미도 영향을 끼쳤고, 무엇보다 자연을 누리는 쉼의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욕심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분주한 가운데 회사동료들에게 4일간의 부재에 대해 동의를 얻고 부랴부랴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급하게 써서 낸 신청이었기에 안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고 잊은 채 다시 일상을 살아오다, 선정되었다는 이메일을 받고서는 무언가 당첨이라도 된 듯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숙소를 예약하고, 교통편을 알아보고 앞뒤 일정을 정리했습니다. 선정 이메일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갈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었기에 오히려 준비하면서는 들뜬 기분과 더불어 가도 괜찮은가, 바쁜데 그냥 가지 말까 하는 생각들도 불쑥불쑥 들었습니다. 동료들도 가지 말라고, 가고 나면 사무실은 어떻게 하냐고 농담반진담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럴 때 자주 발동되는 청개구리 기질이 결국 지리산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싣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작은변화베이스캠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억누르기 어려웠습니다.
출발 전날이 되어서야 주섬주섬 가방을 꾸리고 평소 습성을 따라 없으면 없는 대로 여행 가듯이 준비했습니다. 기분이라도 내고 싶어서 빠르게 이동하는 교통편 보다는 비용도 저렴하고 낭만도 누리는 일정으로 KTX도 아닌 무궁화열차를 택했습니다. 초행길이라 중간에 환승할때마다 이게 맞나 불안해하면서도 길을 잃어도 좋다는 심정으로 유유히 즐기며 갔습니다. 가면서도 휴대폰으로 여전히 업무관련 연락을 쉬지 못했지만 그래도 사무실을 떠나, 일상을 떠나 변화를 꾀하는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현대인에게는 요물과도 같은 휴대폰마저 내던져 놓고 신경 안 쓸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러면 워크스테이라는 이름의 취지에 걸맞지않는 완전 휴가가 될까 싶어 간신히 참았습니다. 도착하고 나서 안 사실이지만 코로나 기간동안 버스의 시간표도 많이 바뀌어서 확인을 해봤어야 했는데 그런줄은 꿈에도 모르고 길에서 기다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평소같으면 시간이 아깝다고 여겼겠지만 오후 늦은 시간에 도착하겠다고 해뒀으니 여유를 부리며 최대한 즐겼던 것 같습니다.
사진 |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 앞. 비탈길을 내려가면 뱀사골 계곡에서 시작된 만수천이 흐른다.
그렇게 도착한 작은변화베이스캠프는 현대적인 편의시설도 너무 잘 갖춰져 있었지만, 가장 부러웠던 것은 주변의 풍광과 인근 분위기였습니다. 위치한 산내 마을의 한적한 분위기는 서울의 번잡한 도심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는 늘 아쉬운 부분이고 간절하게 챙겨오고 싶은 점입니다. 또한, 공유오피스의 창밖에는 지리산 자락과 계곡물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첫눈에는 차라리 작은변화베이스캠프를 숙소로 삼고 밤에는 어떻게 보일지 남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안내해주시는 담당선생님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첫날은 이미 많이 늦은 터라 아쉬운 마음을 숨긴채 숙소로 향했습니다.
작은변화베이스캠프로부터 숙소로 가는 길에 말로만 듣던 뱀사골 계곡이 있었고, 첫날에는 어두워서 몰랐지만 다음날 출근 아닌 출근을 하면서는 이를 눈으로 보았고, 그것은 처음 볼 때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발이 쉽게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돌아온 지금도 여전히 뇌리 속에 지리산 계곡은 향수병이 생길 것 마냥 남아있습니다. 떠나올 때 생각했던 것처럼 언젠가는 휴가로 제대로 가보고 싶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에..
저렴한 숙소를 찾느라 다소 거리가 있는 곳을 오갔는데, 처음에는 숙소측에서 픽업을 해주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상으로 한시간 반 정도를 예상했는데 산 속에 만들어진 길이라 오르내리막도 많아서인지 제 선택이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호기롭게 끝까지 가보겠다고 했으나 결국 부득이하게 담당선생님께 부탁을 드렸고, 중간에 픽업을 해주셨습니다. 전혀 계산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 드린 부분에 대해 흔쾌히 손을 내밀어 주셨던 것에 대해 지금도 새삼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 | 대정리에서 원천리로 넘어가는 다리
짧은 시간이었지만 워크스테이를 다녀온 후 있을 행사 준비도 하고 때마침 있었던 지리산쌀롱도 평소 관심있던 작은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라서 참가신청을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듯한 느낌으로 설레이면서, 표현이 이상할지 모르지만 익숙해지고 싶은 욕심이 자라났습니다. 늘상 같은 일만 하는 느낌으로 익숙해진 일상에서 새로운 변화를 겪은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쳐있는 사람에게 휴식이 필요하듯, 똑같은 일만 반복하면 그것이 마치 한계이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여기는 것처럼 발상의 전환뿐 아니라 일상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왕 변화를 꾀한다면 산 좋고 물 좋은 지리산 작은변화베이스캠프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변화를 더 자주 겪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귀한 줄 모를 수도 있으니 어쩌면 멀리 있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고 여기며 다시 가볼 기회를 엿보고 있겠습니다.
글쓴 사람. 이진하 (사단법인 피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