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마음으로 시작해 궁금한 마음으로 끝나는 커뮤니티 탐방 후기
글 | 베리 (남원시 아동청소년공간 룰루랄라)
"옆 동네에서는 어디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일까?"
지리산권 옆 동네 활동가가 직접 소개하는 커뮤니티 공간, 식당, 찻집으로 나들이 가자!
위에 문구를 보고 덜컥 신청한 커뮤니티 탐방. 연차를 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첫 탐방지였던 함양 커뮤니티 탐방을 다녀오고, ‘구석구석 공간, 사람,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니!! 이건 꼭 가야 해~~’ 하며 매주 수요일 일정을 조율해야 했다. 그렇게 운이 좋게 함양, 산청, 구례, 하동, 남원까지 모든 나들이를 함께하게 된 나….
집결지에 모여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인사를 나눈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신 활동가이자 일일 안내자가 소개하는 공간과 이야기로 하루가 채워진다. 안내자가 하루 일정을 브리핑 하고 나면 나는 속으로 이걸 하루 안에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번 놀라는 참가자들에게 자유가 커뮤니티 탐방 특성상 하루가 빡빡할 수밖에 없으니 감안하고 즐겨달라고 이야기한다. 이미 즐길 준비는 끝!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가고, 활동을 꾸려나가는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마음과 이야기를 듣고, 동네 이야기가 담긴 풍경을 보고, 오랜 시간 마을을 지킨 자연과 교감하고, 현지인 픽 맛집 정보를 공유하고, 맛있는 밥과 시원한 음료들 덕분에 입도 즐거웠다. 틈틈이 우리를 홀리게 했던 쇼핑은 커뮤니티 탐방의 만족도를 한층 더 높여주었다. 마지막 나누기를 할 때면 하루 일정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가득가득 채워진 알찬 시간이었다.
남원 탐방의 시작지점이었던 구 남원역 플랫폼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 무거운 손으로 나왔던, 하동의 로컬 그로서리스토어 빅페리컴스
궁금한 마음 하나.
친구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산내에서 일을 하면서 지내는 요즘. 아직 산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본 적 없는 나는 다른 곳이 무지 궁금하다. 그리고 산내에서 지내려면 이곳에 있는 이유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익숙하지만 새롭지도 않은 일상이 좋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한데 다른 사람들은 지역에서 일과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해졌다. 어떤 일들이 필요한지 상상해볼 수 있으니까.
궁금한 마음 둘.
산내에서 아동·청소년 쉼터를 함께 꾸려가면서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활동가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다들 고민이 많으신 것 같다.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있는 게 참 좋다. 그래서 이 일을 시작했고, 서툴지만 어린이, 청소년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고민도 많아졌다.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고, 자주 지속할 수 있을지 질문하게 된다. 어떤 마음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그들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그럼 나는?
궁금한 마음 셋.
이 동네에 오면 여기를 가봐야지~ 하며 갈 수 있는 공간들. 맛집부터 나들이를 함께하게 공간까지, 하루에 다 가볼 어마어마한 기회다. 궁금했던 건 사실 이런 것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아는 척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날 테니 나중에 놀러 갈 곳도 많아질 것이다.
한옥카페 소북에서 들은 산청의 청년모임 <있다>, 그리고 <함께평화> 이야기
#다섯 번의 나들이
기운이 흐르는 곳
함양, 자연을 만나 기운을 받고, 사람들을 만나 힘을 받았어요. 지역에서 활동할 때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큰 힘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구체적인 그림들이 그려지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함양도, 다른 지역들도 더욱더 궁금해졌어요.
아기자기한 활력소
산청, 목화장터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마을과 새롭게 생겨난 공간들이 산청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나 봐요. 다시 무언가 시작되는 에너지들이 전해져서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퐁퐁 솟아났던 곳. 다음에 또 가고 싶었던 곳이 많았던 산청으로 나들이 가야지!
느긋하고, 치열한
구례, 구례만의 느긋한 분위기와 우리가 지리산에 깃들어 살고 있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지리산의 아픔에 함께하고 치유하는 과정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나 가슴이 뛰었어요. 나는 내가 사랑하는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어떤 것을 하고 있지?
여유로운데 견고한
하동, 보고, 듣고, 느끼고 하동 하고 나면 탐방을 한 것 같아요. 카페인에 취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았던 시간. 청년들이 꾸린 공간과 아지트가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고, 멋져 보였어요. 먼지의 말을 듣고 송림 숲에 누워 나는 이 일을 어떤 마음으로 왜 하고 있을까? 질문해보았지요.
옛스러운 도시
남원, 햇빛과 함께 남원 구도심을 걸으며 차곡차곡 모아놓았던 남원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갑자기 남원이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걷는 곳마다 과거의 삶의 모습과 흔적이 남아있는 곳, 남원만의 소중한 이야기와 공간들이 많이 사라져서 안타깝기도 했어요. 흥미로운 곳이로군.
다랭이논이 아름다운 구례의 사포마을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투쟁!
함양 서하다움 청년레지던스플랫폼에서 들은 빈둥협동조합 이야기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엮는지, 사람에 따라 공간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하고 나면 따라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탐방이었다. 이번에 만난 함양, 산청, 구례, 하동, 남원의 매력에 푹푹푹 빠져버렸고,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특히 궁금했던 건 청년들의 이야기였다. 탐방마다 청년들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아마 내 눈이 제일 반짝였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솔직 담백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마음 깊은 곳에 무언가 꾸물거린다.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는 힘든 힘차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역동성(힘, 의지)이 흐른다.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하.. 고민이 깊어진다.
가는 곳마다 우리를 반겨주시고, 술술 이야기를 풀어주신다. 든든했다. 지역에 사는 활동가 하고 나면 이음 식구들과 함께해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게 커뮤니티 탐방의 매력이 아닐까. 커뮤니티 탐방이 단순히 정보를 얻거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들었더니 오히려 궁금한 것들이 많아졌다. 보이지 않지만 서로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는 느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힘을 주고 있는 듯했다. 서로 궁금해하고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오는 힘이 전해졌고, 그들에게도 작은 힘들이 보태어졌기를. 앞으로도 서로 궁금해하며 연결되기를 바라본다.
※ 커뮤니티 탐방 프로젝트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지리산권 주민들이 함께 이웃 동네를 둘러보는 컨셉으로 진행했습니다.
궁금한 마음으로 시작해 궁금한 마음으로 끝나는 커뮤니티 탐방 후기
글 | 베리 (남원시 아동청소년공간 룰루랄라)
위에 문구를 보고 덜컥 신청한 커뮤니티 탐방. 연차를 내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첫 탐방지였던 함양 커뮤니티 탐방을 다녀오고, ‘구석구석 공간, 사람,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니!! 이건 꼭 가야 해~~’ 하며 매주 수요일 일정을 조율해야 했다. 그렇게 운이 좋게 함양, 산청, 구례, 하동, 남원까지 모든 나들이를 함께하게 된 나….
집결지에 모여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하고 인사를 나눈다. 지역에서 활동하고 계신 활동가이자 일일 안내자가 소개하는 공간과 이야기로 하루가 채워진다. 안내자가 하루 일정을 브리핑 하고 나면 나는 속으로 이걸 하루 안에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번 놀라는 참가자들에게 자유가 커뮤니티 탐방 특성상 하루가 빡빡할 수밖에 없으니 감안하고 즐겨달라고 이야기한다. 이미 즐길 준비는 끝!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을 가고, 활동을 꾸려나가는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마음과 이야기를 듣고, 동네 이야기가 담긴 풍경을 보고, 오랜 시간 마을을 지킨 자연과 교감하고, 현지인 픽 맛집 정보를 공유하고, 맛있는 밥과 시원한 음료들 덕분에 입도 즐거웠다. 틈틈이 우리를 홀리게 했던 쇼핑은 커뮤니티 탐방의 만족도를 한층 더 높여주었다. 마지막 나누기를 할 때면 하루 일정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가득가득 채워진 알찬 시간이었다.
남원 탐방의 시작지점이었던 구 남원역 플랫폼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가 무거운 손으로 나왔던, 하동의 로컬 그로서리스토어 빅페리컴스
궁금한 마음 하나.
친구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산내에서 일을 하면서 지내는 요즘. 아직 산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본 적 없는 나는 다른 곳이 무지 궁금하다. 그리고 산내에서 지내려면 이곳에 있는 이유와 있어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익숙하지만 새롭지도 않은 일상이 좋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한데 다른 사람들은 지역에서 일과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지 궁금해졌다. 어떤 일들이 필요한지 상상해볼 수 있으니까.
궁금한 마음 둘.
산내에서 아동·청소년 쉼터를 함께 꾸려가면서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활동가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다들 고민이 많으신 것 같다. 어린이, 청소년들과 함께 있는 게 참 좋다. 그래서 이 일을 시작했고, 서툴지만 어린이, 청소년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고민도 많아졌다.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고, 자주 지속할 수 있을지 질문하게 된다. 어떤 마음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지, 그들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 듣고 싶었다. 그럼 나는?
궁금한 마음 셋.
이 동네에 오면 여기를 가봐야지~ 하며 갈 수 있는 공간들. 맛집부터 나들이를 함께하게 공간까지, 하루에 다 가볼 어마어마한 기회다. 궁금했던 건 사실 이런 것들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아는 척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날 테니 나중에 놀러 갈 곳도 많아질 것이다.
한옥카페 소북에서 들은 산청의 청년모임 <있다>, 그리고 <함께평화> 이야기
#다섯 번의 나들이
기운이 흐르는 곳
함양, 자연을 만나 기운을 받고, 사람들을 만나 힘을 받았어요. 지역에서 활동할 때 관심을 가지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게 큰 힘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구체적인 그림들이 그려지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함양도, 다른 지역들도 더욱더 궁금해졌어요.
아기자기한 활력소
산청, 목화장터 뿐만 아니라 아기자기한 마을과 새롭게 생겨난 공간들이 산청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나 봐요. 다시 무언가 시작되는 에너지들이 전해져서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퐁퐁 솟아났던 곳. 다음에 또 가고 싶었던 곳이 많았던 산청으로 나들이 가야지!
느긋하고, 치열한
구례, 구례만의 느긋한 분위기와 우리가 지리산에 깃들어 살고 있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던 시간. 지리산의 아픔에 함께하고 치유하는 과정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나 가슴이 뛰었어요. 나는 내가 사랑하는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어떤 것을 하고 있지?
여유로운데 견고한
하동, 보고, 듣고, 느끼고 하동 하고 나면 탐방을 한 것 같아요. 카페인에 취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았던 시간. 청년들이 꾸린 공간과 아지트가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고, 멋져 보였어요. 먼지의 말을 듣고 송림 숲에 누워 나는 이 일을 어떤 마음으로 왜 하고 있을까? 질문해보았지요.
옛스러운 도시
남원, 햇빛과 함께 남원 구도심을 걸으며 차곡차곡 모아놓았던 남원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갑자기 남원이 새롭게 보이더라고요. 걷는 곳마다 과거의 삶의 모습과 흔적이 남아있는 곳, 남원만의 소중한 이야기와 공간들이 많이 사라져서 안타깝기도 했어요. 흥미로운 곳이로군.
다랭이논이 아름다운 구례의 사포마을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투쟁!
함양 서하다움 청년레지던스플랫폼에서 들은 빈둥협동조합 이야기
어떤 사람이 어떤 것을 엮는지, 사람에 따라 공간에 따라 같은 지역에서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하고 나면 따라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탐방이었다. 이번에 만난 함양, 산청, 구례, 하동, 남원의 매력에 푹푹푹 빠져버렸고,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특히 궁금했던 건 청년들의 이야기였다. 탐방마다 청년들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아마 내 눈이 제일 반짝였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솔직 담백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마음 깊은 곳에 무언가 꾸물거린다.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는 힘든 힘차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역동성(힘, 의지)이 흐른다. 해보고 싶은 것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하.. 고민이 깊어진다.
가는 곳마다 우리를 반겨주시고, 술술 이야기를 풀어주신다. 든든했다. 지역에 사는 활동가 하고 나면 이음 식구들과 함께해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었다. 이런 게 커뮤니티 탐방의 매력이 아닐까. 커뮤니티 탐방이 단순히 정보를 얻거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은 아니었던 것 같다. 들었더니 오히려 궁금한 것들이 많아졌다. 보이지 않지만 서로 무언가를 공유하고 있는 느낌?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힘을 주고 있는 듯했다. 서로 궁금해하고 활동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오는 힘이 전해졌고, 그들에게도 작은 힘들이 보태어졌기를. 앞으로도 서로 궁금해하며 연결되기를 바라본다.
※ 커뮤니티 탐방 프로젝트의 파일럿 프로그램은 지리산권 주민들이 함께 이웃 동네를 둘러보는 컨셉으로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