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행사[지리산포럼2020] 10/20 서울 밖 로컬 탐구 보고 #1 - 나다움의 일과 삶을 개척하는 로컬 라이프스타일

2020-12-08

 

코로나19로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지만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통과 관계 방식, 이동과 교류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된다고 하지만 대면사회였던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 일, 관계, 소통의 현장인 ‘로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6회째를 맞이한 「지리산포럼2020」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신, 참가 규모를 줄이고 개최 시간과 장소를 분산하여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했으며, ‘로컬라이프’를 주제로 한 7개의 주제섹션과 지리산 5개 지역의 로컬섹션, 특별섹션이 운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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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서울 밖 로컬 탐구 보고 #1

나다움의 일과 삶을 개척하는 로컬 라이프스타일 -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라이프스타일 연구를 통해 미래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사회과학적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현재 많은 미래 인재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일과 비즈니스를 찾고 있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라이프스타일의 역사적 맥락과 의미, 그리고 경제적 가능성을 이해할 때, 라이프스타일, 특히 로컬 라이프스타일을 소명으로서 추구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지금 우리는 왜 로컬을 논하는가’

 

로컬에 대한 거대한 담론이 오가는 시대, 우리의 숙제는 창조적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창조적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서는 큰 도시가 필요하다, 대도시만이 우리가 원하는 창조성을 창출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달로 작은 마을에서도 마을 내부의 네트워크와 외부 연결을 통해 창조적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술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술과 결합한 대안적인 세계관이 있어야 한다.

로컬라이프는 우리 사회에서 일종의 대안적인 사고방식, 라이프스타일이다. 

 

2010년대부터 문화와 기술발전으로 로컬현상이 나타났고, 코로나19는 우리사회의 로컬지향을 가속화시켰다. 그 이유는 일상의 변화에 있다.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직장에서 집으로, 여행지에서 동네로 변했다. 앞으로 우리는 언택트-홈택트-로컬텍트를 종합적으로 반영해 설계된 로컬기술기반생활권에서 살게 될 것이다.

 

로컬지향은 코로나 위기 이전부터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2004년부터 로컬로 이주가 시작되었고,  2010년 이후에는 귀농, 귀촌, 골목상권, 핫플레이스, 리틀포레스트 등 로컬지향의 다양한 모습들이 목격되었다. 로컬플레이어들도 새롭게 등장했다.   

 

2013년에 지역발전 연구를 시작 하면서 로컬, 라이프스타일, 골목이 이 세 단어가 우리의 시대를 바꿀 것이 예상했다. 동네를 바꾸고 지역을 바꿀 수 있는 이 세 단어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감동, 다양성 등 연관어들이 보여주는 긍정성에 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지역발전에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로컬을 지향하는 이유는 결국은 삶의 질 때문이다. 어느 정도 물질적인 성장을 이룬 우리사회가 이제 삶의 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우리에겐 환경이 중요해지고, 환경을 생각하면 지역 생산, 지역 소비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현실적으로 같은 지역 사람들이 만든 상품을 더 선호하고 신뢰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런 추세다. 일상이 중요한 시대일수록 동네상권과 여유 있게 이웃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탈산업화 사회에서는 정체성이 중요하다. 모든 기업과 도시가 개성과 특색으로 경쟁한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불가피하게 고유의 정체성을 가진 상품이 있어야한다. 나라와 도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정체성을 갖고자 한다면 로컬지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한국의 특수적인 상황에서 보면 물질주의, 즉 기성세대 문화는 수도권 중심이었다. 부모세대는 지역의 억압적인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자유로운 도시로 향했다. 지금은 반대로 서울과 수도권이 억압적이다. 사람들은 자유로움을 찾아 로컬을 선택하고 향한다. 이것은 전 세계적인, 메가트렌드다.

 

지금 우리사회 변화는 ‘탈물질주의’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물질주의 사회에서 탈물질주의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탈물질주의의 키워드는 개성-다양성- 삶의 질-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삶의 방식이다. 1970년대 이후, 선진국들은 탈물질사회로 이동하지만 한국에서만 유독 물질주의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소득 수준에 비해 유난히 물질주의사회 비중이 높은 나라로, 예외적인 현상이다. 

 

 

ⓒ지리산이음

 

 

 

서양사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찾다

 

라이프스타일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나타나는 다양한 생활양식, 행동양식, 사고양식이다. 즉 세계관이다. 소비뿐만 아니라 여가, 일까지 모두 결정해야 한다. 2011년부터 라이프스타일이란 말이 등장했지만 우리나라의 논의는 아직까지 소비패턴에 머물고 있다.

 

전통적인 소비자가 가성비와 과시를 중시한 부르주아 소비자라고 한다면, 2005년부터 골목상권 중심으로 자기개성을 중시하는 포스트모던 소비자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자기표현을 넘어 연대를 위한 소비, 이웃과 소통하는 소비를 한다. 이를 힙스터, 라이프스타일 소비자라 부른다.  

 

왜 라이프스타일 역사를 알아야 할까? 해외에서는 2010년부터 라이프스타일과 로컬운동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는 미국, 북유럽,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과 로컬에 대한 변화와 욕구를 설명하기 위해 세계사를 택했다. 앞으로 한국적 맥락에서 현재의 변화를 설명하는 연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18세기는 물질주의 문화, 당시 지배계급인 부르주아의 문화였다. 18세기 이후에 예술가를 중심으로 프랑스 파리와, 영국, 독일에서 보헤미안이라는 저항그룹이 생겨났다. 2차 세계대전 후 다시 부르주아가 장악하는 듯하지만 1960년대에 새로운 대항세력(re-generation) 히피가 등장한다. 뉴욕과 유럽에서는 문화가 붕괴될 정도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주류사회에서 카운터 컬처(counter culture, 대항문화, 반체제 문화)를 수용하면서 안정을 찾게 된다. 1990년대 보보를 거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라이프스타일 컨센서스가 무너지고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대안을 찾는 힙스터가 등장하고, 2010년 공유경제가 부상하면서 지금은 노마드가 새로운 트렌드,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북유럽은 물론 미국조차도 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스, 힙스터, 노마드 6개의 문화가 공존한다, 우리나라의 라이프스타일은 부르주아가 85%를 차지한다. 부르주아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고행의 길을 걷는 셈이다. 대안을 찾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자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보헤미안, 히피, 보보스, 힙스터, 노마드가 되어야 한다. 도시에서 창업하고 공간을 운영하는 힙스터가 될 수도 있고, 자연과 공동체를 중시하는 히피는 시골에서 창업하면 된다.

 

1960년대 히피들의 자연공동체 실패는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술 발달로 작은 마을도 네트워크와 협업으로 창조커뮤니티가 될 수 있다.

 

세상은 부르주아, 보헤미안, 히피, 보보스, 힙스터, 노마드가 나름대로의 창조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  보헤미안은 플랫폼을 통해 예전처럼 기획사와 갤러리에 발탁되지 않더라도 독립적으로 음악을 만들고 공간을 창업한다. 자연공동체든, 도시창업가든, 힙스터나 디지털 노마드도 플랫폼과 공간을 통해 프리랜서나 1인 기업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로컬에서 우리는 이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은 취향이나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라 세계관이다. 

나다움, 나에게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나눌 시간이다.

 

 

기록 및 정리 | 이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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