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주민소환운동을 하면서 하동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는데 그 때 하동이 ‘참 넓고 가지고 있는 자연자원이 다양하다’ 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산, 강, 바다. 고루 갖추고 있어서인지 농촌, 산촌, 어촌의 모습이 다 있는데 넉넉한 자연환경에 비해 사는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랄까, 기존의 관계들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 들었죠. 기존의 체계를 좀 흔들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 어떤 식으로든 압력이 오기도 합니다. 모든 사업과 프로그램 운영 주체들이 단체장들과 행정의 이해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화력발전소 인근 명덕마을 주민들의 이주문제, 대형돈사건립이 예정된 고전 성평마을과 금남 대송마을 주민들의 반대운동, 일자리창출·관광사업활성화 등의 이유로 무분별하게 파헤쳐지는 산과 들, 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한시되는 청년과 청소년 등 산적해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함께 머리 맞대고 나누어보는 상생의 문화가 절실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지역협력파트너로 제 활동이 미약하기는 하지만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다양한 활동사례들을 접하고 전달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고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내부 변화를 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
“이제 귀농 16년차, 두 아들의 엄마죠. 큰 아이 낳고 공동육아를 고민하다 육아모임을 시작했고, 그 모임이 ‘악양작은도서관 책보따리’가 되었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는 지역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저에게 연락이 먼저 와요.”
하동 지역협력파트너_이순경
12월 초, 하동에서 지역협력파트너 회의를 할 때였다. 초겨울의 날씨긴 했지만 그녀는 무척 추워하며 힘들어했다. “어디 몸이 안 좋아요?”, “그런 건 아니고 아침에 1인 시위하고 왔더니 너무 춥네요.” 공동 육아를 고민하다 이제는 동네 홍반장, 아니 하동의 홍반장이 된 이순경님. (이름마저 순경이다!) 그녀의 활동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
지역에서는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2004년에 큰아이를 낳고 보니, 시골에 또래 아이가 거의 없고, 아이들이 어울려 같이 크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비슷한 또래 아이를 키우고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모임을 시작했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소풍도 다니고, 아이들과 어른들끼리 놀고 이걸 몇 번 반복하다 2009년쯤 마을문화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이 나왔고, 그게 바로 지금의 ‘악양작은도서관 책보따리’ 입니다.
도서관활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지역화폐 만들어보기, 품앗이활동 등 연속적으로 여러 일들이 제안되고 진행되었죠. 저는 항상 나서서 열심히 거들고 이끌고 했던 것 같아요. 사람 사는 일이 그렇듯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오해도 생기고 싸우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고 그러면서 10여년이 흐른 지금은 책보따리 정도 남았습니다.
활동가로, 지역협력파트너로 하동 지역의 특징이나 이슈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지역의 시민사회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군수주민소환운동을 하면서 하동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는데 그 때 하동이 ‘참 넓고 가지고 있는 자연자원이 다양하다’ 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산, 강, 바다. 고루 갖추고 있어서인지 농촌, 산촌, 어촌의 모습이 다 있는데 넉넉한 자연환경에 비해 사는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랄까, 기존의 관계들 속에 갇혀 있는 느낌이 들었죠. 기존의 체계를 좀 흔들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등의 활동을 하면 어떤 식으로든 압력이 오기도 합니다. 모든 사업과 프로그램 운영 주체들이 단체장들과 행정의 이해를 중심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화력발전소 인근 명덕마을 주민들의 이주문제, 대형돈사건립이 예정된 고전 성평마을과 금남 대송마을 주민들의 반대운동, 일자리창출·관광사업활성화 등의 이유로 무분별하게 파헤쳐지는 산과 들, 노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등한시되는 청년과 청소년 등 산적해 있는 지역의 문제들을 균형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고 함께 머리 맞대고 나누어보는 상생의 문화가 절실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지역협력파트너로 제 활동이 미약하기는 하지만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한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외부로부터 다양한 활동사례들을 접하고 전달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고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 내부 변화를 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역협력파트너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역 활동으로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지역협력파트너로 지역과 지역분들에게 이런 저런 모임을 제안하거나 이끌고 있어요. 잘 노는 아이와 어른을 지향하는 악양부모모임 ‘노는어른’ 은 제가 제안을 해서 만들었다가 지금은 다른 분이 주도하고 있고, 청소년쉼터 ‘우악청s’ 도 만들어서 운영하고, ‘하동 작은변화네트워크’ 라고 단체 또는 개인의 모임도 진행하고 있는데,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 모임이 있어요. 지역의제사업으로 하고 있는 건데, 올해 12월에는 이 모임의 결산으로 ‘하동 작은변화포럼’ 을 열 생각입니다. 매년 정기적인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올해는 ‘알프스하동의 환경위기’ 라는 주제로 강연, 분임토론, 다큐시사회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중이에요. 그리고 ‘월간 하동사람들’ 이라는 짧은 영상을 매달 1편씩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네트워크 모임에 참여한 단체를 소개하는 내용을 위주로 담고 있고, 더 진행이 된다면 하동 곳곳의 숨은 공익활동가들을 찾아내서 담는 일을 하고 싶어요.
지역협력파트너로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지역 협력파트너로 센터의 사업과 활동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2016년인가 17년인가 어느 겨울에, 지리산이음에서 몇몇 활동가분들과 인터뷰를 가졌었거든요. 그 때도 참 신선한 자리였어요. 아무것도 아닌 저 같은 사람에게 질문해주고 기록하고 그러는 게 이상하면서 고맙더라고요. 그 후에 지역조사 활동을 할 건데 공익활동을 하거나 고민하는 단체나 개인을 만나 인터뷰를 해달라는 의뢰를 받았고 그 이후에 협력파트너 제안도 받았어요.
제안을 받았을 때 망설임 없이 그 자리에서 흔쾌히 받아들었죠. 따뜻하고 차분한 센터와 재단 식구들 만나는 게 저는 참 좋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계속 받고 싶었거든요. 지역의 한계를 절감하던 때라 절망감에서 탈출하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제 좁은 시야를 트이게 해주었죠. 다른 지역의 사례들도 공유할 수 있고, ‘할 수 있다’ 고 격려도 받고, 무엇보다 저를 믿어주고 팍팍 지원해주니까 좀 느슨해지다가도 마음을 다잡게 됩니다. 센터와 긴밀한 협력관계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활동으로 이어오지 못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동에 어떤 작은변화가 있었으면 하나요?
소소하고도 즐거운 작당모의가 넘쳐나는 곳이 되길 꿈꿉니다. 하나의 거대한 목표가 아닌, 여러 방향을 지향하는 단체와 개인의 활동이 복잡다단하게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그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연대하고 공감하는 일이 벌어지길 바래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센터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와 개인에 대해 조건 없이 지원하고 그들을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했으면 하고요.
2018-19 활동보고서 <한발짝>
본 보고서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지리산권(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을 대상으로 2018년~2019년 동안 진행한 주요 사업과 활동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보고서의 내용과 시점은 2019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에는 지난 2년간의 활동을 기반으로, 2020년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현장성에 집중하여 지역 사회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지리산권 활동가와 단체, 모임 등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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