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지만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통과 관계 방식, 이동과 교류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된다고 하지만 대면사회였던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 일, 관계, 소통의 현장인 ‘로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6회째를 맞이한 「지리산포럼2020」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신, 참가 규모를 줄이고 개최 시간과 장소를 분산하여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했으며, ‘로컬라이프’를 주제로 한 7개의 주제섹션과 지리산 5개 지역의 로컬섹션, 특별섹션이 운영되었습니다. 지리산포럼2020 더 알아보기 [바로가기] |
10/22 로컬의 재구성 #2 주인 100명인 마을펍, 지역자산화를 통해 목포다움을 꿈꾸다 - 전은호 (목포도시재생센터장)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건맥1897협동조합을 만들고 지역자산화를 이루어낸 스토리를 통해 주민이 공유인(Commoner)이 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가치들을 공유합니다. |
최근 지역자산화, 시민자산화를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혁신의 영역에서 과제로 삼거나 굉장히 좋은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커먼즈를 연구하고 논의하는 구조에서 자산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민에게 공유자산화의 경험은 새로운 사고를 갖게 하고, 다른 방식의 소유와 새로운 책임에 대한 경험이 된다. 소유와 이용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두 가지로 분류하던 방식에서 주체들이 달라지고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되면 구분 짓기가 애매한 다른 영역이 나타난다. 이것을 사회적인, 공동체적인 소유라고 얘기한다.
지역발전, 도시재생이라는 측면에서도 자산화가 굉장히 중요한 전략으로 얘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로 ‘커뮤니티 웰스(Community wealth)를 리빌딩하자’라는 논의가 되고 있다. 재생을 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공동소유화 하는 것은 아주 좋은 재생전략임은 분명하다.
목포의 경우는 ‘자산화하자’가 먼저가 아니라, 재생하다가 자산화가 된 경우다.
ⓒ지리산이음
주인이 100명인 마을펍의 탄생
건맥1897협동조합의 시작은 2019년 건맥축제였다.
목포에는 60년이 넘는 해산물조합이 존재하고, 조합원 상당수가 있는 거리에 4~50개에 가까운 상점들이 도매중심으로 모여 있다. 지역활성화 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건맥축제를 두고 재생센터에서는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사람이 모이는 것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와 참여는 달랐다. 소비자가격 2천만 원 상당의 경품을 내놓은 상인들의 열의와 부녀회의 적극적, 자발적 참여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센터의 거리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지역민들도 잘 모르는 거리, 궂은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6000명이 모인 축제가 끝나고 상인들은 다음 축제를 기다렸고, 이 경험을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도시재생에서 자기 지역에 대한, 자기 지역에서의 경험을 통한 주민들의 참여와 열정이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2019년 12월, 상인회에 맥주집(마을펍)을 만들자 제안했고 발기인 5명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원 참여를 요청하기 위한 주주파티에서 로컬에 투자하는 주민이 등장했다. 최소출자금 50만원으로, 5천만 원을 예상했던 출자금은 경쟁적인 주주참여로 약 7천만 원으로 늘어났고 100명의 조합원이 모아졌다. 마을펍을 준비하면서 조합은 건물을 매입해 1층 마을펍, 여인숙이었던 2~3층을 숙박시설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도시재생 사업을 하는데 주민 100명이 모여 지역을 위한 공간과 회사를 만들어 공동으로 운영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사례가 있을까?’ 자신 있게 도시재생기금 대출을 요청했지만 순탄하지 않았다.
시민자산화를 위해 해볼 수 있는 모든 자본 조달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사회적금융이 지렛대 역할을 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사회적경제기업 특례보증프로그램’으로 중도금을 내고, B플러스 채권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서는 새마을 금고로부터 수수료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매칭대출, 신협상생협력대출로 잔금지급, 건물 리모델링, 1층 마을펍 오픈과 운영문제까지 해결했다. 2020년 3월, 행정안전부의 지역자산화 지원사업에 선정되고, 목포 마을펍은 보도자료로 활용할 만큼 좋은 사례로 꼽힌다.
건물공사현장은 동네어르신들의 아지트가 되고, 주민은 펍 주인으로 공사를 감리 감독한다. 메뉴와 가게 운영에 주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주주는 건해산물상인회 40%, 목표시민 30%, 상인회 외 만호동 주민 20%, 목포외 시민 10%로 구성되어있다.) 1897협동조합. 이것만큼 확실한 주민참여의 도시재생 전략은 없다.
앞으로의 과제와 기대
협동조합은 출자금 외에 앞으로 상환해야 할 부채가 많다. 코로나와 태풍으로 예상을 벗어난 상황이지만 1단계 조치 후 조금씩 회복 단계로, 7~8년 후에는 부채 상환과 조합원 배당도 기대하고 있다. 특별정립으로 축제기금과 일자리 기금을 마련하고 상권 활성화와 사회적 기여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건맥1897협동조합 설립과 주민자산화 스토리는 작지만 주민들에게 참여자로서 경험, 마을의 주인으로 삶과 행동에 임팩트가 큰 사례가 될 것이다.
도시재생을 하면서 뱃고동소리협동조합, 건맥협동조합, 꿈바다협동조합 등 지역공동체 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각각의 사업 뿐 아니라 서로 협력해나가고 있다.
목포는 도시재생 대상지 주민 3천 5백여 명중 200여명이 협동조합과 도시재생에 참여하고 있다. 전체주민의 5~6%가 로컬에 투자하고 문제해결자로 직접 행동하고 있다.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의 주주로 참여하는 주민구성비가 10%만 된다면 지역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가능성들이 확인되고 있는 단계다. 목포는 20%만 된다면 도시재생센터가 사라져도 스스로 자연스럽게 운영되고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면 주민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도시재생이 그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기록 및 정리 | 이경원
코로나19로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지만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통과 관계 방식, 이동과 교류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된다고 하지만 대면사회였던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 일, 관계, 소통의 현장인 ‘로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6회째를 맞이한 「지리산포럼2020」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신, 참가 규모를 줄이고 개최 시간과 장소를 분산하여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했으며, ‘로컬라이프’를 주제로 한 7개의 주제섹션과 지리산 5개 지역의 로컬섹션, 특별섹션이 운영되었습니다.
지리산포럼2020 더 알아보기 [바로가기]
10/22 로컬의 재구성 #2
주인 100명인 마을펍, 지역자산화를 통해 목포다움을 꿈꾸다
- 전은호 (목포도시재생센터장)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과 건맥1897협동조합을 만들고 지역자산화를 이루어낸 스토리를 통해 주민이 공유인(Commoner)이 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가치들을 공유합니다.
최근 지역자산화, 시민자산화를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혁신의 영역에서 과제로 삼거나 굉장히 좋은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커먼즈를 연구하고 논의하는 구조에서 자산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민에게 공유자산화의 경험은 새로운 사고를 갖게 하고, 다른 방식의 소유와 새로운 책임에 대한 경험이 된다. 소유와 이용을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 두 가지로 분류하던 방식에서 주체들이 달라지고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되면 구분 짓기가 애매한 다른 영역이 나타난다. 이것을 사회적인, 공동체적인 소유라고 얘기한다.
지역발전, 도시재생이라는 측면에서도 자산화가 굉장히 중요한 전략으로 얘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목표로 ‘커뮤니티 웰스(Community wealth)를 리빌딩하자’라는 논의가 되고 있다. 재생을 하면서 주민들과 함께 공동소유화 하는 것은 아주 좋은 재생전략임은 분명하다.
목포의 경우는 ‘자산화하자’가 먼저가 아니라, 재생하다가 자산화가 된 경우다.
ⓒ지리산이음
주인이 100명인 마을펍의 탄생
건맥1897협동조합의 시작은 2019년 건맥축제였다.
목포에는 60년이 넘는 해산물조합이 존재하고, 조합원 상당수가 있는 거리에 4~50개에 가까운 상점들이 도매중심으로 모여 있다. 지역활성화 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건맥축제를 두고 재생센터에서는 일회성 이벤트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사람이 모이는 것에 대한 상인들의 기대와 참여는 달랐다. 소비자가격 2천만 원 상당의 경품을 내놓은 상인들의 열의와 부녀회의 적극적, 자발적 참여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센터의 거리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지역민들도 잘 모르는 거리, 궂은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6000명이 모인 축제가 끝나고 상인들은 다음 축제를 기다렸고, 이 경험을 계속 이어가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생겼다. 도시재생에서 자기 지역에 대한, 자기 지역에서의 경험을 통한 주민들의 참여와 열정이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2019년 12월, 상인회에 맥주집(마을펍)을 만들자 제안했고 발기인 5명으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조합원 참여를 요청하기 위한 주주파티에서 로컬에 투자하는 주민이 등장했다. 최소출자금 50만원으로, 5천만 원을 예상했던 출자금은 경쟁적인 주주참여로 약 7천만 원으로 늘어났고 100명의 조합원이 모아졌다. 마을펍을 준비하면서 조합은 건물을 매입해 1층 마을펍, 여인숙이었던 2~3층을 숙박시설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도시재생 사업을 하는데 주민 100명이 모여 지역을 위한 공간과 회사를 만들어 공동으로 운영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사례가 있을까?’ 자신 있게 도시재생기금 대출을 요청했지만 순탄하지 않았다.
시민자산화를 위해 해볼 수 있는 모든 자본 조달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사회적금융이 지렛대 역할을 했다. 신용보증기금의 ‘사회적경제기업 특례보증프로그램’으로 중도금을 내고, B플러스 채권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서는 새마을 금고로부터 수수료 지원을 받기도 했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매칭대출, 신협상생협력대출로 잔금지급, 건물 리모델링, 1층 마을펍 오픈과 운영문제까지 해결했다. 2020년 3월, 행정안전부의 지역자산화 지원사업에 선정되고, 목포 마을펍은 보도자료로 활용할 만큼 좋은 사례로 꼽힌다.
건물공사현장은 동네어르신들의 아지트가 되고, 주민은 펍 주인으로 공사를 감리 감독한다. 메뉴와 가게 운영에 주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주주는 건해산물상인회 40%, 목표시민 30%, 상인회 외 만호동 주민 20%, 목포외 시민 10%로 구성되어있다.) 1897협동조합. 이것만큼 확실한 주민참여의 도시재생 전략은 없다.
앞으로의 과제와 기대
협동조합은 출자금 외에 앞으로 상환해야 할 부채가 많다. 코로나와 태풍으로 예상을 벗어난 상황이지만 1단계 조치 후 조금씩 회복 단계로, 7~8년 후에는 부채 상환과 조합원 배당도 기대하고 있다. 특별정립으로 축제기금과 일자리 기금을 마련하고 상권 활성화와 사회적 기여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건맥1897협동조합 설립과 주민자산화 스토리는 작지만 주민들에게 참여자로서 경험, 마을의 주인으로 삶과 행동에 임팩트가 큰 사례가 될 것이다.
도시재생을 하면서 뱃고동소리협동조합, 건맥협동조합, 꿈바다협동조합 등 지역공동체 협동조합이 만들어졌고, 각각의 사업 뿐 아니라 서로 협력해나가고 있다.
목포는 도시재생 대상지 주민 3천 5백여 명중 200여명이 협동조합과 도시재생에 참여하고 있다. 전체주민의 5~6%가 로컬에 투자하고 문제해결자로 직접 행동하고 있다. 지역에서 사회적 경제의 주주로 참여하는 주민구성비가 10%만 된다면 지역을 스스로 변화시키는 가능성들이 확인되고 있는 단계다. 목포는 20%만 된다면 도시재생센터가 사라져도 스스로 자연스럽게 운영되고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면 주민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도시재생이 그 변화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기록 및 정리 | 이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