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자료[남원/나눔의씨앗을찾아서] 여름의 씨앗, 새로운 시작의 하모니카와 행운의 다리미

2021-07-30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나눔의 씨앗을 찾아서


 

안녕하세요. 2021년 ‘나눔꽃’ 대표를 맡게 된 온빛입니다. 

 

올해 ‘나눔꽃’은 지역에 사연이 담긴 물건을 찾아 그 사람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마을 분들과 나누려고 해요. 이를 통해 나눔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마을 사람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려고 해요. 그냥 누군가 입던 옷이 아닌 각각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물건이라는 생각을 통해서 사람들이 옷과 물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눔꽃’에서도 또한 쉽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물건을 가져간다는 인식을 주고 싶어요. 그렇게 나 또한 옷을 기부할 때 ‘버리는 것’을 기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중하게 입었던 것’을 기부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숨겨져 있던 나눔의 씨앗을 찾아 나누려고 해요. 다들 ‘나눔꽃’에서 만나요!

 

※ 남원시 산내면에 자리한 ‘나눔꽃’은 마을 사람들에게 옷과 물품을 기부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기존에 빠르게 쓰이고 버려지던 물건들이 지역에서 순환될 수 있는 대안적 소비문화를 만드는 공간입니다.

 

※ 2021 작은변화 공모지원사업 선정 대상입니다.

 

 

  

새로운 시작의 하모니카와 행운의 다리미

까치의 기증품에 담긴 이야기를 만나다

 

 

 

 

마을에서 두 번째로 만난 분은 까치입니다.

 

까치는 산내에 오신 지 10년이 되었어요. 서울에서 운동권 활동을 하시면서 국악으로, 놀이로, 답사로 아이들을 만났어요. 그러다 둘째 아이의 아토피로 산내에 내려오게 됐답니다. 산내에서도 많은 활동들을 통해 산내에 유쾌한 바람을 만드는 분 같아요. 특히 '산내놀이단'을 통해 소외되어있던 마을 분들을 만나면서 자신도, 놀이단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도 마음이 꽉 차는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산내 사람들과 함께해나가는 것을 통해 의미를 만들고, 즐겁게 살아가는 까치가 기부한 ‘새로운 시작의 하모니카’와 ‘행운의 다리미’ 이야기들을 시작합니다.

 

 

 

까치.jpg

(사진1 : 하모니카와 특이한 모양의 케이스를 들고 보여주는 까치)

 

 

새로운 시작의 하모니카

 

 

모아나 : 이 하모니카는 어떤 하모니카인가요?

 

까치 : 서울유치원에서 첫 국악 수업 할 때 만난 유치원 원장님이 지리산 내려올 때 나에게 선물로 주신 거다. 케이스도 손수 만드셨다. 지리산에 내려온 지 10년 됐다. 

 

모아나 : 서울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까치 : 학교 졸업하고 시민회 활동을 했다. 아는 선배가 ‘누리패’라고 하는 풍물모임을 했는데, 그 모임을 함께 하게 됐다. 먹고 살아야 하니까 강습을 해야 했다. 그래서 아이들과 국악 수업을 하는 유인물을 만들어서 열심히 돌렸는데 딱 한군데서 전화 왔다. 그곳이 수녀님이 있던 유치원이었다. 그 수녀님도 사회 운동을 하다 수녀님이 되셨다. 지금도 '순이네 흙집'에 오셔서 수업을 하신다. 그 유치원에서 첫 수업을 시작하면서, 베네딕도 수녀회 유치원은 다 수업을 하게 되었다. 라우데스 수녀님 덕분에 자신감을 얻어 생태 육아공동체 어린이집, 공동육아, 수녀회 등 더 많은 곳에서 수업을 할 수 있었다. 국악뿐만이 아니라 놀이로도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와 자연을 만나게 하고 싶어 하는 유치원들에 수업과 행사를 다녔다. 행사를 많이 했다. 봄이면 숲 체험, 가을에는 공동체 행사 등. 산에 가서 나무 숨소리 듣기, 꽃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만들어서 했다. 놀이는 결국 자연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가영 엄마(조창숙 님)를 만났다. 가영 엄마가 주말에 수업을 가야 하는데, 남자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했다. 처음에는 다른 친구가 했는데, 그 친구 말고 다른 친구가 필요하다고 해서 내가 가게 되었다. 잘 맞아서 프로그램을 계속하게 되었다. 수녀님이 이 활동을 좋게 봐주셔서 유치원 아이들이 졸업할 때에 맞춰 그 아이들과 답사 모임을 만들었다. 평일에는 수업하고, 주말에는 가영 엄마와 답사를 다녔다. 각 지역에 있는 역사와 문화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토론을 시작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만들어 간다. 어디를 갈지. 무엇을 타고 갈지. 함께 만들어 가는 모임이었다. 자연과 우리 문화, 나 스스로가 중심이었다. 

 

모아나 : 하모니카를 사갈 분에게 하고 싶으신 말이 있나요?

 

까치 : 선물 받은 거긴 하지만 내가 쓰지 않으니까 필요한 사람이 예쁘게 잘 썼으면 좋겠다. 

 

 

 

까치 하모니카.jpg

(사진2 : 새 주인을 기다리는 하모니카와 다리미)

 

 

행운의 다리미

 

 

모아나 : 산내는 어떻게 내려오게 되셨나요? 

 

까치 : 둘째가 아토피가 심해서 산내를 오게 되었다. 첫째 가영이는 공동육아를 했다. 하지만 초등 대안을 우리가 만들어야 했다. 그러다 가영 엄마가 제안을 했다. 시골을 내려가자고. 인터넷을 통해서 알아봤다. 그래서 첫 번째로 산내로 왔다. 그때 작은마을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인드라망은 잘 몰랐지만, 작은마을 입주자 모임에 맞춰서 방문하게 되었다. 처음이니까 다 좋아 보였다. 우리는 아이 때문에 시골이 절실했다. 산내 분위기도 괜찮아 보였고, 작은마을도 좋았다. 다른 곳 둘러보기도 싫은 마음이 있었다. 작은마을 집을 짓는 동안 살아볼 집을 찾았다. 대정리와 삼화리를 거쳐 작은마을에 들어오게 됐다. 내려 온 지 그다음 해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사생활이 없었다. 그래도 산내 와서 둘째가 싹 나았다. 뚝방길 산책하고, 농장 가서 아이들과 놀면서 생활했다. 막내는 산내 와서 낳았다.

 

그렇게 산내에서 생활하다 산내면민체육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때 경품으로 탄 게 이 다리미다. 경품 같은 게 잘 당첨 안 되는데 처음 경품에 당첨된 거다. 행운의 다리미이다. 초창기에는 원주민들만 경품이 당첨됐다. 신기하게도 귀농인들은 당첨이 잘 안됐다. 태어나서 처음 당첨된 경품이다. 상품을 탔을 때 원주민이 되어가는 건가 했다. 다리미를 통해 행운을 잔뜩 받아 가면 좋겠다. 입거나 쓰던 것보다 소중히 보관하고 있던 것을 기부하고 싶었다. 고민하다 온전히 보관하고 있던 것을 기부하게 되었다.

 

모아나 : 나눔꽃에서 어떤 물건을 사세요?

 

까치 : 산내놀이단을 하면서 나눔꽃을 알게 되었다. 공연이라는 게 특성상 눈에 띄어야 해서 나눔꽃을 가게 되었다. 그때는 혼자 구상하고 준비해야 할게 있어서 혼자 가게 되었다. 나눔꽃에 여러 가지가 소품과 의류가 있어서 그곳에서 소스도 얻었다. 극에 맞는 한복이라든가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사게 되었다. 해마다 그때가 되면 나눔꽃을 들려 놀이단 의상을 샀다. 그러다 나의 일상복까지 사면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내 몸에 맞는 스타일로 확장되어 갔다. 처음에는 내가 진짜 필요한 것들 때문에 갔다가 자주 드나들면서 나의 일상까지 확장되었다. 그렇게 나눔꽃과 친밀하게 되었다. 

 

모아나 : 나에게 나눔꽃이란?

 

까치 : 쉼터다. 산내 밖에서 날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 산내 들어오면 사람들 만나는 거 이외에 나 혼자 오롯이 가서 볼 수 있는 시간. 그런 공간이 나눔꽃이다. 나눔꽃에서 옷을 보면서 집중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색과 디자인 보면서 어디서 입을지와 어떻게 쓰일지를 고민하는 시간이 좋다. 쉼터 같은 역할이다. 편안하고 다양하게 내 일상에 교차하면서 쉼터 역할이 된다. 인터뷰를 제안받았을 때 '내가 좋은 기운을 받고 오는 공간이 좋은 에너지로 채워지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눔꽃이 나의 영역으로 들어온 거 같다.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공간이 다른 이들에게도 에너지를 주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 

 

나눔꽃 활동가들과 나눔꽃 방문하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없다. 나눔꽃을 가는 사람들도 활동가와 이야기 나누거나 활동하는 모습을 못 보니까 아쉽다. 활동하는 모습과 의미가 잘 보이면 좋겠다. 공간이 더 커지거나 여력이 된다면 가운데에 티테이블이 있으면 좋겠다. 오는 사람들끼리도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 옷 정리하는 시간도 공유해서 누구든지 와서 그 활동을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서로가 뭘 하며 사는지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그럼 서로 이해할 수 있고,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길 거 같다.

 

 

무더운 여름 까치의 이야기로 새로운 바람을 만났답니다. 나눔꽃이 앞으로 더 활기차질 수 있는 에너지를 주셔서 고마워요. 까치의 이야기 덕분에 든든한 마음이 생겼어요. 나눔꽃도 까치의 삶을 지지하고 응원해요. 나의 삶을 확장해주는 공간. 누군가에게 쉼터가 되어주는 공간. 나눔꽃이 그런 공간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너무 소중했어요. 앞으로도 나눔꽃과 함께 해주세요. 이야기 수집은 계속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까치가 기부해 주신 물건은 천원이 아닌 금액으로 판매돼요. 판매된 금액은 모두 나눔꽃에 기부돼요. 나눔꽃의 지속가능성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구매 원하시는 분은 온빛을 찾아주세요. 

 
 
 
 

진행 | 모아나

글 | 온빛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