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지만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통과 관계 방식, 이동과 교류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된다고 하지만 대면사회였던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 일, 관계, 소통의 현장인 ‘로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6회째를 맞이한 「지리산포럼2020」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신, 참가 규모를 줄이고 개최 시간과 장소를 분산하여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했으며, ‘로컬라이프’를 주제로 한 7개의 주제섹션과 지리산 5개 지역의 로컬섹션, 특별섹션이 운영되었습니다. 지리산포럼2020 더 알아보기 [바로가기] |
10/21 지리산 로컬섹션 @남원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남원 시민사회의 역할 / 주관 : 남원작은변화포럼 기후위기와 코로나 시대에 시민사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10여 개의 남원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원탁토론을 가집니다. |
아삭한 사과를 깎아 놓고 김밥, 돈까스, 피자로 푸짐하게 차려진 상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여기는 지리산 포럼 남원편이 진행되는 남원생협 자연드림 카페다.
포럼이 시작되기 전 남원 작은변화포럼 회원들이 식사를 하는 자리. 작은변화포럼은 남원의 시민단체 19개의 느슨한 연대다. 느슨하긴 하지만 3년 가까이 한번도 거르지 않고 한달에 한번씩 대표자 모임을 가져왔고 1년에 몇 번은 이렇게 대표를 포함한 회원 두세 명이 함께 모이는 자리도 가져왔다.
반가운 얼굴과 조금은 낯선 얼굴들이 통성명하며 즐겁게 저녁을 먹은 뒤 바로 윗층에 있는 나비 소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극장에서는 남원의료원 노조지부장인 정상태 님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일정을 소개하고 있었다.
먼저 지리산포럼이 낯선 회원들을 위해 지리산포럼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영상을 보고, 유지선 대표가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코로나만 아니면 작년처럼 산내초등학교와 마을 곳곳에서 전국에서 달려 온 활동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정말 가슴이 아린 영상이다. 다시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간절히 지구를 살리고 싶다.
지리산포럼 남원편의 주제는 ‘코로나 이후, 남원을 말하다’로 환경과 교육, 정치 세 분야에 대한 토론 마당을 마련했다. 주제 영상을 잠깐 보고 회원들이 세 모둠으로 나뉘어져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정치
먼저 코로나시대에 대한 생각(소감)을 나눴다. 코로나 초기 외국에 비일비재한 사재기가 한국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택배서비스 덕분이라는 것, 택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택배노동자에 대한 노동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비롯해 다양한 소감을 나눴다.
토론 주제는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이나 필요한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공공와이파이의 필요성, 온라인 기기 사용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마을이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길 것이니 마을관리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그물망처럼 가구를 연결하는 5호 담당제의 필요성과 1인 복지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생활과 기본 건강보장이 제도화되는 것이다. AI를 적절히 활용하고 소규모 영역에서는 오히려 친밀도를 높이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환경
기후 위기 시대니만큼 환경에 대한 얘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평생 농사를 짓던 동네 어르신들도 올해 같은 폭우는 처음이다, 일회용품을 쓰고 싶지 않으나 코로나 때문에 일회용품을 더 많이 쓰게 되는 현실이 답답하다, 그밖에 수많은 이이야기기 쏟아졌다. 이제는 비닐봉지를 씻어서 여러 번 쓰던 우리 어머니들이 자연스러웠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자동차대신 자전거가 도로를 가득 채웠던 그런 남원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내 버스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그렇게 많은 문제제기를 해도 전혀 변함이 없는 것은 남원시가 자동차세로 거둬들이는 세금이 매우 많기 때문일 거라는 얘기도 나왔다. 자전거 도시로서 명성이 높았던 남원을 그리워하며 다시 자전거로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채택했다.
# 교육
세계 최고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지방 소도시 남원 교육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장점으로는 자연과 역사 문화 환경이 좋고 한 반에 인원수가 적어서 교육 환경도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단점은 여전히 너무 국영수 대학입시 중심 교육에 치우쳐져 있고 공부 잘 하는 학생들 중심으로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면 단위 학교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너무 적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계속 같은 아이들하고만 다녀서 문제점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고 남원이 인구수에 비해 학원이 매우 많다는 사실도 지적되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각자의 경험담이 이어졌고 코로나 이후 시대 남원에서 어떤 교육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는 교환학생 제도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대도시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1/3도 못갔지만 남원의 면단위 학교는 거의 다 정상 등교 수업을 했다. 도시의 아이들을 마을에서 받아들여 학교도 다니고 시골 마을에 머물러 살면서 마을공동체도 경험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골유학을 하다보면 도시민과 농촌민이 더 가까워 지고 남원으로 귀촌하고자 하는 마음도 더 생겨 인구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
세 모둠으로 나눠 진행한 토론이 끝나고 소극장에 모이는 시간.
토론 결과 발표에 앞서 초대 가수의 노래 공연이 있었다. 민주노총 노래패 최현금씨의 민중 가요 몇 곡을 들으니 오래 전에 수그러들었던 뭔가가 가슴에서 다시 피어오르는 느낌이었다.
세 모둠 발표자들의 개성있는 발표를 마치고 남원의 새파란 미래를 위해서 새파란 색지에 남원에 대한 소망을 한가지씩 적어서 비행기를 날리는 시간이 다가왔다. 가장 아름답고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의 주인공에게 선물을 줄 것이라는 사회자의 이야기에 머리를 쓰고 정성을 들여 비행기를 접는 남원 작은변화포럼 회원들이었다.
“자, 준비 다 되셨나요? 하나 둘 셋!”
새파란 비행기들이 무대를 향해 날아갔다.
다리가 긴 사회자가 성큼성큼 계단을 뛰어 내려가 무대에 올라 비행기 하나를 집었다.
“네, 이 비행기가 가장 아름다운 비행을 한 비행기입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써 있을까요?”
사회복지! 대면과 비대면의 갈림길에 서다!
노암동 마을활동가이면서 사회복지사인 박민승 회원의 비행기였다. 사회복지뿐이랴? 이 지구상 모든 나라의 모든 사람이 코로나 이후 대면과 비대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류 탄생 이래 가장 위급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잘 넘기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몹시 어둡고 후손에게는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지리산포럼 남원편, 심각한 주제에 즐겁게 토론하고 현명한 대답을 뽑아낸 우리 작은변화포럼 회원들이 멋지다. 이제 실천만이 남았다. 열심히 활동해서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는 남원과 지구를 구해보자.
진행 | 정상태
글 | 김양오
코로나19로 이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변화의 계기는 갑자기 찾아왔지만 변화는 천천히, 지속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소통과 관계 방식, 이동과 교류방식도 바뀔 것이라고 합니다. 비대면사회가 가속화된다고 하지만 대면사회였던 지역은 어떻게 될까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질문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의 일상, 일, 관계, 소통의 현장인 ‘로컬'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6회째를 맞이한 「지리산포럼2020」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여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모이는 대신, 참가 규모를 줄이고 개최 시간과 장소를 분산하여 10월 17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간 진행했으며, ‘로컬라이프’를 주제로 한 7개의 주제섹션과 지리산 5개 지역의 로컬섹션, 특별섹션이 운영되었습니다.
지리산포럼2020 더 알아보기 [바로가기]
10/21 지리산 로컬섹션 @남원
포스트코로나 시대와 남원 시민사회의 역할 / 주관 : 남원작은변화포럼
기후위기와 코로나 시대에 시민사회의 역할은 무엇인지,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10여 개의 남원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원탁토론을 가집니다.
아삭한 사과를 깎아 놓고 김밥, 돈까스, 피자로 푸짐하게 차려진 상에 오순도순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여기는 지리산 포럼 남원편이 진행되는 남원생협 자연드림 카페다.
포럼이 시작되기 전 남원 작은변화포럼 회원들이 식사를 하는 자리. 작은변화포럼은 남원의 시민단체 19개의 느슨한 연대다. 느슨하긴 하지만 3년 가까이 한번도 거르지 않고 한달에 한번씩 대표자 모임을 가져왔고 1년에 몇 번은 이렇게 대표를 포함한 회원 두세 명이 함께 모이는 자리도 가져왔다.
반가운 얼굴과 조금은 낯선 얼굴들이 통성명하며 즐겁게 저녁을 먹은 뒤 바로 윗층에 있는 나비 소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극장에서는 남원의료원 노조지부장인 정상태 님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일정을 소개하고 있었다.
먼저 지리산포럼이 낯선 회원들을 위해 지리산포럼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영상을 보고, 유지선 대표가 간단한 인사말을 했다. 코로나만 아니면 작년처럼 산내초등학교와 마을 곳곳에서 전국에서 달려 온 활동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을 텐데, 정말 가슴이 아린 영상이다. 다시는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간절히 지구를 살리고 싶다.
지리산포럼 남원편의 주제는 ‘코로나 이후, 남원을 말하다’로 환경과 교육, 정치 세 분야에 대한 토론 마당을 마련했다. 주제 영상을 잠깐 보고 회원들이 세 모둠으로 나뉘어져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정치
먼저 코로나시대에 대한 생각(소감)을 나눴다. 코로나 초기 외국에 비일비재한 사재기가 한국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택배서비스 덕분이라는 것, 택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택배노동자에 대한 노동여건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비롯해 다양한 소감을 나눴다.
토론 주제는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이나 필요한 부분에 대한 것이었다. 공공와이파이의 필요성, 온라인 기기 사용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고 마을이 가장 안전한 공간이라는 인식이 생길 것이니 마을관리사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그물망처럼 가구를 연결하는 5호 담당제의 필요성과 1인 복지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생활과 기본 건강보장이 제도화되는 것이다. AI를 적절히 활용하고 소규모 영역에서는 오히려 친밀도를 높이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환경
기후 위기 시대니만큼 환경에 대한 얘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평생 농사를 짓던 동네 어르신들도 올해 같은 폭우는 처음이다, 일회용품을 쓰고 싶지 않으나 코로나 때문에 일회용품을 더 많이 쓰게 되는 현실이 답답하다, 그밖에 수많은 이이야기기 쏟아졌다. 이제는 비닐봉지를 씻어서 여러 번 쓰던 우리 어머니들이 자연스러웠던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 자동차대신 자전거가 도로를 가득 채웠던 그런 남원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내 버스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그렇게 많은 문제제기를 해도 전혀 변함이 없는 것은 남원시가 자동차세로 거둬들이는 세금이 매우 많기 때문일 거라는 얘기도 나왔다. 자전거 도시로서 명성이 높았던 남원을 그리워하며 다시 자전거로 친환경 도시를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채택했다.
# 교육
세계 최고 교육열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지방 소도시 남원 교육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장점으로는 자연과 역사 문화 환경이 좋고 한 반에 인원수가 적어서 교육 환경도 좋다는 의견이 많았다. 단점은 여전히 너무 국영수 대학입시 중심 교육에 치우쳐져 있고 공부 잘 하는 학생들 중심으로 지원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면 단위 학교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너무 적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계속 같은 아이들하고만 다녀서 문제점도 있다는 얘기도 나왔고 남원이 인구수에 비해 학원이 매우 많다는 사실도 지적되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각자의 경험담이 이어졌고 코로나 이후 시대 남원에서 어떤 교육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는 교환학생 제도를 적극 활용하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대도시에서는 코로나 때문에 학교를 1/3도 못갔지만 남원의 면단위 학교는 거의 다 정상 등교 수업을 했다. 도시의 아이들을 마을에서 받아들여 학교도 다니고 시골 마을에 머물러 살면서 마을공동체도 경험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시골유학을 하다보면 도시민과 농촌민이 더 가까워 지고 남원으로 귀촌하고자 하는 마음도 더 생겨 인구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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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모둠으로 나눠 진행한 토론이 끝나고 소극장에 모이는 시간.
토론 결과 발표에 앞서 초대 가수의 노래 공연이 있었다. 민주노총 노래패 최현금씨의 민중 가요 몇 곡을 들으니 오래 전에 수그러들었던 뭔가가 가슴에서 다시 피어오르는 느낌이었다.
세 모둠 발표자들의 개성있는 발표를 마치고 남원의 새파란 미래를 위해서 새파란 색지에 남원에 대한 소망을 한가지씩 적어서 비행기를 날리는 시간이 다가왔다. 가장 아름답고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의 주인공에게 선물을 줄 것이라는 사회자의 이야기에 머리를 쓰고 정성을 들여 비행기를 접는 남원 작은변화포럼 회원들이었다.
“자, 준비 다 되셨나요? 하나 둘 셋!”
새파란 비행기들이 무대를 향해 날아갔다.
다리가 긴 사회자가 성큼성큼 계단을 뛰어 내려가 무대에 올라 비행기 하나를 집었다.
“네, 이 비행기가 가장 아름다운 비행을 한 비행기입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써 있을까요?”
노암동 마을활동가이면서 사회복지사인 박민승 회원의 비행기였다. 사회복지뿐이랴? 이 지구상 모든 나라의 모든 사람이 코로나 이후 대면과 비대면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류 탄생 이래 가장 위급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를 잘 넘기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몹시 어둡고 후손에게는 큰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지리산포럼 남원편, 심각한 주제에 즐겁게 토론하고 현명한 대답을 뽑아낸 우리 작은변화포럼 회원들이 멋지다. 이제 실천만이 남았다. 열심히 활동해서 소용돌이로 빨려들어가는 남원과 지구를 구해보자.
진행 | 정상태
글 | 김양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