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지리산권 풀뿌리 언론들의 경험 나눔과 고민 지리산인 X 봉성신문 X 오하동 X 고사리 2021년 12월 3일 금요일 14:00~16:00 기획 | 지리산인 진행 | 김인호
<지리산이야기포럼>은 지리산권 지역의 활동가들이 지리산권의 새로운 의제, 이슈를 발견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올해의 <지리산이야기포럼>은 지리산포럼2021 기간 중에, 다음과 같은 3개의 주제로 열렸습니다. - 기후위기 시대, 지역책방과 출판인이 고민하는 책 생태계
- 공유공간 in 구례
- 지리산권 언론들의 경험 나눔과 고민 털어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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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이음
김인호 : 오늘 이 자리는 지리산인에서 12년 동안 40호를 발간해오는 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을 모시고 인터넷 신문으로 재창간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이에 앞서서 지리산권 신문들과 함께 고민도 해보고 경험도 나누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이 자리를 만들었다. <봉성신문>의 안상술 선생님부터 신문 소개도 해주시고, 이야기 이어가면 좋겠다.
구례 봉성신문
안상술 : 봉성신문의 발행인 안상술이다. 작년 9월에 창간해서 1년이 다 되었다. 8월 8일 수해가 진행 중이었던 때였다. 7명이 모여 처음 기획회의를 시작해 지금은 9명이 되었다. 구례의 공유공간 산책 작은도서관이 봉성신문의 산파 역할을 했다. 매주 모여 기획회의를 하고, 9월 18일 창간호를 만들었다. 배포가 고민이었다. 마을신문에 대한 교육자료들을 보고 알음알음 배웠다. 마을의 힘이 되는 친근하고 쓸모 있는 신문, 지역의 이웃들이 ‘이 신문 우리 신문 맞네.’라고 반겨주는 신문, 창간호보다 나은 2호, 그 이후로 나아지는 신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최근에는 지방선거 특집으로 냈고, 반응이 괜찮았다. 후보에 공통 질의서를 보내서 정리했다. 구례 교육청에서 청소년 기자학교를 해보자고 해서 같이 하기도 했다. 어린이 그림 글짓기 대회도 해보고, 돌봄과 사회적경제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좌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역문제해결의 플랫폼으로 미디어&리서치랩의 방향성을 갖고 사회적 기업을 해보려다 첫해에 실패했다. 그 뒤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최근엔 구례 예산감시 강좌를 갖기도 했다.
신문 현황을 소개하겠다. 종이신문으로 격월간 내고 있고, 타블로이드판 16면으로 1500부를 발행하고 있다. 편집진은 9명으로, 중학생 한 명이 포함되어있다. 봉성신문이 주력하는 의제는 주민자치, 교육, 기후위기, 생태적 감수성, 청소년, 예산감시, 인권노동 등이다. 보통 첫 기획회의에서부터 발행까지 한 달 ~ 40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격월로 내기도 빠듯한 게 고민거리이다. 발행 비용은 원고료와 인건비가 0원이고, 인쇄비와 디자인비만 해서 110만 원에서 140만 원 정도이다. 이 중 5번은 공모사업으로, 이 외에는 후원금으로 조달했다. 재정적으로 독립성이 필요해서 후원을 받고 있다. 최근부터 정기구독자를 모집하기 시작했고, 광고도 받고는 있지만 잘 되진 않는다. 배포의 경우 맨발로 뛰고 있다. 일 년 동안 정보공개청구를 33건 정도 하기도 했다.
주민기자학교 등 고민과 과제가 여러 가지 있다. 해남신문을 방문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뼈를 깎는 과정을 거쳐야 좋은 신문을 만들 수 있단 얘길 해주셨다. 주요 의제별로 중요한 기관과 관계 맺는 게 중요하다는 것, 지면수는 적어도 주간지는 내야 한다는 것, 취재원 제도를 잘 활용해 잦은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 지역신문발전위 지원사업을 활용하라는 것, 지역 기본사료가 중요하다는 것, 외압에 굴하지 말고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것, 여론 향배를 보도하는 것 등이었다. 자유로운 공론장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고, 균형 잡힌 절제된 톤을 유지하는 것 등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옥천신문도 세 차례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직원이 18명, 전문기자 12명, 월간지 직원이 14명 등이라고 한다. 인턴도 있고. 주간이기 때문에 월요일 기사 선정, 취재, 수요일 지면 배치, 목요일 마감, 금요일 새벽 신문 도착하는 공정이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려면 전담 기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마추어의 느슨함으로는 어려운 부분이다. 황민호 대표는 ‘글도 못 쓰고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글이 되고 말이 될 수 없을까?’ 기자에게 묻는다고 한다. 각자가 한 달에 만나는 사람의 수를 적어보라고 한다고. 옥천신문은 예산편성 때 계수조정회의 내용을 공개하도록 요구해서 성사시켰다. 지역의 공론장인 지역신문 없이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어렵다는 것, 주민과 넓고 깊은 접촉면을 갖고 주민 이슈를 잘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 주간이나 격주간으로 최소한 발행해야 한다는 이야길 해주셨다. 출자금, 구독료, 사회적기업 등으로 인건비를 받아서 상근기자를 둬야 한다.
최근엔 온라인판을 만들어볼까 싶은 고민도 있다. 봉성신문은 지역 마을교육공동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구를 위한 작은 발걸음에도 참여하며 차 없는 거리 행사에도 함께했다. 기사를 같이 쓰고 있기도 하다. 구례 기후위기 행동과도 활동하고 기사도 함께 쓴다. 호남권 예산감시모임이 있다. 예산, 재난지원금 등에 대한 동일 주제에 대해 정보공개청구해서 보도하는 활동을 한다. 이런 지점을 잘 활용해보려 한다. 우리가 단톡방을 만들어 지역 자료, 취재방법 등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통의제를 설정하고 공동취재한다던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피드백을 서로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독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는 게 어렵고 답답한 부분이다. 서로 한 시간 정도 투자해서 같이 읽고 피드백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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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란 : 구례는 폐쇄성이 강하다. 선주민 내부의 네트워크가 강해서 귀농귀촌인이 지역에서 교류하거나 화합하는 분위기가 어려웠다. 두 집단의 욕구 차이가 분명 있었다. 지역사회의 원활한 소통과 정보의 유통이 되는 지역 매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꾸준히 생각해왔다. 건강한 매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구례 일보와 구례 신문 두 매체는 꾸준히 지역의 목소리와 소통하는 시도는 없었다. 산책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우연히 우리도 지역신문이 있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드러났고, 초기 편집자를 맡아주겠다는 분이 나타나서 최초의 일곱 명이 모이게 되었다. 첫 신문을 준비하던 와중에 수해라는 위기를 만나면서 저희를 떠미는 힘이 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이 신선하게 저희를 봐 주셨고, 뜻하지 않은 사람들이 봉성신문을 꼼꼼히 잘 읽어보고 있고, 응원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 봉성신문은 우리 수준에 맞게 가고 있는데, 지역이 요구하는 매체의 중량감을 갖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갭을 어떻게 메꿀 수 있을까가 큰 과제이다. 재정, 인력, 지역의 네트워크 등이 보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김인호 : 준비해주신 이야기 잘 들었다. 구례에선 봉성신문을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새로 나올 때마다 기대를 하고 있다. 후원금이나 광고 등 재정적 문제가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공감된다. 마지막에 이야기해주신 지점은 이후에 다시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다음은 산내마을소식지 <고사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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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산내마을신문 & 산내마을소식지 고사리
임현택 : 산내는 면 단위 마을이다. 2천명이 사는 마을에서 마을신문을 먼저 만들었고 지금은 고사리라는 마을 잡지를 만든다. 경험의 공유 차원이니 마을신문 이야기를 먼저 드리고 고사리 이야기를 하겠다. 마을신문은 2013년에 나왔다. 50호로 마무리를 한 신문이다. 산내 정도면 마을신문이 나와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와서 시작하게 되었다. 2012년에 마을카페 토닥이 생기면서 이런 궁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2013년 1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창간 준비호에선 산내에 어떤 주민들이 살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어울려 사는지 이야기했다.
그 뒤 바로 5월에 창간했다. 8면으로 5년 동안 2천 부씩 발행했다. 각 집집마다 우체통에 모두 배달을 하고, 관공서나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여러 부씩 배포했었다. 편집인들끼리 자주 워크숍을 가며 이야기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주로 초등학생들이 자기 집 주변에 각 집집마다 우체통에 배포를 직접 했고, 시청과 의회 등엔 200통 정도 우편 발송을 했다. 아이들이 신문을 가져다주면 어른들이 훨씬 더 좋아한다. 제작 비용은 편집비용 없이 인쇄비만 들여서 했다. 매달 50만 원 정도. 매달 4, 50명 정도가 한 달에 만 원씩 후원하며 재정구조를 갖추었다.
주민 간의 갈등 사항을 많이 다뤘는데, 신문 편집위에서 한쪽 의견을 들더라도 반대쪽 의견을 반드시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개발사업 같은 경우엔 찬성 측에 별다른 논리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마을에서 등굣길에 인도가 없는 걸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도 만들고, 민원도 넣고, 그 과정을 신문에서 보도하며 꾸준히 1년 가까이 걸려 인도가 만들어지기까지를 취재했었다. 사진을 많이 실었다. 마을과 사람들 모습을 많이 담았다. 이장님들 이야기를 담는다던가, 지금은 사라진 마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든지, 옛날 사진을 꺼내놓는다든지. 남원시나 산내면 예산 문제 등 정보공개가 필요한 문제를 건드리기도 하고, 한의사 건강 코너나, 마을 밖 소식을 전하기도 하였다.
5년 동안 마을의 상당히 많은 자료가 아카이브되었다. 편집위원들이 이 일을 하면서 마을에 얼굴을 많이 보이는 사람들이 되었고,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자기 일이 많아지다 보니 마을신문을 내는 게 어려워졌다. 새로운 사람들과 2기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우선은 접게 되었고 휴식기를 1년 정도 가졌다.
그랬더니 마을에서 소문으로만 떠도는 이야기가 정리되고, 공유되면 좋겠다는 얘기들이 다시 나왔다. 지역 청년회에서 마을신문을 만들자고 제안을 해주셨고, 자체적으로 편집이 가능한 사람을 찾고, 오지랖 넓게 다닐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서 고사리 편집위원 6명이 모였다. 고사리가 산내의 대표적인 작물이기도 하고, ‘고마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마을신문을 낼 때도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담는 게 어려워 고민이었다. 신문으로는 구체적인 정보나 사람들에 대한 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마을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만들어가고자 하는 편집자들의 고민이 있어서 잡지 방식을 선택했다. 마을 청년들의 이야기, 발달장애 이웃의 이야기, 다양한 활동에 있어서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글을 쓸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쓰레기 이슈 등에 대해 기획기사로 담기도 했다. 현재 고사리는 4~50면 사이다. 3개월에 한 번씩 내고 있고, 인쇄비용으로 8, 90만 원 정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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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향 : 마을신문에 참여하셨던 분들 대부분이 고사리에 참여하고 계시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두 명 정도만 함께한다. 지금 필진이 많이 부족하다. 한 사람이 써야 하는 글의 양도 많고, 인터뷰 하는 양도 많다. 컨텐츠를 기획하는데도 머리가 부족하다. 인맥도 마찬가지고. 3년 정도 되었는데, 어려움이 있다. 현재 10호를 앞두고 있지만, 발행일이 매번 다르기도 하다. 주로 제가 쪼는 역할을 하지만, 100% 자원봉사이니 독촉하기도 어렵다. 이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다들 생업이 있으니까. 격주나 한 달에 한 번 나오면 기획이 중간에 바뀔 일이 없겠지만, 3개월에 한 번 나오니 시의성의 문제가 있다. 큰 이슈가 있어도 시간이 많이 지나버리니까. 그러다 보니 급하게 기획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 서로 노력은 하지만, 인구 2천 명밖에 안 되는 곳이다 보니 콘텐츠도 인력도 부족하고 어려움이 있다. 전담으로 하는 사람이 없어서 느끼는 한계이기도 하다.
요새는 인접한 4개 같은 생활권 읍면까지 넓히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산내면만으로는 의제를 다루는 데 힘에 부치는 게 있다. 공동으로 대응하고, 비슷한 문제에 힘있게 다룰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을 시작했다. 작년에 처음 지원금을 받아서 기자학교를 했고, 확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아직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는 글이나, 촌철살인 한 이야기를 쓰진 못한다. 기록한다는 의미가 크다. 사람이 더 늘어난다면 가능할 거 같다. 시작은 고마움으로 시작해서, 만들면서 여러 필요가 생기고 있다.
임현택 : 우리가 소식지인지, 언론인지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진 않았다. 저는 둘 다 맞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소식을 전하면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이슈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제안하기도 하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 이 지면을 통해 나올 수 있도록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고민의 수준이 낮다는 생각이 있어서 언론의 기능으로서 이슈를 던지는 건 많이 못 하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나 통학로 문제 등 우리가 주체가 되어서 다 하는 게 아니더라도, 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찾고 보여주면서 지역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아카이브 해나갈지가 약한 부분이다.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고민을 갖고 왔다.
김인호 : 신문이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하동!>의 창간준비호를 내고 있는 하동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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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주민신문 오하동
이순경 : 하동엔 하동참여자치연대가 있다. 무상급식운동 끝나고 만든 단체다. 우리 활동을 어떻게 알릴지 고민을 해왔었고, 단체를 등록하면서 기타간행물 등록신고를 같이했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만들어지지 않은 채 2021년이 왔다. 산악열차 반대운동을 하면서 대책위기가 꾸려지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그 다양한 면면을 보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단체 안에선 인력이 꾸려지지 않았는데, 대책위를 하면서 폭이 넓어졌다. 그래서 단체 외부 사람들에게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총 9명이 모였다.
3월에 첫 회의를 가지기 전에 광양 시민신문의 편집자를 만나러 가서 두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게 아니라면 신문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 신문을 만들려면 천만 원은 있어야 한다는 것. 두 가지였다. 그게 없으면 만들 수 없다고 하셨다. 일 년에 네 번을 만든다고 하니 그건 신문이 아니라고 하셨다. 하지만 누가 신문이라고 인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올해 두 번은 만들어본다는 생각으로 팀을 꾸렸다. 어쨌든 그렇게 모인 9명 모두 언론에 대해 굉장히 진지했다. ‘우리가 그걸 할 수 있는가’에서부터 진지하게 접근했고, 첫 창간 준비 호가 6월 말에 나왔고, 오늘 6호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처음 2천 부를 찍었고 현재 4천 부씩 찍고 있다.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회의를 한다. 매달 내려면, 심도 있게 기획기사 중심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8면 타블로이드판으로 낸다. 대부분을 기획기사로, 한 면은 편집실, 한 면은 현안을 다루고 있다. 첫 주엔 기획회의를, 둘째 주엔 각자 글 꼭지를 잡아와 세부 내용을 이야기하고, 셋째 주엔 원고 마감, 넷째 주엔 디자인 마감해서 바로 나온다. 배포도 발로한다. 읍면 사무소에 가져다 두고, 농협, 우체국, 병원, 약국 다 돌린다. 읍내 아파트에도 넣고. 관공서는 다음 달 가보면 저희 신문이 다 소비된다. 농협이나 우체국, 병원, 약국에선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된다. 첫 호가 나오고 기뻐하기도 잠시, 바로 다음 호를 기획해야 하더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일주일이 꼬박 빡세게 돌아간다. 회의마다 기본이 세 시간이다.
재정적인 부분은 8면으로 가장 싼 종이, 4천 부 찍을 때 45만 원 정도다. 비용은 하동참여자치연대에서 부담하고 있다. 저희 안에 디자이너가 있어서 인건비를 아끼고, 오히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있다. 처음부터 언론의 독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단체 기관지가 아니어야 한다는 걸 동의했기 때문에 재정적 독립을 고민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 조직을 새로 꾸릴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오랫동안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신문을 내는 건 꼭 조직을 꾸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게 언론이나 신문이기 때문에 법적 신문의 조건을 갖추는 격주 발간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 언론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고, 서류상 절차만 밟으면 된다. 구독료나 후원을 받을지 의견이 갈리고, 금액도 정하지 못하다 얼마 전, 구독회원이 아닌 후원회원으로 꾸리고, 조합이지만 구성원도 슬림하게 가져가기로 했다. 사업도 오로지 신문만 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지 않기 위해서다. 제작, 배포 등의 실무를 하는 사람만 조합원이 가능하고, 최소한의 규모로 가기로 했다. 번거로움과 비효율을 감당해서라도 지역에 이슈를 만들어서 지역 사람들에게 환기하고 함께 나누는 것도 분명 있다. 그럼에도 우선은 조직 체계를 간결하게 가져가고 있다.
지금의 고민은, 우리끼리의 신문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 목소리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신문이 되자는 것인데 과연 이런 방향으로 가는지 벌써 반성하고 있다. 지역의 분들께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는 건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아까 말씀하신 서로 피드백 받는 건 좋은 거 같다. 기획기사다 보니 하나의 주제를 잡았을 때 문제점은 무엇인지, 입장은 무엇인지,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지 들어가야 하는데, 답이 복잡해진다. 글의 양도 많지만,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다 보니 통계를 많이 사용한다. 그럼 잘 안 읽혀 고민이다. 그래서 독자 기고란을 만들기도 했다. 하고싶은 말만 하려고 만든 건 아닌데, 사는 이야기가 골고루 담긴다고 우리의 신문일까? 교정교열 보고 편집하는 선생님께 마이크를 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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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마리 : 처음엔 우리 남편이 편집위를 하다가, 화상회의 하는 걸 우연히 들었다. 신문 얘기를 하더라. 제가 미국에서 10년 동안 신문을 만들었다. 마을 문제 때문에 하동참여자치연대에 찾아갔을 때 남편이 저를 소개하니까 신문 준비한다고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가 딱 신문 만드는 일을 그만두고 1, 2년 된 시점이라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회의를 우연히 들으면서 굉장히 답답했다. 그냥 만들면 되는데 무슨 얘기를 저렇게 하는 거지? 같이 하고 싶어지더라. 그냥 만들면 된다고 푸시를 했다. 산내마을신문과 비슷한 걸 미국에서 했었는데, 두 명이 만드는 신문이었다. 그게 가능하다. 광고를 따기 위해서 영어, 중국어, 한국어 세 가지 언어로 냈다. 광고가 신문의 절반이어야 살아남는다고 하더라. 최소한 2년을 버텨야 하고. 처음엔 카피를 많이 했다. 오하동에 들어와 보니 완전히 다른 신문이더라. 이렇게 해서 신문이 계속될 수 있을지 생각도 들었다. 너무 어려운 기사들을 쓴다. 한 주제를 갖고 다섯 면을 아주 집중적으로 채운다. 정말 질 높은 신문이다. 하동 주민 중에 1%밖에 안 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정말 좋은 의도로 시작했는데, 과연 먹힐까. 어디 논문 하나 정도의 질 높은 기사다. 저의 바람은 이것에 덧붙여 지금보다 4, 5배로 분량을 늘려서 다양하게 신문을 구성하고 싶다. 심도 깊은 기사와 더불어 목소리 내지 못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이순경 : 지역사회 특성상 종이를 기본으로 하고, 플러스 알파를 하기로 했다. 막상 하니까 종이신문 만드는데도 역량이 달리더라. 글이 어렵다기보단, 글로 정보를 취득하는 분위기와 세대가 아니다. 같은 정보라도 더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자극으로 다가가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걸 거스를 순 없다. 지금은 노션을 이용해서 인터넷판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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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 창간 준비를 6호나 내면서 공을 많이 들이고 계셔서 기대가 된다. 이 공간에서 네 시 이후 이어지는 행사가 계획되어 있어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니 최소한의 약속을 하면 좋겠다. 단톡방 만들기, 신문을 발행하고 서로 피드백하기 등등. 옥천신문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서 시간이 된다면 함께 교육을 요청해도 좋을 거 같다. 산내마을소식지 고사리에서는 ‘면 단위에서 다른 곳과 연결을 확장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지리산인도 5개 지역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싶다. 이렇게 세 가지 부분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면 좋겠다. 별다른 의견이 없으시면 단톡방을 하나 만들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
한승명 : 카톡은 자료나 사진이 오랫동안 남지 않아서 다른 수단을 이용하면 좋겠다. 텔레그램 같은 건 자료가 다 저장이 된다. 자료를 많이 공유하게 될 건데 그런 걸 사용해도 좋겠다.
이순경 : 네트워크가 ‘네트워크’라는 단어를 붙인다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요성이 절감되어야 한다. 여기 계신 대부분의 분들이 지리산인의 지역 파트너들로 들어가 계시지 않나. 대부분 연결되어있고, 이미 지리산인 톡방이 있다. 그래서 특별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공동의 연대가 필요한 이슈가 생긴다면 그때 해봐도 좋겠다. 사실은 지역 안에서 살아가기도 바쁘지 않나.
김인호 : 지리산인 편집위원으로 계시지 않는 분들도 계신다. 봉성신문이라던가.
이순경 : 이미 고리들이 있지 않나. 상시적인 끈이 필요할 때 만들면 좋겠다. 형식적이지 않았으면 한다.
임현택 :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연결이 되어 있어야 서로 소통할 수 있는데, 온라인으로 단톡방만 만들면 소통은 안 되고 자료만 쌓인다. 언론적인 기능, 글 쓰는 것에 대한 고민, 어떻게 편집할지 몇 가지 함께 고민하고 공부할 지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같이 교육받거나 하는 자리를 서서히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지원센터에서도 같이 고민해보겠다. 지리산인에서 지역의 언론이나 소식을 전하는 매체가 하나의 게시판처럼 자신의 자료를 같이 올려서 아카이브 해가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그 공간을 통해서 좋은 내용을 지리산인의 메인으로 가져올 수 있다던가. 우리가 의도적으로 지리산인에 보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는 소식이 지리산인으로 올라가는 형태는 어떨지.
김인호 : 지역별 섹션이 따로 있다. 그곳에도 같이 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 저희가 기사를 따와서 가져올 수도 있고, 직접 올려주실 수도 있다. 저희도 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바로 가능할 거 같다.
윤주옥 : 뭔가 만들면 PDF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기존의 마을 소식을 전하는 게시판이 아니라, 각 신문의 섹션을 별도로 만들어줘서 거기에 올릴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신문의 기사를 일부 따오는 건 필요에 따라 할 수 있지만, 신문 자체를 가져와서 함께 배포하는 것은 어떨까. 지리산인의 후원인 회원 조직이 400명 정도 된다. 이 분들에게는 정기적으로 배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지작변이나 생명연대 등 회원조직을 가진 단체들이 어떻게 잘 배포할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포망을 어떻게 가져갈지, 이후에 더 고민하면 좋겠다.
김인호 : 지리산인 안에서 각 참여 신문의 섹션을 만들어서 운영해보겠다. 구체적인 건 다시 한번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다. 함양지역신문 준비를 하고 계신 이야기도 잠시 들어보겠다.
정수천 : 함양참여연대사무국장이다. 수년째 활동을 하면서 군의 활동에 대해, 시민단체가 예산이나 행정에 관련해 반대하는 보도자료를 엄청나게 썼음에도 지역 언론은 다루지 않는다. 지역 언론은 군의 광고비가 엄청난 수익원이기 때문에 시민단체 보도를 외면한다. 함양시민단체의 경우 제대로 된 언론이 생기면 좋겠다는 고민이 있던 차에 기자 두 분이 만들고 싶다고 말씀을 하셔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최성봉 : 지역에서 불합리한 일이 많아 기자 아닌 기자 생활을 하게 됐다. 기자 타이틀을 달면 행정과 소통할 때 모든 게 달라지더라. 그래서 기자 역할을 하게 됐다. 약자, 소외당하는 계층을 대변하고 주민이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걸 알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
김인호 : 두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자리가 계기가 되어서 지리산권 공동체를 향해서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함께 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한다.
진행 | 김인호
기록 | 하무
사진 | 자유
12/3 지리산권 풀뿌리 언론들의 경험 나눔과 고민
지리산인 X 봉성신문 X 오하동 X 고사리
2021년 12월 3일 금요일 14:00~16:00
기획 | 지리산인
진행 | 김인호
<지리산이야기포럼>은 지리산권 지역의 활동가들이 지리산권의 새로운 의제, 이슈를 발견하고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올해의 <지리산이야기포럼>은 지리산포럼2021 기간 중에, 다음과 같은 3개의 주제로 열렸습니다.
ⓒ 지리산이음
김인호 : 오늘 이 자리는 지리산인에서 12년 동안 40호를 발간해오는 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을 모시고 인터넷 신문으로 재창간을 알리기 위해 마련했다. 이에 앞서서 지리산권 신문들과 함께 고민도 해보고 경험도 나누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자 이 자리를 만들었다. <봉성신문>의 안상술 선생님부터 신문 소개도 해주시고, 이야기 이어가면 좋겠다.
안상술 : 봉성신문의 발행인 안상술이다. 작년 9월에 창간해서 1년이 다 되었다. 8월 8일 수해가 진행 중이었던 때였다. 7명이 모여 처음 기획회의를 시작해 지금은 9명이 되었다. 구례의 공유공간 산책 작은도서관이 봉성신문의 산파 역할을 했다. 매주 모여 기획회의를 하고, 9월 18일 창간호를 만들었다. 배포가 고민이었다. 마을신문에 대한 교육자료들을 보고 알음알음 배웠다. 마을의 힘이 되는 친근하고 쓸모 있는 신문, 지역의 이웃들이 ‘이 신문 우리 신문 맞네.’라고 반겨주는 신문, 창간호보다 나은 2호, 그 이후로 나아지는 신문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최근에는 지방선거 특집으로 냈고, 반응이 괜찮았다. 후보에 공통 질의서를 보내서 정리했다. 구례 교육청에서 청소년 기자학교를 해보자고 해서 같이 하기도 했다. 어린이 그림 글짓기 대회도 해보고, 돌봄과 사회적경제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좌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역문제해결의 플랫폼으로 미디어&리서치랩의 방향성을 갖고 사회적 기업을 해보려다 첫해에 실패했다. 그 뒤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최근엔 구례 예산감시 강좌를 갖기도 했다.
신문 현황을 소개하겠다. 종이신문으로 격월간 내고 있고, 타블로이드판 16면으로 1500부를 발행하고 있다. 편집진은 9명으로, 중학생 한 명이 포함되어있다. 봉성신문이 주력하는 의제는 주민자치, 교육, 기후위기, 생태적 감수성, 청소년, 예산감시, 인권노동 등이다. 보통 첫 기획회의에서부터 발행까지 한 달 ~ 40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격월로 내기도 빠듯한 게 고민거리이다. 발행 비용은 원고료와 인건비가 0원이고, 인쇄비와 디자인비만 해서 110만 원에서 140만 원 정도이다. 이 중 5번은 공모사업으로, 이 외에는 후원금으로 조달했다. 재정적으로 독립성이 필요해서 후원을 받고 있다. 최근부터 정기구독자를 모집하기 시작했고, 광고도 받고는 있지만 잘 되진 않는다. 배포의 경우 맨발로 뛰고 있다. 일 년 동안 정보공개청구를 33건 정도 하기도 했다.
주민기자학교 등 고민과 과제가 여러 가지 있다. 해남신문을 방문해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뼈를 깎는 과정을 거쳐야 좋은 신문을 만들 수 있단 얘길 해주셨다. 주요 의제별로 중요한 기관과 관계 맺는 게 중요하다는 것, 지면수는 적어도 주간지는 내야 한다는 것, 취재원 제도를 잘 활용해 잦은 소통을 해야 한다는 것, 지역신문발전위 지원사업을 활용하라는 것, 지역 기본사료가 중요하다는 것, 외압에 굴하지 말고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는 것, 여론 향배를 보도하는 것 등이었다. 자유로운 공론장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고, 균형 잡힌 절제된 톤을 유지하는 것 등이 중요하다는 얘기도 해주셨다. 옥천신문도 세 차례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 직원이 18명, 전문기자 12명, 월간지 직원이 14명 등이라고 한다. 인턴도 있고. 주간이기 때문에 월요일 기사 선정, 취재, 수요일 지면 배치, 목요일 마감, 금요일 새벽 신문 도착하는 공정이 돌아간다고 한다. 그러려면 전담 기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아마추어의 느슨함으로는 어려운 부분이다. 황민호 대표는 ‘글도 못 쓰고 말하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글이 되고 말이 될 수 없을까?’ 기자에게 묻는다고 한다. 각자가 한 달에 만나는 사람의 수를 적어보라고 한다고. 옥천신문은 예산편성 때 계수조정회의 내용을 공개하도록 요구해서 성사시켰다. 지역의 공론장인 지역신문 없이는 풀뿌리 민주주의가 어렵다는 것, 주민과 넓고 깊은 접촉면을 갖고 주민 이슈를 잘 담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 주간이나 격주간으로 최소한 발행해야 한다는 이야길 해주셨다. 출자금, 구독료, 사회적기업 등으로 인건비를 받아서 상근기자를 둬야 한다.
최근엔 온라인판을 만들어볼까 싶은 고민도 있다. 봉성신문은 지역 마을교육공동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구를 위한 작은 발걸음에도 참여하며 차 없는 거리 행사에도 함께했다. 기사를 같이 쓰고 있기도 하다. 구례 기후위기 행동과도 활동하고 기사도 함께 쓴다. 호남권 예산감시모임이 있다. 예산, 재난지원금 등에 대한 동일 주제에 대해 정보공개청구해서 보도하는 활동을 한다. 이런 지점을 잘 활용해보려 한다. 우리가 단톡방을 만들어 지역 자료, 취재방법 등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통의제를 설정하고 공동취재한다던가,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로 피드백을 서로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 독자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는 게 어렵고 답답한 부분이다. 서로 한 시간 정도 투자해서 같이 읽고 피드백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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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란 : 구례는 폐쇄성이 강하다. 선주민 내부의 네트워크가 강해서 귀농귀촌인이 지역에서 교류하거나 화합하는 분위기가 어려웠다. 두 집단의 욕구 차이가 분명 있었다. 지역사회의 원활한 소통과 정보의 유통이 되는 지역 매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꾸준히 생각해왔다. 건강한 매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구례 일보와 구례 신문 두 매체는 꾸준히 지역의 목소리와 소통하는 시도는 없었다. 산책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우연히 우리도 지역신문이 있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드러났고, 초기 편집자를 맡아주겠다는 분이 나타나서 최초의 일곱 명이 모이게 되었다. 첫 신문을 준비하던 와중에 수해라는 위기를 만나면서 저희를 떠미는 힘이 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이 신선하게 저희를 봐 주셨고, 뜻하지 않은 사람들이 봉성신문을 꼼꼼히 잘 읽어보고 있고, 응원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낀다. 봉성신문은 우리 수준에 맞게 가고 있는데, 지역이 요구하는 매체의 중량감을 갖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갭을 어떻게 메꿀 수 있을까가 큰 과제이다. 재정, 인력, 지역의 네트워크 등이 보완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김인호 : 준비해주신 이야기 잘 들었다. 구례에선 봉성신문을 신선하게 받아들이고, 새로 나올 때마다 기대를 하고 있다. 후원금이나 광고 등 재정적 문제가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공감된다. 마지막에 이야기해주신 지점은 이후에 다시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다음은 산내마을소식지 <고사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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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 산내는 면 단위 마을이다. 2천명이 사는 마을에서 마을신문을 먼저 만들었고 지금은 고사리라는 마을 잡지를 만든다. 경험의 공유 차원이니 마을신문 이야기를 먼저 드리고 고사리 이야기를 하겠다. 마을신문은 2013년에 나왔다. 50호로 마무리를 한 신문이다. 산내 정도면 마을신문이 나와야 하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와서 시작하게 되었다. 2012년에 마을카페 토닥이 생기면서 이런 궁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2013년 1월부터 준비를 시작했다. 창간 준비호에선 산내에 어떤 주민들이 살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어울려 사는지 이야기했다.
그 뒤 바로 5월에 창간했다. 8면으로 5년 동안 2천 부씩 발행했다. 각 집집마다 우체통에 모두 배달을 하고, 관공서나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여러 부씩 배포했었다. 편집인들끼리 자주 워크숍을 가며 이야기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주로 초등학생들이 자기 집 주변에 각 집집마다 우체통에 배포를 직접 했고, 시청과 의회 등엔 200통 정도 우편 발송을 했다. 아이들이 신문을 가져다주면 어른들이 훨씬 더 좋아한다. 제작 비용은 편집비용 없이 인쇄비만 들여서 했다. 매달 50만 원 정도. 매달 4, 50명 정도가 한 달에 만 원씩 후원하며 재정구조를 갖추었다.
주민 간의 갈등 사항을 많이 다뤘는데, 신문 편집위에서 한쪽 의견을 들더라도 반대쪽 의견을 반드시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개발사업 같은 경우엔 찬성 측에 별다른 논리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마을에서 등굣길에 인도가 없는 걸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도 만들고, 민원도 넣고, 그 과정을 신문에서 보도하며 꾸준히 1년 가까이 걸려 인도가 만들어지기까지를 취재했었다. 사진을 많이 실었다. 마을과 사람들 모습을 많이 담았다. 이장님들 이야기를 담는다던가, 지금은 사라진 마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든지, 옛날 사진을 꺼내놓는다든지. 남원시나 산내면 예산 문제 등 정보공개가 필요한 문제를 건드리기도 하고, 한의사 건강 코너나, 마을 밖 소식을 전하기도 하였다.
5년 동안 마을의 상당히 많은 자료가 아카이브되었다. 편집위원들이 이 일을 하면서 마을에 얼굴을 많이 보이는 사람들이 되었고,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자기 일이 많아지다 보니 마을신문을 내는 게 어려워졌다. 새로운 사람들과 2기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 우선은 접게 되었고 휴식기를 1년 정도 가졌다.
그랬더니 마을에서 소문으로만 떠도는 이야기가 정리되고, 공유되면 좋겠다는 얘기들이 다시 나왔다. 지역 청년회에서 마을신문을 만들자고 제안을 해주셨고, 자체적으로 편집이 가능한 사람을 찾고, 오지랖 넓게 다닐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서 고사리 편집위원 6명이 모였다. 고사리가 산내의 대표적인 작물이기도 하고, ‘고마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마을신문을 낼 때도 시의성 있는 주제를 담는 게 어려워 고민이었다. 신문으로는 구체적인 정보나 사람들에 대한 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마을에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만들어가고자 하는 편집자들의 고민이 있어서 잡지 방식을 선택했다. 마을 청년들의 이야기, 발달장애 이웃의 이야기, 다양한 활동에 있어서 오지랖 넓은 사람들이 글을 쓸 수 있게 했다. 그러면서도 쓰레기 이슈 등에 대해 기획기사로 담기도 했다. 현재 고사리는 4~50면 사이다. 3개월에 한 번씩 내고 있고, 인쇄비용으로 8, 90만 원 정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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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향 : 마을신문에 참여하셨던 분들 대부분이 고사리에 참여하고 계시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두 명 정도만 함께한다. 지금 필진이 많이 부족하다. 한 사람이 써야 하는 글의 양도 많고, 인터뷰 하는 양도 많다. 컨텐츠를 기획하는데도 머리가 부족하다. 인맥도 마찬가지고. 3년 정도 되었는데, 어려움이 있다. 현재 10호를 앞두고 있지만, 발행일이 매번 다르기도 하다. 주로 제가 쪼는 역할을 하지만, 100% 자원봉사이니 독촉하기도 어렵다. 이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 약속을 잘 지키는 것이지만 그게 쉽지 않다. 다들 생업이 있으니까. 격주나 한 달에 한 번 나오면 기획이 중간에 바뀔 일이 없겠지만, 3개월에 한 번 나오니 시의성의 문제가 있다. 큰 이슈가 있어도 시간이 많이 지나버리니까. 그러다 보니 급하게 기획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 서로 노력은 하지만, 인구 2천 명밖에 안 되는 곳이다 보니 콘텐츠도 인력도 부족하고 어려움이 있다. 전담으로 하는 사람이 없어서 느끼는 한계이기도 하다.
요새는 인접한 4개 같은 생활권 읍면까지 넓히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산내면만으로는 의제를 다루는 데 힘에 부치는 게 있다. 공동으로 대응하고, 비슷한 문제에 힘있게 다룰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을 시작했다. 작년에 처음 지원금을 받아서 기자학교를 했고, 확장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서 아직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는 글이나, 촌철살인 한 이야기를 쓰진 못한다. 기록한다는 의미가 크다. 사람이 더 늘어난다면 가능할 거 같다. 시작은 고마움으로 시작해서, 만들면서 여러 필요가 생기고 있다.
임현택 : 우리가 소식지인지, 언론인지 내부적으로 정리가 되진 않았다. 저는 둘 다 맞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소식을 전하면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이슈에 대해선 선제적으로 제안하기도 하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 이 지면을 통해 나올 수 있도록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선 고민의 수준이 낮다는 생각이 있어서 언론의 기능으로서 이슈를 던지는 건 많이 못 하고 있다. 하지만, 쓰레기나 통학로 문제 등 우리가 주체가 되어서 다 하는 게 아니더라도, 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찾고 보여주면서 지역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간다는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아카이브 해나갈지가 약한 부분이다.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고민을 갖고 왔다.
김인호 : 신문이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하동!>의 창간준비호를 내고 있는 하동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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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경 : 하동엔 하동참여자치연대가 있다. 무상급식운동 끝나고 만든 단체다. 우리 활동을 어떻게 알릴지 고민을 해왔었고, 단체를 등록하면서 기타간행물 등록신고를 같이했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만들어지지 않은 채 2021년이 왔다. 산악열차 반대운동을 하면서 대책위기가 꾸려지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그 다양한 면면을 보면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민단체 안에선 인력이 꾸려지지 않았는데, 대책위를 하면서 폭이 넓어졌다. 그래서 단체 외부 사람들에게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총 9명이 모였다.
3월에 첫 회의를 가지기 전에 광양 시민신문의 편집자를 만나러 가서 두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나오는 게 아니라면 신문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것, 신문을 만들려면 천만 원은 있어야 한다는 것. 두 가지였다. 그게 없으면 만들 수 없다고 하셨다. 일 년에 네 번을 만든다고 하니 그건 신문이 아니라고 하셨다. 하지만 누가 신문이라고 인정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니까 올해 두 번은 만들어본다는 생각으로 팀을 꾸렸다. 어쨌든 그렇게 모인 9명 모두 언론에 대해 굉장히 진지했다. ‘우리가 그걸 할 수 있는가’에서부터 진지하게 접근했고, 첫 창간 준비 호가 6월 말에 나왔고, 오늘 6호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처음 2천 부를 찍었고 현재 4천 부씩 찍고 있다.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회의를 한다. 매달 내려면, 심도 있게 기획기사 중심으로 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8면 타블로이드판으로 낸다. 대부분을 기획기사로, 한 면은 편집실, 한 면은 현안을 다루고 있다. 첫 주엔 기획회의를, 둘째 주엔 각자 글 꼭지를 잡아와 세부 내용을 이야기하고, 셋째 주엔 원고 마감, 넷째 주엔 디자인 마감해서 바로 나온다. 배포도 발로한다. 읍면 사무소에 가져다 두고, 농협, 우체국, 병원, 약국 다 돌린다. 읍내 아파트에도 넣고. 관공서는 다음 달 가보면 저희 신문이 다 소비된다. 농협이나 우체국, 병원, 약국에선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고민이 된다. 첫 호가 나오고 기뻐하기도 잠시, 바로 다음 호를 기획해야 하더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일주일이 꼬박 빡세게 돌아간다. 회의마다 기본이 세 시간이다.
재정적인 부분은 8면으로 가장 싼 종이, 4천 부 찍을 때 45만 원 정도다. 비용은 하동참여자치연대에서 부담하고 있다. 저희 안에 디자이너가 있어서 인건비를 아끼고, 오히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있다. 처음부터 언론의 독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단체 기관지가 아니어야 한다는 걸 동의했기 때문에 재정적 독립을 고민하고 있다. 어떤 형태로 조직을 새로 꾸릴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오랫동안 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신문을 내는 건 꼭 조직을 꾸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게 언론이나 신문이기 때문에 법적 신문의 조건을 갖추는 격주 발간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자 한다. 언론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고, 서류상 절차만 밟으면 된다. 구독료나 후원을 받을지 의견이 갈리고, 금액도 정하지 못하다 얼마 전, 구독회원이 아닌 후원회원으로 꾸리고, 조합이지만 구성원도 슬림하게 가져가기로 했다. 사업도 오로지 신문만 하기로 했다. 불필요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지 않기 위해서다. 제작, 배포 등의 실무를 하는 사람만 조합원이 가능하고, 최소한의 규모로 가기로 했다. 번거로움과 비효율을 감당해서라도 지역에 이슈를 만들어서 지역 사람들에게 환기하고 함께 나누는 것도 분명 있다. 그럼에도 우선은 조직 체계를 간결하게 가져가고 있다.
지금의 고민은, 우리끼리의 신문이 아니어야 한다는 것. 목소리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는 신문이 되자는 것인데 과연 이런 방향으로 가는지 벌써 반성하고 있다. 지역의 분들께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는 건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아까 말씀하신 서로 피드백 받는 건 좋은 거 같다. 기획기사다 보니 하나의 주제를 잡았을 때 문제점은 무엇인지, 입장은 무엇인지, 원인과 대안은 무엇인지 들어가야 하는데, 답이 복잡해진다. 글의 양도 많지만,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다 보니 통계를 많이 사용한다. 그럼 잘 안 읽혀 고민이다. 그래서 독자 기고란을 만들기도 했다. 하고싶은 말만 하려고 만든 건 아닌데, 사는 이야기가 골고루 담긴다고 우리의 신문일까? 교정교열 보고 편집하는 선생님께 마이크를 넘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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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마리 : 처음엔 우리 남편이 편집위를 하다가, 화상회의 하는 걸 우연히 들었다. 신문 얘기를 하더라. 제가 미국에서 10년 동안 신문을 만들었다. 마을 문제 때문에 하동참여자치연대에 찾아갔을 때 남편이 저를 소개하니까 신문 준비한다고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때가 딱 신문 만드는 일을 그만두고 1, 2년 된 시점이라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회의를 우연히 들으면서 굉장히 답답했다. 그냥 만들면 되는데 무슨 얘기를 저렇게 하는 거지? 같이 하고 싶어지더라. 그냥 만들면 된다고 푸시를 했다. 산내마을신문과 비슷한 걸 미국에서 했었는데, 두 명이 만드는 신문이었다. 그게 가능하다. 광고를 따기 위해서 영어, 중국어, 한국어 세 가지 언어로 냈다. 광고가 신문의 절반이어야 살아남는다고 하더라. 최소한 2년을 버텨야 하고. 처음엔 카피를 많이 했다. 오하동에 들어와 보니 완전히 다른 신문이더라. 이렇게 해서 신문이 계속될 수 있을지 생각도 들었다. 너무 어려운 기사들을 쓴다. 한 주제를 갖고 다섯 면을 아주 집중적으로 채운다. 정말 질 높은 신문이다. 하동 주민 중에 1%밖에 안 볼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정말 좋은 의도로 시작했는데, 과연 먹힐까. 어디 논문 하나 정도의 질 높은 기사다. 저의 바람은 이것에 덧붙여 지금보다 4, 5배로 분량을 늘려서 다양하게 신문을 구성하고 싶다. 심도 깊은 기사와 더불어 목소리 내지 못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이순경 : 지역사회 특성상 종이를 기본으로 하고, 플러스 알파를 하기로 했다. 막상 하니까 종이신문 만드는데도 역량이 달리더라. 글이 어렵다기보단, 글로 정보를 취득하는 분위기와 세대가 아니다. 같은 정보라도 더 시각적이고 청각적인 자극으로 다가가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걸 거스를 순 없다. 지금은 노션을 이용해서 인터넷판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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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 창간 준비를 6호나 내면서 공을 많이 들이고 계셔서 기대가 된다. 이 공간에서 네 시 이후 이어지는 행사가 계획되어 있어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는 게 아니라,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니 최소한의 약속을 하면 좋겠다. 단톡방 만들기, 신문을 발행하고 서로 피드백하기 등등. 옥천신문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서 시간이 된다면 함께 교육을 요청해도 좋을 거 같다. 산내마을소식지 고사리에서는 ‘면 단위에서 다른 곳과 연결을 확장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지리산인도 5개 지역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싶다. 이렇게 세 가지 부분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면 좋겠다. 별다른 의견이 없으시면 단톡방을 하나 만들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면 좋겠다.
한승명 : 카톡은 자료나 사진이 오랫동안 남지 않아서 다른 수단을 이용하면 좋겠다. 텔레그램 같은 건 자료가 다 저장이 된다. 자료를 많이 공유하게 될 건데 그런 걸 사용해도 좋겠다.
이순경 : 네트워크가 ‘네트워크’라는 단어를 붙인다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필요성이 절감되어야 한다. 여기 계신 대부분의 분들이 지리산인의 지역 파트너들로 들어가 계시지 않나. 대부분 연결되어있고, 이미 지리산인 톡방이 있다. 그래서 특별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공동의 연대가 필요한 이슈가 생긴다면 그때 해봐도 좋겠다. 사실은 지역 안에서 살아가기도 바쁘지 않나.
김인호 : 지리산인 편집위원으로 계시지 않는 분들도 계신다. 봉성신문이라던가.
이순경 : 이미 고리들이 있지 않나. 상시적인 끈이 필요할 때 만들면 좋겠다. 형식적이지 않았으면 한다.
임현택 :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연결이 되어 있어야 서로 소통할 수 있는데, 온라인으로 단톡방만 만들면 소통은 안 되고 자료만 쌓인다. 언론적인 기능, 글 쓰는 것에 대한 고민, 어떻게 편집할지 몇 가지 함께 고민하고 공부할 지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같이 교육받거나 하는 자리를 서서히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지원센터에서도 같이 고민해보겠다. 지리산인에서 지역의 언론이나 소식을 전하는 매체가 하나의 게시판처럼 자신의 자료를 같이 올려서 아카이브 해가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그 공간을 통해서 좋은 내용을 지리산인의 메인으로 가져올 수 있다던가. 우리가 의도적으로 지리산인에 보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내는 소식이 지리산인으로 올라가는 형태는 어떨지.
김인호 : 지역별 섹션이 따로 있다. 그곳에도 같이 올릴 수 있다면 좋겠다. 저희가 기사를 따와서 가져올 수도 있고, 직접 올려주실 수도 있다. 저희도 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바로 가능할 거 같다.
윤주옥 : 뭔가 만들면 PDF파일로 가지고 있는데, 기존의 마을 소식을 전하는 게시판이 아니라, 각 신문의 섹션을 별도로 만들어줘서 거기에 올릴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신문의 기사를 일부 따오는 건 필요에 따라 할 수 있지만, 신문 자체를 가져와서 함께 배포하는 것은 어떨까. 지리산인의 후원인 회원 조직이 400명 정도 된다. 이 분들에게는 정기적으로 배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지작변이나 생명연대 등 회원조직을 가진 단체들이 어떻게 잘 배포할지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포망을 어떻게 가져갈지, 이후에 더 고민하면 좋겠다.
김인호 : 지리산인 안에서 각 참여 신문의 섹션을 만들어서 운영해보겠다. 구체적인 건 다시 한번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다. 함양지역신문 준비를 하고 계신 이야기도 잠시 들어보겠다.
정수천 : 함양참여연대사무국장이다. 수년째 활동을 하면서 군의 활동에 대해, 시민단체가 예산이나 행정에 관련해 반대하는 보도자료를 엄청나게 썼음에도 지역 언론은 다루지 않는다. 지역 언론은 군의 광고비가 엄청난 수익원이기 때문에 시민단체 보도를 외면한다. 함양시민단체의 경우 제대로 된 언론이 생기면 좋겠다는 고민이 있던 차에 기자 두 분이 만들고 싶다고 말씀을 하셔서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최성봉 : 지역에서 불합리한 일이 많아 기자 아닌 기자 생활을 하게 됐다. 기자 타이틀을 달면 행정과 소통할 때 모든 게 달라지더라. 그래서 기자 역할을 하게 됐다. 약자, 소외당하는 계층을 대변하고 주민이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걸 알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
김인호 : 두 시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자리가 계기가 되어서 지리산권 공동체를 향해서 나아가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함께 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한다.
진행 | 김인호
기록 | 하무
사진 |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