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행사[탐방] '히가시카와 스타일'을 추구하는 시골마을 히가시카와, 다녀왔습니다.

2024-06-27


출처 : 關於北海道東川町- 北海道東川町台灣事務所




홋카이도섬 중앙에 위치한 국립공원 아래 산촌 마을.
'일본에서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오는 마을'을 목표로 달려간 결과, 일본에서 유일하게 25년 연속 인구가 늘어난 지역이 되었다는 마을.  


인구 8,000여 명의 사람들이 농촌 마을에 모여 조금 특별한 '가치기준'을 갖고 살아간다는 히가시카와가 궁금했습니다.


지리산이음의 넉넉, 아신, 자유, 누리와 자유학교의 이장, 이렇게 다섯 명이 다녀왔습니다.
첫 날에는 히가시카와의 여러 상업시설을 둘러보았고, 두번째 날은 폴케호이스콜레 Compath / 히가시카와의 공공시설을 견학했어요.


31장의 사진과 코멘트로 이번 탐방의 이모저모를 전할게요!







홋카이도 거의 중앙에 위치한 히가시카와정.
다이세쓰 산의 눈석임물이 시간을 들여 천천히 흘러들어오는 지하수를 생활수로 사용하고 있는, 홋카이도에서도 유일한 상수도가 없는 마을입니다.

다이세쓰 산 연봉 '아사히다케'의 산록에서 웅대한 자연 경관과 풍족한 물, 비옥한 대지의 은혜를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자연과 사람, 사람과 문화,사람과 사람 각각의 만남 속에 감동이 있으며 우리들의 생활에 있어 소중한 것은 이 마을에 있습니다.


(히가시카와 공식 홈페이지로부터)



(현장 견학을 이끌어주신 히가시카와쵸 기획충무과 후지이 과장님, 국제교류과 신님과 함께 찍은 단체사진)




사진의 마을 선언으로부터 30년.
사진문화수도선언으로.

1985년에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사진의 마을'을 선언한 지 30년, '정민이 참가하여 후세에 남길 수 있는 마을 조성'으로서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진이 잘 나오는 아름다운 마을 조성'을 진행해왔습니다.

2014년, 새롭게 '사진문화수도'를 선언하여 사진문화의 중심지로서 '세계 여러 나라의 사진, 사람들, 그리고 웃는 얼굴이 넘쳐나는 마을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히가시카와 공식 홈페이지로부터)




(격자형으로 시원시원하게 뻗은 히가시카와의 길)


아신 일본이 남한 면적의 3.8배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 사진입니다. 일본의 큰 도시에 가면 모르는데, 소도시나 시골 가면 일본 땅이 꽤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지평선이 저 멀리 보이는 풍경, 일자로 쭉 뻗은 도로,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길을 걷다 보니 우리가 정말 '깡촌'에 왔구나 싶었네요. 계곡과 산을 끼고 있어 돌고 돌아 오르막내리막길이 많은 산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게 하는 사진이기도 하구요. 



(숙소 키토우시의 숲 케빈에 놓여 있던, 히가시카와 작업자들이 만든 의자와 테이블)


자유 가는 곳마다 멋진 의자가 있어요. 우리가 묵은 숙소인 키토우시의 숲 케빈에도, 탐방을 하며 방문한 Compath 학교에도, 히가시카와 초등학교에도, 점심을 먹었던 식당 On the table에도. 딱 보면 '히가시카와 의자구나!' 알 수 있어요. 

공공의 건물에는 무조건 히가시카와의 공방에서 만든 가구를 쓰고, 가정집이나 가게 등에서도 히가시카와 가구를 사면 지원금을 준다고 합니다. 히가시카와 주민들은 태어날 때 ‘너의 의자’를 선물받고, 중학교 졸업할 때에는 본인이 3년 간 쓴 의자를 선물 받는다고 합니다. 



('너의 의자' 사업 포스터. 마을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를 위한 의자를 만들고, 100일에 선물한다.)


아신 히가시카와의 상징과도 같은 사진. 매일매일 골목에서 뛰어놀고, 앞산, 뒷산, 강가를 셀 수 없이 다녔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제가 태어난 고향을 생각하게 하는 유일한 단서입니다.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어른이 되었을 때 추억할 수 있는 나무의자가 하나 있다는 건 마치 그런 것이 아닐까요?



(2006년의 '너의 의자'. 매년 디자인이 바뀌기 때문에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같은 디자인의 의자를 갖게 된다.)


자유 히가시카와초 기획총무과 과장 후지이씨는 히가시카와의 주민자치에 대해 주민과 행정의 소통이 잘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마을 사업에 자발적으로 조직된 주민실행위원들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후지이씨와 또 다른 공무원 문화교류과 과장 타카시씨 집에는 각각 2개와 3개의 ‘너의 의자’가 있다고 합니다. ‘너의 의자’가 시작되던 2006년에 자녀를 둔 것입니다. 두 분 다 히가시카와 출신은 아니어도 아이가 태어날 때 ‘너의 의자’를 받았으니 족히 18년 간은 히가시카와 주민이었던 것입니다. 

주민자치회가 없어도 마을 총회를 개최하지 않아도, 마을 일에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공무원들이 마을주민으로 생활하며 마을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생각해보았습니다. 



(히가시카와의 정책 중 '중간관리주택'과 '주민 한정 버스투어' 문서 일부)


누리 히가시카와는 8,000명의 인구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주민이라고 합니다. 특히 사람이 많이 들어오면 아무래도 선주민들이 기억하는 ‘우리 마을‘의 모습과 새로 만들어지는 마을의 문화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을 듯한데요. 주민 한정 버스투어를 통해 몰랐던 곳, 알고 있었지만 갈 수 없는 장소 등을 관공서 직원이 직접 가이드한다고 합니다. IT마을 가미야마에도 있다고 들었던 프로그램인데, 새로 오는 사람이든 원래 있던 사람이든 두고 가는 사람 없이 함께 마을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마음과 태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견학하러 온 손님들은 히가시카와 주민과 동등한 공공시설 이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특별명예주민증'을 받는다.)


넉넉 마을 안내를 공무원이 한다는 것도 신기한 일인데, 히가시카와 부정장이 마중을 나오고, 한 명 한 명에게 '특별명예주민증'을 나눠주었습니다. 



(코코기획에서 발행하는 '코코노코토' 2종)


누리 이상할 정도로 비싼 이 브로셔는 ‘체험형 카탈로그’입니다. 히가시카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행사, 만남의 기회가 가득 실려 있고, 그 중에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해요. 산내에서도 이런 걸 만든다면 산내살이가 궁금한 사람에게, 좋아하는 친구에게, 이음을 응원하는 새로운 후원회원님에게 선물하기 참 좋을 것 같아요. 실제로 고향납세 (고향사랑기부제의 원조 같은 것) 기념품으로도 나간다고 해요. 실제로 히가시카와를 방문하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제일 큰 장점일 듯 합니다. 



(마을의 중심에 위치한 센토퓨아 2. 탁 트인 도서관이다. 구 히가시카와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센토퓨아 1은 갤러리 및 국제교류 건물로 쓰인다.)


아신 사는 곳 근처에 이 정도의 여유롭고 넓은 도서관 하나만 있어도 그곳에 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느끼게 한 도서관입니다. 예비 이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주민을 위한 매력적인 장소가 더 많아져야 오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아지겠지요.



(국제교류 직원들이 초등학생들과 어울리며 문화를 나누는 수업 'Globe'의 자료)


자유 히가시카와 학교에는 다른 일본 학교에는 없는 수업 'Globe'가 있다고 합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일본어를 배울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공무원으로 일하게 하며 아이들이 꼭 일본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언어, 문화, 특기를 배우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히가시카와에서 최대 5년간 문화교류 공무원으로 지내는 여러 국적의 선생님들의 소개가 초등학교 한 벽을 가득 채우고 있었어요. 히가시카와에서 지낸 학생들과 여러 국적의 공무원들이 히가시카와와 나아가 일본의 홍보대사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히가시카와 초등학교 옆, 학생들이 가꾸는 밭)


누리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논, 밭에서 일하며 직접 수확한 먹거리를 급식을 통해 만나게끔 하고, 중학교에서는 동네 목수님들에게 자기가 3년 동안 사용할 책걸상을 깨끗하고 튼튼하게 잘 관리하는 법을 배운다고 합니다. 학교에서도 히가시카와의 중요한 산업들(목공업, 농업)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외곽으로 가는 유일한 대중교통인 히가시카와 마을버스)


자유 아이들의 통학 시간에만 운행하는 히가시카와 마을버스! 오전 7:26분에 한 번,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하루에 총 5번 운행하는 마을버스를 탔어요. 회색 머리의 운전사는 정거장에 서 있는 할머니에게 운전석에서 일어나 문 앞까지 나가며 “타실 거예요?” 묻기도 하고, 저희가 내민 지폐에 잔돈을 주기 위해 운전석에서 일어나 동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설명해 주시기도 하셨어요. 

하차 벨도 없이 학생 승객들의 하차 장소에 정확히 정차한 버스. 버스에서 내린 학생은 운전사 아저씨가 잘 보이는 곳으로 재빨리 뛰어가 90도로 아저씨에게 인사했어요. 우리 마을에도 안전하고 사람 냄새 나는 마을버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버스기사님이 찾아주신 우산)


넉넉 다시 돌아온 우선! 잊어버려도 된다고 생각하고 가져온 우산, 잊어버린 줄도 몰랐던 우산인데, 어제 탔던 버스와 같은 시간에 다시 탔던 버스에서 기사님이 우산을 찾아 챙겨주셨다. 어제 요금을 많이 냈다고 거스름돈까지 돌려주기까지.... 스고이!



(어린이들이 놀기 좋은 언덕과 터널 놀이터)


넉넉 '너의 의자',  졸업 의자,  통학시간대에 배차되는 어린이, 청소년 무료버스…. 아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지역임을 충분히 배우고 있는 시간. 마을 산책 중 만난 주택가에서도 그 정성이 느껴진다.

 


(히가시카와의 겨울 풍경)


(이번 탐방에서 만난 히가시카와 풍경. 여름이고 논밭은 공사가 한창이다.)


(키토우시의 숲 케빈. 마을 외곽의 펜션형 숙소로, 이장은 첫 방문에도 같은 곳에 머물렀다.)


이장 개인적으로는 히가시카와에 두 번째 방문으로 첫 번째와 두번째의 경험을 비교할 수 밖에 없었다.  첫 번째는 온 마을이 하얀 눈으로 덮인 겨울이었고, 두 번째는 이제 막 여름의 초입. 계절의 다름 보다는 첫번째 방문에서는 기다려 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그들의 따뜻한 환대가 있었다. 

다른 계절이기는 하지만 같은 장소에 따듯한 환대와 반겨주는 이들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를 만들었다.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2일차 Compath 캠퍼스를 방문하기 전, 1일차의 소감입니다.)


(이번 탐방에 동행한 이장은 덴마크의 '성인을 위한 학교' 폴케호이스콜레를 모델로 한 '자유학교'를 한국에서 운영하고 있고, 비슷하게 히가시카와에서 폴케호이스콜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Compath 팀을 만나러 지난 겨울 히가시카와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장은 지리산이음 조합원이에요.)



(공사 현황을 공개하는 게시판)


누리 숙소에서 읍내 가는 길, 논을 뒤엎는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었는데요. 사진은 현재 진행 중인 구획정리공사 관련 정보와 현황을 자세히 공개한 게시판의 모습입니다. 무슨 공사이고 왜 하는지, 몇 퍼센트까지 진행되었는지, 공사 후엔 어떻게 바뀌는지, 무슨 요일에는 쉬는지까지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 동네의 언제 끝날지 모를 공사판들을 떠올리면.... 국내 도입이 시급합니다. 



(농업과 관련된 미래 정책을 소개하는 광고판)


넉넉 숙소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길고 넓게 펼쳐진 논과 밭. 그 옆으로 농지를 정비하는 포크레인이 많았다.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의 궁금증을 풀어준 사진 한 장! 지속가능한 히가시가와의 농업 실현을 위한 2050 선언! 구체적인 내용이 무척 궁금해지는 사진.



(마을 중심부의 시계탑)


넉넉 마을 터미널과 휴게소가 있는 건물 옆으로 어울리게 들어선 몽벨 매장과 그 앞 시계탑 겸 온도계 탑!  약간 생뚱맞기도 하고 무척 어울리기도 하고.



(히가시카와, 그리고 인근 도시 아사히카와를 담은 일러스트 굿즈)


누리  마을 휴게소 겸 버스 정류장 겸 친환경 로컬푸드 및 기념품 매장인 미치쿠사칸에서 찍은 기념품 사진. 히가시카와에 5년 살았다는 일러스트레이터의 티셔츠인데, 아침에 숙소에서 읍내까지 1시간 동안 걸어오면서 본 평야와 논, 그리고 가운데에 폭 박힌 히가시카와 다운타운이 귀여운 그림 속에 그대로 담겨 있었어요.



(마을에서 만든 식빵들. 한 쪽에는 구멍 난 식빵들이 모여 있다.)


자유 미치쿠사칸에서 만난 구멍뚫린 식빵이에요. 소위말해 'B품'입니다. 구멍 뚫린 식품을 맛이나 품질이 다르지 않다며 팔고 있는 것이 좋아 보였어요. 더하여 이것이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관련되어 있다는 표지는 감탄을 더하게 했습니다. 단순히 식빵을 사는 것이지만, 이를 선택함으로 식량의 손실을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어요. 

물론 구멍뚫린 식빵 하나 사는 것으로 세상이 많이 변하지 않겠지만, 이 선택을 한 사람들은 조금 다르게 살지 않을까요? 작은 선택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룰 수 있겠지요.



(거대한 신발 그림이 간판 삼아 달린 멋진 가게)


넉넉 히가시카와 거리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찍은 사진은 건물 사진입니다. 새롭고 예쁘다기보다는 오래된 건물이지만 모두 특색 있게 꾸며 놓은 건물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더 조화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히가시카와 스타일인가 싶네요.



(마을 중심부의 한 이자카야)


아신 히가시카와 술집 스타일. 사진은 한 이자카야 식당 모습입니다. 마치 가정집 같은 분위기인데 오늘은 예약손님만 받는다고. 저녁에 가보려고 했던 3곳의 이자카야 식당을 예약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 당하고 보니, '이것도 히가시카와 스타일인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카페나 식당이 쉬는 날도 많고 영업시간도 짧은 걸 보면 경쟁과 돈벌이보다 적정한 일과 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인구도 늘리기보다 적정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니. '적정 히가사카와'라고 부르는 것도 괜찮겠네요.



(카페 2층 한편에 마련된 순환책장 코너)


누리 히가시카와 스타일 카페 ZEN 2층의 '돌고 도는 책장'! 집에 두고 읽지 않는 책 1권을 가져오면 진열된 책 1권을 가져갈 수 있어요. 마을 안에서 책이 순환하며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시스템입니다. 특히 어린이책에 알맞을 것 같아요. 어느 마을에서나 당장 시도해볼 수 있다는 점도 좋고요.



(구멍을 촘촘하게 꿰맨 등산양말 한 켤레)


자유  YAMAtune은 책 <히가시카와 스타일>에도 소개된 양말가게예요. 다이세쓰산 국립공원의 레인저들과 협력하며 좋은 양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회사라고 해요. 이렇게 큰 건물에 양말가게? 조금은 아리송한 마음이었어요. 가게의 한쪽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상표 파타고니아를 팔고 있었고 (인구 8000명이라는 시골마을에!) 한 쪽은 색색의 양말이 가득 있었지만, 제 눈을 사로 잡은 것은 YAMAtune 공방! 양말가게에 양말을 수선할 수 있는 공방이라니! 상품을 파는 곳에서 '사세요!', '우리 상품 좋아요!' 하는 외침 말고, 저는 왜인지 '고쳐서 쓸 수 있어요!' 하는 가게가 더 신뢰가 가네요.



(양말의 통을 만드는 기계)


아신 생전 처음 봤고,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양말 짜는 기계. 양말을 어떻게 만드는지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양말 하나 만드는 기술이 계속 이어져오고, 양말 전용 매장까지 있는 것도 신기하다. 하지만 양말은 사지 않고 매출액의 5%가 국립공원 보호에 기부되는 천 그림을 샀다.



(Compath의 역대 프로그램 소개)



Folkehøjskole 말 그대로 번역하면 덴마크 시민학교(Folk High School)는 북유럽의 독특한 전통이며 일종의 비공식 성인교육 (non formal adult education)을 갖춘 대중 대학이다. 폴케호이스콜레는 삶의 계발과 민주적 교육 및 훈련을 주된 목표로 하는 과목을 가르친다. 코스는 일반적으로 4~10개월 정도 지속한다. 입학 및 시험을 위한 학업 요건은 없으며 출석 증명서로 인증서를 받게 된다.

덴마크에는 약 70개의 폴케호이스콜레가 있으며, 대부분 농촌 지역이나 작은 마을에 위치하여 있다. 일부는 꽤 오래되었으며 일부는 최근에 설립되었다. 일부는 규모가 커서 100명 이상의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일부 학교들은 30여 명의 학생만 수용할 수 있다. 폴케호이스콜레의 가장 중요한 점은 그 분위기이다. 한 교사가 말한 바와 같이 학교의 임무는 “문화가 현실이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자유학교 홈페이지로부터)



누리 히가시카와의 폴케호이스콜레를 지향하며, “언제나 사회는 누군가의 작은 물음에서 변해간다”는 모토로 운영하고 있는 Compath를 방문했습니다. 덴마크에서 폴케호이스콜레 교육을 경험하고 일본으로 돌아와 Compath를 설립한 공동 창립자 중 한 사람인 사키 님이 직접 Compath를 소개하고, 새로 리모델링한 학교 건물을 안내해 주셨어요.

덴마크처럼 3개월 이상 통으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일본 환경에서 어떤 기간,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하면 좋을지 계속 바꾸어가며 실험해온 과정을 들었습니다. 명확한 질문을 갖고 하나하나 가능성을 테스트해나가는 것이 정말 비유가 아닌 실험이라고 느꼈어요.



(히가시카와 초등학교 체육관에 걸려 있는 시계. '히가시카와'를 구성하는 한자 2개를 획수에 따라 숫자 대신 배치한 독특한 디자인이다.)


(자유학교의 이장과 마을식당 On the table에서 만난  Compath 멤버 마유코 님의 투샷)


(식당 On the table의 자유로운 휴무표)


이장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도 일을 하는 방식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갖는다는 것은 우선 자신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히가시카와는 히가시카와를 Compath는 Compath를 잘 알고 자기다움을 지키기 위해서 꾸준하게 '철학'을 견지하고 있었다. 히가시카와에 사는 사람들은 개인의 삶의 철학으로, 조직을 이끄는 이들은 조직의 철학으로, 지역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지역의 철학으로…. 

생각을 갖는 것 만으로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순 없다. 그 철학을 현실과의 부딪힘 속에서 지켜나가야 하고 또 관철시켜야 한다. 그리고 짧은 시간에 그것을 이루려는 것은 과욕이다. 




(히가시카와초등학교 탐방 중 국제교류 수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아신 탐방이자 연수인 이번 여정을 안내해주신 분들, 그리고 우리가 방문했던 곳들을 돌이켜보니 우리가 늘상 하던 일들과도 겹쳐 보입니다. 사람들이 오면 마을을 안내해주고, 섭외해서 이야기를 듣게 해주는 일들과 비슷합니다. 마을을 넘어 지리산권의 많은 장소, 공간, 커뮤니티, 단체, 사람을 파악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언제나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우리 머리 안에만 있는 암묵지에 스토리를 입혀 의미 있는 명시지로 공개해야 좀 더 많은 사람들과 지역의 접점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무슨 일이든 생길 테구요. 그 안에 지리산이음의 지역에서 역할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 <히가시카와 탐방>은 브라이언임팩트의 임팩트그라운드 지원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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