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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

자료지리산권 청소년의 일상과 바람 인터뷰 #2 _ 정연경, 정유화

2020-01-03

 

지리산권 청소년의 일상과 바람 인터뷰 시리즈


 

대한민국의 총 인구 가운데 18세 이하 인구의 비율은 2004년 24.7%에서 2018년에는 17.2%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그래프의 곡선은 지역으로, 시골로 갈수록 가파른 절벽이 되어 '도시로 떠나야 성공'이라는 목소리도 당연한듯 들려오는 현실입니다.

 

각기 다른 환경과 배경 속에서 자라나, 바쁜 손발에는 일상을, 가슴에는 크고 작은 바람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리산권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사회는 왜 한가지 길만 알려줄까? 

우리는 어디에 매여 살고 있는 걸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청소년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자기가 원하는 꿈을 꾸고 있을까?

아니면 누군가의 꿈을 대신 꾸고 있을까?

자기 생각을 가지며 살아가고 싶은 청소년을 하동에서 만났다.

 

 

온빛 (이하 : 온) : 자기소개 부탁해요.

정유화 (이하 : 유) : 저는 하동여자고등학교 3학년 정유화라고 해요.

정연경 (이하 : 연) : 저는 정연경이라고 해요.

 

지금 방학인데, 학기 중 학교생활은 어때요? 

 : 여기가 읍이 아니라 면권에 속해있어요. 중학교까지는 면에 있는데, 고등학교는 읍에만 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는 기숙사 생활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아침마다 일찍 일어나서 통학해요. 그렇게 학교에 가고, 학교 가면 정규수업 듣고, 5시 50분 정도에 끝나면 석식 먹고, 야자를 8시 30분까지 하고 다시 통학버스 타고 집에 가요. 8시 50분쯤 버스가 출발하면 집에 9시 넘어서 도착해요. 그리고 또 9시 30분부터 11시까지는 과외를 하고, 집에 가면 11시 30분이에요. 이게 매일 지속되는 거라서 큰 변화는 없어요. 수요일에 조금 일찍 마치는 데, 그때도 야자를 해야 해서 일찍 마쳐도 계속 자습해요.

연 : 이 친구는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데, 저는 기숙사에 살아요. 기숙사에서 지내는 거 빼고 비슷한 거 같아요.

하무(이하 : 무) : 기숙사 지내는 건 어때요?

 : 저희 기숙사는 규모가 작아서 16명밖에 없어요. 겉으로 보면 가정집 같이 생겼는데, 솔직히 기숙사라고 하기에 좀 그래요. 그냥 하숙집 같은 분위기여서, 애들끼리 잘 지내요. 규칙이 있기는 한데 다른 기숙사처럼 엄격한 편은 아니라서 지낼 만해요.

 :기숙사 간 이유가 뭐예요?

 : 집에 있는 것보다는 기숙사에서 애들이랑 지내면서 공부하는 분위기를 만들면 집중도 더 잘되고, 아침 일찍 버스 타고 다니는 것보다 기숙사에 들어가는 게 좋은 거 같아서요.

 : 기숙사에 안 들어간 이유는 뭐예요?

 : 성적대로 끊어서요.

 : 조금밖에 안 뽑아요. 그래서 제일 우선시하는 게 성적이에요.

 

학교 다니면서 필요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 기숙사가 컸으면 좋겠어요. 제가 기숙사를 못 들어가서 3년 동안 고생했어요. 학교 차를 놓치면 학교 가기 너무 힘들어요. 여기는 아침 버스가 없어서, 등교 시간에 맞춰 갈 만한 버스가 없어요. 그래서 학교 차 놓치면 부모님 차, 택시밖에 없어요. 그리고 학교랑 터미널이 멀다 보니까 내려서 걸어가는데 20~30분 걸려요. 그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기본이고, 차 안 놓치려고 엄청 빨리 준비해야 해요. 그 점이 안 좋다고 생각해서 기숙사를 꼭 확장했으면 좋겠어요.

연 : 저는 교복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저희 학교가 교복 바지도 있기는 해요. 근데 비용도 비싸고, 통풍도 잘 안 되고, 신축성도 없고, 치마랑 다를 게 없어요. 그래서 애들이 대체로 다 체육복을 교복처럼 입고 다녀요. 근데 그게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학교처럼 생활복이 있으면 좋겠어요.

유 : 학교에서 사복을 허용해줘서 입고 다니기는 하는데, 외부에서 민원이 많이 들어오나 봐요. 애들이 교복 안 입고 사복을 입고 다니면 ‘저거 학생 맞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한대요. 또 ‘말 안 하면 여고 학생들인지 모르겠다.’, ‘애들 교복 입고 다니게 해라!’라고 학교에 계속 민원이 들어온대요. 교육청에 신고까지 해요.

연 : 쓸데없이 참견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온 :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유 : 선생님들이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해 주는데, 옷이 너무 사복스럽다 싶으면 안 돼요. 학생회에서도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직 뚜렷하게 정해진 건 없어요.

 

학교에서 배우고 싶은 거나, 하고 싶은 게 있나요? 

유 : 딱히 하고 싶은 것보다는 하고 싶지 않은 게 더 많아요. 

 : 하고 싶지 않은 건 뭐예요?

 : 저희가 문과인데 과학 분야를 많이 배워요. 배우고 싶지 않은 걸 배우고 있어요. 그래서 배운다면 언어를 배우고 싶어요. 고등학교 1, 2학년 동안 외국어를 영어밖에 안 하고, 제2 외국어는 3학년 올라와서 중국어밖에 한 게 없거든요. 그래서 다른 외국어도 배우고 싶어요. 

 : 저는 하고 싶은 걸 깊이 고민 안 해봐서 잘 모르겠어요. 저희 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야자는 자율적인 편이어서 괜찮은데, 방과 후는 진짜 하기 싫어요.

 : 아. 맞아. 방과 후 진짜. 그게 자율이지만, 거의 반강제거든요. 학교에서 정규 수업으로 하는 수업을 방과 후에 하는 거요. 예를 들어 국어, 수학, 영어를 돌려가면서 수업해요.

온 : 교과밖에 없어요? 예체능은요?

유 : 1학년 때는 체육이나 심리가 있었는데, 2학년 올라와서는 거의 의무적으로 정규 수업 때 하는 국, 영, 수 과목만 해요.

온 : 왜 안 하고 싶어요?

연 : 제가 알기로는 방과 후 시간에 수업 진도를 나가면 안 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저희 학교는 진도를 나가요. 그리고 방과 후는 애들도 빠지고 싶은 마음이 커요. 왜냐하면, 그 시간을 빠져도 생기부에 지장이 없거든요. 그래서 애들이 몰래 많이 빠지는데, 그럼 수업 분위기도 흐려지고 집중도 잘 안 되거든요. 선생님들이 애들 잡는다고 해도 한계가 있잖아요. 그럴 거면 차라리 안 하는 게 나은 거 같아요. 

온 : 방과 후가 있고 그다음에 야자를 하는 거죠?

유 : 정규, 방과 후, 야자 이렇게 하는데, 읍에 안 사는 애들은 학교 차 말고 일반 버스 타고 가기에 돈도 많이 들고, 학교랑 터미널도 멀어서 집 가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대부분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야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몸이 안 좋아도 거의 집에 못 가고, 학교에 있어야 하는 식이에요.

온 : 스쿨버스가 몇 시에 출발해요?

유 : 딱 8시 50분에 한 대밖에 없어요.

 

대학 대신 하동에 남아서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나요?

유 : 있다면 공무원이요.

연 : 저는 나가고 싶어요.

온 : 왜요?

연 : 일단 제가 가고 싶은 대학교 대부분이 서울지역에 있어서  나가고 싶고, 제가 종사하고 싶은 분야가 여기는 그렇게 발달이 안 돼있어요. 뭐든 도시 쪽에 많이 있어서 나가고 싶어요. 

온 : 대학가도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연 : 아니요. 대학 졸업해도 서울에 남아 있을 거 같아요. 여기는 안 돌아올 거 같아요.

유 : 저는 목표가 공무원이라서, 공무원은 어디에나 존재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서울이나 다른 수도권에 있으면 좋겠지만, 여기도 제 고향이니까 딱히 싫다는 생각은 없어요. 만약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간다고 하더라도 여기 와서 직업을 가질 생각도 있어요.

온 : 왜요?

유 : 저는 중학교 때는 외부로 엄청 나가고 싶어했어요. 특히 서울 같은데요. 근데 몇 번 놀러 가고 하니까. 그래도 조용하니 여기가 좋지 않나 싶어요. 놀기에는 힘들어도 살기에는 좋아요. 치안도 서울보다는 잘 돼 있지는 않더라도 안전하잖아요.

 

대학을 안 간다고 하면 뭐라고 해요? 하긴 안 간다고 해본 적이 없겠죠?

유 : 저는 근데 제 직감 상 안 간다고 하면 엄청 욕하실 거 같아요. ‘대학은 나와야지 사회에서 뭘 하든지 말든지 한다.’고 하세요. 그래서 저희 부모님은 적어도 국립대는 나오라고 말해요.

연 : 맞아. 우리 엄마도. 제가 중학생 때 언니 선배가 고3이었는데, 은행에서 취업하라고 소개 나왔었대요. 그리고 면접 보고 바로 취업했다는 걸 들었어요. 그래서 저도 대학 갈 바에 바로 취업하는 게 낫지 않나 해서 엄마한테 이야기해 본 적이 있어요. 근데 ‘아직도 사회는 고졸이랑, 대졸이랑 차이가 있다는 게 사람들 인식이라서 대학은 졸업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하동에 언제부터 살았어요. 

유 : 태어날 때부터요.

연 : 저도 어릴 적부터 살았어요.

유 : 하동이 얼마나 시골이냐면요. 저희가 엄마 배 속에서 태어나야 하는데, 병원이 없어서 진주에서 태어났어요. 

 

하동에 대한 마음은 어떻나요?

유 : 좋죠. 자연환경이라든가 건강, 힐링이라던가 그런 분야에서 좋지만, 이건 학생들한테는 딱히 와닿지 않는 것들이잖아요. 학생들한테는 여가생활이나 놀게 필요해요. 공부도 그렇고 그런 게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 분야에서 부족해요.

연 : 도시처럼 시끄럽지도 않고, 이런 말 하면 늙어 보이는데, 적적해서 되게 좋아요. 또 높은 데 가서 내려다보면 악양이 엄청 예쁘게 생겼어요. 그런 거 보면 좋기는 한데, 아까 답변했던 거처럼 여가를 즐기기에는 학생들한테 어려운 거 같아요.

온 : 그럼 좋은 건 자연환경이고 불편한 건 시설인가요?

연 : 네. 시설이 부족한 거요.

유 : 저는 시설만 잘돼 있으면 여기서 평생 살라고 해도 살 수 있을 거 같아요. 

 

하동에 있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나요?

연 : 영화관.

유 : 아. 맞아. 진짜 영화관 있으면 좋겠어요. 영화 한 번 보러 가려면 전날 날 잡고 버스 시간 계산해서 ‘이 시간에 뭐하고, 이 시간에 뭐하고, 그다음 몇 시 차 타고 돌아오자.’ 이런 거까지 계산해서 갔다 와야 해요. 막차 놓치면 방법이 없어요. 영화관도 그렇고 여가생활도 그렇고 부족한 게 많아요. 그리고 학생들은 콘서트 같은 거 많이 가잖아요. 그런 분야에서 이런 데 많이 내려와 주면 좋을 거 같아요. 여가생활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인프라 같은 게 필요해요. 그리고 악양에서 병원 가려면 읍으로 가야 하는데 수술이 가능한 병원은 하동에 없어요. 수술하더라도 진짜 긴급한 상황에서만 해요. 가려면 진주나 광양, 순천 그런 곳을 가야 해요.

 

어떻게 살고 싶어요?

유 : 현재로서 꿈은 좋은 대학교 가는 게 꿈이에요. 크게 보면 원래는 ‘돈 많이 벌고 살자!’ 이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제가 행복하면 그만인 거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거 하고, 그렇게 살면 좋을 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사람들을 편하고, 즐겁게 해주고 싶은 꿈이 있어요. 그래서 실질적인 정책적으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그래서 공무원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어요. 제 꿈을 이루면서 안전하게 오래 살고 싶어요.

무 : 정책적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편안하게 살게 해주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럼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그렇게 살려면 하동군에서 어떤 것들을 해주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유 :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야 할 거 같아요. 저는 느낀 게 원래 여기에 이런 공간이 없었어요. 근데 이런 공간이 생김으로써 친구들이랑 와서 놀 수도 있고, 자유롭게 있을 수 있어서 좋아요. 큰 공간이 아니더라도 이런 공간을 많이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무 : 구체적으로 달라지는 게 있나요?

유 : 친구들이랑 놀려 해도 원래는 이런 공간이 한 곳도 없어서 친구 집에 가야 했는데, 친구 집 가면 부모님도 계시고 좀 그렇잖아요. 근데 요즘에는 시험 끝났다거나 여유가 생기면 여기 와서 친구들이랑 맛있는 거도 먹고, 이야기도 나눠요. 늦게까지 노는 거 상상도 못 했는데 여기서 늦게까지 놀아 볼 수도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공부할 공간으로도 쓸 수 있어 좋아요.

온 : 갈 곳이 생긴 거네요.

연 : 저는 딱 한 마디로 하면 능력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그게 어떤 의미냐면 다른 사람들이 제가 하는 일에 참견을 못 할 만큼 당당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제가 학생으로 살면서 어른들에게 도움받은 게 많아서 저도 어른이 되면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하동에 이런 공간이란 ?

2018년 작은변화지원센터의 도움으로 악양에 청소년 쉼터가 생겼다. <우악청소년‘s>로 거듭난 공간은 방과 후에 청소년의 휴식공간이 되었고, 친구들과의 만남의 장소 그리고 학습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청소년들이 언제든 와서 마음껏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어른들과 나의 생각이 가장 다른 점은 어떤 게 있나요?

유 : 가치관에서 분명 차이가 있는데, 지금 생각하려니까 뭐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연 : 모든 선생님이 다 그런 건 아닌데, 요즘 여성, 여성 성 평등으로 문제가 민감하잖아요. 뉴스나 인터넷만 봐도 잘 알 수 있는 사실이에요. 근데 학교 선생님 중 한 분이 수업하면서 학생들 앞에서 그런 문제 되는 발언을 하셨어요. 그거 때문에 문제가 생겼었어요.  

온 :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를 했나요?

연 : 그 선생님이 학생들 앞에서 ‘내가 잘 못 이야기한 거 같다.’ 이렇게 사과하셨어요. 

온 : 사과를 하고 자기가 잘 못 한 걸 알았네요. 다행이에요.

연 : 이제는 조심하려고 하세요.

유 : 어른들이 대학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시잖아요. 근데 대학 입시가 다가 아니잖아요. 그 선생님이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울대 말고는 학교가 아니다.’라고 얘기해요.

무 : 그분은 서울대 나오셨나요?

유 : 아니요. 입시를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인 거 같아요. 그분 말고도 어른들이 엄청 대학을 중요하게 생각하시잖아요. 저도 대학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는데, 저도 모르게 그 어른들 생각에 동화되는 거 같아요. ‘대학 아니면 아무것도 없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서 계속 대학 입시에 엄청 옭아매 이게 만드는 거 같아요. 평생 살다 보면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일에 메어 살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많이 부담되고 그런 말 들으면 ‘서울대 아니면 학교도 아니라는데, 그럼 나는 뭐가 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온 : 그런 말 들으면 저는 스트레스 받을 거 같아요. 어떨 때 스트레스는 받아요?

유 : 네. 수능 97일 남았나? 얼마 전에 딱 100일 되는 날 제가 멘탈이 너무 흔들렸어요. 지금 공부를 해도 가망이 없을 거 같고, 그래서 엄청 낙담하고 있었는데, 그런 얘기 들으니까 더 스트레스받았어요. 또 주변에서 ‘100일이니까 공부 열심히 해야지.’ 이러고, ‘고3이니까 어디 놀러 갈 생각하지 마라.’ 이러고, 안 그래도 공부하기도 힘든데 그런 말 때문에 더 힘들어요.

연 : 선생님들이랑 의견충돌할 때요. 제가 학과 때문에 선생님들이랑 의견이 다른 게 있었어요. 저는 여기를 가고 싶은데, 선생님들은 조금 더 안전한 곳을 가기를 바랬어요. 근데 지금은 선생님들이 져주시기는 해요. 그래서 괜찮기는 한데, 그럴 때 스트레스받아요. 

 

요즘 하는 고민은 뭔가요?

유 : 대입이 제일 걱정돼요. 근데 대학교를 입학해도 제가 진로에 맞춰서 또 공부해야 하잖아요. 제가 그걸 할 수 있을지 걱정돼요. 그래도 대학 가면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거니까 상관이 없는데,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는데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거 때문에 조금 걱정돼요.

연 : 저도 대학 입시가 제일 큰 거 같아요. ‘대학 붙을까? 6개 다 떨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이 돼요. 

유 : 요즘 생기부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자기소개서도 써야 하니까, 너무 하기 싫은 거예요. 

무 : 생기부쓰는건 활동하는 게 들어가잖아요. 서울에 있는 학교랑 하동에 있는 학교랑 사정이 다를 거 같은데 어때요?

유 : 제 생각에 많이 다른 거 같아요. 농어촌 전형이 있는 이유가  서울 애들이랑 붙기에는 저희가 너무 경쟁력이 떨어지니까 그거 때문에 농어촌 전형이 있는 건데, 그렇게 하더라도 농어촌전형 내에서 갈릴 수 있거든요. 여기보다 조금 더 발달한 곳이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요. 어쨌든 관내에서 봉사활동이든 뭔가를 다해야 하고 학교 내에서 다해야 하는데, 시설이라든지 환경들이 제한돼있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런 것들이 다른 데보다 많이 부족해요. 그래서 선생님들도 ‘입학사정관들도 다 안다.’라고 말씀하세요. 그 정도로 저희가 할만한 활동이 없어요. 그런 게 차이 나는 거 같아요.

 

지금의 청소년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유 : 오글거릴 거 같아요.

온 : 오글거려도 좋아요.

유 : 저희가 이때까지 살면서 큰 굴곡이 없었어요. 지금 딱 걸려있는 게 대입. 저희가 만난 첫 번째 시련이라 해야 하나? 그동안 대입만큼 크게 저희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것도 없고, 저희 감정을 동요시키는 그런 원인도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첫 번째 과도기’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수능 말고도 두 번째도 있고, 세 번째도 있고, 다른 과도기가 있을 거 아니에요. 제 삶에서 첫 번째를 맞닥뜨린 것으로 생각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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