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변화활동가를 소개한다면 ‘좋은 변화가 나에게 오길 기다리지 않고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이라고 하고 싶어요.”
활동가 소개 작은변화활동가 유지선은 생활소비자협동조합으로 활동을 시작해 지역 활동가로 17개 시민단체 네트워크 모임인 남원작은변화포럼을 만들고 시민사회 단체와 사람을 연결해왔다. 2021년부터 <시민공감> 대표를 맡아 공유경제, 탄소중립, 기후위기를 주제로 새로운 방식의 시민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활동 ‣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 2020 의회모니터링단 ‘봄’ 2021 공유공간 발굴과 활용 ‣ 일반공모 지원사업 2018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 남원정책학교 2019 작은교육 / 시민공감 ‣ 지역네트워크 지원사업 2020 남원작은변화포럼 (네트워크 확대 모임,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토론회) ‣ 지역의제 지원사업 2018 남원작은변화포럼 (소셜다이닝, 기획단 운영) 2019 남원작은변화포럼 (의회모니터링 운영, 남원작은변화포럼의 날) 
2021년 12월 작은변화활동가 워크숍에서 만난 유지선 활동가 지리산이음, 작은변화지원센터와 꽤 오래, 깊이 관계를 맺고 계시지요? 제가 쭉 해왔던 생협 활동을 그만두자마자 지리산 이음을 우연하게 만나게 된 거예요. 취지도 좋았지만 지리산이음의 파트너인 아름다운 재단이 워낙 신뢰할만한 기관이었고 저는 걸어가면서 문이 열려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 보는 성격인데요, 제 앞에 아름다운 재단이 열려 있는 문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호기심이 아직은 많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집단에서 일한다는 게 조금 어색하고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고 그래서 되게 소극적이었던 것 같아요. 하라면 하고 기다리라면 기다렸던 2년이 지나고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세워지고 저도 작은변화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든든한 뒷배, 비빌 언덕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되었죠. 남원 작은변화활동가로 받는 지원이 부담이 되었지만 활동을 지켜봐 주고 방향 제시도 해 주고 위로도 받으니까 내가 고아가 아니라 고향도 있고 집도 있고 가족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리산권 활동가들이 같이 모이면 친척들이 모인 것 같고요. 유지선 활동가는 포섭의 여왕이다. ‘유지선 언니를 1년만 돕자’는 마음으로 작은변화지원센터 제안에 오케이 했다는 김양오 활동가의 말을 전했더니 활동가와 조건과 활동가로서 신념을 함께 들려주었다. 저는 활동가의 조건 중에 하나가 함께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활동가는 함께 활동하는 사람이죠. 또 에너지를 받지 못하면 약간 처지는 스타일이라서 김양오 활동가처럼 닫힌 문도 열어보는 에너자이저가 함께 하면 든든하고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우리는 계속 같이 갈 파트너인 것 같아요. 언젠가 지리산권 활동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길을 가야 될 것인가, 내가 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다들 엄청 고민하시더라고요. 그날 둘이 오면서 “너도 그러냐?” 했더니 “나는 활동하면서 한 번도 재미없어본 적이 없고 내가 이 길을 왜 가야 할지 고민해 본 적 없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걸 가는 거다”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정말 특이한 사람이죠. 고민 안 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도 많이 고민했는데 지금 정리가 된 상태거든요. 하면서 가고, 의심하면서 하고, 하면서 의심하기로. 4년 동안 어땠어요? 즐거움도 있고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4년 동안에 새로운 경험을 제일 많이 한 것 같아요. 9년 동안 생협에서 활동은 소소하게 우리끼리 열심히 해서 성장하는 게 목표였어요. 같은 단체 안에서 비슷한 사람들과 했던 활동들이라 크게 변화가 없었고, 그때는 40대 초반이라 밖을 돌아보고 챙길 여력이 없었어요. 그만두고 나오니 더 넓은 세상으로 확 던져진 느낌이었는데 길을 찾게 해주고 어른으로 설 수 있도록 해준 게 작은변화지원센터였어요. 단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봤기 때문에 여한이 없고, 실패해도 성공해도 나는 성장했다고 생각했어요. 
남원작은변화포럼의 구성원들 / 유지선 제공 2018년에 남원작은변화포럼을 만들고부터 3년 동안 이끌어 왔죠? 남원의 17개 단체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은데요, 지리산권 다른 활동가들도 엄청 부러워합니다. 처음에 작은변화포럼은 접점이 저밖에 없었어요. 왜냐면 다 제가 만나 왔던 분들이라 서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밥먹고 서로 알아가는 데 첫 1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두 번째 해에 우리의 공통점을 한번 찾아보자 했는데 정치에 다들 관심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의회 모니터링을 꾸.준.히. 해보자 했죠. 그게 우리 단체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유지선 활동가는 2020년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으로 의회모니터링단 ‘봄’을 운영했다. 남원작은변화포럼은 한 단체가 하지 못하는 일을 연대의 힘으로 함께 해내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2021년에는 3월에 <시민공감> 대표를 맡아 새로운 공유경제모델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공감>은 2015년에 생긴 생각보다 오래된 단체예요. 당시에는 남원에 없던 공동체지원센터를 세워지게 한 어마무시한 분들이 바로 <시민공감>의 설립자죠. 그런 1세대가 지나고 지금 우리는 2세대인 셈이에요. 2세대인 우리는 <시민공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1세대와는 다른 일을 해보려 고민했고 공유경제에 대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어요. 1년을 해보니까 정치, 경제가 들어가는 건 함부로 하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웃음). 개인적으로 저는 탄소중립, 기후위기와 연결된 일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올해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으로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조사해서 내년 활동으로 이어가기 위한 설문조사를 했어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유의미했고 재미있었어요. 올해 조사하고 공부한 자료들을 내년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중이에요. 공유경제는 아직 확신이 생기지 않고 탄소중립, 기후위기와 관련된 프로젝트들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개인적인 관심사와 스스로 제일 잘 하는 일들로 잘 엮어가며 <시민공감> 대표 임기동안 추진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로 사람을 모으고 네트워크하는 활동이 많아서 하다보면 남원이라는 지역,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생협에서 오래 활동하다보니 생협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요, 생협 활동은 내용과 범위를 어느 정도 합의한 상태에서 활동해요. 그래서 갈등과 의견충돌이 많지 않아요. 그런데 현재는 활동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의견과 입장이 매우 다른 사람들과 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의견 조율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상처받을 때도 종종 있어요. 4년이 지난 지금은 내 방식과 기준을 어느 정도 찾았고 불편한 사람들과 접점이 생기더라도 부드럽게 풀어나갈 내공이 좀 생긴 거 같아요. 활동비는 주로 <시민공감> 운영과 확장을 위해 사용한다. 활동비 너무 좋죠. 제가 활동비를 받기 때문에 단체 운영비로 함께 일할 사무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어요. 9월부터 같이 일하고 있어요. 이 분 덕분에 할 수 있는 활동이 훨씬 많아졌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서 대만족이에요. 만약에 제가 작은변화활동가로 활동비를 안 받았으면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활동비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좋은 성과를 내는 촉진제 역할을 한 거죠.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뭘까요? 작은변화활동가의 입장으로도 좋고 지리산이음의 이사진으로서도 좋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찾아 낸 게 가장 큰 것 같고요. 그 사람들이 작은변화활동가라는 이름으로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 것도 성과구요. 처음에 지역을 행정적 경계가 아닌 지리산권으로 묶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그래서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가 모이다보니 지리산권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활동 조건과 환경이 모두 달라 신기하고 신선했어요. 저 같은 경우엔 생협에서 남원으로, 남원에서 지리산권으로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느낌이에요. 게다가 활동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에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활동 방법도 들을 수 있어 좋아요. 다른 지역 활동 사례를 통해 우리지역의 새로운 활동도 꿈꾸어보기도 하구요. 유지선 활동가는 가장 인상적인 지역 활동으로 청소년 활동, 특히 산청의 청소년 자치 공간 <명왕성>을 꼽았다. 사람들에게 작은변화활동가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요? 않고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주제나 의제는 다를 수 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일한다’고 소개하고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품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정말 지리산권에 모인 활동가들을 보면 다양해서 좋더라고요. 내공 있는 분들을 이렇게 찾은 것도 참 '인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인연들을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요? 남원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큰 이슈를 다룰 때가 많아요. 내 힘으로 이게 가능할까, 작은변화포럼이 이 주제를 계속 안고 가는 게 맞나, 우리의 역할이 맞나 고민할 때 임현택 센터장을 만나 얘기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단순하게 정리가 돼요. 첫 단추를 딱 끼고, 첫 발걸음을 떼게 해 주시죠. 앞으로 걸어갈 수 있게 뒤에서 밀어주는 든든한 느낌! 그래서 저는 더 바라는 거 없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것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유지선 활동가는 시민사회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져야 하며 앞으로 후배활동가들이 활동 전문가가 아닌, 전문분야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남원작은변화포럼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처음엔 내실을 다지고 점차 외연을 확장하려 노력했어요. 우리의 목소리가 전해지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의회모니터링을 하면서 내용이 채워지지 않은 외연 확장은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걸 알았어요. 의회모니터링 과정에서 만난 시의원들과 공무원들은 작은변화포럼을 무시하지는 못했지만 의견을 존중하지도 않았어요. 우리가 의회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시민단체가 힘도 있고 목소리도 내려면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전문성이 부족해요. 그래서 제가 하지 못한 것을 후배들이 하면 좋겠어요. 후배들은 본인의 전문 분야가 있어서 필요할 때 우리가 찾아가는 게 아닌, 우릴 찾아오게 만드는 전문가가 되었으면 해요. 앞으로 후배활동가들을 전문성을 갖춘 활동가로 키워서 그게 힘이 돼서 시나 행정에서 그들을 찾아오게 하는데 역할을 하는 게 제 최종의 목표예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남원은 작은변화활동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많은 얘기와 논의가 있었죠. 청년, 여성, 그동안 호명 받지 못하고 경험이 없거나 타이틀 없는 신진활동가를 발굴하자는 얘기들이 있었어요. 결국 다른 지역보다 한 사람이 적게 그룹이 만들어졌는데요. 두 분이 너무나 잘 하고 계시지만 빈 부분을 빨리 채워드렸으면 좀 더 활기있지 않았을까 미안함과 아쉬움이 있어요. 제안을 던질 때 누군가 그걸 받아주면 일이 되지만 대부분 피하거나 안 받으려고 하는데, 유지선 활동가는 던지면 다 받아서 알아서 하는 분이세요. 그래서 센터에서는 유지선 활동가의 지역에서 역할에 대해 별별 상상을 해요. 다른 지리산권 지역과 달리 남원은 시 단위이기도 하고 남원작은변화포럼이나 <시민공감>이 큰 의제들의 이슈파이팅을 이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잘 해주시면 좋겠어요.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임현택 센터장도 계속 지원하고 같이 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괜찮지 않을까요? |
"발굴, 연결 그 이상의 가치"
2020-2021 남원 작은변화활동가 유지선
활동가 소개
작은변화활동가 유지선은 생활소비자협동조합으로 활동을 시작해 지역 활동가로 17개 시민단체 네트워크 모임인 남원작은변화포럼을 만들고 시민사회 단체와 사람을 연결해왔다. 2021년부터 <시민공감> 대표를 맡아 공유경제, 탄소중립, 기후위기를 주제로 새로운 방식의 시민사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요 활동
‣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
2020 의회모니터링단 ‘봄’
2021 공유공간 발굴과 활용
‣ 일반공모 지원사업
2018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 남원정책학교
2019 작은교육 / 시민공감
‣ 지역네트워크 지원사업
2020 남원작은변화포럼 (네트워크 확대 모임, 국회의원 후보자 초청 토론회)
‣ 지역의제 지원사업
2018 남원작은변화포럼 (소셜다이닝, 기획단 운영)
2019 남원작은변화포럼 (의회모니터링 운영, 남원작은변화포럼의 날)
2021년 12월 작은변화활동가 워크숍에서 만난 유지선 활동가
지리산이음, 작은변화지원센터와 꽤 오래, 깊이 관계를 맺고 계시지요?
제가 쭉 해왔던 생협 활동을 그만두자마자 지리산 이음을 우연하게 만나게 된 거예요.
취지도 좋았지만 지리산이음의 파트너인 아름다운 재단이 워낙 신뢰할만한 기관이었고 저는 걸어가면서 문이 열려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들어가 보는 성격인데요, 제 앞에 아름다운 재단이 열려 있는 문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호기심이 아직은 많은 것 같아요.
처음에는 완전히 다른 집단에서 일한다는 게 조금 어색하고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고 그래서 되게 소극적이었던 것 같아요. 하라면 하고 기다리라면 기다렸던 2년이 지나고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세워지고 저도 작은변화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든든한 뒷배, 비빌 언덕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되었죠.
남원 작은변화활동가로 받는 지원이 부담이 되었지만 활동을 지켜봐 주고 방향 제시도 해 주고 위로도 받으니까 내가 고아가 아니라 고향도 있고 집도 있고 가족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리산권 활동가들이 같이 모이면 친척들이 모인 것 같고요.
유지선 활동가는 포섭의 여왕이다. ‘유지선 언니를 1년만 돕자’는 마음으로 작은변화지원센터 제안에 오케이 했다는 김양오 활동가의 말을 전했더니 활동가와 조건과 활동가로서 신념을 함께 들려주었다.
저는 활동가의 조건 중에 하나가 함께 하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활동가는 함께 활동하는 사람이죠. 또 에너지를 받지 못하면 약간 처지는 스타일이라서 김양오 활동가처럼 닫힌 문도 열어보는 에너자이저가 함께 하면 든든하고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우리는 계속 같이 갈 파트너인 것 같아요.
언젠가 지리산권 활동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 길을 가야 될 것인가, 내가 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다들 엄청 고민하시더라고요. 그날 둘이 오면서 “너도 그러냐?” 했더니 “나는 활동하면서 한 번도 재미없어본 적이 없고 내가 이 길을 왜 가야 할지 고민해 본 적 없다. 너무 재미있어서 이걸 가는 거다”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정말 특이한 사람이죠. 고민 안 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저도 많이 고민했는데 지금 정리가 된 상태거든요. 하면서 가고, 의심하면서 하고, 하면서 의심하기로.
4년 동안 어땠어요? 즐거움도 있고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지난 4년 동안에 새로운 경험을 제일 많이 한 것 같아요. 9년 동안 생협에서 활동은 소소하게 우리끼리 열심히 해서 성장하는 게 목표였어요. 같은 단체 안에서 비슷한 사람들과 했던 활동들이라 크게 변화가 없었고, 그때는 40대 초반이라 밖을 돌아보고 챙길 여력이 없었어요. 그만두고 나오니 더 넓은 세상으로 확 던져진 느낌이었는데 길을 찾게 해주고 어른으로 설 수 있도록 해준 게 작은변화지원센터였어요. 단체가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해봤기 때문에 여한이 없고, 실패해도 성공해도 나는 성장했다고 생각했어요.
남원작은변화포럼의 구성원들 / 유지선 제공
2018년에 남원작은변화포럼을 만들고부터 3년 동안 이끌어 왔죠? 남원의 17개 단체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 같은데요, 지리산권 다른 활동가들도 엄청 부러워합니다.
처음에 작은변화포럼은 접점이 저밖에 없었어요. 왜냐면 다 제가 만나 왔던 분들이라 서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밥먹고 서로 알아가는 데 첫 1년의 시간을 보냈어요.
두 번째 해에 우리의 공통점을 한번 찾아보자 했는데 정치에 다들 관심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의회 모니터링을 꾸.준.히. 해보자 했죠. 그게 우리 단체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유지선 활동가는 2020년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으로 의회모니터링단 ‘봄’을 운영했다. 남원작은변화포럼은 한 단체가 하지 못하는 일을 연대의 힘으로 함께 해내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2021년에는 3월에 <시민공감> 대표를 맡아 새로운 공유경제모델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공감>은 2015년에 생긴 생각보다 오래된 단체예요. 당시에는 남원에 없던 공동체지원센터를 세워지게 한 어마무시한 분들이 바로 <시민공감>의 설립자죠. 그런 1세대가 지나고 지금 우리는 2세대인 셈이에요. 2세대인 우리는 <시민공감>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1세대와는 다른 일을 해보려 고민했고 공유경제에 대한 실험을 해보기로 했어요. 1년을 해보니까 정치, 경제가 들어가는 건 함부로 하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요(웃음).
개인적으로 저는 탄소중립, 기후위기와 연결된 일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올해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으로 자전거 도로와 인도를 조사해서 내년 활동으로 이어가기 위한 설문조사를 했어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유의미했고 재미있었어요. 올해 조사하고 공부한 자료들을 내년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고민중이에요.
공유경제는 아직 확신이 생기지 않고 탄소중립, 기후위기와 관련된 프로젝트들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지만 개인적인 관심사와 스스로 제일 잘 하는 일들로 잘 엮어가며 <시민공감> 대표 임기동안 추진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로 사람을 모으고 네트워크하는 활동이 많아서 하다보면 남원이라는 지역,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생협에서 오래 활동하다보니 생협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요, 생협 활동은 내용과 범위를 어느 정도 합의한 상태에서 활동해요. 그래서 갈등과 의견충돌이 많지 않아요. 그런데 현재는 활동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의견과 입장이 매우 다른 사람들과 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의견 조율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상처받을 때도 종종 있어요. 4년이 지난 지금은 내 방식과 기준을 어느 정도 찾았고 불편한 사람들과 접점이 생기더라도 부드럽게 풀어나갈 내공이 좀 생긴 거 같아요.
활동비는 주로 <시민공감> 운영과 확장을 위해 사용한다.
활동비 너무 좋죠. 제가 활동비를 받기 때문에 단체 운영비로 함께 일할 사무직원을 채용할 수 있었어요. 9월부터 같이 일하고 있어요. 이 분 덕분에 할 수 있는 활동이 훨씬 많아졌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어서 대만족이에요. 만약에 제가 작은변화활동가로 활동비를 안 받았으면 그런 생각은 하지 못했을 거예요. 활동비가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좋은 성과를 내는 촉진제 역할을 한 거죠.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의 가장 큰 성과는 뭘까요? 작은변화활동가의 입장으로도 좋고 지리산이음의 이사진으로서도 좋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찾아 낸 게 가장 큰 것 같고요. 그 사람들이 작은변화활동가라는 이름으로 네트워크를 이루게 된 것도 성과구요.
처음에 지역을 행정적 경계가 아닌 지리산권으로 묶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어요. 그래서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가 모이다보니 지리산권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활동 조건과 환경이 모두 달라 신기하고 신선했어요. 저 같은 경우엔 생협에서 남원으로, 남원에서 지리산권으로 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느낌이에요. 게다가 활동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기 때문에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활동 방법도 들을 수 있어 좋아요. 다른 지역 활동 사례를 통해 우리지역의 새로운 활동도 꿈꾸어보기도 하구요.
유지선 활동가는 가장 인상적인 지역 활동으로 청소년 활동, 특히 산청의 청소년 자치 공간 <명왕성>을 꼽았다.
사람들에게 작은변화활동가를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요?
않고 변화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주제나 의제는 다를 수 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일한다’고 소개하고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품을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정말 지리산권에 모인 활동가들을 보면 다양해서 좋더라고요. 내공 있는 분들을 이렇게 찾은 것도 참 '인연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이 인연들을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요?
남원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큰 이슈를 다룰 때가 많아요. 내 힘으로 이게 가능할까, 작은변화포럼이 이 주제를 계속 안고 가는 게 맞나, 우리의 역할이 맞나 고민할 때 임현택 센터장을 만나 얘기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단순하게 정리가 돼요. 첫 단추를 딱 끼고, 첫 발걸음을 떼게 해 주시죠. 앞으로 걸어갈 수 있게 뒤에서 밀어주는 든든한 느낌! 그래서 저는 더 바라는 거 없어요. 앞으로도 계속 그것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유지선 활동가는 시민사회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가져야 하며 앞으로 후배활동가들이 활동 전문가가 아닌, 전문분야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남원작은변화포럼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처음엔 내실을 다지고 점차 외연을 확장하려 노력했어요. 우리의 목소리가 전해지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의회모니터링을 하면서 내용이 채워지지 않은 외연 확장은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걸 알았어요.
의회모니터링 과정에서 만난 시의원들과 공무원들은 작은변화포럼을 무시하지는 못했지만 의견을 존중하지도 않았어요. 우리가 의회에서 이루어지는 것들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시민단체가 힘도 있고 목소리도 내려면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전문성이 부족해요. 그래서 제가 하지 못한 것을 후배들이 하면 좋겠어요. 후배들은 본인의 전문 분야가 있어서 필요할 때 우리가 찾아가는 게 아닌, 우릴 찾아오게 만드는 전문가가 되었으면 해요. 앞으로 후배활동가들을 전문성을 갖춘 활동가로 키워서 그게 힘이 돼서 시나 행정에서 그들을 찾아오게 하는데 역할을 하는 게 제 최종의 목표예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남원은 작은변화활동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 굉장히 많은 얘기와 논의가 있었죠. 청년, 여성, 그동안 호명 받지 못하고 경험이 없거나 타이틀 없는 신진활동가를 발굴하자는 얘기들이 있었어요. 결국 다른 지역보다 한 사람이 적게 그룹이 만들어졌는데요. 두 분이 너무나 잘 하고 계시지만 빈 부분을 빨리 채워드렸으면 좀 더 활기있지 않았을까 미안함과 아쉬움이 있어요.
제안을 던질 때 누군가 그걸 받아주면 일이 되지만 대부분 피하거나 안 받으려고 하는데, 유지선 활동가는 던지면 다 받아서 알아서 하는 분이세요. 그래서 센터에서는 유지선 활동가의 지역에서 역할에 대해 별별 상상을 해요.
다른 지리산권 지역과 달리 남원은 시 단위이기도 하고 남원작은변화포럼이나 <시민공감>이 큰 의제들의 이슈파이팅을 이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잘 해주시면 좋겠어요.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임현택 센터장도 계속 지원하고 같이 하고자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요. 괜찮지 않을까요?
글 | 이경원
기획/진행 | 이현주
이경원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일에 기꺼이 손을 빌려주는 프리랜서 라이터로 <논밭생활백과> , <오고생이 제주로>, <청송에서 쉼표, 농촌에서 느낌표>, <우리는 사회적 농업을 합니다> 등 지역기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기록하며 연결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이현주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사업국장으로 2020년~2021년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현재 지리산권 농부들의 일과 삶을 기록하는 <논밭생활백과>를 담당하고 있다.
2020-2021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 보고서 <윤슬>
‘이웃이 이웃을 돕는다’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설립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이웃이 이웃을 돕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이웃이 이웃을 돕는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과 흐름이 만나 변화의 주체인 한 명 한 명의 사람을 지원하는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은 지리산권 지역당 2~3명의 활동가, 총 14명의 활동가를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지원했습니다. 활동가의 선정과정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진행되었습니다. 센터와 아름다운재단 그리고 지역협력파트너, 센터와 관계 맺은 풀뿌리 활동가 등 다양한 구성원의 이야기와 의견을 통해 지리산권에 필요하고 요구되는 활동가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역의 활동가들을 추천받기도 했습니다. 지역사회의 의제에 대해서 노련한 역량으로 이야기를 모으고 활동과 실천으로 이어가는 분부터 지역사회에서 이제 막 자신의 목소리와 활동을 시작한 분들까지. 그리고 지역마다 다른 시민사회의 분위기와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고자 했습니다. 처음 시도되는 이 사업에 뜻을 함께하고 제안을 수락한 분들이 지금의 작은변화활동가들입니다.
지원사업은 활동가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한 활동비 지원, 지역의 흐름과 활동의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사업비 지원을 큰 줄기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성장과 학습, 네트워크를 위한 교육, 워크숍 지원도 함께였지만, 무엇보다 본 사업의 핵심은 센터의 노하우와 역량, 노력이 들어간 교류와 협력 지원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이 지치거나 고민이 있을 때, 응원이 필요할 때 늘 함께하는 동료이자 지지자로 활동가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두 번의 사계절이 지나는 동안 활동가들과 지역의 희로애락을 같이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이 어려운 위기도 있었지만 되도록 얼굴을 보고 만나 서로의 안부와 안녕을 묻고, 일상을 공유하며, 같이 웃고 함께 화낸 시간이 그렇게 쌓였습니다.
이 보고서의 부제는 ‘윤슬: 서로 만나 함께 빛나는 사람들’입니다. 물빛도 햇빛을 만나야 반짝이며 빛이 납니다. 지난 2년간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 존재를 확인하고 연결되며 함께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같이 빛나고 반짝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게 해준 14명의 활동가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의 활동과 행보에도 지지와 응원을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