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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

자료[틈틈이 6월호] 산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호두나무에 오른 밤비와 친구들 나를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장소들 : 무더운 여름날의 계곡과 호두나무 언덕 - 밤비

2026-07-30



산내에서 한 겹 한 겹 쌓인 기억을 살피다 보면, 무더운 여름 날의 장면들이 유난히 진하게 남습니다. 

무더운 여름 날 풍덩 빠질 수 있는 뱀사골 계곡 덕분일까요?  

어쩌면 여름 볕의 아래 풀 매며 힘들었던 만큼 결실을 남겨줘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틈틈이 6월 호에서는 <틈버드와 보물지도>를 위한 산내의 이야기 조각을 수집하던 중 여름철 계곡에서의 장면을 나눠준 만난 밤비를 만났습니다.

밤비가 그려준 장소와 기억 속 산내를 만나러 가볼까요?  



[틈틈이 살래]는 산내 사람들의 시선으로 산내를 탐구하는 인터뷰입니다. 지리산이음과 산내청년네트워크 틈새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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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호두나무에 오른 밤비와 친구들



여름을 알리는 아이들의 물놀이 소식


틈새 : 요즘 날이 많이 더워졌는데, 밤비는 어떻게 지내요?


밤비 : 오늘은 아침 6시쯤 일어나서 마당 텃밭 풀을 좀 맸어요. 제가 사는 집 마당에 텃밭이 있거든요. 아침도 먹고요. 집이 해를 잘 받는 위치라 더운 날에는 열기를 빼내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틈새 : 시골에 살면 밭일도 그렇고, 일상도 그렇고 도시와는 조금 다른 감각으로 여름이 왔다는 걸 알아채는 거 같아요. 텃밭에 풀이 자라는 속도도 다르고, 풍경도 확연히 변하잖아요. 밤비는 언제 “아, 여름이 왔다” 하고 느껴요?


밤비 : 물놀이 갈 때가 되면 여름이라고 생각해요. 올해는 날이 선선한 때가 많아서 아직 본격적으로 물놀이 갈 때는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아이들이나 초등학생들이 물놀이 간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아, 물놀이 갈 때가 됐구나. 여름이다” 싶어요.


틈새 : 저는 여름이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몸 쓰는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생각나요. 아침에 바짝 밭일하고, 땀을 쫙 흘린 다음 샤워하면 엄청 개운하잖아요. 그리고 달콤한 낮잠 한 숨까지 자면. 


밤비 : 맞아요. 얘기 들으니까 생각났는데, 저한테는 해가 뜨면 눈이 떠지는 것도 여름인 것 같아요. 알람을 맞춘다기보다 집 창문에 빛이 잘 들어오니까, 5시만 돼도 햇살이 들어와요. 해가 뜨면 자연스럽게 눈이 떠지는 거죠. 그럴 때 여름이구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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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뱀사골 계곡에서 - !




같은 계곡을 다시 만나는 방법



틈새 : 저희가 산내의 보물같은 이야기 조각을 모으다 밤비 이야기를 봤어요. “물놀이 철이 오면 물 만난 물고기처럼 풍덩 헤엄친다”고 써주셨더라고요. 산내에는 계곡이 많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곳도 다 다르잖아요. 밤비가 제일 좋아하는 계곡은 어디예요?


밤비 :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찾아가는 계곡이 있어요. 털보네(소동폭포 털보가든)라는 계곡이에요. 산내에서 가까운 계곡이기도 하고, 수심이 얕은 데도 있고 깊은 데도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물놀이하기 괜찮은 곳인 것 같아요. 저한테는 역동성이 느껴지는 공간이에요. 깊고, 물살도 세고, 다이빙할 수 있는 곳을 좋아하다 보니까 털보네를 찾게 돼요.


틈새 : 몸을 적극적으로 쓰면서 노는 곳이네요.


밤비 : 네. 특히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어요. 2020년쯤이었나, 생명평화대학에 있었을 때 온 친구 중에 암벽등반을 하는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털보네에서 어떤 바위를 골라서 오르더라고요. 저도 따라 올라가면서 클라이밍하는 재미를 느꼈어요. 그때부터 매년 한 번씩 그 바위를 오르는 게 목표가 됐어요.


틈새 : 올해는 아직 안 갔죠?


밤비 : 아직 안 갔어요.


틈새 : 작년에도 갔다 왔어요?


밤비 : 네. 매년 빠짐없이 오르는 게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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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 풍덩 - !



틈새 : 초등학생 때부터 오래 다닌 계곡인데, 바위를 타고 올라가서 다이빙하는 건 또 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저같은 경우엔 친구들이랑 계곡에 갈 때마다 서로 가고싶은 포인트가 달라서 어디로 갈지 치열하게 다퉜던(?) 기억도 나요. 밤비는 어때요? 그날의 기분에 따라 다른 곳에 가기도 하나요?


밤비 : 예전에는 한 군데에서 만족하면서 그 자리에만 머물렀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계곡이 한 곳만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뱀사골에서부터 흘러오는 물이 산내까지 다다르는 거니까, 다른 계곡도 한번 탐험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누군가를 만날 때 “어느 계곡 가세요?” 하고 물어보면, 사람마다 찾는 계곡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작년에는 새로운 계곡을 많이 찾아갔던 것 같아요. 털보네를 기준으로 더 위쪽으로도 올라가보고, 여기저기 새롭게 알게 된 곳들도 가보고요.

여름철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계곡도 있고, 그렇지 않은 조용한 계곡도 있어요. 조용한 계곡에서는 남들 눈치 보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쉴 수 있더라고요. 그런 매력도 있었어요.


틈새 : 같이 가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도 갈 수 있는 계곡이 다를 것 같아요.


밤비 : 맞아요. 어린 친구들이랑 가면 넓고 얕은 계곡이 좋을 수 있고요. 접근성이 좋은 곳도 있고, 조용히 쉬기 좋은 곳도 있고요.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틈새 : 산내에는 정말 계곡이 다양하잖아요. 다이빙할 수 있는 데도 있고, 물살이 빠른 곳도 있고, 깊은 데도 있고, 얕은 데도 있고요. 누가 같이 가든 그 사람에 맞는 계곡이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밤비 : 네. 사람마다 좋아하는 계곡이 있다는 게 재미있어요.


틈새 : 앞으로 틈새에서도 캠프를 하면서 계곡에 놀러 가는 일이 계속 생길 것 같아요. 처음으로 산내의 여름, 계곡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마음껏 풍덩 빠져봤으면 좋겠다든지, 특히 조심하면 좋은 점이라던가요.


밤비 : 어릴 때는 벌레든 뭐든 무서워하지 않고 덤벼드는 게 있잖아요. 생각과 걱정이 세세하게 생기기 전이니까 물놀이든 벌레든 무서워하지 않고 모험심 있게 들어가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크면서 “이건 위험하구나”, “조심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생기잖아요. 저도 계곡을 좋아하지만 어릴 때만큼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게 뛰어들기는 점점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처음 산내에 오고, 계곡에 오게 된 분들이라면 지레 겁을 먹게 되는 상황도 있겠지만, 그런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물에 몸을 맡겨보면 좋겠어요. 어린시절 저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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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 바위에 새겨진 습자암



나를 계속 살아가게 만드는 장소들


틈새 : 이번 틈새에서 진행하는 캠프의 컨셉이 산내의 보물을 찾는 탐험대예요. 저희는 그 보물이 밤비가 나눠준 것 같은 기억이나 이야기,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했어요. 그런 것들이 우리를 산내에서 계속 살아가게 하니까요. 계곡 말고도 밤비를 이곳에 계속 머물게 만드는 장소나 기억이 있을까요?


밤비 :  예전에 목금토공방에서 목공 활동을 했었는데, 그 옆에 여성농업인센터와 산내들 방과후 교실이 있었어요. 방과후 활동 중에 목공 수업이 있었고, 나들이를 같이 가기도 했어요. 나뭇가지를 채집하러 산책길을 가다 보면 제가 좋아하는 장소가 두 군데 있었어요.

하나는 산내들 방과후 뒤에 있는 언덕이에요. 고사리밭이 있고, 올라가면 호두나무가 있어요. 거기서 보이는 경치가 좋아요. 천왕봉만큼 높은 곳이 아닌데도, 그 정도 언덕에 올라도 산내가 한눈에 보였어요. 제 눈에는요.

“이 조그마한 언덕을 올라도 이런 풍경이 좋구나. 산내가 좋구나.” 그런 마음이 있었어요.


틈새 : 그 언덕을 친구들이 밤비 언덕이라고 불렀던 거 알아요? 밤비가 좋아한다고 해서요.


밤비 : 그랬어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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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나무 언덕에서 찍은 밤비와 카레의 웨딩 사진



틈새 : 또 다른 장소는 어디예요?


밤비 : 밤나무 놀이터요. 방과후에서 실상사로 가는 지름길에 밤나무 놀이터가 있었어요. 옛날에 산아빠라는 모임에서 만든 것 같아요. 아빠들이 만든 놀이터였는데, 큰 나무에 그네도 달고 그물도 설치하고, 나무로 징검다리 같은 것도 만들었어요. 지금은 없어졌지만요.

누군가가 보면 위험하고 다칠 수 있는 놀이터로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산내에 있는 아이들은 이런 모험을 통해서 이렇게도 놀고, 저렇게도 놀고, 다쳐도 보고, 위험한 줄도 알면서 자라는 게 저는 좋아 보였어요.

호두나무 언덕이나 밤나무 놀이터나, 아이들이 자연과 가까이 더불어 놀 수 있는 풍경이잖아요. 나도 이런 곳에서 더 오래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아이를 키우는 가족이라면 이런 환경에서 경험하면서 크면 좋겠다라는 바람이 있어요


틈새 : 캠프 참가자들이 털보네 계곡이나 호두나무 언덕, 밤나무 놀이터가 있던 자리에 가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장소에 가면 이런 건 꼭 해봤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을까요?


밤비 : 털보네 같은 경우에는 바위에 글이 새겨져 있어요. 어떤 방법으로 글을 새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옛날 방식이겠죠. 제가 한창 한문을 배울 때였어요. 배우기 전에는 봐도 모르고 지나갔는데, 한문을 배우고 나니까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바위에 이런 글자가 있었네, 하고요.

아마 ‘습자암’이라고 쓰여 있는 것 같아요. 익힐 습, 글자 자, 바위 암. 물을 건너 반대편 바위로 가면 또 어떤 글자가 있는데, 그건 잘 모르겠어요. 작은 글자도 있고요. 털보네뿐만 아니라 산내 곳곳에 가끔씩 바위에 글자가 새겨져 있더라고요. 돌아다니며 바위 글자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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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만남을 위해 가끔은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보는 건 어떨까?




틈새 : 그냥 물놀이만 했던 게 아니네요. 호두나무 언덕은 어때요? 밤비는 웨딩 사진을 거기서 찍기도 했었잖아요. 


밤비 : 요즘은 풀이 많아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만약 가게 된다면, 호두나무를 한번 타보면 좋겠어요.

목공에서도 하드우드, 소프트우드라고 하잖아요. 침엽수는 무르고 가볍고, 하드우드는 단단한 나무라고 알고 있어요. 호두나무도 단단한 나무니까 올라가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나무를 한번 타보면, 어느 정도만 올라가도 되게 무섭거든요. 제가 20대 초에 친구들과 올랐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꽤 높이 올라갔어요. 한번 도전해볼 만하면 올라가봐도 좋겠어요. 거꾸로 매달려보는 것도요.


틈새 :  자연에서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때 만나게 되는 새로운 감각들이 있는 거 같아요. 밤비가 계곡 바위를 맨 몸으로 타고, 호두나무를 거꾸로 오를 때 만져지고 보이는 게 있듯이요. 아이들의 밤나무 놀이터도 그렇고요. 모든 게 매끈한 도시에선 만나기 어려운 감각이란 생각도 들고요. 

마지막으로, 밤비가 이야기한 보물 같은 장소에 도착한 사람들에게 짧은 편지를 남긴다면  어떻게 시작하고 싶어요?


밤비 : 습자암을 보면서 느낀 게 있어요. ‘습(習)’ 자에 대해 누군가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습은 '깃털 우(羽)'에 백(白)가 합쳐진 글자인데, 새가 태어나자마자 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날갯짓을 연습한 끝에 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그 한자가 꼭 그런 뜻을 담고 있는 건 아닐 수 있지만, 저는 그 이야기가 좋았어요.

어떤 공부를 하든, 무언가를 해보든,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잖아요. 새도 태어나자마자 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의 날갯짓을 통해 훨훨 하늘을 유영하게 되는 것처럼요. 그래서 이렇게 전하고 싶어요.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열 번 넘어지더라도 계속 날갯짓해보면 좋겠습니다. 그 끝에 언젠가는 훨훨 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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