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 작은변화의 시나리오/산청]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 팝업놀이터 '말랑말랑 지리산' 이야기

1. 사업명 2019 상반기 일반공모지원사업 - 지리산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2. 활동지역 산청

 

3. 단체명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4. 활동내용 팝업놀이터 '말랑말랑 지리산'

 

2일간 약 80명 이상의 어린이가 산청, 진주, 함양, 부산 등에서 참가했고, 어린이와 보호자(부모) 모두 만족스러운 놀이를 경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 공동체와 참가자에게는 우리를 둘러싼 자연 환경과 버려지는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더욱 창의적이고 자립적으로 놀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런 놀이 환경을 만드는 움직임이 산청에서 더욱 활발해지리라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방정환하늘학교와 학교의 교육철학 등에 대해 두루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말랑한 놀이터가 필요해!

 

팝업놀이터는 하루 동안 짠~ 하고 열려서 실컷 놀고, 뿅! 사라지는 놀이터인데요, 어른들이 만들어 준 경직된 놀이터 환경을 떠나서 스스로 자유롭고 창의적인 놀이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 생긴 놀이터입니다. 저희는 말랑말랑하고 자유로운 놀이터를 꿈꾸며, 또 이 청정한 자연을 그대로 놀이터 삼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말랑말랑 지리산’이라는 이름으로 팝업놀이터를 열었습니다. 이제 그 팝업놀이터를 어떻게 준비하고, 또 어떻게 놀았는지- 팝업놀이터 <말랑말랑 지리산>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놀이터 기획자의 눈으로 버려지는 것들을 다시보다

 

산청 주민들이 많이 보는 SNS(밴드)와 메신저 단체채팅방에 놀이 재료를 함께 모아달라는 포스터를 올렸습니다. 우리가 놀이재료로 쓰고 싶은 것들(이불, 양동이 등)을 버리실거라면 우리에게 버려달라고요. 그렇게 여러 이웃들이 창고에 방치했던 물건들을 저희에게 많이 나누어주셨습니다. 양동이, 철판, 주전자, 나무판자 등등. 저희는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버려진 물건들을 ‘저걸 가지고 어떻게 놀 수 있을까?’하는 시선으로 다시보며 쓰레기를 주워 모았습니다. 종이상자는 구하려고 이리저리 애를 써도 정말 선뜻 내주는 곳이 없었어요. 플라스틱 사용이 제한되면서, 마트에서도 박스를 포장재로 제공하기 때문에 남는 것이 없다고 했고요. 그래서 포항에서 팝업놀이터를 꾸준히 열고계신 분들께 도움을 청해 구하고, 나무 팔레트와 전선 타래(케이블 드럼)도 관련 종사자에게 물어물어 겨우 얻어 왔어요. 평소에 전혀 접할 일이 없는 물건들이라 구할 때 참 막막하고 어려웠는데, 돌이켜보면 많은 분들이 팝업놀이터 취지에 공감하며 도와주셔서 처음인데도 수월하게 모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팝업놀이터는 저희가 ‘이렇게 놀 수 있겠지.’하면서 놀잇감이나 놀이기구를 만들어놓을 필요가 없었어요. 재료를 구할 때도 원래 놀이 목적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니라,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는, 어디에 사용되는지 잘 모르는 재료들을 모았습니다. 재료를 모아 실제로 놀아보니 그것들을 이어 붙이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과정이나 새롭게 다루는 것 자체가 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됐어요. 놀면 놀잇감, 놀아야 놀이터! 그런게 팝업놀이터니까요.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1).jpg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2).jpg

 

 

드디어 팝업! 놀이터 ‘말랑말랑 지리산’

#뭐든지OK! #놀이제일 #놀이는셀프 #놀이가답이다 

 

저희에게도 너무 새로운 일이었고, 처음 학교 바깥사람들을 많이 초대하는 큰 행사여서 걱정도 많았습니다. 너무 위험한 곳은 없는지, 너무 더워서 놀이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면 어쩌지, 놀이재료가 부족하지는 않을지… 그래서 이틀간 열릴 팝업놀이터에 사전 참가신청을 받았습니다. 부산에서, 남해에서도 신청해주셔서 깜짝 놀랐었죠. 막상 첫 날 놀이터가 열리니, 사전 신청자 외에도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도 노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어요. 오히려 더 많은 어린이들이 와서 놀면 재미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둘째날에는 참가신청을 하지 않은 분들도 놀러오시라고 긴급홍보도 했어요.

 

 

이런 놀이터 또 언제 열려요?

 

놀이 재료에 따라 구역이 나누어졌는데요, 박스놀이터는 ‘숲 속의 잠 잘오는 집’을 주제로 했고, 통나무 모래 놀이터, (물주머니를 만드는) 왕꿈틀이 놀이터, 발 구르며 뛰고 모험할 수 있는 ‘상상발전소’, 물감으로 마음껏 놀 수 있는 ‘손바닥 발바닥 짠짠’, 인기 최고였던 물놀이장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박스놀이터가 가장 인기있었고, 관찰하는 어른들에게도 흥미로운 구역이었습니다. 처음 보는 아이들이 박스 집짓기를 위해 자연스레 공동작업을 하게 되고, 그렇게 여러 그룹으로 모여 만든 것이 저마다 독특한 색깔을 가진, 상상력과 창의력이 넘치는 집들이 되고, 숲속 마을이 되었습니다. 그 집짓기가 끝나고 난 뒤에도 숲속 마을이 그대로 놀이터가 되어 놀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이 만든 집을 두고 가는 게 아쉬워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집으로 가던 아이들 얼굴이 떠오릅니다. 돌아가는 사람마다 “이런 놀이터 또 언제 열려요?”, “목화장터에서도 열어주세요!”, “가을에 또 해요!”, “주말마다 열어주면 안되나요?” 하고 물어보시기도 했지요. 다음 팝업놀이터가 또 열리기를 기대합니다. 여기에 왔던 누군가가 자신의 집 마당에서 미니 팝업놀이터를 연다던가, 영감받은 사람들이 모여 반짝!하고 열어보면 더 좋겠습니다.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3).jpg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4).jpg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5).jpg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6).JPG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7).JPG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9).JPG

 

 

팝업놀이터가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

 

팝업놀이터를 준비하며 저희가 기대했던 것은 첫 번째로 그저 어린이들이 신나게, 땀흘리며, 모든 것을 잊고 흠뻑 놀다 가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이렇게 노는 아이들을 자세히 관찰하며 어른들에게 환기가 되길 바랐습니다. 어린이들이 이런 존재였다는 걸 느껴보길 바랐고, 어린이들을 믿게 되는 계기이길 바랐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언젠가라도 이 날을 돌아보며 어린이를 더 어린이답게, 어린이를 더 잘 자라게 하기 위한 어른의 몫을 고민해 볼 수 있길 바랐습니다. 그런 고민을 가진 사람들과 우리가 가느다란 실 혹은 보이지 않는 실로라도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언제든 다시 만나 어린이를 중심에 둔 대화를 이어가보고 싶고요. 함께 새로운 일을 꾸며보아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한 번의 팝업놀이터가 그렇게까지 많은 변화를 한꺼번에 불러일으키기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우리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가 이런 뜻을 품고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꾸준히 알려내는 일이 중요하고, 이번 팝업놀이터가 작은 변화의 씨앗을 뿌리는 일 정도만 되었더라도 저희에겐 더 큰 변화를 꿈꿀 수 있는 힘이 될거에요. 그러니, 팝업놀이터가 뿅!하고 사라진 자리에, 다시 모여 작은 변화의 씨앗에 물을 주는 만남들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방정환하늘교육공동체 (8).JPG

 

 

작성자 | 정푸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