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씨앗, 나눔의 꽃 피는 시간 김명숙 님의 기증품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다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산내로 시집와서 산 지 25년 된, 바느질 좋아하는 김명숙입니다. 24살에 결혼했어요. 사랑 앞에 용감했어요. 살림하고, 애 키우다 재봉하는 게 재밌어서 바느질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독학을 했어요. 그러다 셋째 아이 3살 때, 남원여성문화센터에서 더 배웠어요. 그때는 남원에 재봉 선생님이 없어서 전주에서 선생님이 왔어요. 아이만 키우니까 너무 우울했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친구도 없고 나갈 데도 없었어요. 17년 전 그때는 산내에 동아리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멀어도 나갔어요. 취미로 시작해서 지금은 강사를 하고 있어요. 
(사진1: 빨간머리앤 원단으로 만든 크로스백을 맨 김명숙 님의 뒷모습) ― 취미로 하다가 어떻게 강사를 하게 되셨어요? 아이가 인월유치원에 다녔는데, 유치원 엄마들이 제가 재봉 하는 걸 알고, 재봉 동아리를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농한기에 할 게 없으니까. 겨울 동안이랑, 봄에 농번기 시작하기 전까지 동아리를 했어요. 재봉틀도 없어서 공동구매 했어요. 그렇게 시작을 한 게 커져서 인월에 재봉틀 반을 만들었어요. 남원시에서 운영하는 인월 행복센터에서 첫 수업을 하게 됐어요. 이름은 ‘지리산 바느질 교실’이었어요. 제가 그때 처음으로 강사비를 받았어요. 취미로 시작해서 동아리로 하다 강사비를 받으면서 수업을 하게 되니까, 직업으로서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자격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강사 서류를 낼 때도 당당하고, 누군가를 가르칠 때도 전문성이 있어야 더 도움이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대구와 광주로 배우러 다녔어요. 아침에 아이들을 챙겨주고, 저는 전주로 수업 들으러 갔어요. 인월에 지역아동센터가 7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줘요. 그래서 아이 학교가 끝나면 남편이 아이를 거기에 데려다 주고, 제가 수업 끝나고 들어오면서 아이를 데리고 왔어요. 너무 재밌어서 힘든지도 모르고 몇 년을 치열하게 했어요. 그렇게 전문성을 쌓으면서, 인월, 남원 수업을 하고 점점 더 많은 수업을 하게 됐어요. 감사해요.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는 거 같아요. ― 처음 인터뷰 제안을 드렸을 때, 망설임 없이 선뜻 응하셨어요. 어떤 마음이실까 궁금해요. 인월에서 재봉틀 동아리 하는 사람들이랑 ‘우리 봉사하면서 지내자.’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느리게, 천천히, 여유롭게. 나누고, 베풀고, 다 같이 더불어 사는 게 좋아요. 나눔꽃에서 이런 인터뷰를 시작 한다고 했을 때, ‘되게 잘하고, 너무 좋다.’고 응원하는 마음이었어요. 인터뷰를 하는 것도 수익금이 저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나눔꽃에 기부된다고 해서 하게 되었어요. 좋은 일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사진2: '기저귀 가방 같지 않은 기저귀 가방'과 '기분 좋은 날을 위한 가방') 기저귀 가방 같지 않은 기저귀 가방 이 가방은 막내 임신했을 때 만들었으니까 십 년이 됐어요. 물병주머니도 있고, 보온병을 넣을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기저귀 가방이라는 것을 티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일반적인 기저귀 가방과는 다른 모양으로 만들고, 안에 호피무늬 천도 넣었어요. 기저귀 가방 티를 내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기저귀 가방이어야 하기 때문에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주머니를 많이 달았어요. 막내를 임신하고는 많이 우울했어요. 이삼십 대를 거의 출산과 육아로 보내서, 셋째가 어느 정도 크고 나서는 ‘이제야 내가 뭔가를 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넷째가 생겼거든요. 셋째와 넷째 터울이 십 년이에요. 그러면서 임신성 당뇨가 왔어요. 그때는 음식도 마음대로 못 먹었어요. 그래서 식단을 했었어요. 어디 가지도 못 했어요. 우울한 마음 한편으로 아이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어요. 복잡 미묘한 마음이었어요. 기저귀 가방이지만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는 게 포인트에요. 기분 좋은 날을 위한 가방 제가 빨간머리 앤을 너무 좋아해요. 이 가방은 앤 원단으로 만들었어요. 몇 번 들지 못 했어요. 기저귀 가방은 아이와 함께 나갈 때 들지만, 앤 가방은 나 혼자 나갈 때를 위해 만들었어요. 나 혼자 메고서 ‘아이 없이 나가리라.’, ‘나 혼자 나갈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만든, 기분 좋은 날을 위한 가방이에요. 기저귀 가방 없이, 저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멨어요. 이 가방을 사시는 분도 충분히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이 가방을 메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이런 저의 마음이 전해져서 좋은 분이 가져가 즐겁게 힐링 할 때 쓰시면 좋겠네요. ― <나눔꽃>은 자주 이용하시나요? 나눔꽃에 정말 자주 와요. 막내 신발이나 옷부터 해서, 제가 새활용(업사이클링)을 하니까 새활용 하기 위한 청바지나 옷을 많이 사요. 바지 두 개를 하나로 만드는 커스텀도 하고, 새로운 옷을 만들기도 해요. 홈패션을 한 지는 17년이 됐는데, 학교는 옷 만드는 전공을 다녔어요. 홈패션과 옷 디자인 둘 다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홈패션만 했다면 옷 만드는 것에 대한 지식이 없었을 테고, 옷 디자인만 했다면 소품 만드는 것에 약했을 텐데, 둘 다 배워서 접목이 되니까 소품 만들다가도 옷 만드는 기법을 응용하기도 해요. 새활용으로 소품도 만들지만 옷도 만들 수 있어요. 새활용으로 옷의 변화를 봤을 때 뿌듯해요. 사십 년을 주부로 생활을 하다 이제 사회 활동을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거 같아 만족스럽고 감사해요. 그래서 재능 기부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하고 싶어요. 나눌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나눌 수 있을 때 나누고, 보탬이 될 수 있을 때 돕고 싶어요. 내가 나중에 정말 보탬이 되고 싶지만, 내 보탬이 필요하지 않거나 보탬을 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어요.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나에게 나눔꽃이란? ‘개미지옥’이다.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오겠어요. ‘다이소’와 비슷해요. 가격이 저렴하니까 부담 없이 집을 수 있어요. 볼 게 너무 많아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어요. 좋은 일에 쓰인다는 사실도 좋아요. 저는 물건에 쓰임을 볼 수 있어서 더 자주 나눔꽃에 오는 거 같아요. 그리고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사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수 있어요. 써보고 저에게 맞지 않으면 다시 나눔꽃에 기부할 수 있어서 부담 없고, 좋아요. 주위 사람 중 한 분이 ‘우리 애 옷이랑 신발이 작아졌는데, 재활용함에 넣기는 아깝고, 물려줄 만한 데는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물건들을 받아와서 나눔꽃에 기부했어요. 마침 나눔꽃에 물건을 두려고 오신 분들을 만나 그 물건을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저에게 물건을 줬던 분은 ‘언니한테 이런 거 줘서 미안해.’라고 하지만 저는 ‘나는 너무 감사해. 오히려 너에게 미안해. 이걸 전해줄 때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너는 보지 못하고 내가 보잖아.’라고 했어요. 저는 그날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주변에 괜찮은 물건 있으면 달라고 하면서 나눔꽃이라는 곳이 있다고 홍보하고 다녀요. 나눔꽃에 기부하면 좋은 곳에 쓰이고,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따뜻하고 풍성한 사람 나눌수록 힘을 얻는 사람 마지막 인터뷰를 명숙님과 함께 할 수 있어 고마워요. 모두 나눔꽃을 통해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한 해 동안 ‘나눔의 씨앗을 찾아서’를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나눔의 씨앗을 찾아서
안녕하세요. 2021년 ‘나눔꽃’ 대표를 맡게 된 온빛입니다.
올해 ‘나눔꽃’은 지역에 사연이 담긴 물건을 찾아 그 사람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마을 분들과 나누려고 해요. 이를 통해 나눔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마을 사람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려고 해요. 그냥 누군가 입던 옷이 아닌 각각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물건이라는 생각을 통해서 사람들이 옷과 물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눔꽃’에서도 또한 쉽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물건을 가져간다는 인식을 주고 싶어요. 그렇게 나 또한 옷을 기부할 때 ‘버리는 것’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중하게 입었던 것’을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숨겨져 있던 나눔의 씨앗을 찾아 나누려고 해요. 다들 ‘나눔꽃’에서 만나요!
※ 남원시 산내면에 자리한 ‘나눔꽃’은 마을 사람들에게 옷과 물품을 기부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기존에 빠르게 쓰이고 버려지던 물건들이 지역에서 순환될 수 있는 대안적 소비문화를 만드는 공간입니다.
※ 2021 작은변화 공모지원사업 선정 대상입니다.
겨울의 씨앗, 나눔의 꽃 피는 시간
김명숙 님의 기증품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다
―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산내로 시집와서 산 지 25년 된, 바느질 좋아하는 김명숙입니다. 24살에 결혼했어요. 사랑 앞에 용감했어요. 살림하고, 애 키우다 재봉하는 게 재밌어서 바느질을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독학을 했어요. 그러다 셋째 아이 3살 때, 남원여성문화센터에서 더 배웠어요. 그때는 남원에 재봉 선생님이 없어서 전주에서 선생님이 왔어요. 아이만 키우니까 너무 우울했어요. 아는 사람도 없고, 친구도 없고 나갈 데도 없었어요. 17년 전 그때는 산내에 동아리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멀어도 나갔어요. 취미로 시작해서 지금은 강사를 하고 있어요.
(사진1: 빨간머리앤 원단으로 만든 크로스백을 맨 김명숙 님의 뒷모습)
― 취미로 하다가 어떻게 강사를 하게 되셨어요?
아이가 인월유치원에 다녔는데, 유치원 엄마들이 제가 재봉 하는 걸 알고, 재봉 동아리를 만들자고 제안했어요. 농한기에 할 게 없으니까. 겨울 동안이랑, 봄에 농번기 시작하기 전까지 동아리를 했어요. 재봉틀도 없어서 공동구매 했어요. 그렇게 시작을 한 게 커져서 인월에 재봉틀 반을 만들었어요. 남원시에서 운영하는 인월 행복센터에서 첫 수업을 하게 됐어요. 이름은 ‘지리산 바느질 교실’이었어요. 제가 그때 처음으로 강사비를 받았어요.
취미로 시작해서 동아리로 하다 강사비를 받으면서 수업을 하게 되니까, 직업으로서 좋아하는 것을 하려면 자격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강사 서류를 낼 때도 당당하고, 누군가를 가르칠 때도 전문성이 있어야 더 도움이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대구와 광주로 배우러 다녔어요.
아침에 아이들을 챙겨주고, 저는 전주로 수업 들으러 갔어요. 인월에 지역아동센터가 7시까지 아이들을 돌봐줘요. 그래서 아이 학교가 끝나면 남편이 아이를 거기에 데려다 주고, 제가 수업 끝나고 들어오면서 아이를 데리고 왔어요. 너무 재밌어서 힘든지도 모르고 몇 년을 치열하게 했어요. 그렇게 전문성을 쌓으면서, 인월, 남원 수업을 하고 점점 더 많은 수업을 하게 됐어요. 감사해요.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는 거 같아요.
― 처음 인터뷰 제안을 드렸을 때, 망설임 없이 선뜻 응하셨어요. 어떤 마음이실까 궁금해요.
인월에서 재봉틀 동아리 하는 사람들이랑 ‘우리 봉사하면서 지내자.’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느리게, 천천히, 여유롭게. 나누고, 베풀고, 다 같이 더불어 사는 게 좋아요. 나눔꽃에서 이런 인터뷰를 시작 한다고 했을 때, ‘되게 잘하고, 너무 좋다.’고 응원하는 마음이었어요. 인터뷰를 하는 것도 수익금이 저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나눔꽃에 기부된다고 해서 하게 되었어요. 좋은 일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사진2: '기저귀 가방 같지 않은 기저귀 가방'과 '기분 좋은 날을 위한 가방')
기저귀 가방 같지 않은 기저귀 가방
이 가방은 막내 임신했을 때 만들었으니까 십 년이 됐어요. 물병주머니도 있고, 보온병을 넣을 수 있는 공간도 있어요. 기저귀 가방이라는 것을 티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일반적인 기저귀 가방과는 다른 모양으로 만들고, 안에 호피무늬 천도 넣었어요. 기저귀 가방 티를 내고 싶지 않지만, 사실은 기저귀 가방이어야 하기 때문에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주머니를 많이 달았어요.
막내를 임신하고는 많이 우울했어요. 이삼십 대를 거의 출산과 육아로 보내서, 셋째가 어느 정도 크고 나서는 ‘이제야 내가 뭔가를 할 수 있겠구나.’ 했는데, 넷째가 생겼거든요. 셋째와 넷째 터울이 십 년이에요. 그러면서 임신성 당뇨가 왔어요. 그때는 음식도 마음대로 못 먹었어요. 그래서 식단을 했었어요. 어디 가지도 못 했어요. 우울한 마음 한편으로 아이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어요. 복잡 미묘한 마음이었어요. 기저귀 가방이지만 기저귀 가방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애썼다는 게 포인트에요.
기분 좋은 날을 위한 가방
제가 빨간머리 앤을 너무 좋아해요. 이 가방은 앤 원단으로 만들었어요. 몇 번 들지 못 했어요. 기저귀 가방은 아이와 함께 나갈 때 들지만, 앤 가방은 나 혼자 나갈 때를 위해 만들었어요. 나 혼자 메고서 ‘아이 없이 나가리라.’, ‘나 혼자 나갈 날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만든, 기분 좋은 날을 위한 가방이에요. 기저귀 가방 없이, 저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 멨어요. 이 가방을 사시는 분도 충분히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이 가방을 메는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이런 저의 마음이 전해져서 좋은 분이 가져가 즐겁게 힐링 할 때 쓰시면 좋겠네요.
― <나눔꽃>은 자주 이용하시나요?
나눔꽃에 정말 자주 와요. 막내 신발이나 옷부터 해서, 제가 새활용(업사이클링)을 하니까 새활용 하기 위한 청바지나 옷을 많이 사요. 바지 두 개를 하나로 만드는 커스텀도 하고, 새로운 옷을 만들기도 해요. 홈패션을 한 지는 17년이 됐는데, 학교는 옷 만드는 전공을 다녔어요. 홈패션과 옷 디자인 둘 다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홈패션만 했다면 옷 만드는 것에 대한 지식이 없었을 테고, 옷 디자인만 했다면 소품 만드는 것에 약했을 텐데, 둘 다 배워서 접목이 되니까 소품 만들다가도 옷 만드는 기법을 응용하기도 해요. 새활용으로 소품도 만들지만 옷도 만들 수 있어요. 새활용으로 옷의 변화를 봤을 때 뿌듯해요.
사십 년을 주부로 생활을 하다 이제 사회 활동을 하는 게 너무 좋아요.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거 같아 만족스럽고 감사해요. 그래서 재능 기부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하고 싶어요. 나눌 수 있다는 게 좋아요. 나눌 수 있을 때 나누고, 보탬이 될 수 있을 때 돕고 싶어요. 내가 나중에 정말 보탬이 되고 싶지만, 내 보탬이 필요하지 않거나 보탬을 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어요.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 나에게 나눔꽃이란?
‘개미지옥’이다.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오겠어요. ‘다이소’와 비슷해요. 가격이 저렴하니까 부담 없이 집을 수 있어요. 볼 게 너무 많아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어요. 좋은 일에 쓰인다는 사실도 좋아요. 저는 물건에 쓰임을 볼 수 있어서 더 자주 나눔꽃에 오는 거 같아요. 그리고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사서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수 있어요. 써보고 저에게 맞지 않으면 다시 나눔꽃에 기부할 수 있어서 부담 없고, 좋아요.
주위 사람 중 한 분이 ‘우리 애 옷이랑 신발이 작아졌는데, 재활용함에 넣기는 아깝고, 물려줄 만한 데는 없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물건들을 받아와서 나눔꽃에 기부했어요. 마침 나눔꽃에 물건을 두려고 오신 분들을 만나 그 물건을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셨어요. 저에게 물건을 줬던 분은 ‘언니한테 이런 거 줘서 미안해.’라고 하지만 저는 ‘나는 너무 감사해. 오히려 너에게 미안해. 이걸 전해줄 때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너는 보지 못하고 내가 보잖아.’라고 했어요. 저는 그날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주변에 괜찮은 물건 있으면 달라고 하면서 나눔꽃이라는 곳이 있다고 홍보하고 다녀요. 나눔꽃에 기부하면 좋은 곳에 쓰이고, 한 번 더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따뜻하고 풍성한 사람
나눌수록 힘을 얻는 사람
마지막 인터뷰를 명숙님과 함께 할 수 있어 고마워요.
모두 나눔꽃을 통해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한 해 동안 ‘나눔의 씨앗을 찾아서’를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진행 | 박선희
글 | 온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