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자료[남원/성폭력근절을위한지리산여성회의] 남원시 산내면 유흥업소 조사사업 보고서

2021-12-08

  ※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된 콘텐츠입니다.


남원시 산내면 유흥업소 조사사업 보고서


 

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리산 여성회의에서는 2020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사업을 통해 <여성주의 연극 공연과 이야기마당>, <여성과 가족 강연회>, <산내 유흥업소 실태와 주민의식 조사>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본 보고서는 <산내 유흥업소 실태와 주민의식 조사> 사업의 결과물로, 유흥업소와 유흥에 관한 남성 문화에 대한 지역민의 의식 수준을 파악하고 우리 지역의 유흥업소에 관한 실태를 파악하여 문제점과 쟁점을 구체화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지역내 유흥업소 현황조사, 이용자 및 관련자 인터뷰, 설문조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2020 상반기 작은변화의 시나리오 공모지원사업 선정 대상입니다.

 

 

 

 

산내면 유흥업소 조사사업 보고서_성폭력근절을위한지리산여성회의_페이지_01.png

 

 

산내 마을을 가로지르는 큰길에는 유흥주점이 있습니다. 그 유흥주점은 10여 년 동안 그곳에 있었으나 토속적인 느낌을 주는 상호에 ‘노래주점’임을 강조하는 간판을 걸고 있었기에 큰 이질감 없이 어울리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면민체육대회와 같은 큰 마을행사 뒤풀이로 ‘노래’와 ‘음주’를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알고 있었고, 아예 그곳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주민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2018년 말, 그 유흥주점이 상호와 간판을 바꾸었습니다. 토속적인 뉘앙스에서 노골적인 단어로 상호를 바꾸었습니다. 전면에 여성의 몸을 강조한 이미지로 선팅을 했습니다. 화려한 조명의 간판을 달았습니다. 갑자기 그 업소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선정적인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그 큰길은 마을의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이 걸어서 등교하는 길이었습니다. ‘그 간판 문제 있지 않나요?’라는 이야기가 해당 마을 주민들 사이에 흘러나왔고, 며칠 만에 그 업소는 상호를 이전의 것으로 바꾸고 무난한 이미지로 외관을 교체하였습니다. 불과 며칠 동안의 해프닝이었습니다.

 

그동안 유흥업소와 관련한 성차별의 문제가 일상에서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주로 오가는 낮에 업소의 문은 대개 닫혀 있었기에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업소가 몸의 굴곡을 강조한 여성의 몸을 주된 광고 이미지로 사용하면서부터 이 업소는 원래부터 접객원을 고용할 수 있는 유흥주점임이 알려지고 ‘민원’이 발생하였습니다.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성폭력 등의 성차별은 성매매와 직·간접적인 관계가 있습니다. 유흥업소는 성매매와 유사성매매가 일어날 수 있는 공간이며, 그 관계는 특정 성별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유흥업소를 출입하는 행위는 누구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기도 합니다.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는 만큼, 다양한 인식이 존재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는 여성 접객원을 고용하는 유흥업소가 여성혐오적인 남성 문화의 일부일 테고, 누구에게는 당연하고 단순한 전통적인 놀이 공간일 테고, 누구에게는 생계를 이어가는 노동 현장이기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산업화/도시화에서 비껴나 있는 농산어촌 마을주민들이 유흥업소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존재감’에 균열을 내고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이 조사는 성폭력 근절을 위한 지리산 여성회의의 현재 역량만큼 유흥업소의 실태를 파악하고 지역 주민의 인식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들어가며'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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