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해보려고 했던 것들, 시도하려고 했지만 못했던 것들, 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펼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죠.”
활동가 소개 작은변화활동가 최홍성미는 2020년부터 함양군 작은변화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안의면에서 마을 아이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교육활동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지역 사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제안해 ‘행복안의봄날센터’를 만들고 운영하기도 했다. 주요 활동 ‣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 2020 모두를 위한 밥상공동체 2021 요리조리 채식요리 체험활동 ‣ 활동가교육 지원사업 2021 한살림경남 식생활교육활동가 양성과정 ‣ 일반공모 지원사업 2018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 안의사랑마을공동체 (함께 키우는 마을 공동체) 2019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 안의사랑마을공동체 (초록꿈틀 자연학교) 
2021년 12월 작은변화활동가 워크숍에서 만난 최홍성미 활동가 작은변화활동가로서의 2년 어땠나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제 활동의 첫 출발점이죠. 그리고 확장성과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굉장히 애틋한 관계이기도 해요. 2018년, 2019년 공모지원사업으로 처음 시작해 활동을 지속하는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는데 제가 작은변화활동가가 되면서 활동을 이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었어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우려, 지속해야 된다는 압박감도 있었지만 어차피 마을 안에서 활동을 계속 해야 하는 사람이라 그 제안이 고마웠어요. 당시에 활동 공간도 없애고 같이 하던 동료도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모든 걸 내려놓고 우리 좀 쉴까? 했는데 활동가 제안이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끈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계속 해보자’ 하는 힘을 받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일을 만들고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어요. 정말 힘든 시기에 끈 하나를 가지고 있었는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딱 잡아주신 거였죠. 처음에 활동을 시작할 때도 공동체 멤버 대부분이 도시 외지인들이다 보니까 위태위태했어요. 사실 문 닫기 일보직전이었는데 우리가 사업을 조금 해보면서 이런 것도 있구나, 지역 정서가 이렇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할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지금은 사업을 하면서 이런 것도 해보자, 저런 것도 해보자 얘기하고 연말에는 너무 힘들어 하다가도 연초가 되면 이런 것 좀 해볼까 얘기가 되고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요. 작은변화활동가로서의 2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일단은 홀가분한 마음, 그리고 또 하나의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크게 달라질 건 없지만 계속 활동을 이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겨요.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계속 확대하면서 더 많은 가능성, 연속성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사업의 확장보다 관계의 확장성이 생겼다고 해야 될까요. 끈끈해지고 더 돈독해지고. 전에는 우리도 약간 협소한 마음을 갖고 있었거든요. ‘우리는 아이들만 잘 챙길 거야, 마을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 일을 더 크게 만들지 말자’였는데 사업을 진행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제 경우엔 2년 사이에 면, 군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급격하게 많아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어요. 공감대가 생기면서 같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찾게 되었어요. 최홍성미 활동가는 2년 동안 가장 아쉽고, 안타깝고, 애썼지만 잘 안 된 일로 저녁밥상을 꼽았다. 저녁밥상으로 식생활 개선활동과 연계한 돌봄 체계를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게 제일 아쉬워요. 2020년에 저녁밥상으로 마을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면서 우리 공동체의 화합도 만들고, 그 흐름을 이어서 올해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으로 채식 요리로 아이들에게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가 아닌 한 끼라도 더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고 싶었거든요. 저녁밥상을 계속 이어오지 못한 아쉬움이 커요. 이 마을에서 저녁밥상이 왜 중요한가요? 마을에 한부모가정도 많고, 다문화가정도 많고, 조손가정도 많아요. 젊은 엄마들은 워킹맘이 많다보니까 아이들 밥을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돌봄도 쉽지 않아요. 안의면이 생각보다 넓어서 마을 곳곳에 아이들이 있거든요. 부모들이 바빠서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밥 한 끼라도 같이 먹으면서 돌봄도 되고 아이들 간의 관계도 만들어주고 싶었거든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만나기 어려운 아이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나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컸던 거죠. 그러면서 부모들의 관계도 만들어지고요. 애들 밥을 못 챙겨주기도 하고, 애들은 늘 놀고 싶어 하고 같이 만나고 싶어 하는데 이렇게 챙겨주고 보살핌을 같이 하니까 마을에서 굉장히 고마워했어요. 아이들이 만나는 자리에 부모들도 같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지니까 좋더라고요.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많이 하다 보니까 아이들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뭘 바라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만날 기회를 좀 많이 만들고 싶었죠. 유대감이 형성이 되고, 아이들 키우는 얘기도 좀 같이 나누게 되고 그걸 사실 더 확대하고 싶었거든요. 처음에는 우리가 하는 활동들이 낯설기도 하고 아이들을 통해서 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맡기는 부모님들과 같이 모여 직접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올해 제가 놀이 활동을 하는데 후원금을 주고 간 분이 있어요, 고맙다고. 요즘 부모들은 걱정이 많잖아요. 코로나19도 있지만 안전에 있어서도. 저희는 아이들과 최대한 밀착해서 만나고 있으니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 그동안 했던 저녁밥상이나 교육공동체 활동은 지역에서 자녀가 있는 양육자들에겐 믿을 수 있는, 아이들에겐 정서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최홍성미 활동가의 활동 기반인 안의면의 행복안의봄날센터 최홍성미 활동가가 생각하는 2년 동안 함양군이나 안의면의 지역 이슈는 어떤 게 있나요? 조그맣게 저희끼리 공동육아형태로 시작한 활동이 함양군의 마을교육공동체라는 큰 틀을 만들고 다양하고 새로운 공동체들과 연결고리가 생겨 힘이 좀 커졌다고 해야 될까요. 그동안 함양군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어요. 학교 밖 아이들을 만나거나 교육 기회나 공간에 대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행정도 마찬가지고 마을도 분위기도 그렇고 학교도 문을 잘 안 열어주고. 민-관-학 모두가 서로에게 거리가 있었죠. 그런데 저희가 2020년도에 교육청과 협업하면서 공동체를 꾸리고 마을단위 공모사업으로 6~7팀이 꾸준히 활동하면서 올해 행복교육지구로 선정되는 결과까지 만들어졌어요. 함양군 내에서 작은 마을교육공동체였던 저희 모임이 연결고리가 돼서 그 힘으로 마을교육공동체가 많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처음의 마을교육공동체는 민간의 지원으로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지만 교육청이나 공공기관의 지원사업은 제약이 있을 것 같아요. 자본의 힘이 되게 무서운 거잖아요. 전에는 약간의 희생과 봉사가 플러스 됐다고 하면 이제는 당연히 해야 될 것 같고 맞춰진 틀에 따라야 하는 부분들이 제일 걸림돌이긴 하죠. 그런 우려에서 우리가 합쳐서 제안도 하고 주체적으로 방향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함양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었어요. 작은변화활동가로 지리산권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나 연대를 경험하거나 느낀 적이 있나요? 지리산권의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요. 활동가들이 그 지역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2년간의 활동 속에서 만남의 기회들을 계속 주셨거든요. 처음에는 서먹하고 ‘이분들은 이런 활동을 하는구나’ 정도였는데 지금은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이야’ 이런 신뢰관계가 형성됐어요. 어떻게 이렇게 좋은 분들을 잘 만났지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신 분들을 되게 잘 엮어주셨고, 그분들의 활동들을 보면서 많이 자극을 받고 방향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돼요. 나이를 떠나서 활동 영역에 있어서 확장성도 주기도 하고. 우리가 해보려고 했던 것들, 시도하려고 했지만 못했던 것들, 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펼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죠. 활동비,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 역량과 학습지원, 네트워킹, 컨설팅 등 작은변화활동가를 위한 다양한 지원 중 최홍성미 활동가에게 있어 활동지원금은 말 그대로 씨앗이 움트게 도와주는 거름 같았고, 코로나19 덕분(?)에 활동가교육 지원사업으로는 다양한 온라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활동지원금은 ‘이거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서 자금을 얻지 않으면 어떻게 시작하지’ 주저하고 있을 때 도전하게 해 준 기금이었어요. 저는 올해 교육지원사업도 잘 활용했어요. 역량과 학습지원으로 한살림 교육을 받을 수 있었어요. 온라인 강좌도 많이 듣고 실습도 했거든요. 깊이 있게 역량을 좀 더 키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지리산활동백과 인터뷰를 위해 '행복안의봄날센터'에서 만난 최홍성미 활동가 언제 작은변화지원센터로부터 ‘내가 응원받고 있구나, 지지받고 있구나’ 느꼈나요? 저는 센터의 활동가 지원과 살핌도 든든했지만 지리산권 활동가들을 만나는 순간, 함께하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가장 큰 응원과 지지였다고 생각해요. 다 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제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까이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힘도 되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주고도 싶고, 제가 힘들다고 할 때 응원을 받을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작은변화활동가들은 정말 최고였어요.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뭔가 일을 벌이기도 쉽지 않고 누구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그 속에서도 저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올해 4개 사업을 했는데 되게 힘겹지만 재밌게 잘 했거든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응원과 지지가 아니었으면 좀 외로웠을 것 같아요. 제가 부족해서 활동하면서 한계가 올 때가 있었어요. 마을 안에서 같이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다들 내 마음 같지 않잖아요. 같이 모여서 뭘 해보자하기 참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이 있어요. 어떤 선생님이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롭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말이 되게 와 닿았어요. 그런데 괴롭지만 해야 되는 거잖아요(웃음). 작은변화활동가 최홍성미가 생각하기에 지역에서 활동가는 어떤 사람일까요? 좀 어려운데요, 마을에서 메신저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 지역사회 아젠다를 던지고 소통과 협업의 장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굉장히 부족하고 준비가 좀 안 됐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변화를 이끄는 ‘사람’을 지원하고 연결하는 사업인데요, 제안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 제가 뭔가 요구할 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올해까지 해 온 활동들이 지역사회에서 큰 분란 없이 잘 진행된 것, 이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저는 내년에 돌봄과 방과 후 아이들을 만나는 활동에 더 집중하고 아이들의 만남,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고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들을 계속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 자연생태 환경교육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전에는 이런 것도 했고 저런 것도 했는데 이제는 우리 주변 가까이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아이들에게 좀 더 깊이 있게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강에서든 숲에서든 들에서든 우리가 가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농사나 다양한 체험 활동들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사람이 태어났을 때 ‘넌 활동가야’라고 정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어느 시점에 오거나 어떤 계기로 발을 딛게 되고 쑥 들어가다 보면 자기가 길을 만드는데 최홍성미 활동가가 그런 분 같아요. 안의사랑마을공동체로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처음 인연을 맺을 때 사업설계나 내용도 체계적이지 않았고 지역사회와 마을 분들에게도 크게 환영받지 못해 서러움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 속에서 지금 여기까지 왔고 지역사회 안에서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체로 호명되고 있어요. 그 과정에 센터와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이 함께한 점이 무척 의미 있다고 봅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정말 잘 만난 것 같아요. 올해는 작은변화활동가로서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도 있었지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상남도와 함양군의 지원으로 사업을 하기도 했고요.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는 안의사랑마을공동체가 마을교육모델로 다른 지역사회에 필요한 강의나 컨설팅을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활동의 시작과 확장, 지속의 끈을 만나다"
2020-2021 함양 작은변화활동가 최홍성미
활동가 소개
작은변화활동가 최홍성미는 2020년부터 함양군 작은변화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안의면에서 마을 아이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교육활동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지역 사회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제안해 ‘행복안의봄날센터’를 만들고 운영하기도 했다.
주요 활동
‣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
2020 모두를 위한 밥상공동체
2021 요리조리 채식요리 체험활동
‣ 활동가교육 지원사업
2021 한살림경남 식생활교육활동가 양성과정
‣ 일반공모 지원사업
2018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 안의사랑마을공동체 (함께 키우는 마을 공동체)
2019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 안의사랑마을공동체 (초록꿈틀 자연학교)
2021년 12월 작은변화활동가 워크숍에서 만난 최홍성미 활동가
작은변화활동가로서의 2년 어땠나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는 제 활동의 첫 출발점이죠. 그리고 확장성과 연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 굉장히 애틋한 관계이기도 해요.
2018년, 2019년 공모지원사업으로 처음 시작해 활동을 지속하는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는데 제가 작은변화활동가가 되면서 활동을 이어주는 중간다리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었어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우려, 지속해야 된다는 압박감도 있었지만 어차피 마을 안에서 활동을 계속 해야 하는 사람이라 그 제안이 고마웠어요.
당시에 활동 공간도 없애고 같이 하던 동료도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모든 걸 내려놓고 우리 좀 쉴까? 했는데 활동가 제안이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끈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계속 해보자’ 하는 힘을 받아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일을 만들고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어요. 정말 힘든 시기에 끈 하나를 가지고 있었는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딱 잡아주신 거였죠.
처음에 활동을 시작할 때도 공동체 멤버 대부분이 도시 외지인들이다 보니까 위태위태했어요. 사실 문 닫기 일보직전이었는데 우리가 사업을 조금 해보면서 이런 것도 있구나, 지역 정서가 이렇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이렇게 저렇게 시도할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지금은 사업을 하면서 이런 것도 해보자, 저런 것도 해보자 얘기하고 연말에는 너무 힘들어 하다가도 연초가 되면 이런 것 좀 해볼까 얘기가 되고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요.
작은변화활동가로서의 2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일단은 홀가분한 마음, 그리고 또 하나의 새로운 미션이 주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크게 달라질 건 없지만 계속 활동을 이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겨요.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계속 확대하면서 더 많은 가능성, 연속성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사업의 확장보다 관계의 확장성이 생겼다고 해야 될까요. 끈끈해지고 더 돈독해지고.
전에는 우리도 약간 협소한 마음을 갖고 있었거든요. ‘우리는 아이들만 잘 챙길 거야, 마을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 일을 더 크게 만들지 말자’였는데 사업을 진행하면서 마을 사람들을 만나고 제 경우엔 2년 사이에 면, 군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계기가 급격하게 많아지고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어요. 공감대가 생기면서 같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찾게 되었어요.
최홍성미 활동가는 2년 동안 가장 아쉽고, 안타깝고, 애썼지만 잘 안 된 일로 저녁밥상을 꼽았다.
저녁밥상으로 식생활 개선활동과 연계한 돌봄 체계를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제대로 이어지지 못한 게 제일 아쉬워요. 2020년에 저녁밥상으로 마을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면서 우리 공동체의 화합도 만들고, 그 흐름을 이어서 올해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으로 채식 요리로 아이들에게 편의점 음식이나 패스트푸드가 아닌 한 끼라도 더 건강한 밥상을 차려주고 싶었거든요. 저녁밥상을 계속 이어오지 못한 아쉬움이 커요.
이 마을에서 저녁밥상이 왜 중요한가요?
마을에 한부모가정도 많고, 다문화가정도 많고, 조손가정도 많아요. 젊은 엄마들은 워킹맘이 많다보니까 아이들 밥을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돌봄도 쉽지 않아요.
안의면이 생각보다 넓어서 마을 곳곳에 아이들이 있거든요. 부모들이 바빠서 아이들이 방치되어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밥 한 끼라도 같이 먹으면서 돌봄도 되고 아이들 간의 관계도 만들어주고 싶었거든요. 멀리 떨어져 있어서 만나기 어려운 아이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나 자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컸던 거죠. 그러면서 부모들의 관계도 만들어지고요.
애들 밥을 못 챙겨주기도 하고, 애들은 늘 놀고 싶어 하고 같이 만나고 싶어 하는데 이렇게 챙겨주고 보살핌을 같이 하니까 마을에서 굉장히 고마워했어요. 아이들이 만나는 자리에 부모들도 같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지니까 좋더라고요. 아이들과 프로그램을 많이 하다 보니까 아이들만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뭘 바라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만날 기회를 좀 많이 만들고 싶었죠.
유대감이 형성이 되고, 아이들 키우는 얘기도 좀 같이 나누게 되고 그걸 사실 더 확대하고 싶었거든요. 처음에는 우리가 하는 활동들이 낯설기도 하고 아이들을 통해서 활동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맡기는 부모님들과 같이 모여 직접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올해 제가 놀이 활동을 하는데 후원금을 주고 간 분이 있어요, 고맙다고.
요즘 부모들은 걱정이 많잖아요. 코로나19도 있지만 안전에 있어서도. 저희는 아이들과 최대한 밀착해서 만나고 있으니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신뢰가 생긴 것 같아요.
지금 그동안 했던 저녁밥상이나 교육공동체 활동은 지역에서 자녀가 있는 양육자들에겐 믿을 수 있는, 아이들에겐 정서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최홍성미 활동가의 활동 기반인 안의면의 행복안의봄날센터
최홍성미 활동가가 생각하는 2년 동안 함양군이나 안의면의 지역 이슈는 어떤 게 있나요?
조그맣게 저희끼리 공동육아형태로 시작한 활동이 함양군의 마을교육공동체라는 큰 틀을 만들고 다양하고 새로운 공동체들과 연결고리가 생겨 힘이 좀 커졌다고 해야 될까요.
그동안 함양군은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없었어요. 학교 밖 아이들을 만나거나 교육 기회나 공간에 대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어요. 행정도 마찬가지고 마을도 분위기도 그렇고 학교도 문을 잘 안 열어주고. 민-관-학 모두가 서로에게 거리가 있었죠. 그런데 저희가 2020년도에 교육청과 협업하면서 공동체를 꾸리고 마을단위 공모사업으로 6~7팀이 꾸준히 활동하면서 올해 행복교육지구로 선정되는 결과까지 만들어졌어요. 함양군 내에서 작은 마을교육공동체였던 저희 모임이 연결고리가 돼서 그 힘으로 마을교육공동체가 많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처음의 마을교육공동체는 민간의 지원으로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지만 교육청이나 공공기관의 지원사업은 제약이 있을 것 같아요.
자본의 힘이 되게 무서운 거잖아요. 전에는 약간의 희생과 봉사가 플러스 됐다고 하면 이제는 당연히 해야 될 것 같고 맞춰진 틀에 따라야 하는 부분들이 제일 걸림돌이긴 하죠. 그런 우려에서 우리가 합쳐서 제안도 하고 주체적으로 방향을 만들어 가기 위해 함양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었어요.
작은변화활동가로 지리산권 활동가들의 네트워크나 연대를 경험하거나 느낀 적이 있나요?
지리산권의 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에 있는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요. 활동가들이 그 지역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2년간의 활동 속에서 만남의 기회들을 계속 주셨거든요. 처음에는 서먹하고 ‘이분들은 이런 활동을 하는구나’ 정도였는데 지금은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열심히 활동하시는 분들이야’ 이런 신뢰관계가 형성됐어요.
어떻게 이렇게 좋은 분들을 잘 만났지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하신 분들을 되게 잘 엮어주셨고, 그분들의 활동들을 보면서 많이 자극을 받고 방향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돼요. 나이를 떠나서 활동 영역에 있어서 확장성도 주기도 하고. 우리가 해보려고 했던 것들, 시도하려고 했지만 못했던 것들, 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펼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죠.
활동비,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 역량과 학습지원, 네트워킹, 컨설팅 등 작은변화활동가를 위한 다양한 지원 중 최홍성미 활동가에게 있어 활동지원금은 말 그대로 씨앗이 움트게 도와주는 거름 같았고, 코로나19 덕분(?)에 활동가교육 지원사업으로는 다양한 온라인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활동지원금은 ‘이거 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서 자금을 얻지 않으면 어떻게 시작하지’ 주저하고 있을 때 도전하게 해 준 기금이었어요. 저는 올해 교육지원사업도 잘 활용했어요. 역량과 학습지원으로 한살림 교육을 받을 수 있었어요. 온라인 강좌도 많이 듣고 실습도 했거든요. 깊이 있게 역량을 좀 더 키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지리산활동백과 인터뷰를 위해 '행복안의봄날센터'에서 만난 최홍성미 활동가
언제 작은변화지원센터로부터 ‘내가 응원받고 있구나, 지지받고 있구나’ 느꼈나요?
저는 센터의 활동가 지원과 살핌도 든든했지만 지리산권 활동가들을 만나는 순간, 함께하는 사람들의 연대감이 가장 큰 응원과 지지였다고 생각해요.
다 같이 모이는 자리에서 제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가까이서 활동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힘도 되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해 주고도 싶고, 제가 힘들다고 할 때 응원을 받을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던 것 같아요. 작은변화활동가들은 정말 최고였어요.
2년 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 뭔가 일을 벌이기도 쉽지 않고 누구를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그 속에서도 저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올해 4개 사업을 했는데 되게 힘겹지만 재밌게 잘 했거든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응원과 지지가 아니었으면 좀 외로웠을 것 같아요.
제가 부족해서 활동하면서 한계가 올 때가 있었어요. 마을 안에서 같이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는데 다들 내 마음 같지 않잖아요. 같이 모여서 뭘 해보자하기 참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이 있어요. 어떤 선생님이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롭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 말이 되게 와 닿았어요. 그런데 괴롭지만 해야 되는 거잖아요(웃음).
작은변화활동가 최홍성미가 생각하기에 지역에서 활동가는 어떤 사람일까요?
좀 어려운데요, 마을에서 메신저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사람, 지역사회 아젠다를 던지고 소통과 협업의 장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부분에서 저는 굉장히 부족하고 준비가 좀 안 됐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은 ‘지역’을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변화를 이끄는 ‘사람’을 지원하고 연결하는 사업인데요, 제안하고 싶은 바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 제가 뭔가 요구할 건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올해까지 해 온 활동들이 지역사회에서 큰 분란 없이 잘 진행된 것, 이 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신 것에 대해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저는 내년에 돌봄과 방과 후 아이들을 만나는 활동에 더 집중하고 아이들의 만남, 소통의 장을 만들어주고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들을 계속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궁극적으로 자연생태 환경교육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전에는 이런 것도 했고 저런 것도 했는데 이제는 우리 주변 가까이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아이들에게 좀 더 깊이 있게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 강에서든 숲에서든 들에서든 우리가 가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농사나 다양한 체험 활동들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사람이 태어났을 때 ‘넌 활동가야’라고 정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어느 시점에 오거나 어떤 계기로 발을 딛게 되고 쑥 들어가다 보면 자기가 길을 만드는데 최홍성미 활동가가 그런 분 같아요.
안의사랑마을공동체로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처음 인연을 맺을 때 사업설계나 내용도 체계적이지 않았고 지역사회와 마을 분들에게도 크게 환영받지 못해 서러움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 속에서 지금 여기까지 왔고 지역사회 안에서 마을교육공동체의 주체로 호명되고 있어요. 그 과정에 센터와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이 함께한 점이 무척 의미 있다고 봅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정말 잘 만난 것 같아요.
올해는 작은변화활동가로서 변화의 씨앗 활동지원금도 있었지만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상남도와 함양군의 지원으로 사업을 하기도 했고요.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는 안의사랑마을공동체가 마을교육모델로 다른 지역사회에 필요한 강의나 컨설팅을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글 | 이경원
기획/진행 | 이현주
이경원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일에 기꺼이 손을 빌려주는 프리랜서 라이터로 <논밭생활백과> , <오고생이 제주로>, <청송에서 쉼표, 농촌에서 느낌표>, <우리는 사회적 농업을 합니다> 등 지역기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기록하며 연결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이현주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사업국장으로 2020년~2021년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현재 지리산권 농부들의 일과 삶을 기록하는 <논밭생활백과>를 담당하고 있다.
2020-2021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 보고서 <윤슬>
‘이웃이 이웃을 돕는다’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설립 목표이자 비전입니다. 이웃이 이웃을 돕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이웃이 이웃을 돕는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과 흐름이 만나 변화의 주체인 한 명 한 명의 사람을 지원하는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지리산 작은변화활동가’ 지원사업은 지리산권 지역당 2~3명의 활동가, 총 14명의 활동가를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지원했습니다. 활동가의 선정과정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고 의견을 수렴하며 진행되었습니다. 센터와 아름다운재단 그리고 지역협력파트너, 센터와 관계 맺은 풀뿌리 활동가 등 다양한 구성원의 이야기와 의견을 통해 지리산권에 필요하고 요구되는 활동가상을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지역의 활동가들을 추천받기도 했습니다. 지역사회의 의제에 대해서 노련한 역량으로 이야기를 모으고 활동과 실천으로 이어가는 분부터 지역사회에서 이제 막 자신의 목소리와 활동을 시작한 분들까지. 그리고 지역마다 다른 시민사회의 분위기와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고자 했습니다. 처음 시도되는 이 사업에 뜻을 함께하고 제안을 수락한 분들이 지금의 작은변화활동가들입니다.
지원사업은 활동가들의 활동을 지지하고 응원하기 위한 활동비 지원, 지역의 흐름과 활동의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사업비 지원을 큰 줄기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성장과 학습, 네트워크를 위한 교육, 워크숍 지원도 함께였지만, 무엇보다 본 사업의 핵심은 센터의 노하우와 역량, 노력이 들어간 교류와 협력 지원이었습니다. 활동가들이 지치거나 고민이 있을 때, 응원이 필요할 때 늘 함께하는 동료이자 지지자로 활동가들과 함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두 번의 사계절이 지나는 동안 활동가들과 지역의 희로애락을 같이했습니다. 물론 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이 어려운 위기도 있었지만 되도록 얼굴을 보고 만나 서로의 안부와 안녕을 묻고, 일상을 공유하며, 같이 웃고 함께 화낸 시간이 그렇게 쌓였습니다.
이 보고서의 부제는 ‘윤슬: 서로 만나 함께 빛나는 사람들’입니다. 물빛도 햇빛을 만나야 반짝이며 빛이 납니다. 지난 2년간은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서로 만나, 존재를 확인하고 연결되며 함께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같이 빛나고 반짝이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게 해준 14명의 활동가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앞으로의 활동과 행보에도 지지와 응원을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