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의 사람들 #1_ 영어책읽기모임 마을카페 토닥에서 마주치는 낯익은 사람들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져보는 미니인터뷰!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시간을 보내는 데에 토닥을 활용하고 있을까요? ※ 이 콘텐츠는 완전히 부정기적으로 갱신됩니다. 첫 손님으로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이, 독서대에 영어 원서 책을 펼쳐놓고서 이 단어의 뜻은 무엇인데 이 대목에서는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그래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 것 같은지 학구열이 생생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영어책읽기모임을 만나보았습니다. 원래 세 분이 함께하는 모임인데, 이 날은 그중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
L : 이은희 / K : 김현숙(토닥지기)
Q. 왜 토닥에서 영어 책읽기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나요?
K : 내가 여기서 일하기 때문에 그런 말은 하지 말고 (웃음)
L : 2015년인가 2016년? 그쯤 연말모임때 우연히 '영어공부하자, TED로 하자' 그렇게 얘기가 되면서, 그 때 처음 얘기가 나온 장소가 토닥 송년회 모임이었잖아.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기서 언제 모이자' 그렇게 얘기되고...
K : 와이파이가 되고. 왜냐면 우리는 와이파이가 돼야 사전을 찾아볼 수 있으니까.
L : 그리고 낮 시간에 사람도 많이 없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그래서 오전에 토닥에서 하는 게 제일 좋겠다.
(아 맞다, 원래 오전에 하셨던 것 같아요.)
L : 맞아요. 내가 이렇게 시간을 바꿔서... 다시 돌릴까? (*인터뷰는 오후 2시 경에 진행됨)
K : 이거는 오늘 끝난 다음에 다시 고민해보는 걸로. 오후 시간대는 조금, 우리도 불편하고. 손님들이 많을 때는.
L : 아이들이 올 시간대라. 오전 시간은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공부하고 책 읽고.
Q. 지금 읽고 계신 책은 어떤 책인가요?
K : 이 책(*캐럴 길리건의 <Joining the Resistance>, 국내에는 <담대한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음)을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게 됐더라요?
L : 지금까지 유발 하라리 책을 두 권 연달아 읽고, 이제 다른 책을 읽어보자고 얘기 됐던가? 유발 하라리를 읽으면서 그 사람 책이 너무 쉽게 느껴져가지고... 자신감이 붙어가지고 모든 걸 다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이제... 요즘 페미니즘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고, 주된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니까 관련된 책을 한 번 읽어보자. 그래서, 요즘 뜨고 있는 페미니즘이라는 주제 속에서 이 사람을 고른 거지.
K : 이 전에 읽은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제언>에도 여러가지 주제가 나오잖아요. 그러면서 요즘에 얘기가 많이 되기도 하고,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럼 페미니즘 관련된 책 중에서 뭘 읽으면 좋을까 검색을 했지. 검색을 하다가 이 사람이 많이 나오길래, 작가를 찾고 이 사람 책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 거지.
(그 책은 페미니즘 중에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에요? 되게 다양할 거 아니에요.)
L : 페미니즘의 주류가 여러가지 있긴 하겠지만, 이 사람은 원래는 심리학을 공부했었고 남성 중심의 심리학이었대. 여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없다는 걸 이 사람이 캐치하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K : 그간의 연구 결과라는 게 대상자가 남성이었다는 걸 어느 날 문득 깨닫고, 이건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지 않다. 그래서 보편적인 사람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어렵다. 이렇게 봤던 거지. 그래서 주로 어린 아이부터 성장해가는 과정을 좀 길게, 이 사람은 연구를 했더라구요. 그래서 그 부분이 궁금하기도 했고, 또...
L : 이 사람은 정신신경학 같은 것도 심리학을 하면서 같이 공부 했으니까 세상을 투쟁적이거나 갈등하는 관계로 보지 않고 서로 더 보완하고 협력하고 돌봄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 경향, 그런 관점으로 여성주의를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그런 것 같아. 아직 다 읽어보진 않았는데 앞에 조금 보니까.
K : 난 사실 이 사람의 관점에 대해서 더 궁금했던 게 뭐냐면... 내가 개인적으로 가정 내에서 엄마라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식 키우는 것, 남편과의 관계가 나의 고민거리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사실 갖고 있었어요. 이 사람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사람의 관점은 'care'에 굉장히 많이 가 있어요.
L : 여자만 가부장적인 사회 내에서 돌봄의 역할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 보살피면서 살아야 된다고 보는 시각인 것 같아. 여자든 남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상대에 대해서 서로.
K : 돌봄이라는 개념 자체가 예전에 여자에게 주어지는 것, 마치 여자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처럼 이야기되어지는 것이 과연 맞는가? 사실은 서로를 돌보고 바라보기 시작하면 당연히 민주주의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정의와 돌봄, 이게 미국에서는 두 가지 이슈가 부딪치는 면이 있나봐요. 정확하게는 아직 모르겠는데. 이 사람이 계속 얘기하는 걸로 봐서. 크게 진보적인 측에서도 대립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그것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니라 자세히 들어가면, 우리가 좀 더 생각해보면 돌봄은 정의랑 민주주의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기존의 가부장적인 체계 아래에서는 이것이 양립할 수 없지만, 그걸 넘어서서 서로 돌봄의 관계로 나아간다면 민주주의와도 연결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일단 다 읽어봐야죠.
L : 살짝 모호하다고 해야 되나? 아직은 뜬구름처럼.
(그럼 영어 공부하시는 입장에서 조금 읽어보신 결과 이 사람이 더 쉽나요, 유발 하라리보다? 아니면...)
K : 아니, 훨씬 어려워!
L : 유발 하라리 책은 어쨌든 대중서니까 좀 쉽게, 또 짧게 쓰여진 반면에 이 사람은 오히려 학술서에 가깝고, 참고문헌도 많고 인용하는 사람도 많고.
K : 유발 하라리 책은 사람들한테 쉽게 설명해주는 설명문 느낌이고, 이건 자기 주장과 자기 논리를 이야기하는 느낌인데 이 사람 글은 문장 자체가 좀 더 길고 중간에 삽입되는 꾸밈말이 되게 많아서 그 부분이 조금 어렵다는 느낌? 이 사람 글에 좀 익숙해지면 어쩌면 다른 책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L : 첫번째 챕터보다 지금 읽는 두번째 챕터가 더 쉽게 느껴지기도 하고. 갈수록. 그러니까 많은 글을 접해야지. 한글도 좀 어려운 글은 되게 어렵고 못 읽잖아요. 그렇게 되는 거죠. 이거 읽고 나면 또 모든 글이 다 쉽게 느껴져가지고 '도전하자!' 이렇게 되는 건 아닌지...
K : 읽을 수도 있어, 진짜 학술서를!
토닥의 사람들 #1_ 영어책읽기모임
마을카페 토닥에서 마주치는 낯익은 사람들에게 뜬금없는 질문을 던져보는 미니인터뷰!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시간을 보내는 데에 토닥을 활용하고 있을까요?
※ 이 콘텐츠는 완전히 부정기적으로 갱신됩니다.
첫 손님으로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한결같이, 독서대에 영어 원서 책을 펼쳐놓고서 이 단어의 뜻은 무엇인데 이 대목에서는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그래서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 것 같은지 학구열이 생생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영어책읽기모임을 만나보았습니다. 원래 세 분이 함께하는 모임인데, 이 날은 그중 두 분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L : 이은희 / K : 김현숙(토닥지기)
Q. 왜 토닥에서 영어 책읽기모임을 진행하게 되었나요?
K : 내가 여기서 일하기 때문에 그런 말은 하지 말고 (웃음)
L : 2015년인가 2016년? 그쯤 연말모임때 우연히 '영어공부하자, TED로 하자' 그렇게 얘기가 되면서, 그 때 처음 얘기가 나온 장소가 토닥 송년회 모임이었잖아.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기서 언제 모이자' 그렇게 얘기되고...
K : 와이파이가 되고. 왜냐면 우리는 와이파이가 돼야 사전을 찾아볼 수 있으니까.
L : 그리고 낮 시간에 사람도 많이 없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그래서 오전에 토닥에서 하는 게 제일 좋겠다.
(아 맞다, 원래 오전에 하셨던 것 같아요.)
L : 맞아요. 내가 이렇게 시간을 바꿔서... 다시 돌릴까? (*인터뷰는 오후 2시 경에 진행됨)
K : 이거는 오늘 끝난 다음에 다시 고민해보는 걸로. 오후 시간대는 조금, 우리도 불편하고. 손님들이 많을 때는.
L : 아이들이 올 시간대라. 오전 시간은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공부하고 책 읽고.
Q. 지금 읽고 계신 책은 어떤 책인가요?
K : 이 책(*캐럴 길리건의 <Joining the Resistance>, 국내에는 <담대한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음)을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게 됐더라요?
L : 지금까지 유발 하라리 책을 두 권 연달아 읽고, 이제 다른 책을 읽어보자고 얘기 됐던가? 유발 하라리를 읽으면서 그 사람 책이 너무 쉽게 느껴져가지고... 자신감이 붙어가지고 모든 걸 다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이제... 요즘 페미니즘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고, 주된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니까 관련된 책을 한 번 읽어보자. 그래서, 요즘 뜨고 있는 페미니즘이라는 주제 속에서 이 사람을 고른 거지.
K : 이 전에 읽은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제언>에도 여러가지 주제가 나오잖아요. 그러면서 요즘에 얘기가 많이 되기도 하고,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그럼 페미니즘 관련된 책 중에서 뭘 읽으면 좋을까 검색을 했지. 검색을 하다가 이 사람이 많이 나오길래, 작가를 찾고 이 사람 책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 거지.
(그 책은 페미니즘 중에서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책이에요? 되게 다양할 거 아니에요.)
L : 페미니즘의 주류가 여러가지 있긴 하겠지만, 이 사람은 원래는 심리학을 공부했었고 남성 중심의 심리학이었대. 여자들의 목소리는 전혀 없다는 걸 이 사람이 캐치하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K : 그간의 연구 결과라는 게 대상자가 남성이었다는 걸 어느 날 문득 깨닫고, 이건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어가 있지 않다. 그래서 보편적인 사람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어렵다. 이렇게 봤던 거지. 그래서 주로 어린 아이부터 성장해가는 과정을 좀 길게, 이 사람은 연구를 했더라구요. 그래서 그 부분이 궁금하기도 했고, 또...
L : 이 사람은 정신신경학 같은 것도 심리학을 하면서 같이 공부 했으니까 세상을 투쟁적이거나 갈등하는 관계로 보지 않고 서로 더 보완하고 협력하고 돌봄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는 경향, 그런 관점으로 여성주의를 바라보고 있더라고요. 그런 것 같아. 아직 다 읽어보진 않았는데 앞에 조금 보니까.
K : 난 사실 이 사람의 관점에 대해서 더 궁금했던 게 뭐냐면... 내가 개인적으로 가정 내에서 엄마라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자식 키우는 것, 남편과의 관계가 나의 고민거리이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사실 갖고 있었어요. 이 사람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사람의 관점은 'care'에 굉장히 많이 가 있어요.
L : 여자만 가부장적인 사회 내에서 돌봄의 역할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 서로 보살피면서 살아야 된다고 보는 시각인 것 같아. 여자든 남자든, 나이가 많든 적든 상대에 대해서 서로.
K : 돌봄이라는 개념 자체가 예전에 여자에게 주어지는 것, 마치 여자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 처럼 이야기되어지는 것이 과연 맞는가? 사실은 서로를 돌보고 바라보기 시작하면 당연히 민주주의와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정의와 돌봄, 이게 미국에서는 두 가지 이슈가 부딪치는 면이 있나봐요. 정확하게는 아직 모르겠는데. 이 사람이 계속 얘기하는 걸로 봐서. 크게 진보적인 측에서도 대립되는 부분이 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이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그것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가 아니라 자세히 들어가면, 우리가 좀 더 생각해보면 돌봄은 정의랑 민주주의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기존의 가부장적인 체계 아래에서는 이것이 양립할 수 없지만, 그걸 넘어서서 서로 돌봄의 관계로 나아간다면 민주주의와도 연결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일단 다 읽어봐야죠.
L : 살짝 모호하다고 해야 되나? 아직은 뜬구름처럼.
(그럼 영어 공부하시는 입장에서 조금 읽어보신 결과 이 사람이 더 쉽나요, 유발 하라리보다? 아니면...)
K : 아니, 훨씬 어려워!
L : 유발 하라리 책은 어쨌든 대중서니까 좀 쉽게, 또 짧게 쓰여진 반면에 이 사람은 오히려 학술서에 가깝고, 참고문헌도 많고 인용하는 사람도 많고.
K : 유발 하라리 책은 사람들한테 쉽게 설명해주는 설명문 느낌이고, 이건 자기 주장과 자기 논리를 이야기하는 느낌인데 이 사람 글은 문장 자체가 좀 더 길고 중간에 삽입되는 꾸밈말이 되게 많아서 그 부분이 조금 어렵다는 느낌? 이 사람 글에 좀 익숙해지면 어쩌면 다른 책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긴 하는데.
L : 첫번째 챕터보다 지금 읽는 두번째 챕터가 더 쉽게 느껴지기도 하고. 갈수록. 그러니까 많은 글을 접해야지. 한글도 좀 어려운 글은 되게 어렵고 못 읽잖아요. 그렇게 되는 거죠. 이거 읽고 나면 또 모든 글이 다 쉽게 느껴져가지고 '도전하자!' 이렇게 되는 건 아닌지...
K : 읽을 수도 있어, 진짜 학술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