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에서의 4박 5일은 항상 편안했고, 누구를 만나도 반가웠고, 길을 잃어도 재밌었던, 그냥 매일매일 즐거웠던 한 주였습니다.
회사가 재택근무에 대해 보수적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한창이었을 때도 재택근무는 코로나에 걸린 사람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 신청을 제안 받았을 때 어리둥절했었습니다. 하지만 의중은 모르겠고 일단 사무실을 떠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열심히 신청서를 썼습니다. 운이 좋게 선정이 되었고, 제가 좋아하는 자연풍경을 원 없이 보고, 유유자적 그 자체의 삶을 지낼 걸 상상하며 남원으로 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었습니다.

모내기를 마친 논 풍경
#워크
들썩은 리모트 워크에 불편한 점은 없는 곳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무실이 갖추고 있는 시설보다 더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의 업무는 혼자서 진행하고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어서 불편한 점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다만, 사무실에서는 듀얼모니터를 사용해오다가 화면 하나로 일을 하려고 하니 첫 날에는 조금 답답했습니다. 저는 태블릿pc로 업무를 했었는데, 노트북 자판 느낌이 평소 사용해 왔던 키보드와 다르기도 했고, 휴대폰과 태블릿pc가 워낙 연동이 잘 되어서 스마트하게 일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전화 업무가 많은 편인데, 평소에는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보니 피곤하거나 짜증이 날 수 있었다면, 들썩에서는 햇빛을 쬐면서, 예쁜 꽃들을 보면서 전화를 해서 그런지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들썩에서는 일을 하고 있다가 고개를 들면 꽃이 보이고, 옆으로 돌리면 산이 보여서 가끔 저 혼자 이런 걸 누려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일하는 곳은 공간이 너무 작고, 창문이 있지만 옆 건물이 손을 뻗으면 닿을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환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재단의 올해 사업들이 스무 개가 넘는데, 들썩에서의 워크스테이 후기를 잘 공유해서 다른 직원들도 지치지 않고,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워크스테이를 통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기회였습니다. 활동가 지원을 위한 사업을 운영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되었고,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것들을 업무에 잘 녹여내고 싶습니다.

공유오피스에서 술병을 화병 삼아 자라고 있는 식물들
#스테이
혼자 움직이는 거라 차를 가지고 갈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습니다. 제 차도 아니고, 쓴다고 해도 부산에서 갈 때, 부산으로 올 때만 쓰고 출퇴근은 걸어서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 날 들썩에 오면서 식당이나 카페가 어디어디에 있나 두리번거리면서 왔었는데, 대부분 드문드문 떨어져 있어서 차를 가지고 온 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들썩에서 알게 된 활동가분들과 남원에 함께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카페에서 수다도 떨고, 유명한 빵집에서 빵을 사기 위해 줄도 섰습니다.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난 후, 숙소 세 곳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고, 산내면 지도를 매일 살펴보면서 산내면에서의 생활이 너무 기대되고 설레기도 했지만, 걱정도 조금 했습니다. 남원은 추어탕이 유명한데 전 추어탕을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다들 추어탕을 먹으러 가면 어떡하지? 또는,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면 어떡하지? 같은. 다행히 들썩에서 만난 분들은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계셨고, 매일매일 바쁘게, 즐겁게 어울렸던 거 같습니다.
근무시간 이후 저의 하루 일과는 보통 40분 동안 지하철을 탄 후, 하루걸러 영어전화와 운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강아지와 놀고 OTT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지내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편이었습니다. 산내에서는 통근시간이 5분 이내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긴 밤을 위해 책도 가져갔고, 영어전화도 매일하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드라마 파친코를 다시 정주행하기 위해 태블릿pc도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책은 한 번도 안 펼쳤고, 영어전화도 한 번도 못했고, 태블릿pc는 오히려 근무에 사용했습니다.
진짜 은행 업무는 4시부터인 거처럼 진짜 산내생활은 6시 이후였습니다. 뱀사골에 놀러가서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투명한 계곡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편의점 맥주와 치킨을 먹고, 빗소리 들으면서 파스타와 피자를 먹기도 했습니다. 혼자서는 무서워서 못 찍었을 별 사진도 다른 활동가분들과 함께 찍어보았습니다.

숙소 앞 평상에 누우면 보이는 풍경
제가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가 산 넘어 산 넘어 산 넘어 산인데 제가 어디에 있던 이런 풍경에 둘러싸여 있어서 조그만 것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산내에서의 일상이었습니다.
지리산만이 줄 수 있는 자연환경 덕분에 기분전환도 되었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워크스테이 이후 예정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분명 휴식과 즐거움을 목적으로 떠났었는데, 공항은 물론 곳곳의 인파로 인한 피로가 목적을 상쇄시킨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소감문 작성을 위해 산내에서의 생활을 떠올리니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이번 워크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쓴 사람. 조희승 (부산형사회연대기금)
산내에서의 4박 5일은 항상 편안했고, 누구를 만나도 반가웠고, 길을 잃어도 재밌었던, 그냥 매일매일 즐거웠던 한 주였습니다.
회사가 재택근무에 대해 보수적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한창이었을 때도 재택근무는 코로나에 걸린 사람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 신청을 제안 받았을 때 어리둥절했었습니다. 하지만 의중은 모르겠고 일단 사무실을 떠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열심히 신청서를 썼습니다. 운이 좋게 선정이 되었고, 제가 좋아하는 자연풍경을 원 없이 보고, 유유자적 그 자체의 삶을 지낼 걸 상상하며 남원으로 갈 날을 손꼽아 기다렸었습니다.
모내기를 마친 논 풍경
#워크
들썩은 리모트 워크에 불편한 점은 없는 곳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무실이 갖추고 있는 시설보다 더 쾌적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의 업무는 혼자서 진행하고 처리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어서 불편한 점이 없었던 거 같습니다. 다만, 사무실에서는 듀얼모니터를 사용해오다가 화면 하나로 일을 하려고 하니 첫 날에는 조금 답답했습니다. 저는 태블릿pc로 업무를 했었는데, 노트북 자판 느낌이 평소 사용해 왔던 키보드와 다르기도 했고, 휴대폰과 태블릿pc가 워낙 연동이 잘 되어서 스마트하게 일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전화 업무가 많은 편인데, 평소에는 너무 당연한 걸 물어보니 피곤하거나 짜증이 날 수 있었다면, 들썩에서는 햇빛을 쬐면서, 예쁜 꽃들을 보면서 전화를 해서 그런지 부정적인 감정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들썩에서는 일을 하고 있다가 고개를 들면 꽃이 보이고, 옆으로 돌리면 산이 보여서 가끔 저 혼자 이런 걸 누려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일하는 곳은 공간이 너무 작고, 창문이 있지만 옆 건물이 손을 뻗으면 닿을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가까이 있기 때문에 환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재단의 올해 사업들이 스무 개가 넘는데, 들썩에서의 워크스테이 후기를 잘 공유해서 다른 직원들도 지치지 않고, 기분 전환이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워크스테이를 통해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기회였습니다. 활동가 지원을 위한 사업을 운영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되었고,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것들을 업무에 잘 녹여내고 싶습니다.
공유오피스에서 술병을 화병 삼아 자라고 있는 식물들
#스테이
혼자 움직이는 거라 차를 가지고 갈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습니다. 제 차도 아니고, 쓴다고 해도 부산에서 갈 때, 부산으로 올 때만 쓰고 출퇴근은 걸어서 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첫 날 들썩에 오면서 식당이나 카페가 어디어디에 있나 두리번거리면서 왔었는데, 대부분 드문드문 떨어져 있어서 차를 가지고 온 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들썩에서 알게 된 활동가분들과 남원에 함께 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친구처럼 카페에서 수다도 떨고, 유명한 빵집에서 빵을 사기 위해 줄도 섰습니다.
프로그램에 선정되고 난 후, 숙소 세 곳을 인터넷에 검색해 보고, 산내면 지도를 매일 살펴보면서 산내면에서의 생활이 너무 기대되고 설레기도 했지만, 걱정도 조금 했습니다. 남원은 추어탕이 유명한데 전 추어탕을 좋아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다들 추어탕을 먹으러 가면 어떡하지? 또는, 사람들과 친해지지 못하면 어떡하지? 같은. 다행히 들썩에서 만난 분들은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계셨고, 매일매일 바쁘게, 즐겁게 어울렸던 거 같습니다.
근무시간 이후 저의 하루 일과는 보통 40분 동안 지하철을 탄 후, 하루걸러 영어전화와 운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강아지와 놀고 OTT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지내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편이었습니다. 산내에서는 통근시간이 5분 이내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긴 밤을 위해 책도 가져갔고, 영어전화도 매일하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드라마 파친코를 다시 정주행하기 위해 태블릿pc도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책은 한 번도 안 펼쳤고, 영어전화도 한 번도 못했고, 태블릿pc는 오히려 근무에 사용했습니다.
진짜 은행 업무는 4시부터인 거처럼 진짜 산내생활은 6시 이후였습니다. 뱀사골에 놀러가서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투명한 계곡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편의점 맥주와 치킨을 먹고, 빗소리 들으면서 파스타와 피자를 먹기도 했습니다. 혼자서는 무서워서 못 찍었을 별 사진도 다른 활동가분들과 함께 찍어보았습니다.
숙소 앞 평상에 누우면 보이는 풍경
제가 좋아하는 풍경 중 하나가 산 넘어 산 넘어 산 넘어 산인데 제가 어디에 있던 이런 풍경에 둘러싸여 있어서 조그만 것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던 산내에서의 일상이었습니다.
지리산만이 줄 수 있는 자연환경 덕분에 기분전환도 되었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워크스테이 이후 예정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분명 휴식과 즐거움을 목적으로 떠났었는데, 공항은 물론 곳곳의 인파로 인한 피로가 목적을 상쇄시킨 기분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소감문 작성을 위해 산내에서의 생활을 떠올리니 마음이 평안해집니다. 이번 워크스테이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글쓴 사람. 조희승 (부산형사회연대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