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자료[발간자료/지리산작은변화지원센터] 지리산활동백과 : 변화의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 (2020-2022 커뮤니티 인터뷰 자료집)

2022-10-20

2020-2022 커뮤니티 인터뷰 자료집 <지리산활동백과>


 

 

[들어가며]

씨앗이 싹을 틔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평범한 사람들은 어떻게 ‘활동가’가 될까요? 지리산권 지역의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에서 일하면서 이 호칭을 낯설어하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단어가 주는 무게감 탓도 있겠지만, 지역에서 만나는 활동가들은 각자 해오고 있는 활동을 대단치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몇몇 이 모여 돌봄의 짐을 나누거나 작은 모임을 시작해보는 게 별일이냐는 식입니다. 마음을 모아 지역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바꿔나가려는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는 이분들께 ‘아니에요, 이렇게 바뀌고 있잖아요!’라고 말씀드리고, 널리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3년 동안 인터뷰를 이어가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변화를 부르는 움직임들을 모아서 호명해보자는 뜻으로 ‘지리산활동백과’라는 이름을 짓고 나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했던 과제는 지리산권에 사는 활동가이자 작가로 글을 써줄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활동에 뛰어들어본 사람이 인터뷰 대상의 실패든 성공이든 더 마음을 기울여 잘 들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고, 정말로 그랬습니다. <함양토종씨앗모임>으로 먼저 센터와 인연을 맺은 ‘자야’, 그리고 산청에서 어린이와 교육에 관련된 활동을 해온 ‘푸른’이 인터뷰 작가를 맡아, 지리산 곳곳을 함께 찾아가서 변화를 만들고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청해 들었습니다.

 

인터뷰를 이어갈수록 이야기가 가닿았으면 하는 대상이 뚜렷해졌습니다. 아이들에게 더 많은 배움과 놀이의 기회를 주고 싶은 사람들이든, 아직 다양성을 안고 갈 토양이 마련되지 않은 곳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든,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인구 977만 명에 달하는 서울이나 100만 명이 넘어가는 광역시 등의 대도시의 사례에서는 오히려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 소도시, 농촌 지역의 활동가와 예비 활동가 들에게 이 이야기들이 쓸모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습니다.

 

짧게는 반 년, 길게는 2년 여의 시간 사이 인터뷰 당시와 바뀐 상황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구례에서 자연농으로 농사를 짓는 자연스레-자연농의 모임은 자연스럽게 해산되었습니다. 악양면의 어린이들이 학교가 끝나자마자 달려가서 머무르던 악양골 작은도서관 책보따리는 2020년 인터뷰 당시 밝은 미래를 구상하고 있었으나, 현재 지금까지 함께해 온 사람들은 책보따리에서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한편 변하지 않는 것들도 발견했습니다. 모임으로서의 자연스레-자연농은 흩어졌지만, 여전히 구례에는 자연과 공존하며 생태적인 삶의 방식을 실험하는 청년들이 모여들고 있고, 책보따리 도서관이 마지막 청소를 마친 날에는 악양면 곳곳에 ‘그동안 악양의 아이들을 돌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보따리 네가 있어 악양까지 왔는데... 이제 안녕’과 같이 주민들이 내건 아쉬움과 고마움의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상황이 어떻게 바뀌었든 나와 이웃의 일상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은 여전합니다. 개인들의 열망이 변화의 씨앗이라면 열망이 함께하는 행동으로 바뀌는 순간은 파종이고, 동료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는 씨앗이 싹을 틔우도록 돕는 햇살과 빗물, 돌봄의 손길일 것입니다. 

 

스물네 편의 인터뷰 속에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들이 느긋하게, 때로는 치열하게 어떻게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담았습니다. 완벽하다기보다는 현실적이고, 읽다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참고 사례들입니다. 특히나 인터뷰가 진행된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는데,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손 닿는 곳에서부터 할 일을 찾는 이들의 단단한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작은 변화의 이야기들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이제 읽는 분들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 같습니다. 평범하게 대단한 이 사람들의 목소리가 읽는 분들에게도 소소하게 근사한 변화를 가져오기를, 또한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2년 10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표지_지리산활동백과.jpg

 

 




 

목차


 

들어가며

지도로 보는 지리산권

 

1. 사람을 만나다

남원 · 조회은 · 작은나무가 엮어가는 알록달록 지리산 살이

남원 · 김양오 · 역사의 책장을 넘기는 전방위 활동가

함양 · 최홍성미 · 안의 엄마들의 결실, 봄날이 온다

구례 · 위대용 · 접속하세요, 시골 청년의 ‘진짜’ 삶이 궁금하다면

하동 · 이정희 · 어디에나 섞이고 스미는 것, 그게 내 할 일이죠

 

2. 모임을 만나다

구례 · 자연스레-자연농 · 자연에 따라 ‘삶을 농사짓는’ 사람들

남원 · 오순도순사회적협동조합 · 서로 어루만지고 살리는 세상을 향해

남원 · 산내놀이단 · 산골 마을 어르신들, 겨울마다 어딜 가시나요?

함양 · 다함께사이좋은마을학교 · ‘다함께사이좋은마을학교’의 사이좋은 어른들

구례 ·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 · 지구와 ‘한편’ 되어 걸어가는 끝없는 길 위에서

남원 · 삼반인작당 · ‘촌’스러운 퀴어축제 기획한, ‘힙’한 시골 청년들의 등장

하동 · 지리산소멸단 · 청년들이 포착한 하동의 가능성들 “그러니 하동 사라지지 말아라”

하동 · 하동주민신문 오!하동 · 너와 나의 연결고리, 이건 하동 안의 소리

산청 · 극단 큰들 · 함께 먹고 놀고 사랑하는 재미를 알아버린 사람들

남원 · 도공디공회 · 내가 사는 도시 룰루랄라 알아가는 재미, 상상하는 재미

함양 · 함양토종씨앗모임 · “할머니들이 품어온 씨앗과 이야기, 이제 우리가 이어가요”

 

3. 공간을 찾아가다

함양 · 까페빈둥 · 여럿이, 빈둥거리며, 재미나게

산청 · 대안공간 모하노 · 모하노가 뭐하는 데고?

하동 · 악양골 작은도서관 책보따리 · 앞으로 십 년이 더 궁금하고 기대되는 곳

구례 · 산보고책보고 작은도서관 · 같이 가실래요? 서로 읽는 구례 산책

산청 · 청소년자치공간 명왕성 · 지상을 운행하는 ‘드물고 귀한’ 행성 이야기

구례 · 느긋한 쌀빵 · 네 여자가 빚어가는 ‘행복’의 얼굴

 

4. 네트워크를 찾아가다

하동 · 지리산산악열차반대대책위 · 지리산의 동산이몽 同山異夢

산청 · 목화장터 청년기획팀 · 아무것도 안 해도, 뭐든지 해봐도 좋을 곳

 

부록 : 작가 인터뷰

자야 & 푸른 · “글 뒤에 서 있던 우리, 이런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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