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행사[지리산포럼2022] 10년 후에도 우리가 있을까? 식량위기라는 말에 숨겨진 이야기 (김정열)

2022-11-10



지리산포럼은 더 나은 세상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지리산에 모여 변화에 관한 아이디어, 사례, 경험, 계획 등을 공유하고 사회 의제를 토론하면서 자유롭게 교류하는 축제형 포럼입니다. 

2015년, '세상을 보는 색다른 100가지 생각'을 주제로 지리산포럼이 시작되었습니다. 2022년에는 '10년 후 OO'을 주제로 하여 우리의 10년 후에 대해 여러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나눠주실 분들을 지리산에 초대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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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에도 우리가 있을까? - 식량위기라는 말에 숨겨진 이야기 
2022년 10월 1일 (토) 오전 10시, 마을책방카페 토닥


: 이미 기후위기로 인해 농업이 지속가능성은 암울하기만 합니다. 식량위기라는 말을 근거로 농업을 기업화하고 산업화하는 기회로 삼기도 합니다. 차라리 식량위기라는 말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싶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사람들, 여성농민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김정열 / 농부, 비아캄페시나 국제조정위원

경북 상주에서 농사지은 지 30년이 넘었습니다. 여성농민의 역할과 기여를 말하고, 여성농민의 권리를 찾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비아캄페시나(국제농민운동조직) 국제조정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 지리산이음



저는 여성농민입니다.

 

상주에서 삼십년 넘게 농사를 짓고 있는 여성입니다. 여성농민이라는 사회적 지위가 있는 것도 아닌, 농민도 아닌 그런 정체성 속에 여성농민은 어디에 있는지, 농민 속에서 여성농민의 역할과 지위는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한국은 정책 단위가 세대 중심으로 이뤄져있는데, 그 수혜의 대상은 세대 즉 남성입니다. 이 문제는 농가수당에서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농가수당은 지자체의 조례에 의해 농민에게 지급하는 수당이자, 사회의 공익적인 역할에 대한 수당인데 이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성농민의 격렬한 투쟁이 있었습니다. 농가수당을 가구 기준으로 지급하는 것은 가구=남성으로 대변되는 것에 저항이었고, 이 저항의 결과로 제주도는 모든 농민에게 농가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가구, 세대 중심으로 지급하는 게 현실입니다. 



기후위기와 고추농사


올해 가뭄이 굉장히 심했고, 남쪽 지역은 9월까지 가물었다고 합니다. 5~6월에 진딧물이 나타나는데 가장 좋은 제거법은 소나기가 내려 떨어뜨려주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날은 가물고 더워지면서 진딧물 피해가 심각했습니다. 가물었던 날씨와 벌레로 인해서 고추 생산이 안 좋았습니다. 미국선녀벌레는 작년까지 상주에는 없던 벌레였다. 과수에 피해를 주는 벌레인데, 기온이 올라가니 벌레가 많아지고, 겨울이 춥지 않으니 벌레들이 겨울을 나기도 합니다. 뜨거워진 한반도가 벌레가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더운 여름에는 차단막이 없으면 농사를 짓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여름 농사를 위해 차단막을 별도로 지어야 하는 어려움으로 노동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 지리산이음


8월 31일 방콕


지난 8월 방콕에서 여성농민 회의가 있었습니다. 회의기간에 파키스탄 홍수가 났고, 그 회의장 안에는 파키스탄에서 온 여성농민이 있었습니다. 파키스탄 홍수와 관련하여 별도의 연대 성명서를 내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 파키스탄 농부는 연대 성명서는 필요없다며 우리가 필요한 것은 연대 성명서가 아니라 기후위기와 관련해서 우리가 각자의 나라에 돌아가 싸워주길 요구했습니다. 기후위기의 피해는 가난한 나라에게 옵니다. 파키스탄 재난지원과 관련해서 국제사회의 요구가 있었지만 G7은 거절했습니다. 


기후위기와 식량위기


기후위기와 관련해서 또다시 자본이 달려들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의 발생은 자본과 온실가스 배출, 식량을 독점하면서 나오는 문제입니다. WTO에서는 해결사를 자처했고, 우리나라의 경우 스마트팜으로 해결했다고 나섰습니다.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기계 농업을 추구하는 스마트팜이 탄소 감축에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스마트팜의 가장 큰 문제는 농민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기후위기 전략은 민간이 주도하게 하겠다인데, 여기서 민간은 농민이 아닌 기업을 말합니다. 

전 인구의 1/7이 기아와 영양실조 상태라고 합니다. 빈곤과 기아 인구를 줄이기 위한 목표로 세계식량정상회의도 열렸습니다. 기아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식량 생산 부족을 그 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실제로 그럴까요? 식량 생산이 부족한 것은 맞지만 FAO보고서에 따르면 지금 식량생산으로 백억의 인구가 먹기에는 충분하다고 합니다. 결국 분배의 문제입니다. 식량의 1/3은 축사 사료로 이용되고, 1/3은 바이오에너지로 이용됩니다. 식량을 두고 사람, 축산, 에너지가 나누어 쓰고 있습니다. 농산물 생산량의 1/5 가량이 모양이나 판매에 적합지 않다는 이유로 산지에서 폐기되고 있습니다. 음식물쓰레기도 문제입니다. 가정에서 만들어낸 음식물쓰레기 보다 기업에서 유통기한 등을 이유로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의 양도 많습니다. 


농민의 삶을 보장하는 먹거리시스템
기후위기를 완화하는 먹거리시스템
모든 사람들의 먹거리를 보장하는 먹거리시스템


지구기온이 1도가 오르면 식량생산은 10%가 감소합니다. 뜨거워지는 지구 속에서 지속가능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방법은 농업활동을 통해 땅의 탄력성과 회복성을 주는 것입니다. 토종종자와 기업종자를 탄력성과 회복성에서 본다면 기업종자는 1년만 쓸 수 있으며, 농약, 퇴비, 화학비료가 필요한 종자입니다. 적응력이 높은 종자는 결국 토종종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발제 | 김정열
기록 및 정리 | 이현주
사진 | 임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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