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열린 ‘한 걸음 뒤의 세상’ 북토크
2025년 5월 23일 저녁 7시,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에서 진행된 이번 지리산쌀롱은 출판인이자 로컬기획자인인 박우현(소보로)PD가 참석해 최근 번역한 『한 걸음 뒤의 세상』(우치다 타츠루 저, 이숲)에 담긴 메시지와 로컬 현장 경험을 공유했다.
소보로는 일본 지역 재생 활동을 현장에서 관찰하고 기록해온 인물로, 수지 동네책방 ‘우주소년’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로컬 전문지 『비욘드로컬』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이번 북토크에서 『한 걸음 뒤의 세상』을 번역하게 된 계기와 일본 로컬에서 발견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일본사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일어나는 '후퇴'라는 개념을 새롭게 조명했다.
참석자들은 소보로가 소개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국의 지역 문제와 로컬 실천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생각을 나눴다. 로컬을 단순히 ‘새로운 성장기회’로 보는 시각과 ‘삶의 태도’로 접근하는 관점의 차이, 도시에서의 로컬 실천 가능성, 커먼즈로서의 동네서점의 역할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이날 자리는 성장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 대안을 모색하는 ‘한 걸음 뒤’의 삶을 어떻게 상상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장이 되었다. 북토크는 지역 주민, 활동가, 독서 모임 참여자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로 채워졌다.

“후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북토크의 첫머리에서 소보로는 『한 걸음 뒤의 세상』을 번역하게 된 계기부터 풀어놓았다. 이 책은 일본의 지식인 16인이 참여해 '후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삶과 사회에 대해 성찰한 글을 모은 대담집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개념은 ‘후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후퇴는 한마디로 앞만 보고 나아가려는 성장 위주의 사회 구조와 가치관을 다시 묻고 재정비하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소보로는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뒤로 물러나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하며, “점진이냐 급진이냐보다 중요한 것은 후퇴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또 『로컬로 턴!』이라는 또 다른 역서에서 다뤘던 “정상경제 (定常経済)”라는 개념을 후퇴와 연결해 강조했다. ‘정상경제’란 변함이 없는, 지금 그대로의 상태로 지속하는 경제를 말하는데, 개발과 성장을 내세우는 기존 경제 패러다임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그때 필요한 전환의 키워드가 바로 '후퇴'다. 그는 사람들이 후퇴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불안감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본은 인간의 삶을 분절시켜야 돈이 된다. 삶의 연결성을 복원하자는 것이 후퇴의 본질”이라며 후퇴가 단지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합하고 회복하는 방향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서 그는 후퇴를 단지 낭만적 과거회귀가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작게라도 실천하는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일본 시골빵집 ‘타루마리’가 에도시대 방식의 술과 발효법을 현대에 되살려 천연균 빵을 만드는 과정은 그가 말하는 후퇴의 구체적 사례 중 하나였다.

일본 로컬에서 발견한 가능성들
소보로가 ‘로컬’에 눈을 뜬 계기는 일본의 시골 빵집 ‘타루마리’와의 만남이었다. 그는 “진화하는 시골빵집”이라는 표현으로 타루마리가 지역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소개했다. 단순한 빵집을 넘어서 지역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공방을 만들며 마을 재생에 기여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타루마리가가 마을의 오래된 빈 건물들을 사서 빵 공방, 맥주 공방, 스테이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마을 호텔’이라는 개념이 실제로 실현되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이러한 활동은 창업과 지역 비즈니스를 넘어서 지역 청년들과 건축가,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업 구조로 진화하고 있었다. 특히 200년 된 고택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이웃 청년들의 지역재생 사례는 “지역 유휴 자원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또 다른 사례로 그는 도쿠시마현의 ‘가미야마’를 들었다. 이곳은 『마을의 진화』라는 책으로 유명해졌는데 인구 5,000명 수준의 쇠락해 가는 마을에 기업과 사람이 모이는 이유가 무언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가미야마는 일종의 로컬 실험실”이라며, 그곳에서 다양한 사회적 실험과 지역 교육, 식생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일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커먼즈로 연결되고 있다.”며 이들이 삶의 방식 자체를 전환하는 부산물로 지역활성화가 이어진다고 주목했다.
소보로는 또는 로컬에서 살아가는 것이 단지 ‘귀촌’이나 ‘지역 창업’이 아니라, 도시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생활 방식과 구조를 의심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일본의 여러 지역을 탐방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로컬은 장소가 아니라 관계의 방식, 커먼즈의 구현 가능성”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책방 ‘우주소년’, 커먼즈가 된 공간 실험
소보로는 자신이 시작한 동네책방 ‘우주소년’을 소개하며 커먼즈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수지 동천동에 위치한 이 작은 책방은 현재 마을 협동조합이 인수해 지역 청년의 삶 기술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책방은 마을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책방 공간으로 사람과 사람,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지역과 지역을 연결할 수 있다 있”며 강조했다.
예컨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들이 진학을 포기하거나 지역에 남겠다는 마음을 품고 책방에서 일을 도우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책방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 청년들의 실험과 삶의 전환을 담아내는 일종의 커먼즈로 기능하고 있었다.
그는 “책방을 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책방을 기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로컬’이 단지 지역에서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 전체를 전환하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동네서점이 개인의 실험을 품고, 커뮤니티와 연결되며, 궁극적으로는 작은 사회적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우주소년’을 통해 드러냈다.
소보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연결의 거점”이라며, “커먼즈는 공유재를 넘어, 관계를 구성해나가는 삶의 방식 자체”라고 정리했다. 책방은 그에게 바로 그 관계를 만들어내는 시작점이었다.

로컬, 후퇴, 그리고 용기의 문제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후퇴’와 ‘로컬’이라는 키워드에 공감한 참석자들의 생생한 고민이 이어졌다. 한 상담사는 “후퇴하라는 말이 한편으로는 물음표처럼 다가온다”며, 도시인들이 가지고 있는 성장에 대한 불안과 그것을 지혜롭게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나눴다. 그는 “이러한 이야기를 낯설어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소보로는 “로컬은 장소가 아니라 삶의 태도”라며, “서울에 있어도 로컬적으로 살 수 있다”고 응답했다. 도시의 소비 기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삶이 문제이지, 물리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지역에 살아도 도시적인 소비 생활을 지속하면 그건 로컬적 삶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삶의 방식 전체를 되짚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책방에서 사람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강좌나 독서모임을 여는 경험을 공유하며, 동네서점이 커뮤니티와 배움의 공간으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는 “마을이 살만해지려면 교육과 배움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질문자는 “왜 도시에서는 후퇴가 더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통해, 도시의 자본주의적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압박감과 불안을 언급했다. 이에 소보로는 “도시는 끊임없이 시장을 확장하려는 플랫폼이자 시스템”이라며, “진짜 문제는 우리가 여전히 개발을 성장이란 이름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글/사진 | 최학수 (주간함양)
📌 이 프로그램은 브라이언임팩트의 임팩트그라운드 지원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지리산에서 열린 ‘한 걸음 뒤의 세상’ 북토크
2025년 5월 23일 저녁 7시,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에서 진행된 이번 지리산쌀롱은 출판인이자 로컬기획자인인 박우현(소보로)PD가 참석해 최근 번역한 『한 걸음 뒤의 세상』(우치다 타츠루 저, 이숲)에 담긴 메시지와 로컬 현장 경험을 공유했다.
소보로는 일본 지역 재생 활동을 현장에서 관찰하고 기록해온 인물로, 수지 동네책방 ‘우주소년’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로컬 전문지 『비욘드로컬』의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이번 북토크에서 『한 걸음 뒤의 세상』을 번역하게 된 계기와 일본 로컬에서 발견한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하며 일본사회에서 활발한 논의가 일어나는 '후퇴'라는 개념을 새롭게 조명했다.
참석자들은 소보로가 소개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한국의 지역 문제와 로컬 실천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질문과 생각을 나눴다. 로컬을 단순히 ‘새로운 성장기회’로 보는 시각과 ‘삶의 태도’로 접근하는 관점의 차이, 도시에서의 로컬 실천 가능성, 커먼즈로서의 동네서점의 역할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이날 자리는 성장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 대안을 모색하는 ‘한 걸음 뒤’의 삶을 어떻게 상상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장이 되었다. 북토크는 지역 주민, 활동가, 독서 모임 참여자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로 채워졌다.
“후퇴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북토크의 첫머리에서 소보로는 『한 걸음 뒤의 세상』을 번역하게 된 계기부터 풀어놓았다. 이 책은 일본의 지식인 16인이 참여해 '후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삶과 사회에 대해 성찰한 글을 모은 대담집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개념은 ‘후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후퇴는 한마디로 앞만 보고 나아가려는 성장 위주의 사회 구조와 가치관을 다시 묻고 재정비하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소보로는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뒤로 물러나는 용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하며, “점진이냐 급진이냐보다 중요한 것은 후퇴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라고 강조했다. 또 『로컬로 턴!』이라는 또 다른 역서에서 다뤘던 “정상경제 (定常経済)”라는 개념을 후퇴와 연결해 강조했다. ‘정상경제’란 변함이 없는, 지금 그대로의 상태로 지속하는 경제를 말하는데, 개발과 성장을 내세우는 기존 경제 패러다임과는 정반대 방향이다. 그때 필요한 전환의 키워드가 바로 '후퇴'다. 그는 사람들이 후퇴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불안감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본은 인간의 삶을 분절시켜야 돈이 된다. 삶의 연결성을 복원하자는 것이 후퇴의 본질”이라며 후퇴가 단지 물러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합하고 회복하는 방향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서 그는 후퇴를 단지 낭만적 과거회귀가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작게라도 실천하는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일본 시골빵집 ‘타루마리’가 에도시대 방식의 술과 발효법을 현대에 되살려 천연균 빵을 만드는 과정은 그가 말하는 후퇴의 구체적 사례 중 하나였다.
일본 로컬에서 발견한 가능성들
소보로가 ‘로컬’에 눈을 뜬 계기는 일본의 시골 빵집 ‘타루마리’와의 만남이었다. 그는 “진화하는 시골빵집”이라는 표현으로 타루마리가 지역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소개했다. 단순한 빵집을 넘어서 지역 청년들을 끌어들이고, 공방을 만들며 마을 재생에 기여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타루마리가가 마을의 오래된 빈 건물들을 사서 빵 공방, 맥주 공방, 스테이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마을 호텔’이라는 개념이 실제로 실현되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이러한 활동은 창업과 지역 비즈니스를 넘어서 지역 청년들과 건축가,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협업 구조로 진화하고 있었다. 특히 200년 된 고택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이웃 청년들의 지역재생 사례는 “지역 유휴 자원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또 다른 사례로 그는 도쿠시마현의 ‘가미야마’를 들었다. 이곳은 『마을의 진화』라는 책으로 유명해졌는데 인구 5,000명 수준의 쇠락해 가는 마을에 기업과 사람이 모이는 이유가 무언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가미야마는 일종의 로컬 실험실”이라며, 그곳에서 다양한 사회적 실험과 지역 교육, 식생활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라이프스타일일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커먼즈로 연결되고 있다.”며 이들이 삶의 방식 자체를 전환하는 부산물로 지역활성화가 이어진다고 주목했다.
소보로는 또는 로컬에서 살아가는 것이 단지 ‘귀촌’이나 ‘지역 창업’이 아니라, 도시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생활 방식과 구조를 의심하고 새롭게 구성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일본의 여러 지역을 탐방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로컬은 장소가 아니라 관계의 방식, 커먼즈의 구현 가능성”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책방 ‘우주소년’, 커먼즈가 된 공간 실험
소보로는 자신이 시작한 동네책방 ‘우주소년’을 소개하며 커먼즈의 또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했다. 수지 동천동에 위치한 이 작은 책방은 현재 마을 협동조합이 인수해 지역 청년의 삶 기술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책방은 마을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책방 공간으로 사람과 사람,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지역과 지역을 연결할 수 있다 있”며 강조했다.
예컨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들이 진학을 포기하거나 지역에 남겠다는 마음을 품고 책방에서 일을 도우며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처럼 책방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지역 청년들의 실험과 삶의 전환을 담아내는 일종의 커먼즈로 기능하고 있었다.
그는 “책방을 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책방을 기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로컬’이 단지 지역에서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 전체를 전환하는 과정임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동네서점이 개인의 실험을 품고, 커뮤니티와 연결되며, 궁극적으로는 작은 사회적 시스템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우주소년’을 통해 드러냈다.
소보로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연결의 거점”이라며, “커먼즈는 공유재를 넘어, 관계를 구성해나가는 삶의 방식 자체”라고 정리했다. 책방은 그에게 바로 그 관계를 만들어내는 시작점이었다.
로컬, 후퇴, 그리고 용기의 문제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후퇴’와 ‘로컬’이라는 키워드에 공감한 참석자들의 생생한 고민이 이어졌다. 한 상담사는 “후퇴하라는 말이 한편으로는 물음표처럼 다가온다”며, 도시인들이 가지고 있는 성장에 대한 불안과 그것을 지혜롭게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을 나눴다. 그는 “이러한 이야기를 낯설어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소보로는 “로컬은 장소가 아니라 삶의 태도”라며, “서울에 있어도 로컬적으로 살 수 있다”고 응답했다. 도시의 소비 기반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삶이 문제이지, 물리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지역에 살아도 도시적인 소비 생활을 지속하면 그건 로컬적 삶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삶의 방식 전체를 되짚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책방에서 사람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강좌나 독서모임을 여는 경험을 공유하며, 동네서점이 커뮤니티와 배움의 공간으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그는 “마을이 살만해지려면 교육과 배움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질문자는 “왜 도시에서는 후퇴가 더 어려운가”라는 질문을 통해, 도시의 자본주의적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압박감과 불안을 언급했다. 이에 소보로는 “도시는 끊임없이 시장을 확장하려는 플랫폼이자 시스템”이라며, “진짜 문제는 우리가 여전히 개발을 성장이란 이름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글/사진 | 최학수 (주간함양)
📌 이 프로그램은 브라이언임팩트의 임팩트그라운드 지원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