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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소식

자료지리산권 청소년의 일상과 바람 인터뷰 #3 _ 정영도

2020-01-10

 

지리산권 청소년의 일상과 바람 인터뷰 시리즈


 

대한민국의 총 인구 가운데 18세 이하 인구의 비율은 2004년 24.7%에서 2018년에는 17.2%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그래프의 곡선은 지역으로, 시골로 갈수록 가파른 절벽이 되어 '도시로 떠나야 성공'이라는 목소리도 당연한듯 들려오는 현실입니다.

 

각기 다른 환경과 배경 속에서 자라나, 바쁜 손발에는 일상을, 가슴에는 크고 작은 바람을 품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지리산권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함양에서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 빈둥카페를 이용하여 청소년들이 직접 <놀카페> 를 운영한다고 한다. 빈둥의 일정 시간을 할애받아 팝업 카페처럼 청소년들이 부담 없이 눈치 보지 않으며 쉬고, 먹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함양에서 피시방, 노래방 밖에 갈 곳 없던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공간이 나타났다.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놀며 진짜 자신들이 꾸고 싶은 꿈을 꾸면 좋겠다. 

이미 새로운 에너지는 생겨났다. 그 에너지가 꺼지지 않도록 다독여 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그렇게 놀카페는 안정적인 청소년 공간이 생기길 바라며 활동에 한발 내디뎠다. 이런 놀카페를 기획,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을 만났다.

 

온빛 (이하 : 온 ) : 먼저 자기소개 부탁해요.

정영도 (이하 : 정 ) : 저는 함양 중 2학년 정영도라고 합니다.

 

일주일 동안 어떻게 지냈나요? 편하게 이야기해주시면 될 거 같아요.

정 : 저희가 운영할 놀카페에 대해 정보를 얻고자 서울에 있는 꿈 그림 도서관을 갔다 왔어요.

하무 ( 이하 :무 ) : 놀카페에 대해 설명해 줄 수 있나요?

정 : 청소년들이 편하게 있을 공간이 없잖아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편하게 와서 마시고 놀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계획하는 곳이요.

온 : 언제부터 시작했나요?

정 : 운영이 시작되는 건 다음 주에요. 운영을 위해 몇 달 전부터 계획했어요. 

온 : 빈둥카페에서 놀카페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하는 건가요?

정 : 그렇다고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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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카페를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정 : 선생님이 한번 해보자고 권유하셔서 하게 된 거 같아요.

무 : 일요일을 빼서 준비하는 거잖아요. 선생님이 제안했을 때 선생님이 시키니까 해야지 이런 마음으로 하진 않았을 거 같은데 마음이 움직이게 된 이유가 있어요?

정 : 뭔가 하나라도 더 해보자는 느낌이 있었어요. 경험해 보고 싶은 것도 컸고 재미도 있었어요. 재미가 없었으면 하지를 않았겠죠.

무 : 어떤 게 재밌었어요?

정 : 계획 짜는 것들이요.

무 : 같이 뭔가 해볼 걸 상상하고 계획하는 것들이요?

정 : 네.

무 : 상상은 잘 됐나요?

정 : 완벽하지 못해도 완벽하게 해야겠죠.

무 :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었다거나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나요?

정 : 활동 빠지는 것에 대해 신경 쓰는 거요. 빈자리가 생기니까 꼬박꼬박 나와야 하거든요.

온 : 놀카페 하면서 기대되는 게 있어요?

정 : 많은 사람이 와서 즐거워할지가 걱정되기도 하고 기대도돼요.

무 : 놀카페 같은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정 : 네. 그렇기도 하고 후배한테 권유해서 그 친구도 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도 싶어요.

무 : 왜 권유하고 싶어요?

정 : 저는 되게 괜찮다고 생각하거든요. 권유하면 그 친구도 할 수 있지 않나 해서요.

무 : 어떤 면에서 괜찮은 거 같아요?

정 : 친구들 만날 수 있는 것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면이요.

 

지금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가 있는 거잖아요. 동아리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정 : 물음느낌표라고 매주 일요일 2시에 만나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토론하고, 기사를 읽거나, 보드게임하고, 놀카페 운영 프로젝트도 하고 있어요.

온 : 동아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정 : 저희 어머니가 저한테 추천해줘서, 다른 친구들을 모아 하게 됐어요.

온 : 동아리 하면서 어때요?

정 : 재밌고 좋아요. 수다를 떨 때도 재밌고, 이런 모임 자체가 흔치 않고, 유익해서 좋아요.

 : 동아리 하면서 좋은 거나 불편한 게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정 : 불편한 건 없는 거 같아요. 좋은 점은 제가 평소에 책을 안 읽는데 책을 읽게 되고 그 책을 읽고 토론할 때 생각을 하게 되니까 사고력도 좋아지고, 복합적으로 좋은 거 같아요.

 

함양에 생겼으면 하는 공간이 있나요?

정 : 영화관이요. 영화 보려면 거창이나, 진주 다른 지역으로 나가야 하잖아요. 그게 너무 불편해요.

온 : 빈둥이라는 공간에서 영화를 볼 수 있지 않나요?

정 : 볼 수 있죠. 그래도...

온 : 그래도 영화관이 좋군요. 영화관 말고는 없나요?

정 : 저희가 청소년 공간을 만들려 하고 있지만, 군이나 지원해줄 수 있는 곳에서 지원을 받아 청소년 공간이 생기면 좋겠어요. 

 

함양에 빈둥말고 청소년들이 모일 공간이 있나요?

정 : 없는 거 같아요.

온 : 주로 청소년들이 어디서 모이나요?

정 : 피시방이나 노래방이요.

 

함양에는 언제부터 살았어요?

정 : 초등학교 3학년이요.

온 : 함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정 : 그냥 할머니 댁이 있는 촌 느낌이기도 하고 그 안에 도시 같은 느낌도 있지만, 너무 시골 같은 느낌이다.

온 : 함양 살기 전에는 어디 살았나요?

정 : 경기도 광주요. 대안학교에 다녔어요.

온 : 대안학교를 다니다가 내려와서는 일반 초등학교에 간 거군요. 내려왔을 때 어땠어요?

정 : 갑갑한 느낌이 들었어요. 저는 오히려 도시에서 즐길 게 더 많았는데 여기 내려오니까 제한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던 거 같아요. 저는 워낙 산을 좋아했기 때문에 나쁘지 않았는데 형은 특히 갑갑했죠. 중학교 2학년 때 내려왔는데 형은 중학교를 못 들어갔어요. 그래서 홈스쿨링 하면서 혼자 지내니까 형이 좀 더 답답해했어요.

온 : 갑갑한 이유는 할 게 없어서인가요?

정 : 그렇죠.

온 : 도시에 있을 때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정 : 도시는 풍부하다는 생각이 들고 더 좋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리고 편의 시설이나 경험 할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그리고 가족 전부 모여 외식을 한다거나 그런 게 자주 있었는데 내려오면서 아버지께서는 도시에 계시고 엄마, 저, 형 이렇게만 내려와 있으니까 완전체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아요.

온 : 도시로 가고 싶은 생각이 있나요?

정 : 물론 있기는 있어요. 

 

함양에 살면서 좋은 점과 불편한 게 있다면?

정 : 좋은 건 공기가 맑은 거 같아요. 심각하게 맑은 거 같아요. 불편한 건 의료시설이나 그런 것들이요. 큰 질병이 생기면 나가야 하잖아요. 그런 거 때문에 힘든 게 있어요. 근데 그렇게 많지는 않은 거 같아요.

 

나중에 함양에 있을 생각이 있나요?

정 : 그건 없어요.

온 : 왜요?

정 : 세상을 넓게 살고 싶어요. 함양에 있는 거보다 다른 곳에 가서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더 넓은 세상이 있다고 생각해서 좀 돌아다니고 싶어요.

온 : 돌아다니다 돌아올 생각은 있나요?

정 : 때가 되면 있겠죠.

온 : 주변 어른들한테 함양에 있는 고등학교 말고 다른 지역 고등학교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나요?

정 : 권유를 받은 적이 있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미술 선생님께서 ‘하는 거 보니까 미술에 실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 창의성도 있다.’라고 하셔서 부산에 조형예술 고등학교 어떻냐고 권유를 받은 적이 있어요. 그리고 저희 형은 함양고등학교를 나왔는데 ‘함양고보다는 조금 더 공부 분위기가 좋은 곳에 가보는 건 어떻냐?’라고도 했어요.

온 : 생각은 안 해봤지만 다른 곳으로 갈 의향이 있는 거네요?

정 : 없지 않아 있어요. 

 

지역이 좁다는 생각이 드나요?

정 : 좁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거 같아요. 그렇게 좁다고 보지는 않는 거 같아요.

온 : 다 아는 사람이고 하지 않아요?

정 : 맞아요. ‘누가 뭐 어떻게 됐다.’ 하면 전부 다 알게 돼요. 저도 처음 이사 왔는데 다 아시는 거예요. 그래서 함양 진짜 좁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온 : 근데 아까 좁지 않다고 한 건요?

정 : 땅이요.

온 : 그런 거에 대해 불편하지는 않아요?

정 : 불편하죠. 솔직히 누가 어딜 왔는데 그걸 다 알고 있는 게 좀 무섭기도 해요.

 

요즘 하는 고민이 있나요?

정 : 조금 있기는 해요. 학생이 해야 할 게 공부이기는 한데 그 공부가 잘 이해도 안 되고 왜 하고 있는지 잘 모를 때도 있는데 분명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안 하고 있거든요. 

온 : 공부를 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 : 학생의 의무라고 생각을 해서 그런 거 같아요.

온 : 공부가 왜 학생의 의무에요?

정 : ‘학생이면 공부를 해야 한다.’라고 제가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아요.

온 : 다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정 : 네. 그렇긴 해요.

 

스트레스받을 때 있어요?

정 : 딱히 없는 거 같아요.

온 : 언제 즐거워요?

정 : 친구들이랑 놀 때가 제일 재밌는 거 같아요.

온 : 뭐 하고 놀 때요?

정 : 얘기를 하든, 게임을 하든, 같이 있을 때요.

온 : 친구들이랑 보내는 시간이 좋은 거군요. 그러려면 청소년들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네요. 어떤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정 : 그런 거는 생각 안 해본 거 같아요.

온 : 그럼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낀 적이 있나요?

정 : 사거리 쪽에 얘들이 나와서 돌아다니는 걸 보면 애들이 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갈 곳이 있으면 굳이 거기에 있을 이유가 없잖아요. 

 

꿈이 있어요?

정 : 꿈을 찾는 게 꿈이에요.

온 : 어떤 꿈을 찾고 싶어요?

정 : 제가 좋아하는 걸 찾으면 그게 꿈이 될 거 아니에요. 그걸 찾고 싶어요.

온 :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게 있나요?

정 : 친구 아닐까요? 혼자 맨날 가만히 있는 거보다 친구가 조언해주는 것도 필요할 거니까요. 그리고 가족이요.

 

삶에 대한 만족감을 10점 만점에 표현하자면?

정 : 8점 정도. 2점이 모자란 이유는 왠지 모르지만, 행복하다는 감정을 완벽하게 느낀 적이 없는 거 같아서요. 

온 : 8점인 이유는요? 

정 : 지금 삶이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삶이기 때문에요.

온 : 뭐가 제일 만족스러워요?

정 : 내가 하고 싶은 거 할 수 있고, 먹고 싶은 거 먹을 수 있고, 자유가 있으니까요.

 

어떻게 살고 싶어요?

정 : 사람들 사는 거 보면 어떤 사람은 돈 버는 데만 치중하잖아요.  자기 가정을 꾸렸는데 자기가 원하는 삶은 살지 못하고 돈만 벌다가 자식 키우고 그대로 인생을 보내버리는 거보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하고 저에 대한 여가시간을 준 다음 뭔가를 꾸려나갈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어요.

온 : 좋아하는 건 찾았어요?

정 : 그걸 못 찾았어요.

온 : 아직 찾는 중이군요.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요?

정 : 노력인 거 같아요.

온 : 왜요?

정 : 노력이 부족하거든요. 어떤 걸 할 때  그 노력을 가지고 싶어요. 제가 제일 원하는 것도 그거예요.

온 : 열심히 안 한다고 생각해요?

정 : 무언가를 하고 있어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는 거 같고 늘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을 하려고 해요.

온 : 열심히 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정 : 그 노력도 부족한 거 같아서요.

온 : 노력에 대한 기준치가 있어요?

정 : 내가 만족스러운 단계까지 오는 거요. 그 활동에 대해 만족하면 이건 내가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겠죠. 하지만 그게 완성이 안 돼도 노력을 진짜 내가 죽도록 열심히 했다 하면 그거에 대한 만족도 있겠죠.

 

지금의 청소년들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 : 길. 자기 미래의 길인 거 같아요. 청소년 시기에 사춘기가 오면서 사람이 바뀌기도 하잖아요. 그러면서 안 좋은 길로 빠지기도 하고요. 자신이 진짜 뭘 해야 하는지 알게 돼서 그길로 쭉가다보면  자기가 원하는 걸 할 수도 있고, 지금 시기에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달라지니까요. 그래서 길이라고 생각해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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