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스테이를 하러 산내에 내려갈 때에만 해도 “계획한 일을 다 끝내고 오겠어!” 라는 원대한 야망이 있었습니다. 스마트워크 시스템도 갖춰 두었으니, 익숙한 사무실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일을 한다면 지친 마음도 가다듬을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인생이 늘 그렇듯, 계획대로 되지만은 않았습니다. 신청서를 쓸 때에는 일에 초점을 잡고 계획을 세웠는데 후기를 쓰며 돌아보니 일과 쉼을 반반 정도로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들썩의 공유오피스를 찾게 될 분들을 위해 간단한 후기 남겨보겠습니다.
첫인상

잃어버린 오리를 찾는 포스터

산내면 곳곳에 비치된 장바구니/우유팩 수거함
지리산 품 속 동네, 산내면의 첫 인상은 바로 이 포스터였습니다. 산내에 도착한 첫날, 아침거리를 사러 들린 편의점 문에 오리를 찾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요, 누가 봐도 직접 만든 것 같은 이 포스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라진 아기 오리를 찾는 포스터가 찢기거나 바닥에 버려지지 않고 말짱하게 붙어있는 광경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사실은 조금 감동이었어요. 산내를 오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바구니함에 깃든 느슨하고 따뜻한 신뢰가 이 동네를 조금 더 애정어린 눈빛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일
업무공간으로 안내받은 곳은 총 세 곳이었습니다. 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 들썩의 공유오피스, 컨퍼런스홀, 마을카페 토닥입니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여기저기 오가며 일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팀 회의를 계획하고 있기도 했고, 급하게 잡힌 줌 회의도 있어 회의공간 두 곳까지 모든 공간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들썩 공유오피스

밤의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가장 자주 일했던 공간은 공유오피스였어요. 노동에 카페인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커피머신, 빵빵한 와이파이, 쾌적하고 넓은 테이블, 창 너머 멀리 천왕봉이 슬쩍 보이는 환상적인 뷰… 사무실 제 자리를 잊을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었습니다. 환경이 달라져서인지 업무 집중도도 남달랐습니다. 워크스테이 기간동안 새로운 사업 기획을 마무리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정말 잘 떠오르더라고요. 덕분에 착착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쉼
저와 산 모두 칼퇴러인 덕분에, 6시가 되면 칼같이 짐을 챙겨 휴식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장을 보기도 하고, 숙소 근처 실상사에서 저녁노을을 구경하며 타종소리,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숙소 여여재의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보기도 했습니다. 내내 푸릇푸릇한 여름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길지 않은 출근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하는 원동력이었어요.

실상사 누각의 단청

실상사 대나무숲에서 본 하늘

출근길에 마주친 지리산
산내, 마을
저는 어느 공간에 깃든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시간이 흘러 이 공간이 만들어졌을까를 들으면서 흥미를 느끼는 스타일인데요, 월요일 OT때 산내면과 지리산이음 소개 시간이 그런 제 호기심을 채워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귀농/귀촌자들이 모여 사는 이 공동체가 어떤 시도와 가능성으로 지금까지 이어졌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내를 조금 알고 나니 마을 구석구석이 궁금해졌어요. 소개해주신 농산물 직판장, 마을카페 토닥에서 만난 활동가들과 책 읽으러 온 어린이, 초등학교 앞에 걸린 공연 플랜카드같은 소소한 것들이 시선을 잡아끌었습니다. 숙소에 찾아오는 길고양이들, 길가다 마주친 강아지들, 골목길을 굽이굽이 돌아 마주친 독립서점 찬장과 책장도 작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독립서점 찬장과 책장

숙소에 찾아온 길고양이

출근길에 마주친 강아지들
일주일간 머물다 가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한 이 동네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바삐 달려오느라 지친 심신에 쉼표가 필요한 분들께, 조용한듯 소란스러운 이 동네에 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글을 읽을 분들과 저도 언젠가 들썩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요!
글쓴 사람. 닻별 (한국성폭력상담소)
워크스테이를 하러 산내에 내려갈 때에만 해도 “계획한 일을 다 끝내고 오겠어!” 라는 원대한 야망이 있었습니다. 스마트워크 시스템도 갖춰 두었으니, 익숙한 사무실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 일을 한다면 지친 마음도 가다듬을 수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했었습니다.
물론 우리의 인생이 늘 그렇듯, 계획대로 되지만은 않았습니다. 신청서를 쓸 때에는 일에 초점을 잡고 계획을 세웠는데 후기를 쓰며 돌아보니 일과 쉼을 반반 정도로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들썩의 공유오피스를 찾게 될 분들을 위해 간단한 후기 남겨보겠습니다.
첫인상
잃어버린 오리를 찾는 포스터
산내면 곳곳에 비치된 장바구니/우유팩 수거함
지리산 품 속 동네, 산내면의 첫 인상은 바로 이 포스터였습니다. 산내에 도착한 첫날, 아침거리를 사러 들린 편의점 문에 오리를 찾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는데요, 누가 봐도 직접 만든 것 같은 이 포스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라진 아기 오리를 찾는 포스터가 찢기거나 바닥에 버려지지 않고 말짱하게 붙어있는 광경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사실은 조금 감동이었어요. 산내를 오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는 장바구니함에 깃든 느슨하고 따뜻한 신뢰가 이 동네를 조금 더 애정어린 눈빛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일
업무공간으로 안내받은 곳은 총 세 곳이었습니다. 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 들썩의 공유오피스, 컨퍼런스홀, 마을카페 토닥입니다. 그 날의 기분에 따라 여기저기 오가며 일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팀 회의를 계획하고 있기도 했고, 급하게 잡힌 줌 회의도 있어 회의공간 두 곳까지 모든 공간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들썩 공유오피스
밤의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가장 자주 일했던 공간은 공유오피스였어요. 노동에 카페인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커피머신, 빵빵한 와이파이, 쾌적하고 넓은 테이블, 창 너머 멀리 천왕봉이 슬쩍 보이는 환상적인 뷰… 사무실 제 자리를 잊을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이었습니다. 환경이 달라져서인지 업무 집중도도 남달랐습니다. 워크스테이 기간동안 새로운 사업 기획을 마무리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정말 잘 떠오르더라고요. 덕분에 착착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쉼
저와 산 모두 칼퇴러인 덕분에, 6시가 되면 칼같이 짐을 챙겨 휴식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장을 보기도 하고, 숙소 근처 실상사에서 저녁노을을 구경하며 타종소리, 대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를 듣기도 했어요. 숙소 여여재의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보기도 했습니다. 내내 푸릇푸릇한 여름산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길지 않은 출근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게 하는 원동력이었어요.
실상사 누각의 단청
실상사 대나무숲에서 본 하늘
출근길에 마주친 지리산
산내, 마을
저는 어느 공간에 깃든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어떤 시간이 흘러 이 공간이 만들어졌을까를 들으면서 흥미를 느끼는 스타일인데요, 월요일 OT때 산내면과 지리산이음 소개 시간이 그런 제 호기심을 채워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귀농/귀촌자들이 모여 사는 이 공동체가 어떤 시도와 가능성으로 지금까지 이어졌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내를 조금 알고 나니 마을 구석구석이 궁금해졌어요. 소개해주신 농산물 직판장, 마을카페 토닥에서 만난 활동가들과 책 읽으러 온 어린이, 초등학교 앞에 걸린 공연 플랜카드같은 소소한 것들이 시선을 잡아끌었습니다. 숙소에 찾아오는 길고양이들, 길가다 마주친 강아지들, 골목길을 굽이굽이 돌아 마주친 독립서점 찬장과 책장도 작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독립서점 찬장과 책장
숙소에 찾아온 길고양이
출근길에 마주친 강아지들
일주일간 머물다 가는 사람들에게도 친절한 이 동네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바삐 달려오느라 지친 심신에 쉼표가 필요한 분들께, 조용한듯 소란스러운 이 동네에 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이 글을 읽을 분들과 저도 언젠가 들썩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요!
글쓴 사람. 닻별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