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
동서울터미널에 내리자마자 마주한 후텁한 공기와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 가득찬 사람들이 서울을 실감하게 하네요. 겨우 일주일, 나의 일상의 자릴 잠시 떠났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새로울까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실은 지리산 언저리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강렬했고 또 여유로웠는지 반증하는 일이겠지요. 충분히 넉넉했지만 또 그만큼 아쉬운 그 기간이 제게 전해준 꽉찬 에너지를 부디 잘 기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
‘지리산이음’의 뉴스래터에서 <워크스테이 in 지리산>를 알게되었어요. 자연을 좋아하고 산에 오르기도, 머물기도 좋아하는 저에게 이 소식은 마치 복음 (Good News) 같더라고요 :)
지리산에서 일 할 수 있다니, ‘어머 이건 꼭 가야해!’ 하는 마음과 동시에 당연하게도 여러 고민과 선택의 순간이 있었죠. 신중한 결정으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나름) 조마조마하던 시간이 지나 선정 알림 메일이 왔을 때부터 저는 엄청 신이 나서, 워크스테이 동의서를 써준 나의 고용주-우리 이사장님을 비롯 지인들에게 자랑자랑을 하며 속히 그날이 오길 손꼽았습니다.
가기 전에는 서울을 비우고 지리산을 채울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일상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과, 가서 할 일을 정리해보기도 하고, 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사는 집을 일주일간 대신 사용해줄 지인을 위한 준비와 안내도 필요했고요, 또 저와 함께 사는 우리집 식구들, 고양이 ‘모래’와 십수 개의 화분들 챙기기까지 바쁜 시간이었어요. 그럼에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 지리산 간다!’는 꽤나 괜찮은 활력이 되어주었답니다.
그렇게 다가온 워크스테이를 이틀 앞둔 토요일, 먼저 즐기기로 결정하고 산내에 도착했습니다. 지리산의 얕은 곳에 오르거나 뱀사골, 실상사 등을 다녀오고, 추어탕, 더덕구이를 동반한 산채식, 다슬기탕 등을 먹으며 온 몸으로 지리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뱀사골 계곡

실상사

금대암

금대암 바위 위에서 찍은 뒷모습
#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
“일이 절로 되겠네!”
자리를 새로운 곳으로 옮긴 것도 좋지만 하필 그곳이 이런 절경 앞이라니, 자연스럽게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은 들썩 앞 풍경

파노라마로 찍은 마을 풍경
센터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사진으로는 만났었지만 직접 방문은 처음입니다. 센터에 앉아 만나는 탁 트인 풍경은 저 높이 있는 천왕봉부터 낮게 흐르는 만수천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더라고요. 게다가 오리엔테이션이 있던 첫날은 흐렸고 다음 날에는 비가 내려 쌀쌀했지만, 이내 맑은 하늘과 따사로움과 뜨거움의 중간쯤으로 햇살을 내리쬐던 한 주는 산자락의 변화무쌍한 초여름 날씨와 풍경을 모두 담아 경험하게 해주었으니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일이 절로 되었어요 :)
공유오피스 가운데에 있는 책상은 널찍하면서 안정감이 있어 좋았지만 저는 창을 따라 난 바 Bar 책상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책상도 의자도 편안했고, 드롱기 커피머신 안에는 향긋한 ‘아름다운커피’의 원두가 있어 카페인의 힘이 필요한 순간에 큰 일을 해주었고, 곳곳에 살아있는 생명이 초록초록 기운을 내고있어서 안락하게 일하기에 정말 좋더라고요. 중간에 맛있는 라떼가 생각나면 카페 ‘토닥’으로 산책 겸 슬렁슬렁 가서 우유 대신 두유를 넣은 걸로 주문해 마셨고, 온라인 회의가 있을 때는 컨퍼런스홀 안에 있는 회의실을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었어요. 쉼이 필요할 때는 다락방 같은 홀 계단 윗 공간에 올라가 벽면 가득한 책을 한 권 골라서 폭신에 쇼파에 몸을 반쯤 뉘어 뒤적이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참여한 동료들은 야외테이블에 앉아 일을 하기도 했는데, 자연에서 이어지는 테이블과 동료의 모습마저 너무 자연스럽고 아름다워서 창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는 우리의 간격이 퍽이나 마음에 들고 행복했습니다. 다만 넋놓고 바라보다가는 시간이 순삭될 수 있으니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은 꼭 기억하시길-

들썩의 공유오피스와 컨퍼런스홀

들썩 마당에 놓인 파라솔과 테이블

공유오피스 내부 모습

컨퍼런스홀 2층에 위치한 서재
# 마을, 산내
지리산에 오르기 위해,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지리산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몇 차례 산내에 찾아왔었지만, 일주일 동안 오롯이 지냈던 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덕분에 조금은 가까이 마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머무른 숙소는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주민이 살고 계신 집이었어요. 매번 다니던 큰 길가를 벗어나 약간의 언덕 위, 새로 지은 집들이 즐비한 곳에 있었는데, 뭔가 동네 한가운데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은 진짜 현지인이라도 된 듯 금세 익숙해졌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들썩과 숙소를 오고 가던 10분 정도의 짧은 길은 매번 새로운 풍경을 보여줬고, 옆집에 사는 댕댕이 ‘지구’와는 (나 혼자) 절친이 되었습니다 :)
숙소 얘기가 나왔으니 덧붙이자면, 이번에 저는 모든 숙소에 방문해보는 영광을 누렸어요-
동료에게 물건을 빌리러 들렀던 “무검산방” 별채는 널찍하면서 아늑했고, 곳곳에 있는 직접 만드신 나무 소품들과 도자기들은 예쁜데에다 너무도 제 취향이었습니다!
또 동료들과 파티를 허락해주신 ‘바람’님 덕에 “여여재”에서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름도 지어주고 먹이도 주지만, 또 아프면 병원에서 약도 지어다 먹이지만, 절.대. 키.우.지.는. 않.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떠나가라 웃기도 하고, 선배 언니의 존재로 뭉클해져서 눈물이 또르륵 흐르기도 했던 귀한 밤이었습니다.
“감꽃홍시”에서는 워크스테이를 마친 날 하루를 더 머물기 위해 묵었는데요, 빈티지 그릇상점과 독립서점을 함께 엮은 “찬장과 책장”의 감성에, 다양한 크기의 배틀로 매일 소중함을 지어내는 “목화로부터”의 섬세함을 얹은 오래된 한옥의 역사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저의 숙소에서는, (정작 저의 늦은 귀가로 자주 뵙지 못했지만) 저를 위해 밝혀두신 부엌 등으로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과 환대하는 마음을 알려주셨고, 매일 새 수건으로 저를 향한 정성을 보여주셨던 주인 ‘언니’(라고 불러도 되나요?)와 함께 치맥의 여유를 누리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떠나는 날 아침에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소소하게 손편지를 드릴 수 있어 다행이던, 편안한 공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쇼핑센터였던 편의점 사장님과 느티나무 지기님의 환대는 말할 것도 없고, 뭘 골라도 맛있던 동네 식당 곳곳에서 워크스테이에 온 우리에게 따뜻한 눈길로 안부를 전하던 마을. 특히 곳곳에 붙어있던 오리 ‘윤이’를 찾는 어린 손글씨를 보고 함께 안타까워 할 수 있었던 마음과, 길가에 힘겹게 있던 거북이를 함께 살리는 행동까지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어머니의 산이라는 커다란 자연 속이라 그럴까요? 어쩌면 사소한 것들로 전체를 알 것 같은 장소에서 아주 조금은 닮아져있길 바라봅니다.

들썩의 입간판과 마당에 핀 분홍색 장미

들썩의 간판과 그 밑에 자라고 있는 해바라기들
# 꽃처럼 아름다운, 동료
꽃처럼 아름다운 동료들을 만났어요-
서울과 태백, 충남 등 각자의 지역에서 의미있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았지만 서로 잘 알지 못했던 존재들이예요. 그런 우리가 ‘들썩’에 모였고, 업무는 다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며 함께 메뉴를 정해 밥을 먹거나 가볍게 맥주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사이로 이어졌습니다. 느슨하게 계속 연결되길 바라며 서로의 지역으로 초대하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지리산이음과 들썩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르는 존재를 발견해 연결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내게 꽃이 되어 오게 만드는 곳.
이런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 그리고 ‘자유’를 비롯한 담당자들, 함께한 동료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고마워요!

들썩의 '틈'

컨퍼런스홀 바깥 벽면에 자라고 있는 콩
# 멈칫, 할 수 있는 틈
제게 <워크스테이 in 지리산>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저는 “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들썩에서 일을 하다가 쉴 때 나와서 자주 앉았던 벤치는 건물과 건물 사이, 틈에 있어요. 바람길이기도 하고 예쁜 (이름모를) 콩 넝쿨이 자라는 곳이며, 뱃속에 꼬물이들을 품은 엄마 고양이가 유유히 걷는 길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앉아 바람을 환영하며 크게 숨을 들이쉬며 산내에서의 일상을 즐길 수 있었고, 이어지는 서울의 일상에서도 새로운 숨을 쉴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각자의 이유로 활동가의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을 응원하며, 서로의 틈이 되어주길 응원하며 함께할게요-

워크스테이를 통해 만난 동료들
글쓴 사람. 꾸베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
“후아-”
동서울터미널에 내리자마자 마주한 후텁한 공기와 빽빽한 건물들 사이에 가득찬 사람들이 서울을 실감하게 하네요. 겨우 일주일, 나의 일상의 자릴 잠시 떠났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새로울까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실은 지리산 언저리에서의 경험이 얼마나 강렬했고 또 여유로웠는지 반증하는 일이겠지요. 충분히 넉넉했지만 또 그만큼 아쉬운 그 기간이 제게 전해준 꽉찬 에너지를 부디 잘 기억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
‘지리산이음’의 뉴스래터에서 <워크스테이 in 지리산>를 알게되었어요. 자연을 좋아하고 산에 오르기도, 머물기도 좋아하는 저에게 이 소식은 마치 복음 (Good News) 같더라고요 :)
지리산에서 일 할 수 있다니, ‘어머 이건 꼭 가야해!’ 하는 마음과 동시에 당연하게도 여러 고민과 선택의 순간이 있었죠. 신중한 결정으로 지원서를 작성하고 (나름) 조마조마하던 시간이 지나 선정 알림 메일이 왔을 때부터 저는 엄청 신이 나서, 워크스테이 동의서를 써준 나의 고용주-우리 이사장님을 비롯 지인들에게 자랑자랑을 하며 속히 그날이 오길 손꼽았습니다.
가기 전에는 서울을 비우고 지리산을 채울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일상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과, 가서 할 일을 정리해보기도 하고, 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밤을 새우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사는 집을 일주일간 대신 사용해줄 지인을 위한 준비와 안내도 필요했고요, 또 저와 함께 사는 우리집 식구들, 고양이 ‘모래’와 십수 개의 화분들 챙기기까지 바쁜 시간이었어요. 그럼에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 지리산 간다!’는 꽤나 괜찮은 활력이 되어주었답니다.
그렇게 다가온 워크스테이를 이틀 앞둔 토요일, 먼저 즐기기로 결정하고 산내에 도착했습니다. 지리산의 얕은 곳에 오르거나 뱀사골, 실상사 등을 다녀오고, 추어탕, 더덕구이를 동반한 산채식, 다슬기탕 등을 먹으며 온 몸으로 지리산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뱀사골 계곡
실상사
금대암
금대암 바위 위에서 찍은 뒷모습
# 작은변화베이스캠프 들썩
“일이 절로 되겠네!”
자리를 새로운 곳으로 옮긴 것도 좋지만 하필 그곳이 이런 절경 앞이라니, 자연스럽게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파노라마로 찍은 들썩 앞 풍경
파노라마로 찍은 마을 풍경
센터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사진으로는 만났었지만 직접 방문은 처음입니다. 센터에 앉아 만나는 탁 트인 풍경은 저 높이 있는 천왕봉부터 낮게 흐르는 만수천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더라고요. 게다가 오리엔테이션이 있던 첫날은 흐렸고 다음 날에는 비가 내려 쌀쌀했지만, 이내 맑은 하늘과 따사로움과 뜨거움의 중간쯤으로 햇살을 내리쬐던 한 주는 산자락의 변화무쌍한 초여름 날씨와 풍경을 모두 담아 경험하게 해주었으니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일이 절로 되었어요 :)
공유오피스 가운데에 있는 책상은 널찍하면서 안정감이 있어 좋았지만 저는 창을 따라 난 바 Bar 책상에서 주로 일했습니다. 책상도 의자도 편안했고, 드롱기 커피머신 안에는 향긋한 ‘아름다운커피’의 원두가 있어 카페인의 힘이 필요한 순간에 큰 일을 해주었고, 곳곳에 살아있는 생명이 초록초록 기운을 내고있어서 안락하게 일하기에 정말 좋더라고요. 중간에 맛있는 라떼가 생각나면 카페 ‘토닥’으로 산책 겸 슬렁슬렁 가서 우유 대신 두유를 넣은 걸로 주문해 마셨고, 온라인 회의가 있을 때는 컨퍼런스홀 안에 있는 회의실을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었어요. 쉼이 필요할 때는 다락방 같은 홀 계단 윗 공간에 올라가 벽면 가득한 책을 한 권 골라서 폭신에 쇼파에 몸을 반쯤 뉘어 뒤적이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참여한 동료들은 야외테이블에 앉아 일을 하기도 했는데, 자연에서 이어지는 테이블과 동료의 모습마저 너무 자연스럽고 아름다워서 창을 사이에 두고 존재하는 우리의 간격이 퍽이나 마음에 들고 행복했습니다. 다만 넋놓고 바라보다가는 시간이 순삭될 수 있으니 이용하시는 모든 분들은 꼭 기억하시길-
들썩의 공유오피스와 컨퍼런스홀
들썩 마당에 놓인 파라솔과 테이블
공유오피스 내부 모습
컨퍼런스홀 2층에 위치한 서재
# 마을, 산내
지리산에 오르기 위해,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지리산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몇 차례 산내에 찾아왔었지만, 일주일 동안 오롯이 지냈던 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덕분에 조금은 가까이 마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머무른 숙소는 게스트하우스가 아닌 주민이 살고 계신 집이었어요. 매번 다니던 큰 길가를 벗어나 약간의 언덕 위, 새로 지은 집들이 즐비한 곳에 있었는데, 뭔가 동네 한가운데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은 진짜 현지인이라도 된 듯 금세 익숙해졌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들썩과 숙소를 오고 가던 10분 정도의 짧은 길은 매번 새로운 풍경을 보여줬고, 옆집에 사는 댕댕이 ‘지구’와는 (나 혼자) 절친이 되었습니다 :)
숙소 얘기가 나왔으니 덧붙이자면, 이번에 저는 모든 숙소에 방문해보는 영광을 누렸어요-
동료에게 물건을 빌리러 들렀던 “무검산방” 별채는 널찍하면서 아늑했고, 곳곳에 있는 직접 만드신 나무 소품들과 도자기들은 예쁜데에다 너무도 제 취향이었습니다!
또 동료들과 파티를 허락해주신 ‘바람’님 덕에 “여여재”에서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름도 지어주고 먹이도 주지만, 또 아프면 병원에서 약도 지어다 먹이지만, 절.대. 키.우.지.는. 않.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떠나가라 웃기도 하고, 선배 언니의 존재로 뭉클해져서 눈물이 또르륵 흐르기도 했던 귀한 밤이었습니다.
“감꽃홍시”에서는 워크스테이를 마친 날 하루를 더 머물기 위해 묵었는데요, 빈티지 그릇상점과 독립서점을 함께 엮은 “찬장과 책장”의 감성에, 다양한 크기의 배틀로 매일 소중함을 지어내는 “목화로부터”의 섬세함을 얹은 오래된 한옥의 역사를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저의 숙소에서는, (정작 저의 늦은 귀가로 자주 뵙지 못했지만) 저를 위해 밝혀두신 부엌 등으로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과 환대하는 마음을 알려주셨고, 매일 새 수건으로 저를 향한 정성을 보여주셨던 주인 ‘언니’(라고 불러도 되나요?)와 함께 치맥의 여유를 누리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습니다. 떠나는 날 아침에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소소하게 손편지를 드릴 수 있어 다행이던, 편안한 공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쇼핑센터였던 편의점 사장님과 느티나무 지기님의 환대는 말할 것도 없고, 뭘 골라도 맛있던 동네 식당 곳곳에서 워크스테이에 온 우리에게 따뜻한 눈길로 안부를 전하던 마을. 특히 곳곳에 붙어있던 오리 ‘윤이’를 찾는 어린 손글씨를 보고 함께 안타까워 할 수 있었던 마음과, 길가에 힘겹게 있던 거북이를 함께 살리는 행동까지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어머니의 산이라는 커다란 자연 속이라 그럴까요? 어쩌면 사소한 것들로 전체를 알 것 같은 장소에서 아주 조금은 닮아져있길 바라봅니다.
들썩의 입간판과 마당에 핀 분홍색 장미
들썩의 간판과 그 밑에 자라고 있는 해바라기들
# 꽃처럼 아름다운, 동료
꽃처럼 아름다운 동료들을 만났어요-
서울과 태백, 충남 등 각자의 지역에서 의미있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살았지만 서로 잘 알지 못했던 존재들이예요. 그런 우리가 ‘들썩’에 모였고, 업무는 다르지만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며 함께 메뉴를 정해 밥을 먹거나 가볍게 맥주를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사이로 이어졌습니다. 느슨하게 계속 연결되길 바라며 서로의 지역으로 초대하며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지리산이음과 들썩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르는 존재를 발견해 연결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내게 꽃이 되어 오게 만드는 곳.
이런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아름다운재단과 지리산이음, 그리고 ‘자유’를 비롯한 담당자들, 함께한 동료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고마워요!
들썩의 '틈'
컨퍼런스홀 바깥 벽면에 자라고 있는 콩
# 멈칫, 할 수 있는 틈
제게 <워크스테이 in 지리산>을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저는 “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들썩에서 일을 하다가 쉴 때 나와서 자주 앉았던 벤치는 건물과 건물 사이, 틈에 있어요. 바람길이기도 하고 예쁜 (이름모를) 콩 넝쿨이 자라는 곳이며, 뱃속에 꼬물이들을 품은 엄마 고양이가 유유히 걷는 길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앉아 바람을 환영하며 크게 숨을 들이쉬며 산내에서의 일상을 즐길 수 있었고, 이어지는 서울의 일상에서도 새로운 숨을 쉴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각자의 이유로 활동가의 삶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을 응원하며, 서로의 틈이 되어주길 응원하며 함께할게요-
워크스테이를 통해 만난 동료들
글쓴 사람. 꾸베 (마포사회적경제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