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 자리에 있어서 익숙하고 고마운 마을 식당들이 있어요.
밥 해먹기 번거로운 날에도, 눈코뜰새 없이 바쁜 농사철에도 자연스레 발길이 향하는 곳입니다.
산내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반드시 들르는 곳이기도 하지요.
맛있는 밥을 먹고 나오면 문득 궁금해지지 않나요?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고요.
매일 같이 가게 문을 열고, 따뜻한 밥을 짓고, 손님을 맞이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 슬쩍 들어볼게요.
[틈틈이 살래]는 산내 사람들의 시선으로 산내를 탐구하는 인터뷰입니다. 지리산이음과 산내청년네트워크 틈새가 함께합니다. |

매일매일 '영업중' LED가 영롱한 산내식당. 터줏대감 같은 은행나무가 트레이드마크입니다.
🌳 [산내식당]이 생기기까지
원래 농사 짓고, 일성콘도 앞에서 포장마차 하고 그러고 살았지요. 그때는 사람들 많았지. 근데 콘도에서 지저분하다고 포장마차를 싹 없애버린 거야. 그래서 여기 오게 됐지. 여기가 원래 옛날 면사무소 자리야. 면사무소 신축 공사하면서 저리 올라가고, 우리 하기 전에도 두 집인가 세 집 했어, 식당을. 2002년 7월 27일 날인가 시작했는데 그해에 태풍 루사 오고, 그다음 해에 매미 왔지.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내가 좋아하는 거? 오리주물럭. 다들 맛있다고 그러잖아. 계절 따라 냉이도 넣어주고 고구마도 썰어 넣고 하는데, 지금은 어중간해. 고구마도 지금은 없고, 감자도 아직 비싸니까 요즘은 부추를 많이 넣지. 우리 감자 캐면 이제 그거 넣어야지.

산내식당의 서재숙 사장님. 손님이 덜한 시간에는 항상 문앞 상에서 재료 손질을 한다.

간판의 마지막 '이응' 빈자리는 냄비 뚜껑으로 뚝딱.

앉은 자리에서 지리산 구경도 할 수 있다.
😊 가장 기쁜 순간
먹고 나가면서 막 고맙다고, "아이고 맛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그러고 갈 때. 그러면 기분이 좋지. 그게 최고야. 최고 힘들 때는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내가 미처 잘 못 살필 때. 얼마 전에 20명인가 왔는데, 방을 얼마나 들락날락 했는가 몰라.
🍂 늦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
우리는 날을 잡아놓고 쉬는 건 아니고, 내 개인적으로 일이 있을 때만 어쩔 수 없이 쉴 때가 있어. 그래서 쉬는 날로 날짜를 못 잡아놔. 그래도 많이 쉬는 거 같지. 외국 나가고 이런 거. 올해도 한 11월 넘어서 또 나갈 거야. 중국 가는데, 보통 막 3박 5일 그렇게 다니지. 이제 우리는 지금 한참 돌아다닐 때야. 살다 보면 이제 다, 그럴 날이 있어.
[익명의 추천]
⭐⭐⭐⭐⭐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반가운 얼굴들! 정겨운 동네 식당.
⭐⭐⭐⭐⭐ 백반에 엄나무순, 죽순무침이 나오기도 하는 제철밥상


고래쉼터, 본격적으로 술 손님이 밀려오는 저녁시간 전에 잠깐의 여유
🐋 [고래쉼터]가 생기기까지
오래됐지, 가게는 한 25년 됐지. 고래쉼터라는 이름은 내가 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지었어. 처음엔 맞은편에서 했는데, 옛날 계동치킨 자리. 한 15년 전에 여기 땅을 사가지고 집을 지어서 이리 온 거지.
벽화? 여동생 신랑이 원래 그림 작가야. 직접 그린 거야. 어느 카페에다 벽화를 그렸더니 너무 손님이 많아졌대. 그래서 우리 집에도 한번 그려줘라 해서, 본인이 그린 거지. 메뉴판은 단골 손님이 해줬어. 재료값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스티커를 붙이는데, 그거 보고 지저분하다고 다시 해 주고 그래. 메뉴판이 참 예뻐.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다 잘 나가니까. 두부김치 많이 나가고, 치킨 잘 나가고, 수제비도 잘 나가고. 계절마다 좀 차이가 있어. 두부김치처럼 두부 종류는 겨울에 많이 나가더라고. 봄 여름되면 생맥주랑 먹는 마른 안주가 좀 나가고.

고래쉼터의 김수남 사장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던한 얼굴로 고래쉼터를 지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가 오색으로 적힌 거울

빼곡하게 붙은 사진들에서 손주 사랑이 느껴진다.
😊 가장 기쁜 순간
맛있게 먹었다고 할 때가 기분이 좋지. 말로 하는 거 말고도 빈 그릇이 깨끗하면 맛있게 잘 먹었는가 보다,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막 남겼으면 맛이 없었나, 왜 남겼지, 그런 생각도 하고.
💬 손님들에게 한 마디
우리 손님들은 거의 뭐 단골들이야. 그래서 문을 못 닫아, 맨날 와주니까. 오래 하다 보니까 동네 사람들이 많이 와. 맨날 와주니까 고맙지, 뭐. 안 그래? 심심치 않고. 일단은 맨날 오는 사람이 안 오면 더 궁금하고 그래. 고마운 맘에 그냥 친절하게 대하려고 그러지, 뭐 하나라도 더 주고 그런.
[익명의 추천]
⭐⭐⭐⭐⭐ 비건 옵션 두부조림에 생맥 한 잔, 크으... 출출하면 수제비 추가요.
⭐⭐⭐⭐⭐ 내 최애는요 짭짤한 간장양념을 잔뜩얹은 두부부침


올해로 50년을 맞이한 지리산 흑돼지 전문 유성식당.
🌱 [유성식당]이 생기기까지
올해가 여기 식당 개업한 날로 치면 50년. 부모님이 이 터에서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서 큰 가게로 확장해 나가면서 저희를 4남매 다 키우셨어요. 원래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건강이 안 좋아지시면서 돌아와서 엄마랑 같이 장사하면서 일도 배우고 식당 일을 이어 받게 됐어요. 2005년도에 내려왔으니까 저도 식당 일한 지 좀 오래됐죠. 20년이 넘었으니까.
엄마 아빠가 우리한테 알려줬던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게 뭐였을까 하면, "기본에 충실해라.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만 하면 된다." 그거에 맞춰서 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 가장 기쁜 순간
들어오시자마자 "어렸을 때부터 널 봐왔다" 이러면서, 저는 기억에도 별로 없는데 (웃음) "너 요만할 때부터, 엄마 등에 업혀 있을 때부터 봐왔다" 이러면서 딸처럼 말 걸어주시고. 아빠가 좋은 분이셨고, 고기가 참 맛있었고, 그런 기억을 더듬어서 멀리서부터 저희 가게 찾아주시는 게 참 감사하고 고맙죠. 그렇게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저도 여기서 그렇게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들은 말 중에 뿌듯했던 건, 자주 오시는 손님인데 "사장은 좀 무뚝뚝한데, 그래도 고기 가지고 장난은 안 쳐. 그리고 여기서 먹고 가면 속이 좀 편해." 하시더라구요. 그럴 때 '그래도 알아봐 주시는구나. 다른 건 몰라도 엄마랑 아빠가 말씀해 주셨던 그 원칙은 지키려고 정말 노력했는데 그런 게 사람들한테도 느껴지는구나.' 싶죠. 그래서 그럴 때 되게 뿌듯해요.

유성식당 김경진 사장님. 주방 가리개 커튼 안의 풍경이다.

리모델링 뒤로 한결 산뜻해진 식당 내부.

벽을 장식한 자개장 문이 색깔을 더한다.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굳이 꼽자면 그래도 흑돼지 소금구이. 제일 평범한 것 같지만 그 평범함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소금구이의 소금이 또 엄마가 저희들 몰래 만드는 비법 소금이 있어서, 그거 뿌려서 먹는 거랑 안 먹는 거랑 달라요. 다른 건 다 전수 받았는데 그건 아직 못 받았거든요. 그래서 고기 사 가시는 분들이나, 택배로 받으시는 손님들 중에 아시는 분들은 소금도 조금만 같이 싸달라고 하시기도 해요.
💬 손님들에게 한 마디
부모님 때부터 지금까지 저희 가게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시고 기억해 주시는 손님들한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변함없는 마음으로, 제 여력이 닿는 한 이 명맥을 잘 이어가려고요.
🍂 하루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
일 끝나고 난 시간. 가게 딱 정리 다 하고 난 다음에, 카운터 의자에 앉아 가지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해요. 오늘 있었던 일 중에 뭐가 좋았고, 뭐가 좀 힘들었고, 뭐가 좀 아쉬웠나. 오늘 어떤 손님은 이랬고, 어떤 손님은 또 내가 생각지 못한 걸 얘기하고 가셨는데 '맞아, 그건 그렇게 하면 좋을 수도 있겠네.' 하고. 제가 생각이 좀 많아요. (웃음)
[익명의 추천]
⭐⭐⭐⭐⭐ 낮술과 동반하는 삼겹살의 기쁨을 아십니까?
⭐⭐⭐⭐⭐ 고기도 고기지만 어머님의 씨된장으로 맛을 내는 된장찌개가 일품


산내초등학교 앞, 대정리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널따란 식당이 산해진미다.
🌱 [산해진미]가 생기기까지
내가 여기 앞에 초등학교 나왔어요. 처음에는 월광가든 거기서 한 2년 하다가, 토비스콘도 식당 거기서도 한 12~13년 했나. 콘도가 문을 닫아서 어쩔 수 없이 새 집을 구하다가, 여기를 사서 내려온 거지. 지금 한 5년째 하고 있어. 이 가게가 그냥 내 마음에는 들더라고. 와서 장사하기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콘도에서 할 때는 아는 사람만 찾아왔는데 여기는 그냥 지나가다가도 들어와 가지고 먹고, 단골로 된 사람들이 많아.
😎 가장 기쁜 순간
손님들이 와 가지고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하면은, 그럴 때 음식 하는 것이 재미있지. 너무 맛있다고 남은 반찬을 싸달라는 사람도 있어.어차피 반찬은 재사용을 안 하니까 가져가면 우리도 좋지. 조금밖에 없으면 있는 것 밖에 못 싸주지만, 좀 넉넉히 있으면 거기다가 좀 더 얹어서 싸줄 때도 있고. 그럴 때 뿌듯하지. 음식 하나도 안 아까워.

산해진미 이숙자 사장님. 점심시간에서 저녁시간 사이도 재료 준비로 여념이 없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시원시원 큼지막한 사진과 글씨가 눈에 띈다.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현지 사람들은 주로 백반을 많이 먹지만은,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흑돼지 구이 같은 걸 많이 시키지. 묵은지 닭도리탕도 추천이야. 손님들이 추가해달라고 하는 메뉴들은 있지만, 우리는 자꾸 넓힐 수가 없어. 준비를 다 해 놨는데 주문이 없으면 나중에는 상해서 버려야 되고, 신선하게 안 나가죠. 메뉴 한 가지 더 늘리려면 한 가지를 빼고 그런 식으로 해야 되니까. 사람이 열이면 열 그 입맛을 다 맞출 수가 없거든. 여러 가지는 못하겠더라고. 음식 할 때 기준은 그냥 싱싱한 재료로 최대한 맛있게 해주는 거. 그렇게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해. 찌개 같은 거는 묵은지로 하니까, 김치 담글 때 양념을 좀 잘 해 가지고 맛있게 익히고. 그래야 김치찌개도 맛있어. 일단 재료가 중요하지, 뭐든지!
🍂 여름을 보내는 방법
더위를 받아들여야지. 방법이라는 거 뭐 있겠어?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엄청 덥지! 그래도 그냥 여름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참고 해야지.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끝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하잖아. 짜증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끝나고 나면 보람도 있고 일단 돈 벌려고 시작했으니까, 돈이 들어오니까 보람이 있지, 더워도.(웃음) 가게 마무리하고 샤워하고 딱 쉬는 시간이 제일 좋아. 하루 종일 움직이다가, 황금 같은 시간이야.
[익명의 추천]
⭐⭐⭐⭐⭐ 시원시원 넉넉한 사장님을 닮은 백반 한상
⭐⭐⭐⭐⭐ 맛도 맛, 스피드도 스피드
📝 2026-05-19
늘 그 자리에 있어서 익숙하고 고마운 마을 식당들이 있어요.
밥 해먹기 번거로운 날에도, 눈코뜰새 없이 바쁜 농사철에도 자연스레 발길이 향하는 곳입니다.
산내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반드시 들르는 곳이기도 하지요.
맛있는 밥을 먹고 나오면 문득 궁금해지지 않나요?
이 음식을 만든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고요.
매일 같이 가게 문을 열고, 따뜻한 밥을 짓고, 손님을 맞이하는 사장님들의 이야기 슬쩍 들어볼게요.
매일매일 '영업중' LED가 영롱한 산내식당. 터줏대감 같은 은행나무가 트레이드마크입니다.
🌳 [산내식당]이 생기기까지
원래 농사 짓고, 일성콘도 앞에서 포장마차 하고 그러고 살았지요. 그때는 사람들 많았지. 근데 콘도에서 지저분하다고 포장마차를 싹 없애버린 거야. 그래서 여기 오게 됐지. 여기가 원래 옛날 면사무소 자리야. 면사무소 신축 공사하면서 저리 올라가고, 우리 하기 전에도 두 집인가 세 집 했어, 식당을. 2002년 7월 27일 날인가 시작했는데 그해에 태풍 루사 오고, 그다음 해에 매미 왔지.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내가 좋아하는 거? 오리주물럭. 다들 맛있다고 그러잖아. 계절 따라 냉이도 넣어주고 고구마도 썰어 넣고 하는데, 지금은 어중간해. 고구마도 지금은 없고, 감자도 아직 비싸니까 요즘은 부추를 많이 넣지. 우리 감자 캐면 이제 그거 넣어야지.
산내식당의 서재숙 사장님. 손님이 덜한 시간에는 항상 문앞 상에서 재료 손질을 한다.
간판의 마지막 '이응' 빈자리는 냄비 뚜껑으로 뚝딱.
앉은 자리에서 지리산 구경도 할 수 있다.
😊 가장 기쁜 순간
먹고 나가면서 막 고맙다고, "아이고 맛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그러고 갈 때. 그러면 기분이 좋지. 그게 최고야. 최고 힘들 때는 손님이 너무 많이 와서 내가 미처 잘 못 살필 때. 얼마 전에 20명인가 왔는데, 방을 얼마나 들락날락 했는가 몰라.
🍂 늦가을이 기다려지는 이유
우리는 날을 잡아놓고 쉬는 건 아니고, 내 개인적으로 일이 있을 때만 어쩔 수 없이 쉴 때가 있어. 그래서 쉬는 날로 날짜를 못 잡아놔. 그래도 많이 쉬는 거 같지. 외국 나가고 이런 거. 올해도 한 11월 넘어서 또 나갈 거야. 중국 가는데, 보통 막 3박 5일 그렇게 다니지. 이제 우리는 지금 한참 돌아다닐 때야. 살다 보면 이제 다, 그럴 날이 있어.
[익명의 추천]
⭐⭐⭐⭐⭐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반가운 얼굴들! 정겨운 동네 식당.
⭐⭐⭐⭐⭐ 백반에 엄나무순, 죽순무침이 나오기도 하는 제철밥상
고래쉼터, 본격적으로 술 손님이 밀려오는 저녁시간 전에 잠깐의 여유
🐋 [고래쉼터]가 생기기까지
오래됐지, 가게는 한 25년 됐지. 고래쉼터라는 이름은 내가 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지었어. 처음엔 맞은편에서 했는데, 옛날 계동치킨 자리. 한 15년 전에 여기 땅을 사가지고 집을 지어서 이리 온 거지.
벽화? 여동생 신랑이 원래 그림 작가야. 직접 그린 거야. 어느 카페에다 벽화를 그렸더니 너무 손님이 많아졌대. 그래서 우리 집에도 한번 그려줘라 해서, 본인이 그린 거지. 메뉴판은 단골 손님이 해줬어. 재료값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스티커를 붙이는데, 그거 보고 지저분하다고 다시 해 주고 그래. 메뉴판이 참 예뻐.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다 잘 나가니까. 두부김치 많이 나가고, 치킨 잘 나가고, 수제비도 잘 나가고. 계절마다 좀 차이가 있어. 두부김치처럼 두부 종류는 겨울에 많이 나가더라고. 봄 여름되면 생맥주랑 먹는 마른 안주가 좀 나가고.
고래쉼터의 김수남 사장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던한 얼굴로 고래쉼터를 지킨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가 오색으로 적힌 거울
빼곡하게 붙은 사진들에서 손주 사랑이 느껴진다.
😊 가장 기쁜 순간
맛있게 먹었다고 할 때가 기분이 좋지. 말로 하는 거 말고도 빈 그릇이 깨끗하면 맛있게 잘 먹었는가 보다, 이제 그렇게 생각하지. 막 남겼으면 맛이 없었나, 왜 남겼지, 그런 생각도 하고.
💬 손님들에게 한 마디
우리 손님들은 거의 뭐 단골들이야. 그래서 문을 못 닫아, 맨날 와주니까. 오래 하다 보니까 동네 사람들이 많이 와. 맨날 와주니까 고맙지, 뭐. 안 그래? 심심치 않고. 일단은 맨날 오는 사람이 안 오면 더 궁금하고 그래. 고마운 맘에 그냥 친절하게 대하려고 그러지, 뭐 하나라도 더 주고 그런.
[익명의 추천]
⭐⭐⭐⭐⭐ 비건 옵션 두부조림에 생맥 한 잔, 크으... 출출하면 수제비 추가요.
⭐⭐⭐⭐⭐ 내 최애는요 짭짤한 간장양념을 잔뜩얹은 두부부침
올해로 50년을 맞이한 지리산 흑돼지 전문 유성식당.
🌱 [유성식당]이 생기기까지
올해가 여기 식당 개업한 날로 치면 50년. 부모님이 이 터에서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서 큰 가게로 확장해 나가면서 저희를 4남매 다 키우셨어요. 원래는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건강이 안 좋아지시면서 돌아와서 엄마랑 같이 장사하면서 일도 배우고 식당 일을 이어 받게 됐어요. 2005년도에 내려왔으니까 저도 식당 일한 지 좀 오래됐죠. 20년이 넘었으니까.
엄마 아빠가 우리한테 알려줬던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게 뭐였을까 하면, "기본에 충실해라.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만 하면 된다." 그거에 맞춰서 하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 가장 기쁜 순간
들어오시자마자 "어렸을 때부터 널 봐왔다" 이러면서, 저는 기억에도 별로 없는데 (웃음) "너 요만할 때부터, 엄마 등에 업혀 있을 때부터 봐왔다" 이러면서 딸처럼 말 걸어주시고. 아빠가 좋은 분이셨고, 고기가 참 맛있었고, 그런 기억을 더듬어서 멀리서부터 저희 가게 찾아주시는 게 참 감사하고 고맙죠. 그렇게 찾아와 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저도 여기서 그렇게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에 들은 말 중에 뿌듯했던 건, 자주 오시는 손님인데 "사장은 좀 무뚝뚝한데, 그래도 고기 가지고 장난은 안 쳐. 그리고 여기서 먹고 가면 속이 좀 편해." 하시더라구요. 그럴 때 '그래도 알아봐 주시는구나. 다른 건 몰라도 엄마랑 아빠가 말씀해 주셨던 그 원칙은 지키려고 정말 노력했는데 그런 게 사람들한테도 느껴지는구나.' 싶죠. 그래서 그럴 때 되게 뿌듯해요.
유성식당 김경진 사장님. 주방 가리개 커튼 안의 풍경이다.
리모델링 뒤로 한결 산뜻해진 식당 내부.
벽을 장식한 자개장 문이 색깔을 더한다.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굳이 꼽자면 그래도 흑돼지 소금구이. 제일 평범한 것 같지만 그 평범함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라고 자부하고 있어요. 그리고 소금구이의 소금이 또 엄마가 저희들 몰래 만드는 비법 소금이 있어서, 그거 뿌려서 먹는 거랑 안 먹는 거랑 달라요. 다른 건 다 전수 받았는데 그건 아직 못 받았거든요. 그래서 고기 사 가시는 분들이나, 택배로 받으시는 손님들 중에 아시는 분들은 소금도 조금만 같이 싸달라고 하시기도 해요.
💬 손님들에게 한 마디
부모님 때부터 지금까지 저희 가게 잊지 않고 찾아와 주시고 기억해 주시는 손님들한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어요. 변함없는 마음으로, 제 여력이 닿는 한 이 명맥을 잘 이어가려고요.
🍂 하루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
일 끝나고 난 시간. 가게 딱 정리 다 하고 난 다음에, 카운터 의자에 앉아 가지고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해요. 오늘 있었던 일 중에 뭐가 좋았고, 뭐가 좀 힘들었고, 뭐가 좀 아쉬웠나. 오늘 어떤 손님은 이랬고, 어떤 손님은 또 내가 생각지 못한 걸 얘기하고 가셨는데 '맞아, 그건 그렇게 하면 좋을 수도 있겠네.' 하고. 제가 생각이 좀 많아요. (웃음)
[익명의 추천]
⭐⭐⭐⭐⭐ 낮술과 동반하는 삼겹살의 기쁨을 아십니까?
⭐⭐⭐⭐⭐ 고기도 고기지만 어머님의 씨된장으로 맛을 내는 된장찌개가 일품
산내초등학교 앞, 대정리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널따란 식당이 산해진미다.
🌱 [산해진미]가 생기기까지
내가 여기 앞에 초등학교 나왔어요. 처음에는 월광가든 거기서 한 2년 하다가, 토비스콘도 식당 거기서도 한 12~13년 했나. 콘도가 문을 닫아서 어쩔 수 없이 새 집을 구하다가, 여기를 사서 내려온 거지. 지금 한 5년째 하고 있어. 이 가게가 그냥 내 마음에는 들더라고. 와서 장사하기도 편하고 마음도 편하고. 콘도에서 할 때는 아는 사람만 찾아왔는데 여기는 그냥 지나가다가도 들어와 가지고 먹고, 단골로 된 사람들이 많아.
😎 가장 기쁜 순간
손님들이 와 가지고 맛있게 잘 먹고 간다고 하면은, 그럴 때 음식 하는 것이 재미있지. 너무 맛있다고 남은 반찬을 싸달라는 사람도 있어.어차피 반찬은 재사용을 안 하니까 가져가면 우리도 좋지. 조금밖에 없으면 있는 것 밖에 못 싸주지만, 좀 넉넉히 있으면 거기다가 좀 더 얹어서 싸줄 때도 있고. 그럴 때 뿌듯하지. 음식 하나도 안 아까워.
산해진미 이숙자 사장님. 점심시간에서 저녁시간 사이도 재료 준비로 여념이 없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시원시원 큼지막한 사진과 글씨가 눈에 띈다.
🌿 가장 자신 있는 메뉴
현지 사람들은 주로 백반을 많이 먹지만은, 외부에서 온 사람들은 흑돼지 구이 같은 걸 많이 시키지. 묵은지 닭도리탕도 추천이야. 손님들이 추가해달라고 하는 메뉴들은 있지만, 우리는 자꾸 넓힐 수가 없어. 준비를 다 해 놨는데 주문이 없으면 나중에는 상해서 버려야 되고, 신선하게 안 나가죠. 메뉴 한 가지 더 늘리려면 한 가지를 빼고 그런 식으로 해야 되니까. 사람이 열이면 열 그 입맛을 다 맞출 수가 없거든. 여러 가지는 못하겠더라고. 음식 할 때 기준은 그냥 싱싱한 재료로 최대한 맛있게 해주는 거. 그렇게 해주려고 노력을 많이 해. 찌개 같은 거는 묵은지로 하니까, 김치 담글 때 양념을 좀 잘 해 가지고 맛있게 익히고. 그래야 김치찌개도 맛있어. 일단 재료가 중요하지, 뭐든지!
🍂 여름을 보내는 방법
더위를 받아들여야지. 방법이라는 거 뭐 있겠어?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엄청 덥지! 그래도 그냥 여름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참고 해야지.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끝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하잖아. 짜증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끝나고 나면 보람도 있고 일단 돈 벌려고 시작했으니까, 돈이 들어오니까 보람이 있지, 더워도.(웃음) 가게 마무리하고 샤워하고 딱 쉬는 시간이 제일 좋아. 하루 종일 움직이다가, 황금 같은 시간이야.
[익명의 추천]
⭐⭐⭐⭐⭐ 시원시원 넉넉한 사장님을 닮은 백반 한상
⭐⭐⭐⭐⭐ 맛도 맛, 스피드도 스피드
📝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