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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

자료[틈틈이 3월호] 봄의 맛 : 텃밭에서 식탁까지 도보 2분 - 순이네흙집 안오순

2026-06-12


산내의 봄은 언제 시작될까요?

살금살금 다가오는 봄을 감지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인 것 같습니다. 


자연놀이터 그래와 정상은 님은 봄을 눈으로 읽고, 발로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청딱따구리 소리가 들리고, 개울물이 달음박질을 시작하고, 겨울눈이 터질 듯 부풀면 계절이 바뀌었다는 걸 눈치챕니다. 

순이네 흙집의 주인장 안오순 님은 텃밭에서 뜯어낸 나물로 봄을 차려내는 사람입니다. 오순 님의 봄은 손으로 캘 수 있고, 입으로 맛볼 수 있습니다. 


산내 사람들의 시선으로 산내를 탐구하는 「틈틈이 살래」 의 첫 손님들을 소개합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산내의 계절을 살아온 두 사람에게 봄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 [자연놀이터 그래 정상은]  봄의 신호 :  겨울눈 안에는 봄이 온전히 들어있어

🥗 [순이네흙집 안오순]  봄의 맛 : 텃밭에서 식탁까지 도보 2분



[틈틈이 살래]는 산내 사람들의 시선으로 산내를 탐구하는 인터뷰입니다. 지리산이음과 산내청년네트워크 틈새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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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세 마리의 목줄을 잡고, 한 마리의 엄호를 받으며 산책하는 안오순 씨



아침 6시부터 밤 9시까지



누리 :  봄 오기 전에 겨울부터 시작을 할까요. 순이네 흙집의 겨울 일과는 어떻게 돼요?


오순 :  손님이 있으면 보통 아침밥 준비에 바빠요. 밥 차려주고 손님 나가시면 청소를 해야겠죠? 청소가 끝나면 불을 때야겠죠? 방이 따뜻해지려면 한 5~6시간 걸리니까, 보통은 손님들 퇴실하면 11시부터 불을 때죠. 그러고 나면 진짜 하루가 다 간 것 같아. 겨울에는.


누리 :  그리고 다음 손님이 들어오고.


오순 :  가끔은 청국장도 띄우고, 손님들이 보고 먹고 싶은 거 해준다고 두부 같이 만들어서 먹어요. 원래는 도토리묵을 많이 해줬는데, 이 뒤에 도토리나무가 해걸이를 하는지 작년에는 도토리가 많이 안 열려가지고, 올 겨울에는 두부를 많이 한 것 같아요. 바로바로 따뜻하게 손님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한 모 정도 하면 금방 해요. 아침에 보통은 8시에 식사를 하시니까 6시에 일어나야 돼. 그러면 겨울에도 진짜 어떨 때는 밤 9시에 일이 끝나요. 


누리 :  건강관리를 하셔야겠다.


오순 :  그래서 술 먹을 시간이 없어서 요즘은 술을 안 먹어요. 애들이 주는 비타민도 꼬박꼬박 잘 챙겨 먹고. 아파버리면 안 되니까 건강을 위해 조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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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거름이 오면 봄이 온다



누리 :  그렇게 겨울 보내다가 보면, 어떤 순간에 ‘아, 이제 봄이 왔나?’ 이렇게 생각하세요?


오순 :  보통 정월 대보름 전에 거름이 오잖아요. 아이고, 거름이 왔네. 차로 퇴비 푸대가 오면은 이제 휴식이 끝났구나, 하는 거죠. 잠깐 전화 한 통만 받을게요. 


(잠시 전화 문의에 응대하며 숙소 안내) 5인이시면 커다란 원룸 방을 쓰실 수 있고요, 그 방 말고는 방 2개, 거실 하나 있는 방이 있어요. 보통 저녁은 손님들이 고기 같은 거 사 오셔서 밖에서 바베큐 해 드세요. 많이들 불멍하면서 바깥에서 고구마도 구워 드시고 하시더라고요. 농협 하나로마트에 가면 장작도 팔고, 지리산 흑돼지도 팔고, 다 팔아요. 그러면 저희가 묵은지 같은 거 내드리고, 봄에 오면 채소도 그냥 뜯어서 드리고 그래요. 3월 말쯤은 곰취가 있을 수 있을 것 같고요. 4월 초 그때 되면 나물이 엄청 올라와서 먹거리들이 엄청 많을 거예요. 그렇게 해 드시기 싫으시면 저녁 그냥 백반 해드려도 돼요. 백숙도 가능하고. 홈페이지에 지리산 순이네 흙집 이렇게 쳐보면 실시간 예약 볼 수 있거든요. 4월달도 주말에 예약이 있어서 잘 살펴보시고 예약하시면 돼요.


누리 :  손님이 무슨 저희가 사전 세팅해 놓은 사람처럼, 봄나물 뭐 나는지 물어보시네요.


오순 :  (웃음) 그래서 거름이 오면, 슬슬 농사 준비할 때가 됐구나. 정월대보름 다 끝나면 그때부터 농사에 얼른 들어가죠. 왜냐하면, 바로 감자를 심어야 돼요.


누리 :  농사는 뭐뭐 지으세요?


오순 :  우리는 자급자족은 다 하죠. 기본으로는 쌀. 요즘은 쌀 하고 그다음에 고추, 감자, 배추, 호박 다 해요. 상추. 그다음에 나물 같은 경우는 산마늘도 심고 곰취도 있고, 그다음에 신선초도 있고 곤드레도 있고. 고사리도 많고. 될 수 있으면 농산물들은 자급자족을 다 하려고 그러죠.


누리 :  그거 가지고 밥상을 차리는 거죠. 


오순 :  바로바로 톡톡 뜯어서 쓰죠. 지금은 아까 밭에 보니까 방풍이 올라와서 방풍, 달래도 쏙쏙 올라와서 달래, 그다음에 지난 가을에 심어놨던 쪽파가 이렇게 올라오더라고요. 쪽파도 곧 있으면 먹겠고. 원래는 봄동을 지금쯤 먹으려고 작년에 심었는데, 너무 늦게 심은 거야. 11월에 심어야 되는데 놓쳐버려가지고 12월에 심었더니 봄동이 아니야. 겨울 가고 봄 돼야 나올 것 같은데.


누리 :  남들 요즘 다 봄동 먹는데. 그것도 궁금했어요. 손님들이 오순쌤이 해주시는 저녁 먹고 제일 많이 하는 말은 뭐예요? 사람들이 나물 튀김을 그렇게 좋아해요. 저도 그렇고.


오순 :  튀김 반응 좋아요. 그런데 의외로, 그냥 도시에서는 먹을 수 없는 나물들이 많아서 그걸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바로바로 무쳐서 그런지, 가짓수가 많아서 그런지. 저는 항상 그냥 이야기를 해요. 될 수 있으면 바로바로 뜯어서 좀 하고 싶다. 그러려고 농사를 짓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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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도 산길 따라 깊이 자리잡은 순이네흙집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머슴달래, 개발딱주는 처음이라



누리 :  그 점이 먹는 재미일까요? 도시에서 먹을 수 없는 나물이라고 하면, 여기 숙소마다 붙어 있는 이름도 생소하잖아요. 방 이름이 콩덕벅지, 박졸갈래, 도토라지, 머슴달래. 그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셨어요?


오순 :  콩덕벅지는 이 동네에서 나는 나물 이름인데, 지금은 많이 먹진 않아요. 너무 다른 맛있는 것들이 많으니까. 도토라지는 명아주를 부르는 다른 이름이고, 머슴달래는 민들레를 머슴달래라고도 불러요. 이 동네 할머니들이 부르는 나물 이름. 그래서 다들 너무 어렵다고, 이름 바꾸라고도 해요. 1순이, 2순이, 3순이, 4순이 해서 5순이네 흙집으로 하라고, 막 농담으로. 하여튼 되게 웃겨요. 사람들이 머슴달래요? 머슴들이 자는 방이에요? 하면서.


누리 :  장난치고 싶어지는 이름이긴 하겠어요.


오순 :  네. 저도 그냥 초창기에 이사 왔을 때 동네 어르신들한테 나물을 배워서 그렇게 지었던 것 같아요.


누리 :  그런 것도 하시잖아요, 개발딱주 (단풍취를 산내에서 부르는 이름) 원정대.


오순 :  그때 진짜 개발딱주를 어떻게 배웠냐면, 이 동네 어르신이 이맘때 되면 삼봉산에 가세요. 그런데 900고지, 천 고지 이상에서 나는 애들이에요, 개발딱주가. 모양이 이렇게 개 발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아요. 이제 나는 시기가 며칠 안 되기도 하고, 재배도 힘들어. 다른 것들은 다 재배가 되는데. 그래서 처음엔 동네 친구들이랑, 나랑, 동네 아주머니랑 개발딱주를 뜯으러 삼봉산에 올라간 거죠. 


삼봉산이 해발 1100m예요. 그래서 이제 술 먹기 좋아하는 사람들, 목기 하는 상길 형님, 철물점 상용이 형님, 옛날에 돌아가신 재경이 형님 이렇게 해가지고 ‘개발딱주를 뜯으러 가자!’ 이렇게 된 거예요. 새벽 5시에 소주 대병 하나 챙기고, 물 챙기고, 라면 챙기고, 식은밥 챙기고, 된장이랑 고추 챙겨가지고. 이게 거의 8부 능선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어서 맨몸으로는 딱 1시간만 이렇게 올라가면 되거든. 정상까지 가가지고는 흩어져서 막 뜯어요. 그러다가 7시 돼서 ‘밥 먹자’ 이러면은, 해 뜰 때예요. 딱 그때 이제 모여서. 그래도 뜯어온 것 가지고  바로바로 그 라면에다 넣어서 막 끓여 먹는 거죠. 10시쯤 내려오면 아래에서는 수육을 삶고 있고. 얘가 살짝 데쳐서 새콤달콤하게 무쳐서 먹으면 맛있거든요. 거기다가 아무래도 원주민 형님들하고 가니까, 개발딱주는 물론이고 산에서 나는 엄나무순(개두릅) 발견하면 난리가 나고. 더덕도 많고. 그래서 그냥 ‘봄이니까 모여서 맛있게 먹자’ 이렇게 원정대를 꾸리는 거지.


누리 :  올해도 한번 조직하셔야죠?


오순 :  아, 지금 다들 나이가 많아. 안 간지 2년이 넘었는데, 삼봉산은 힘에 부쳐서 못 가더라도 사람들 몇몇 모여서 고 밑에서 다래순 뜯고, 고추나무 잎순 뜯고 하면 좋죠. 같이 가자는 분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올봄에는 좀 가야 될 것 같아요.


누리 :  고사리는 어때요? 제주 고사리가 채집이라면, 지리산 고사리는 재배잖아요. 


오순 :  이 동네에서 고사리농사는 쌀농사랑 비슷한 것 같아요. 논농사는 쌀, 밭농사는 고사리. 밭농사에서 최고로 돈벌이가 되는 거죠. 음식을 해도 맛있고요.


누리 :  어떻게 요리하는 거 좋아하세요?


오순 :  고사리 첫물에 딱 끊으면, 줄기가 통통하잖아요. 병어나 조기 나올 때, 통통한 생고사리를 밑에 시래기처럼 딱 깔아가지고 지져 먹으면 그렇게 맛있어요.


누리 :  맞아요. 여름으로 갈수록 얇아지고.


오순 :  그 요리를 되게 좋아해요. 손님 중에는 가끔 고사리 파스타 하시겠다고 생고사리를 주문하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보통 전라남도 사람들은 그렇게 고사리를 생선 지질 때 많이 깔아서 먹어요. 제 입에는 그게 최고 맛있더라고요. 남편은 대구 사람이어서 안 먹고. 여기가 이렇게 고사리 산지니까, 고로쇠 축제 같은 거 할 때에 파전이나 김치전 대신 고사리전을 하자고 샘플로 만들어서 제안해본 적 있어요. 그런데 잘 안 바꾸려고 하시더라고. ‘다음에 네가 회장할 때 해’ 하시는 거죠. 그런데 고사리전도 맛있거든요.


누리 :  잘 팔릴 것 같은데?


오순 :  그러고 그 옆에서 고사리 팔면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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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과 함께하는 두부 만들기. 평소에는 이보다 훨씬 적게 한다.



지금이 캘 때예요



누리 :  전남이라고 하니까, 원래는 벌교 출신이시잖아요. 산이 아니라 갯벌 출신. 그러다가 대구에 가셨고. 여기 와가지고 새로 알게 된 게 많을 것 같아요. 아까 얘기하신 것처럼 나물들 이름을 선주민분들한테 배우기도 하고.


오순 :  대구에 있을 때는 저도 출퇴근하고 하니까, 그렇게 요리를 잘하지는 못했죠. 남들보다는 조금은 잘하는 편이었지만. 웃긴 게 이 동네 오니까 무슨 김장을 600포기씩, 500포기씩 하더라고요. 처음에 이사를 딱 왔는데, 그때까진 맨날 김장은 시어머니가 해주시다가 이제 내가 해보리라 하고 50포기 하다가 죽는 줄 알았어요. 딱 50포기를 하는데 눈물 나더라고요. 못하겠다고.


누리 :  지금 모습을 보면 전혀 상상이 안되는데요. 요즘은 몇 포기씩 하시는데요?


오순 :  500포기 하죠. 뱀사골에 김장하러 가면 2천 포기씩.


누리 :  이렇게 성장을 하네요, 사람이. 그럼, 산내에 누가 왔는데 이 사람이 산내의 봄을 처음 만나는 사람이에요. 뭐는 꼭! 먹어보시라고 얘기하고 싶으세요?  오늘 내내 한 게 이 이야기 같긴 한데. 


오순 :  도시에서 못 먹는 나물들을 드셔야죠. 여기는 워낙 두릅이나, 엄나무나, 곰취나…. 저도 이제 나물을 쓱 내잖아요, 그러면 고추나무 잎순을 의외로 좋아하더라고요. 화살나무도 좋아하시고. 삼채도 쌉쌀한 게 의외로 맛있죠. 지금이 삼채 캘 때예요. 오래 먹으려면 장아찌를 해도 좋고, 바로바로 따서 초고추장에 도라지처럼 새콤달콤 무쳐 먹으면 맛있죠.


누리 :  그렇게 자급자족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하시니까 타이밍이 되게 중요하겠어요. ‘바로 지금이 캐야 될 때다’ 하는 거요.


오순 :  지금 감자밭도 얼른 만들어야 되고, 항상 심고 싶은 게 많은데 가끔 때를 놓쳐요. 그리고 우리 밭 환경에 따라서 안 되는 작물들이 있어요. 시금치 안 되고, 그 다음에 박 안 되고. 박나물이 고급스러운 맛이라서 제가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박이 잘 안 돼. 잘 열리면 한 개, 아니면 아예 없어지고.


누리 :  계속 시도해 보면서 알게 되신 거죠.


오순 :  그다음에 콩. 콩도 약을 안 치니까 노린재 때문에 콩 안 되고. 기피하는 작물은 깨. 진짜 콩이나 깨 얘네들은 털어야 되고, 나중에 갈무리가 너무 힘든 거야. 그래서 그냥 콩은 동네에서 200kg, 300kg 사서 써요. 대량으로 하는 것들은 될 수 있으면 동네에서 구하려고 하고, 소량으로 바로바로 그때 톡톡 뜯는 것들은 손님들 의견 듣기도 해요. 우리나라 채소뿐만 아니라 루꼴라, 아삭아삭한 공심채 같은 애들도 심어요, 사람들이 참 좋아해서. 그다음에 진짜 봄에 와서 먹어볼 게, 머위대가 바로 나잖아. 새콤달콤 무쳐가지고 고기랑 먹으면 끝내주고. 고기가 아니라도 곰취라든지, 산마늘로 전을 이렇게 얇게 부쳐가지고, 머위대 새콤달콤 무친 거를 싸서 같이 먹으면 맛있잖아요, 그게.


누리 :  올 봄에 도전해봐야겠습니다.


오순 :  그렇게 해드리면 손님들 난리 나요. 정말 맛있다고, 너무 맛있다고. 고걸 그렇게 무치면.


누리 :  끝도 없이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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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극단 산내놀이단의 정기 공연. 마을 사람들이 배우, 스태프, 관객이 된다.



‘같이’를 재미로 사는 사람들



누리 :  오순쌤은 산내에 살면서 가장 큰 즐거움이 뭐예요? 이런 거 말고도.


오순 :  이런 거 말고도. 산내놀이단 마당극 공연하는 것도 재밌었고, 아까처럼 원정대 꾸려서 산 타는 것도 재밌었고. 


누리 :  사람들이랑 같이 하는 거.


오순 :  그다음에 이제, 철물점 상용이 형님 모내기. 맨날 바빠서 잘 못 가지만.


누리 :  굳이 손모내기를 하잖아요.


오순 :  같이 먹고 놀려고. 지금은 나이가 먹으니까는 옛날처럼 술을 많이 못 먹는데, 그냥 맛있는 게 생기면 같이 이렇게 노는 거지. 봄에는 아까 말한 것처럼 온갖 채소들을 뜯어서 먹잖아. 그 다음에 가을 되면은 송이 몇 개 얻었다, 몇 개 땄다 그러면 또 다 모여서 송이를 먹지. 그런 게 진짜 재미야. 비 오면 비 온다 뭐다 해서 또 막걸리 한 잔. 그런 여유 있는 즐거움, 먹는 재미. 그게 진짜 사는 재미입니다.  


누리 :   철물점 그 집은 그냥 전화 한 통 하면 바로 기계 들어오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굳이 같이 하고 싶으니까, 하시고. 이 사람들이 '굳이'의 민족인 것 같아요. 그게 풍류죠.


오순 :  재밌잖아요. 손님들 오면, 될 수 있으면 내가 ‘냉이 캐러 갑시다’ 해가지고 같이 냉이 캐서 바로 그 자리에서 튀겨 먹어요. 옛날에는 지리산이음에서 운영하는 시골살이학교 같은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그것도 사람들이랑 같이 하는 게 재밌었거든요. 이제 그게 없는 거잖아. 그러니까 손님들이 될 수 있으면 제철을 누리고 갈 수 있으시게끔 하려고 해요. 진달래 피면은 애기들이랑 진달래 화전 만들어 먹어야 되고. 될 수 있으면 그렇게 좀 하시라고, 많이.


누리 :  일상을 보내시는 공간들에서는 못할 경험들을 여기에선 하실 수 있게끔 도와드리는 거죠. 


오순 :  처음에는 그런 분들도 계셨어요. 숙소에 왜 TV가 없냐, 인터넷이 잘 안 되냐. 내 마음은 ‘그냥 재밌게 노세요, 굳이 TV를 찾고 그러세요?’ 하는 거지. 어떤 분들은 이 앞에 또랑이 있으니까 "혹시 가재 있어요? 그냥 잡아만 보려고요." 하시기도 하고. 


누리 :  그러니까 와이파이가 좀 답답하게 터져도, 또 여기만의 콘텐츠가 있단 말이죠.


오순 :  밤에는 별도 예쁘고. 애들도 그렇지만 어른도, 자기가 키워서 자기가 만들어 먹는 건 진짜 즐거움이 큰 것 같아요.


누리 :  자기가 키워서 자기가 만들어 먹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계신가요? 오순쌤.


오순 :  그렇죠.


누리 :  좋다.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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