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지만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통과 관계 방식, 이동과 교류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된다고 하지만 대면사회였던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 일, 관계, 소통의 현장인 ‘로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6회째를 맞이한 「지리산포럼2020」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신, 참가 규모를 줄이고 개최 시간과 장소를 분산하여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했으며, ‘로컬라이프’를 주제로 한 7개의 주제섹션과 지리산 5개 지역의 로컬섹션, 특별섹션이 운영되었습니다. 지리산포럼2020 더 알아보기 [바로가기] |
10/21 로컬, 지역, 청년, 과연 잘 살까? #1 쏟아지는 청년들을 위한 지역살이와 지역을 떠나는 청소년들 - 권기효(사회적협동조합 menTony 대표) 청년들에게 '로컬'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들에게 '지역'은 여전히 떠나야 할 곳으로 밖에 인식되고 있지 않습니다. 왜 똑같은 지역을 바라보는 시점이 청년들에게는 도전의 땅, 청소년들에게는 떠나야 할 땅으로 다르게 보이는 걸까요? |
엄마, 아빠! 나… 우리 동네에서 살면 어때?
10년 동안 농산어촌 청소년들과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 동네에서 어떻게 살 수 있나요?” 질문을 받는다.
지역에서 ‘할 일이 없어요’는 어떤 의미일까?
청소년에게는 ‘즐길 거리(To Do)가 없다’ 청년들에겐 ‘돈벌이, 일할거리(To Work)가 없다’로 정리된다. 멘토리는 지역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할 일을 만들고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지역을 떠나는 곳이 아닌 머무르는 곳이 되도록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으로 청소년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활동의 핵심이다.
ⓒ지리산이음
지역에서의 유니크한 탐험, 실험, 경험을 통한 일과 성장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여행하듯 동네를 탐험하면서 하고 싶은 욕구를 발견하고, 직접 해보고 싶은 일을 해 보는 것, 그리고 그 일로 돈을 벌어보는 것.
멘토리의 활동에는 지역다움, 미래세대 두 가지 키워드가 살아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MZ세대들과 함께 지역 특산품을 만드는 ‘里모델링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지역의 도시락 제조기업과 협업해 강화의 특산물과 역사를 브랜딩한 단군 도시락, 강화의 5개 섬 이야기를 담은 강화고구마 섬 에디션은 지자체, 주민, 청소년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힙한 감각으로 지역축제를 만들고, 지역형 소설벤처 설립과 지역 매거진 발행은 지역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역 청소년이면 좋겠다, 지역에 머물며 자기 삶을 스스로 설계하는 청년으로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이 그 바탕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누구를 위한 청년정책인가
지역소멸을 걱정하는 시대, 이제 청년을 마다하는 지역은 없다. 지역자치단체에서는 청년을 지원하는 사업과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떠나는, 떠나야 할 곳이다.
멘토리가 지역, 문화, 살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소도시, 지자체에서 말하는 청년은 과연 누구일까?’,‘청년 정책은 지역 청년이 아닌, 외부 청년을 위한 정책이 아닐까’하는 현실과 정책의 어긋남 때문이다.
외부 청년을 위한 지역에서 살아보기 지원 프로그램은 도시청년들에게 다른 지역을 경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반면 지역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부분의 지원은 성적 위주, 대학진학에 목표를 둔 장학제도에 집중되고, 이는 오히려 지역 인재를 유출 청년으로 만들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지역 청소년이 떠난 빈 자리를 외부 청년으로 채우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청소년과 청년이 지역에 남을 수 없는 이유
지역에 남는 청(소)년을 향한 지역 내 부정적인 시선, 다양성 보다는 제약이 더 많은 역차별적인 창업지원 정책, 청년을 위한 지역 내 정책 정보량의 격차는 지역청소년과 청년들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게 한다.
지역에서 살아보기는 지역 청소년, 청년들에게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 청소년들이 자신의 지역을 알아가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실험하고, 지역과 연결되고 청년들 간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지역살이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지역에 남은 청소년과 청년들은 패배자라는 인식, 공동체성이 강한 지역일수록 우리 동네 아이들을 곱게 봐주지 않는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
지역 청소년과 청년에게 지역을 알아갈 여유와 지역살이 기회가 없다면 창업을 위한 지원은 어떨까? 창업지원금액과 정책의 숫자는 비슷하지만 지역 청년을 위한 지원의 범위와 종류에는 차이가 있다. 외부 청년들을 유치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 4차 산업과 일반 창업으로 범위가 넓고 전입, 주거, 창업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식 지원이라면 지역 청년들은 1차 산업의 승계나 창농에 한정되어 있다. 청년창업지원센터의 입주조건도 외부청년에 비해 단서, 제약이 존재한다.
우리 동네 청년들이 행복하지 않은데 다른 지역 청년들에게 행복하게 해 줄테니 우리 지역으로 오라고 하는 것은 맞는 않은 청년정책방향이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이상적인 지원과 정책은 무엇일까?
첫째, 생애주기별 지원이다.
멘토리가 92명 청년 대상 조사에서 지역에서 사는데 가장 고민은 즐길거리, 일자리, 자아실현, 육아와 교육, 지속가능한 지역 투자 등 연령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청년’이라는 한 단어로 묶여서 지원할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만큼 지역 행정조직에서도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통합부서와 포털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
둘째, 보통의 삶을 영위하는 환경조성이다.
지역에서 필요한 건 창업과 크리에이터의 삶이 아니다. 커뮤니티의 기능을 하는 세탁소, 밥집을 일(Work. Job)로, 하고 싶은 딴짓(Do)을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기간 목표를 위한 지원이나 정책지원금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느긋하게 할 수 있는 인내자본 지원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외부의 유능한 청년 유입도 좋지만 우리 지역의 청년을 유능하게 키워낼 수 있는 장기정책과 비전을 세우고 실행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앞으로 멘토리는 청소년이 공부가 아닌 재능을 지역에서 찾게 해주고, 그 재능으로 그 지역에서 먹고 사는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도전을 해나가고자 한다. 지역을 살리는 가장 큰, 좋은 방법은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다.
기록 및 정리 | 이경원
코로나19로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지만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통과 관계 방식, 이동과 교류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된다고 하지만 대면사회였던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 일, 관계, 소통의 현장인 ‘로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6회째를 맞이한 「지리산포럼2020」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신, 참가 규모를 줄이고 개최 시간과 장소를 분산하여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했으며, ‘로컬라이프’를 주제로 한 7개의 주제섹션과 지리산 5개 지역의 로컬섹션, 특별섹션이 운영되었습니다.
지리산포럼2020 더 알아보기 [바로가기]
10/21 로컬, 지역, 청년, 과연 잘 살까? #1
쏟아지는 청년들을 위한 지역살이와 지역을 떠나는 청소년들
- 권기효(사회적협동조합 menTony 대표)
청년들에게 '로컬'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들에게 '지역'은 여전히 떠나야 할 곳으로 밖에 인식되고 있지 않습니다. 왜 똑같은 지역을 바라보는 시점이 청년들에게는 도전의 땅, 청소년들에게는 떠나야 할 땅으로 다르게 보이는 걸까요?
엄마, 아빠! 나… 우리 동네에서 살면 어때?
10년 동안 농산어촌 청소년들과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지만 여전히 “우리 동네에서 어떻게 살 수 있나요?” 질문을 받는다.
지역에서 ‘할 일이 없어요’는 어떤 의미일까?
청소년에게는 ‘즐길 거리(To Do)가 없다’ 청년들에겐 ‘돈벌이, 일할거리(To Work)가 없다’로 정리된다. 멘토리는 지역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할 일을 만들고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회적협동조합이다. 지역을 떠나는 곳이 아닌 머무르는 곳이 되도록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으로 청소년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활동의 핵심이다.
ⓒ지리산이음
지역에서의 유니크한 탐험, 실험, 경험을 통한 일과 성장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여행하듯 동네를 탐험하면서 하고 싶은 욕구를 발견하고, 직접 해보고 싶은 일을 해 보는 것, 그리고 그 일로 돈을 벌어보는 것.
멘토리의 활동에는 지역다움, 미래세대 두 가지 키워드가 살아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MZ세대들과 함께 지역 특산품을 만드는 ‘里모델링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지역의 도시락 제조기업과 협업해 강화의 특산물과 역사를 브랜딩한 단군 도시락, 강화의 5개 섬 이야기를 담은 강화고구마 섬 에디션은 지자체, 주민, 청소년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힙한 감각으로 지역축제를 만들고, 지역형 소설벤처 설립과 지역 매거진 발행은 지역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역 청소년이면 좋겠다, 지역에 머물며 자기 삶을 스스로 설계하는 청년으로 성장하기 바라는 마음이 그 바탕에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누구를 위한 청년정책인가
지역소멸을 걱정하는 시대, 이제 청년을 마다하는 지역은 없다. 지역자치단체에서는 청년을 지원하는 사업과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과 청년들에게는 여전히 떠나는, 떠나야 할 곳이다.
멘토리가 지역, 문화, 살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소도시, 지자체에서 말하는 청년은 과연 누구일까?’,‘청년 정책은 지역 청년이 아닌, 외부 청년을 위한 정책이 아닐까’하는 현실과 정책의 어긋남 때문이다.
외부 청년을 위한 지역에서 살아보기 지원 프로그램은 도시청년들에게 다른 지역을 경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굉장히 좋은 기회다. 반면 지역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부분의 지원은 성적 위주, 대학진학에 목표를 둔 장학제도에 집중되고, 이는 오히려 지역 인재를 유출 청년으로 만들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지역 청소년이 떠난 빈 자리를 외부 청년으로 채우려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청소년과 청년이 지역에 남을 수 없는 이유
지역에 남는 청(소)년을 향한 지역 내 부정적인 시선, 다양성 보다는 제약이 더 많은 역차별적인 창업지원 정책, 청년을 위한 지역 내 정책 정보량의 격차는 지역청소년과 청년들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게 한다.
지역에서 살아보기는 지역 청소년, 청년들에게도 필요하다. 그러나 지역 청소년들이 자신의 지역을 알아가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실험하고, 지역과 연결되고 청년들 간의 네트워크를 만드는 지역살이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지역에 남은 청소년과 청년들은 패배자라는 인식, 공동체성이 강한 지역일수록 우리 동네 아이들을 곱게 봐주지 않는 시선을 이겨내야 한다.
지역 청소년과 청년에게 지역을 알아갈 여유와 지역살이 기회가 없다면 창업을 위한 지원은 어떨까? 창업지원금액과 정책의 숫자는 비슷하지만 지역 청년을 위한 지원의 범위와 종류에는 차이가 있다. 외부 청년들을 유치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 4차 산업과 일반 창업으로 범위가 넓고 전입, 주거, 창업으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식 지원이라면 지역 청년들은 1차 산업의 승계나 창농에 한정되어 있다. 청년창업지원센터의 입주조건도 외부청년에 비해 단서, 제약이 존재한다.
우리 동네 청년들이 행복하지 않은데 다른 지역 청년들에게 행복하게 해 줄테니 우리 지역으로 오라고 하는 것은 맞는 않은 청년정책방향이다.
지역, 청년들을 위한 이상적인 지원과 정책은 무엇일까?
첫째, 생애주기별 지원이다.
멘토리가 92명 청년 대상 조사에서 지역에서 사는데 가장 고민은 즐길거리, 일자리, 자아실현, 육아와 교육, 지속가능한 지역 투자 등 연령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청년’이라는 한 단어로 묶여서 지원할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만큼 지역 행정조직에서도 청년정책을 담당하는 통합부서와 포털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다.
둘째, 보통의 삶을 영위하는 환경조성이다.
지역에서 필요한 건 창업과 크리에이터의 삶이 아니다. 커뮤니티의 기능을 하는 세탁소, 밥집을 일(Work. Job)로, 하고 싶은 딴짓(Do)을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기간 목표를 위한 지원이나 정책지원금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느긋하게 할 수 있는 인내자본 지원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는 외부의 유능한 청년 유입도 좋지만 우리 지역의 청년을 유능하게 키워낼 수 있는 장기정책과 비전을 세우고 실행하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앞으로 멘토리는 청소년이 공부가 아닌 재능을 지역에서 찾게 해주고, 그 재능으로 그 지역에서 먹고 사는 청년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도전을 해나가고자 한다. 지역을 살리는 가장 큰, 좋은 방법은 사람을 키워내는 것이다.
기록 및 정리 | 이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