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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네트워크지원사업] 지리산권 청소년 공간 활동가 네트워크 - <지리산권 청소년 네트워크 구성> 사업을 마치고

 

1. 지원사업명  2023 네트워크지원사업

 

2. 활동지역  지리산권

 

3. 활동가(단체)명  지리산권 청소년 공간 활동가 네트워크 

 

4. 보고사업명  지리산권 청소년 네트워크 구성


5. 활동평가 

 

지리산권 청소년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려던 사업 목적은 절반만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청소년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가 어려웠으나 서로의 지역에 방문하거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전환함으로써 소소하나마 교류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청소년 공간 활동가들의 워크숍과 공간 지원 활동은 지속적인 청소년 활동이 지리산권에서 이어지게 함으로써 지리산권 청소년들이 연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 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전화위복轉禍爲福

 

 

글 | 김한범

 

 

 

망했다. 

 

 

청소년 캠프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던 청소년들이 캠프를 불과 열흘 남겨두고 못가겠다고 연락을 주었을 때 머리를 때리던 한 마디는 그거였다. 망했다. 그렇지 않아도 다른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참석한다는 확답이 없던 상황이었는데 명왕성에서 가기로 했던 네 명 중 두 명이 못 간다. 참석 가능한 청소년이 아무래도 다섯 명도 안 될 것 같다. 청소년 없는 청소년 네트워크가 되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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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네트워크 활동 (2023. 1. 14.)

 

 

1월에 지리산권 각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모였을 때는 기대가 좀 있었다. 지리산 유재석 먼지의 진행으로 청소년들도, 활동가들도 즐겁게 서로를 알아가고, 같이 해 볼 수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면서 이 청소년들이 만드는 행사를 기분좋게 상상할 수 있었다. 나는 겨울방학이 끝나기 전에 그 행사를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청소년들은 다음 모임을 여름방학으로 잡았다. 그래, 서로 시간을 쉽게 맞추긴 어렵겠지. 그리고 말처럼 시간을 맞추긴 어려웠다. 여름방학에도 말이다. 활동가 선생님들과 준비회의를 하면서 계속 어두웠던 선생님들의 표정이 떠오른다. 여름방학은 짧고, 그 짧은 시간에 방과후 수업이며 가족 여행도 잡혀 있는데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스스로 무슨 행사를 만들어 보라고 하면 누가 참석하겠다고 하겠나. 청소년 모집이 잘 안되는데 선생님들은 얼마나 애가 탔을까? 내 죄다.

 

 

망했을 때의 대처 요령은 별 게 없다. 다만 해서는 안되는 게 있는데 일단 계획한 게 있으니 강행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청소년 네트워크 캠프는 무산되었음을 확정하고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마침 캠프 때문에 우리 청소년 공간 활동가 선생님들은 시간을 다 비웠네? 룰루랄라에서 캠프를 하려고 양해를 구해 놨으니 공간도 있네?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면 우리 지리산권 청소년 공간 활동가 선생님들만큼 의지할 만한 사람들도 없다. 이거다. 지리산권 청소년 활동가 워크숍으로 급 전환해 보자. 지원비를 받아 하는 사업을 이렇게 막 바꿔도 되느냐고? 물론 그러면 안 된다. 하지만 우리가 지원받는 곳은 융통성 있는 지리산 작은변화 지원센터가 아닌가? 심지어 센터장님이 우리 단톡방에 들어와 눈팅하고 계시니 상황 파악은 하고 있으시겠지. “상황이 이러해서 사업 변경을 신청합니다.”라고 말하면 다소 곤란한 표정을 짓더라도 승인해 주실 것이다. 교활하게 계산을 마친 나는 단톡방에 활동가 워크숍을 제안했다. 모두들 좋다고 대답해 주신다. 분명 채팅창인데 어쩐지 안도하는 선생님들의 표정이 보인 것만 같다. 

 

 

워크숍을 하기로 한 건 그 전부터 모일 때마다 해 왔던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3년간 꾸준히 만나 정도 쌓고, 의리도 쌓고, 연대감도 쌓고, 암튼 뭔가 많이 높이 쌓아 왔지만 근황 나눔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하곤 했다. 우리는 사실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우리가 이 일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이 일에 대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는지 깊이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그리고 이렇게 무산된 청소년 네트워크 활동은 왜 해야 하는지, 하면 어떻게 해야 맞는 건지도 나누어야 했다. 그러니까 이미 워크숍의 주제는 정해져 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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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워크숍 (2023. 8. 4. ~ 8. 5.)

 

 

 

그렇게 어느 여름밤, 산내 룰루랄라에서 6명의 지리산권 청소년 공간 활동가들이 모여서 나눈 이야기들은 깊이가 있었다. 오래 묵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힘이 있었다. 우리의 지향점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더 끈끈해지기도 했다. 아무렴. 밤 산책을 포함해 새벽 두 시 반까지 이야기를 나누었으니 서로 각별해 질 수밖에. 우리의 활동을 통해 기대하는 모습은 ‘공동체 안에서 기능하는 청소년’이라는 표현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지역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그 공동체 안에서 청소년이 소외받지 않으며, 청소년들은 그저 보살핌 받는 존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공동체에 기여하며 일원으로서 기능하는 모습을 우리는 기대하고 있었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지리산권 청소년들의 네트워크의 방향에 대해서도 정리하는 걸 잊지 않았다. (이번 지원사업의 목적을 잊지 않은 나, 칭찬해!) 핵심은 이런 것이다. 지리산권 청소년 네트워크의 중심은 청소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활동가가 되어야 한다. 활동가들의 지속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서로의 소식을 나누고, 지역을 넘어 서로의 청소년 행사와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하면서 연결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한 두 번의 행사에서 어색하게 서로를 만나는 것보다 더 낫다는 것. 그러니까 사람(활동가)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사람에 대한 지원을 지향하는 지리산 작은변화 지원센터, 여러분이 옳았습니다.

 

 

워크숍을 마치고 우리는 이것을 실천에 옮겼다. 먼저 명왕성의 5주년 행사에 다른 지역의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함양에서는 청소년 문화기획단에서 축하 인사를 영상으로 보내주었고, 함양여중의 밴드가 공연으로 5주년을 축하해 주었다. 산내 룰루랄라에서도 베리, 김태정 선생님 등 활동가들과 어린이들이 참석해 함께 축하해 주었다. 하동에서는 안타깝게도 청소년들의 참석이 무산되었지만 활동가 먼지가 함께 해 주었다. 지리산권의 각 지역에서 온 손님들 덕분에 명왕성 5주년은 풍성한 시간이 되었다. 청소년들은 살짝 어리둥절했겠지만 이것이 계속 이어진다면 나중에는 당연히 지리산권은 이렇게 연결되어 함께 축하해 주고, 응원하는 사이라고 받아들이게 되겠지. 명왕성 행사 다음 주에는 함양에서 활동가 은진이 참여하는 다볕골청소년한마음축제가 열렸다. 은진을 통해 산청의 간디고등학교 밴드가 참석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달려가 교통비를 지원해 주었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는 가능성을 넓혀 가는 것,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지리산권 청소년 네트워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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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5주년 행사에 참여한 함양여중 밴드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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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공간지원 : 룰루랄라(보드게임)

 

 

 

 

12월 9일에 들썩에서 열린 활동가대회에서 명찰에 덧붙일 와펜을 고를 때 나는 “꺾여도 하는”을 골랐다. 우리의 청소년 활동은 그렇다. 청소년들은 변수가 많아 열심히 기획하고 준비한 일들이 영 좋지 않은 결과를 맞이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는 만나고, 이야기하고, 다르게 다시 해 본다. 그러면서 발견한 가능성에 우리는 또 바보같이 힘을 낸다. 망했다고 글을 시작해서 발견한 가능성으로 글이 마무리되었다. 글의 제목? 전화위복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