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 통신

[2022 (봄) 지리산 워크스테이] #2-7 내 안에 울림으로 남을 일주일

지리산이음
2022-06-28


지리산을 떠난 지 벌써 5일이나 됐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소감을 남겨봅니다. 일은 해야 하지만 일상에서 멀어지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했을 때, 지리산 워크스테이 지원 사업 공고를 만났습니다. ‘5일이라는 시간 동안 사무실을 떠나 일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마지막 날까지 하다가 마감을 앞두고 급히 지원했지만 왠지 모를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예감대로 6월의 어느 날 지리산에 도착하게 됩니다:)



#스테이


숙소 여여재와 그 앞의 논 풍경



-숙소 

한 주간 머문 여여재는 선배 활동가 ‘바람’ 부부가 운영하는 손수 지은 한옥 숙소였습니다. 아침이면 이웃집 닭이 울고, 출근길에는 싱그러운 논밭이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풍경만 바라봐도 마음에 있던 흐린 것들을 비워내고, 그 자리를 다시 맑음으로 채우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오리를 찾는 포스터, 마을 곳곳에 비치된 우유팩과 장바구니 수거함, 길고양이들



-산내

머묾에 관한 얘기를 하자면 ‘산내’라는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첫날 저녁, 숙소에서 먹을 물과 간식을 사러 들른 편의점에서 “오리를 찾습니다” 포스터를 봤을 때부터 전 산내에 반했습니다. 사라진 오리를 찾는 아이들의 마음과 그 마음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어른들의 마음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었거든요. 산내는 그냥 마을이 아니라 공동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편의점과 느티나무에 있는 장바구니함, 우유팩 수거함도 온 마을이 환경에 대한 같은 가치와 방향성을 가지고 생활하고 있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마을 카페이자 서점인 토닥에서 일하면서 동네 사람들이 오고 가는 모습, 아이와 어른이 따로 또 함께 토닥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공동체 안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워크

 

'환영합니다! 지리산 워크스테이' 라고 적힌 칠판, 뱀사골 나들이의 한 장면


첫날 OT에서 세 단어로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를 소개한 단어 중 하나는 ‘홍보’, 저의 담당 업무입니다. 이번 워크스테이 참가자 중에는 홍보 업무를 담당하는 활동가분이 많았는데요, 아무래도 업무 특성상 리모트 워크를 하기 수월한 분야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들썩과 토닥, 플래닛커피에서 노트북으로 주로 일했는데 무리 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워크스테이가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 곳은 소통업무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중간지원조직의 특성상 다양한 지역과 분야의 활동가분들과 연락하는 일이 많은데 다른 공간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여유를 갖고 응대할 수 있었습니다. 또 워크스테이에 함께 한 활동가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활동에 관한 이해와 공감을 통해 지원하는 과정에 더 진심을 담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함께 한 분들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마지막 날 오전, 업무를 조율해서 같이 뱀사골에 가서 찍은 사진이 우리를 보여주는 것 같아 첨부합니다. 한자리에 있지만 각각 있는 모습이 포인트인데요,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를 하다가 식사시간이나 저녁 모임이 있을 때 자유롭게 자리를 채우고 함께 하는 느슨한 연대가 정말 좋았습니다.  




#울림


담장 너머로 보이는 천왕봉, 사무실 앞 책상 파티션에 붙여놓은 지리산 엽서



활동명이 없었는데 이번 워크스테이를 통해 생겼습니다. 바로 “울림” 저의 첫 담당 업무였던 ‘NGO 도서관 어울림’에서 따온 이름인데 울림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크고 부담스럽게 느껴져 고민만 하고 사용하지 못했던 별칭입니다. 산내에서 지내는 동안 한 번 불려 보라고 활동가분들이 권해 주셨고, 불리다 보니 이름보다 편하게 들렸습니다. 나이나 직급에서 주는 거리감도 좁혀 주고, 이름보다 기억에도 잘 남아 좋았습니다. 한 활동가가 해 준 ‘울림에는 큰 울림만 있는 게 아니라 작은 파동 같은 울림도 있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름처럼 생활에 크고 작은 울림을 잘 모으고 퍼트리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지리산에서의 업무 경험 또한 저에게 하나의 울림이 됐습니다. 실상사 앞 카페에서 선물로 받은 지리산 엽서는 사무실 책상 앞에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 산내는 저에게 하나의 거점이 되어 꾸준히 찾아가고 싶은 곳이 될 것 같습니다. 좋은 시간과 경험을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쓴 사람. 울림 (충북시민사회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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