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찾은 자립의 길, 서와의 삶 이야기
합천의 한적한 마을에서 흙과 씨앗, 그리고 예술을 통해 자신만의 삶을 일구고 있는 서와. 벌써 11년 차 농부가 되어버린 서와는 자연과 더불어 자립하는 법을 배웠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며 쉽게 “멋지다”고 말하곤 한다. 이는 자신이 절대 걷지 않을 선택에 보내는 응원이기도 하다. 서와의 홈스쿨링 이야기에 처음 나온 현장의 반응은 내가 해석하기에 분명 “멋지다”는 반응이었다. 서와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뒤에도 분명 “멋지다”는 반응이었지만 분명 처음과는 다른 이유였다. 이야기 마지막에 청중이 보인 반응은 단순히 자신이 걷지 않을 길을 걸은 것에 보내는 응원이 아니라 서와만이 걸어온 고유한 길에 보내는 감탄이었다. 서와가 가진 삶의 태도와 자연에서의 생활은 우리 사회에서 흐려져가는 자립을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2024년 9월 13일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에서 열린 제13회 ‘지리산쌀롱’에서는 시 쓰고 농사 짓는 서와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립을 중요하게 여긴 청소년
서와는 청소년기 홈스쿨링을 했다. 그 시기를 겪으며 서와의 인생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자립’이 됐다.
“홈스쿨링을 하면서 제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에 하나가 어떻게 살고 싶냐는 거였거든요. 이 질문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말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청소년기 때부터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해주는 어른들이 옆에 있었고 그런 질문을 가지고 살다 보니까 지금의 삶을 선택해서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요.”
서와가 말하는 지금의 삶은 농사를 짓는 삶, 글을 쓰는 삶 그리고 공연을 다니고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 사업도 하면서 돈을 벌고 자립한 삶이다. 서와는 그렇게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자신을 두고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홈스쿨링 시절 18살의 서와는 버스를 타고 전국을 유람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여행을 다녔다. 여행 경비를 벌면서 일종의 ‘자립’여행을 다녔다. 이 시기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특히 자주 했던 일은 농장일이었다. 농장에서 일을 하면 그곳에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잘 수 있었다. 서와는 “그때 내가 흙을 만지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경험들이 특히 새롭고 좋았다고 말했다. 이때 서와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됐다. 그저 생긴대로 사는 것,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다.
흙 만지는 걸 좋아하는 서와는
흙 만지는 걸 좋아했던 서와는 자연스럽게 농부가 됐다. 합천에 자리를 잡고서 11년이 흘러 벌써 11년차 젊은 농부가 됐다.
“11년 차 농부라고 하면 엄청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11년 차 말고 11살 농부라고 소개를 해요. 11살이면 아직은 어리니까요. 고구마 11번 밖에 안 심었는데 벌써 11년이 지났더라고요.”
서와는 다양한 씨앗을 채종하고 다시 심는 '씨앗받는 농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는 그녀의 농사 철학의 핵심이자, 농부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는 중요한 부분이다.
"처음엔 그냥 흙 만지는 게 좋아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는데 씨앗을 만나면서 농사를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좀 더 다졌어요. 씨앗 받는 농사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잖아요. 일을 오래 잘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일을 즐겁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F1 종자와 같은 일회용 씨앗이 아닌, 세대를 거쳐 이어질 수 있는 씨앗을 보존하는 것은 서와의 중요한 과업 중 하나다.
“올해 콩도 시기별로 3번에 나눠서 심어요. 지금 한 20가지 정도 심고 있는 것 같아요. 한 해 농사를 잘못 지으면 씨앗이 끊길 수도 있으니까 마을에서 씨앗을 나누거든요. 이모 중에 은실 이모가 저에게 씨앗을 주시면서 씨앗을 물려줄 젊은 농부가 있어 참 다행이라며 기특해 하셨어요.”
기후변화 속에서 다양한 작물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 속에 살고 있다. 다양한 품종을 심는 건 당연 중요하다. 어떤 씨앗이 이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저는 항상 다양한 씨앗을 심어야 한다. 서와는 그런 사명감 속에서도 다양한 생각을 얻는다.
"다양한 품종을 심으면 자연을 더 깊이 이해하게 돼요. 각기 다른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냥 나 생긴 대로 살면 되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밭에 갈 때마다 응원받는 그런 느낌이 들어요.“
함께 그림을 그릴 친구들
농촌에서 자립만큼 중요한 것이 문화, 그리고 공동체와의 연결이다.
2022년 서와네 식구가 함께 운영하는 공유공간 시시에서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연 ‘담쟁이인문학교’는 사람책, 강연, 북토크,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열리며 최근에 100회를 맞이했다. 봄날쌤과 함께 하는 ‘삶을 가꾸는 글쓰기 반’을 열고 있고 이 역시 5년 째 지속하고 있다.
2022년 공유공간 시시를 만들며 뒷편 공간을 이용해 시시숲밭을 조성했다.
“숲은 사람이 돌보지 않아도 순환하는 구조를 갖고 있잖아요. 그런 구조에 맞게 디자인한 밭이에요. 땅에 탄소를 저장할 수 있고 순환하는 생태계를 갖고 자랄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시시숲밭은 조감하면 높은음자리표 모양의 밭이다. 다른 공간에는 낮은음자리표도 있다.
서와는 동생인 수연과 함께 '서와콩'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하고, 노래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시시숲밭콘서트’도 진행하고 있어요. ‘시시숲장’이라는 장터도 같이 열려요. 콘서트 공연은 저희만 하는 건 아니고요. 가까운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들 초대해서 같이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시시숲장은 매번 다양한 기획이 포함되는데 의류교환 파티와 이야기 경매, 까치밥도 그 일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 옷이 아니라 새로운 옷이니까’ 의류교환 파티를 소개하는 문구다. 잘 입지 않는 옷을 꺼내놓고 새로운 옷을 가져가는 선순환 구조를 계절별로 만드는 걸 목표로 이번 가을에도 진행 예정이다.
보통 경매는 많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물건을 가져간다. 하지만 이야기 경매는 물건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야기를 잘 한 사람이 낙찰받는다.
“아령이 경매에 나왔는데 아령이 필요한 사람들이 손을 들고 왜 아령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더 필요해 보이는 사람이 낙찰을 받아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밌어서 다른 장터에서도 해보시면 재밌을 거예요.”
까치밥은 까치 먹으라고 남겨놓은 나무의 감을 떠올리며 지은 이름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선물을 받는 경험이 좋았던 서와는 그런 기쁨을 나누고 싶어 까치밥을 기획했다. 감나무에 감을 남겨놓는 마음으로 칠판에 돈을 붙여놓고 가는 공간이다.
“산내에 올 때마다 이렇게 모여 있는 친구들을 보면 되게 많이 부러웠어요. 나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늘 들었죠.”
합천 옆의 산청에 있는 청년모임 ‘있다’를 만나면서 서와의 바람은 금방 이루어졌다. 서와는 “농촌에서 일상 얘기를 나누고 일을 도모하고 밥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든든한 일임을 많이 느낀다”며 “마음이 지쳐 있을 때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동료를 만나면서 쉬엄쉬엄 숨을 고르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산청의 청년모임 ‘있다’ 멤버들과 더 가까워졌다.
“모서리 프로젝트라고 수연이 이름 지어서 모여서 서로 살리는 프로젝트라고 연결을 중심으로 진행했어요. 시를 쓰기도 하고 목공을 하기도 하고 옷을 만드는 것도 배우는 워크숍 형태로 진행했어요.”
노래를 못 부른다고 생각했던 서와는 지금 노래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눈에 띄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서와는 지금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 됐다. ‘밭이 꼭 일하는 공간이어야 할까?’ 들었던 생각은 시시숲밭 콘서트로 진행을 하고 있다. 그럴 리 없을 것 같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곳. 서와의 농촌은 서와의 상상으로 채워지고 있다.
“어떤 상상을 했을 때 힘을 같이 보태줄 수 있는 사람만 있으면 그게 내 삶이 될 수 있다는 게 되게 신기해요. 농촌이기 때문에 여백이 많잖아요. 그게 뭔가 불편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어쩌면 새로운 걸 그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같이 그려나가는 걸 좋아합니다.”
글/사진 | 최학수
| 📚 서와의 서가 섬 위의 주먹 엘리즈 퐁트나유 글.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 박서영 옮김. 오후의소묘 출판.
엄마는 할아버지가 특별한 손을 가졌대. 할아버지가 땅에 씨를 뿌리면 뭐든 쑥쑥 자라거든.
정원사들은 언제나 할아버지를 부러워해. 이런 건 어디서도 본 적이 없대.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하지. “다 땅이 가르쳐 준 거야.”
좋아하는 그림책이에요. 학교에 다녀본 일 없는 루이 할아버지는 땅에게 배워요. 여덟 살 아이는 그런 할아버지를 닮고 싶어 하고요. 저한테도 닮고 싶은 할아버지가 계셨거든요.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멋진 일이에요.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지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거든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할머니로 나이 들어가고 싶어요. 섬 위에 주먹을 날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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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쌀롱>은 다른 지역에 사는 손님을 산내면으로 초대해 이야기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입니다.
2024년의 <지리산쌀롱>은 브라이언임팩트의 임팩트그라운드 지원사업으로 진행합니다.
자연 속에서 찾은 자립의 길, 서와의 삶 이야기
합천의 한적한 마을에서 흙과 씨앗, 그리고 예술을 통해 자신만의 삶을 일구고 있는 서와. 벌써 11년 차 농부가 되어버린 서와는 자연과 더불어 자립하는 법을 배웠고, 이 과정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삶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걷는 사람들을 보며 쉽게 “멋지다”고 말하곤 한다. 이는 자신이 절대 걷지 않을 선택에 보내는 응원이기도 하다. 서와의 홈스쿨링 이야기에 처음 나온 현장의 반응은 내가 해석하기에 분명 “멋지다”는 반응이었다. 서와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뒤에도 분명 “멋지다”는 반응이었지만 분명 처음과는 다른 이유였다. 이야기 마지막에 청중이 보인 반응은 단순히 자신이 걷지 않을 길을 걸은 것에 보내는 응원이 아니라 서와만이 걸어온 고유한 길에 보내는 감탄이었다. 서와가 가진 삶의 태도와 자연에서의 생활은 우리 사회에서 흐려져가는 자립을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2024년 9월 13일 지리산문화공간 토닥에서 열린 제13회 ‘지리산쌀롱’에서는 시 쓰고 농사 짓는 서와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립을 중요하게 여긴 청소년
서와는 청소년기 홈스쿨링을 했다. 그 시기를 겪으며 서와의 인생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자립’이 됐다.
서와가 말하는 지금의 삶은 농사를 짓는 삶, 글을 쓰는 삶 그리고 공연을 다니고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 사업도 하면서 돈을 벌고 자립한 삶이다. 서와는 그렇게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자신을 두고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홈스쿨링 시절 18살의 서와는 버스를 타고 전국을 유람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해서 여행을 다녔다. 여행 경비를 벌면서 일종의 ‘자립’여행을 다녔다. 이 시기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특히 자주 했던 일은 농장일이었다. 농장에서 일을 하면 그곳에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잘 수 있었다. 서와는 “그때 내가 흙을 만지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경험들이 특히 새롭고 좋았다고 말했다. 이때 서와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됐다. 그저 생긴대로 사는 것, 자연스럽게 사는 것이다.
흙 만지는 걸 좋아하는 서와는
흙 만지는 걸 좋아했던 서와는 자연스럽게 농부가 됐다. 합천에 자리를 잡고서 11년이 흘러 벌써 11년차 젊은 농부가 됐다.
서와는 다양한 씨앗을 채종하고 다시 심는 '씨앗받는 농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는 그녀의 농사 철학의 핵심이자, 농부로서의 자부심을 느끼는 중요한 부분이다.
F1 종자와 같은 일회용 씨앗이 아닌, 세대를 거쳐 이어질 수 있는 씨앗을 보존하는 것은 서와의 중요한 과업 중 하나다.
기후변화 속에서 다양한 작물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 속에 살고 있다. 다양한 품종을 심는 건 당연 중요하다. 어떤 씨앗이 이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할지 모르기 때문에 저는 항상 다양한 씨앗을 심어야 한다. 서와는 그런 사명감 속에서도 다양한 생각을 얻는다.
함께 그림을 그릴 친구들
농촌에서 자립만큼 중요한 것이 문화, 그리고 공동체와의 연결이다.
2022년 서와네 식구가 함께 운영하는 공유공간 시시에서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연 ‘담쟁이인문학교’는 사람책, 강연, 북토크,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열리며 최근에 100회를 맞이했다. 봄날쌤과 함께 하는 ‘삶을 가꾸는 글쓰기 반’을 열고 있고 이 역시 5년 째 지속하고 있다.
2022년 공유공간 시시를 만들며 뒷편 공간을 이용해 시시숲밭을 조성했다.
시시숲밭은 조감하면 높은음자리표 모양의 밭이다. 다른 공간에는 낮은음자리표도 있다.
서와는 동생인 수연과 함께 '서와콩'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하고, 노래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시시숲장은 매번 다양한 기획이 포함되는데 의류교환 파티와 이야기 경매, 까치밥도 그 일부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새 옷이 아니라 새로운 옷이니까’ 의류교환 파티를 소개하는 문구다. 잘 입지 않는 옷을 꺼내놓고 새로운 옷을 가져가는 선순환 구조를 계절별로 만드는 걸 목표로 이번 가을에도 진행 예정이다.
보통 경매는 많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물건을 가져간다. 하지만 이야기 경매는 물건이 얼마나 필요한지 이야기를 잘 한 사람이 낙찰받는다.
까치밥은 까치 먹으라고 남겨놓은 나무의 감을 떠올리며 지은 이름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선물을 받는 경험이 좋았던 서와는 그런 기쁨을 나누고 싶어 까치밥을 기획했다. 감나무에 감을 남겨놓는 마음으로 칠판에 돈을 붙여놓고 가는 공간이다.
합천 옆의 산청에 있는 청년모임 ‘있다’를 만나면서 서와의 바람은 금방 이루어졌다. 서와는 “농촌에서 일상 얘기를 나누고 일을 도모하고 밥을 나눠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든든한 일임을 많이 느낀다”며 “마음이 지쳐 있을 때 함께 해 나갈 수 있는 동료를 만나면서 쉬엄쉬엄 숨을 고르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하면서 산청의 청년모임 ‘있다’ 멤버들과 더 가까워졌다.
노래를 못 부른다고 생각했던 서와는 지금 노래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눈에 띄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서와는 지금 공연을 통해 사람들과 만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이 됐다. ‘밭이 꼭 일하는 공간이어야 할까?’ 들었던 생각은 시시숲밭 콘서트로 진행을 하고 있다. 그럴 리 없을 것 같던 일들이 현실이 되는 곳. 서와의 농촌은 서와의 상상으로 채워지고 있다.
글/사진 | 최학수
📚 서와의 서가
섬 위의 주먹
엘리즈 퐁트나유 글. 비올레타 로피즈 그림
정원정, 박서영 옮김.
오후의소묘 출판.
엄마는 할아버지가 특별한 손을 가졌대.
할아버지가 땅에 씨를 뿌리면 뭐든 쑥쑥 자라거든.
정원사들은 언제나 할아버지를 부러워해.
이런 건 어디서도 본 적이 없대.
그때마다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하지.
“다 땅이 가르쳐 준 거야.”
좋아하는 그림책이에요.
학교에 다녀본 일 없는 루이 할아버지는 땅에게 배워요.
여덟 살 아이는 그런 할아버지를 닮고 싶어 하고요.
저한테도 닮고 싶은 할아버지가 계셨거든요.
닮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멋진 일이에요.
내가 어떤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지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거든요.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할머니로 나이 들어가고 싶어요.
섬 위에 주먹을 날리면서!
🎤 <지리산쌀롱>은 다른 지역에 사는 손님을 산내면으로 초대해 이야기 나누고 교류하는 자리입니다.
2024년의 <지리산쌀롱>은 브라이언임팩트의 임팩트그라운드 지원사업으로 진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