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음 활동 소식

자료[지역활동가 인터뷰/하동] 매일매일 어린이날이 될 수 있을까요?- 이정희

2020-03-11

 

“진교에 초, 중, 고등학교가 다 있어요. 그런데 시험기간이 되면 아이들이 공부할 만한 열람실이 없어요. 그래서 진주, 남해, 하동읍으로 가요.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열람실이 있는 도서관, 아이들이 좀 더 편히 있고 춤도 추고, 악기도 연주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해요.”

 

아이(i)날다_이정희

 


 

그 이야기는 뜬소문과도 같았다. 면 단위 마을에서 어린이날 행사를 하면 수백 명이 모인다고. 그래서 이제는 온 마을 사람들이 모이고 마을잔치가 되었다고. 하동군 진교면 젊은 학부모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어린이날 행사는 소소했지만 기적과도 같았다. 어린이날이어도 외지로 나가놀 수 없는 동네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과 동네에서 놀자’ 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행사는 그들도, 그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파장과 변화를 주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아이(i)날다 구성원인 이정희님을 만났다.

 

인터뷰 진행/정리 : 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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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이정희

 

 

하동에서의 여유로운 삶? 새로운 삶!

아이들이 어렸을 때 남편 고향인 하동으로 왔어요, 올해로 이사온 지 10년째네요. 이곳에 오기 전에 울산에서 학교 졸업하고 자원봉사센터 사회복지사, 양로원 시설에서 일을 하다가 ‘울산 여성의 전화’ 에서 7년 동안 활동했어요. 그 단체의 15주년 행사를 마치고 삼일 뒤에 하동으로 이사했죠.

 

처음에 여기 와서 마음이 너무 편한 거에요. 활동이나 사업 관련 고민, 회원 고민 등 다 벗어던지고 단순하게 살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쓸모없는 인간같기도 하고 무기력해지더라구요. 그래서 2010년에 다시 사회복지사로 일했고 하동 이곳저곳 다녔어요. 그러니까 하동에서 적응해서 살 수 있었어요.

 

무상급식이 준 파동으로 ‘밥이 빛나는 밤에’ 를, 그리고 문제의 어린이날 행사를 만들었다?!

2015년 무상급식 이슈가 있었는데 도지사의 급식 중단 이슈로 하동지역 학부모들이 반발을 했죠. 진교에서도 젊은 학부모들이 모여 피켓팅도 하고 전단지도 돌렸어요. 그 이슈로 고향 선후배, 누구 아내로, 데면데면 만났는데 서로 얼굴 맞대고 같이 활동한 경험이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활동을 하다가 진교 남자 양육자들이 주축이 돼서 ‘밥이 빛나는 밤에’ 라는 축제로 동네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서로 어울리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때 기억이 좋았어요. 어린이날이 되면 양육자가 자동차가 있으면 군이나 진주 같은 곳으로 나가지만 조손가족이나 맞벌이가족은 마땅히 놀 무언가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그때 기억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시작했죠.

 

처음에는 다섯 가족으로 시작했어요. 이 다섯 가족이 현재 아이(i)날다 멤버들이죠. 2016년 어린이날, 진교에 민다리체육공원이라고 거기서 처음 했는데 그때 기억은 휑하다는 것 밖에 없어요.(웃음) 다섯 가족이 20만원씩 모아서 100만원으로 진행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아서 진행했죠. 아이(i)날다 회장님이 사회도 매해 보고. 그러다 모이는 사람도 많아지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2019년에는 부스나 천막도 다 업체 불러서 설치했고요. 사회자도 외부에서 모셔왔어요. 면장님, 이장님, 단장님도 와서 인사도 하고 지역의 로타리클럽, 청년회에서도 지원해주셨죠. 올해는 처음으로 외부기금도 받았어요. 이렇게 행사가 커지니 외부 지원을 받으라는 이야기들이 많았죠.

 

우리 아이들, 동네 아이들이 마을에서 놀 수 있는 그런 것들을 해보자!

진교에 젊은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아이들이 영∙유아 때 여기에 왔다가 고학년이 되면 외지로 나가는 분위기에요. 아이(i)날다 구성원들도 고향이 하동인 사람, 이곳에 정착하기 위해 온 사람, 하동이 고향인데 외지에서 살다온 사람들이 섞여 있어요. 직업도 다양하고요. 하지만 젊고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점으로 이런저런 일을 많이 했죠. 또 그것들을 잘 진행해왔으니 지금까지 온 거고요.

 

어린이날 행사도 진교 안에서 ‘아이들이 같이 어울려 놀아보자’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행사도 커지고 지역사회에서 보는 시선도 있어 조심스러워요. 이곳저곳에서 행사를 같이 하자는 제안도 있고, 군으로 와서 행사를 같이 하자는 제안도 있지요. 그런데 우리가 이 행사를 시작하게 된 취지가 동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한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 안에서 이것은 꼭 지키자’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동네 아이들과 같이 놀자’ 라는 마음이 보드게임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단비(지역협력파트너 이순경)를 통해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공모사업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왔어요. 사업비가 많지 않으니 보드게임으로 아이와 학부모가 같이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해보자고 생각해 올해 처음으로 지원했어요. 이번 보드게임 강좌를 참여하고 나서 삼삼오오 모여서 따로 모임을 만든 분들도 있어요. 우리도 해보자, 우리끼리라도 해보자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생기니 좋은 것 같아요. 지원사업으로 구입한 보드게임들이 있는데 지금은 그걸 어떻게 하면 고루고루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어요. 지역 카페에 두고 수시로 대여하는 활용방안도 고민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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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아이(i)날다

 

아이’ 를 위한 생각들이, ‘어른’ 에게 자극과 바람,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리산권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들이 아쉬워요. 이번 가을에 아는 분이 ‘지리산포럼’ 에 다녀왔는데 좋다고 하더라고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배운 느낌이었다고 하는데 참여하지 못해 아쉽죠. 하동으로 활동가나 강사분이 와서 지역에서 잘 듣지 못하는 것, 변화하고 있는 것, 그런 것들을 같이 공부하고 학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곳 청소년들도 자유학기제와 관련해서 직업 관련 활동을 해야 하는데 학교마다 예산차이가 있으니 아이들이 정보교류를 SNS에서 하고 있어요. 지리산권 지역 청소년들이 같이 이런 경험과 체험에 대한 정보 교류도 하고 경험도 같이 해봤으면 싶네요.

 

하동에서도 농림수산부에서 진행하는 중심부 활성화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이를 추진하는 추진위원회가 있어요. 아이(i)날다에서는 회장님과 제가 참여하고 있죠. 지역의 아이들의 위한 고민이 반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시작했어요. 예를 들면 민다리체육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사용하지 않은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 자연친화적인 놀이터가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진교에 초, 중, 고등학교가 있지만 아이들이 공부할 만한 또는 놀 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아요. 이번에 보드게임 프로그램도 면사무소 2층을 빌려서 사용했는데 아이들이 오니 좀 더 아늑하고 편한 공간이 아쉽더라고요. 아이들이 좀 더 자유롭게 사용하고, 춤도 추고, 악기도 연주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진교에도 있었으면 싶어요.

 

 

 


 

 

2018-19 활동보고서 <한발짝>

 

본 보고서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지리산권(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을 대상으로 2018년~2019년 동안 진행한 주요 사업과 활동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보고서의 내용과 시점은 2019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에는 지난 2년간의 활동을 기반으로, 2020년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현장성에 집중하여 지역 사회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지리산권 활동가와 단체, 모임 등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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