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는 산내에서 우리가 해볼 수 있었던 최대치의 경험인 것 같다. 각자의 전문분야가 없던 때였고, 친구관계에서 일관계로 변화도 겪었다. 마지의 식당일과 작은자유 활동에 대한 균형, 친구와 일 관계의 변화지점에서 혼란을 겪었고, 다른 것을 모색할 수 있는 여유마저 없었다. 여러 이유가 맞물려서 그만두게 되었고, 마지가 마무리되면서 함께한 청년들이 산내를 떠났다. 산내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적고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청년이 삶을 꾸려가기에는 인프라가 적은 곳이다. 떠난 청년들은 마지를 하면서 생긴 여러 가지 욕구와 활동의 연장선으로 떠난 것 같다. 식당 문을 닫았지만 마지는 청년공간으로 남겨두었다. 마지 문을 닫고 나서는 페미니즘으로 지역의 청소년과 만나는 작업을 함께 했다. 작은자유 구성원에게 평소에 페미니즘을 더 삶으로 가져오고 싶다는 고민이 있었고 지역에서 더 많은 동료를 만들고 싶었다. 청소년 페미니즘 동아리라는 제목으로 행복중심생협에서 모임지원사업을 받아 진행했다. 1년 여간 7명 남짓한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진행했고, 올해는 새로 산내에 들어온 청년들과 후지무라 야스유키 센세의 ‘3만엔 비즈니스’ 를 기반으로 <비전화기술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있다. |
“우리가 먼저 살아온 구조 안에서 고통 받는 세대에 대한 책임감의 차원에서 청년활력기금이 시작되었다고 들었다. 청년들이 지속가능하게 살기 위한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주는 것, 그리고 우리를 수혜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작은자유_상이
상이 또는 이내와 산내에서 오가며 가벼운 목례만으로 인사를 대신하던 때. 그 즈음 서울에서 열리는 퀴어페스티벌에서 우연히 마주친 우리는 반가운 마음에 즉각 서로를 얼싸 안았다. 지리산 산자락에서 낯설던 그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허물없이 포옹하고 포용하는 것. 그것이 청년들을 위한 작은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
인터뷰 진행/정리 : 쭈이
제공 : 작은자유
상이란 이름이 특이한데요.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이내라는 별명을 쓰다가 상이로 바꿨다. 원래 코끼리를 좋아하는데 코끼리 상(象)자에서 가져왔다. 코끼리는 생긴 것도 멋있고 모계사회를 이루면서 산다. 할머니 코끼리가 무리를 이끌고 돌본다. 불교에서는 코끼리가 지혜를 상징한다.
작은자유로 남원에서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작은자유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떤 활동을 해왔나요?
산내에 왔을 때 이곳에서 쉬었다 가야지란 마음으로 친구 없이 지냈다. 그러다 인드라망 대학에서 에스페란토 수업이 있어 청강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 수업으로 만난 소야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시골쥐, 도시쥐 느낌으로 시골 청년 모임으로 같이 밥 먹는 거라도 해보자고 해서 한 달에 한두 번 모임을 시작했다. 이 모임을 아는 주변 어른들이 이곳저곳에 청년들을 알려주면서 또래를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렇게 만난 친구들과 기본소득 상상 시나리오 공모전에 공모를 하게 되었고 상금도 받았다. 이 상금으로 친구들과 더 풍성하게 작은자유 모임을 지속할 수 있었고, 지속가능한 산내살이를 고민해보게 되었다. 지속가능한 산내살이를 위해 주거, 문화, 정책 등 다양한 고민이 있었지만 특히 일자리가 큰 고민이었다. 그러던 중 동네삼촌인 아신이 식당 자리가 있는데 식당을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으로 2015년 마지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살래청춘식당 ‘마지’가 시작되었는데 현재는 문을 닫은 상태잖아요. 그 과정도 궁금하고 그 이후는 어떻게 활동하고 있나요?
마지는 산내에서 우리가 해볼 수 있었던 최대치의 경험인 것 같다. 각자의 전문분야가 없던 때였고, 친구관계에서 일관계로 변화도 겪었다. 마지의 식당일과 작은자유 활동에 대한 균형, 친구와 일 관계의 변화지점에서 혼란을 겪었고, 다른 것을 모색할 수 있는 여유마저 없었다. 여러 이유가 맞물려서 그만두게 되었고, 마지가 마무리되면서 함께한 청년들이 산내를 떠났다. 산내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적고 원하는 일자리가 없는, 청년이 삶을 꾸려가기에는 인프라가 적은 곳이다. 떠난 청년들은 마지를 하면서 생긴 여러 가지 욕구와 활동의 연장선으로 떠난 것 같다. 식당 문을 닫았지만 마지는 청년공간으로 남겨두었다.
마지 문을 닫고 나서는 페미니즘으로 지역의 청소년과 만나는 작업을 함께 했다. 작은자유 구성원에게 평소에 페미니즘을 더 삶으로 가져오고 싶다는 고민이 있었고 지역에서 더 많은 동료를 만들고 싶었다. 청소년 페미니즘 동아리라는 제목으로 행복중심생협에서 모임지원사업을 받아 진행했다. 1년 여간 7명 남짓한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진행했고, 올해는 새로 산내에 들어온 청년들과 후지무라 야스유키 센세의 ‘3만엔 비즈니스’ 를 기반으로 <비전화기술 연구회>라는 이름으로 만나고 있다.
비전화기술 연구회에서 만든 태양열 식품건조기
제공 : 작은자유
‘마지’ 를 끝냈을 때 상이는 어땠나요? 그 이후 어떤 변화와 활동이 있었나요?
나 같은 경우는 마지를 끝내고 6개월 정도 쉬면서 펑펑 놀았다. 다른 지역 청년들은 어떻게 사나 보기도 하고, 청년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동료들과 마지가 사라졌다는 사실 때문에 조금 우울했다. 겨울마다 가는 집중수련 명상을 하면서 마음도 다스리고, 남원시에 공동체지원센터가 생기는데 그곳에서 청년활동도 지원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채용지원을 했다. 현재 남원시 공동체지원센터에서 일하며 산내와 남원에서 청년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모든 지역에서 청년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고, 남원시도 마찬가지인데, 남원시의 청년으로 그리고 청년모임을 하는 일원으로 이런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청년들은 지역에서 주체적으로 살고 싶지만 난관이 많다. 청년이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도움의 형태가 복지나 수혜가 아니라 청년을 사회적인 주체로 인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남원 청년정책네트워크 새파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청년 정책을 이야기하고 정책을 만들 때 좀 더 청년과 소통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함께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있다.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도 청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센터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2017년부터 지역에서는 ‘지리산 청년활력기금’ 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귀농귀촌한 선배세대가 청년세대에게 활동비를 지원하는 활동을 지속해왔다.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사회적 구조 안에서 청년이 고통 받고 있다는 책임감의 차원으로 시작된 기금이다. 그 취지에 지리산 이음과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도 공감하며 함께 진행해왔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민간에서 이런 일을 지속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2019년을 마지막으로 종료되었다. 지역에서 기금과 청년에 대한 여러 말도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만 기억하면 좋겠다. 기금을 받은 청년 대부분이 아직 산내에 남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그 활동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지원하고 있다. 큰 도움이 되고 있지만 한편으론 지원에서 멈추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선배세대가 목소리를 내야하는 순간이 분명 있다. 예를 들면 기존의 평등하지 않은 조직문화를 개선하는데 청년세대 혼자서는 힘들다. 그런 부분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고 워크숍을 하는 등 우리가 함께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질문인데, 당신이 생각하는 지역의 작은변화는 무엇인가요?
청년들이 많이 보이는 것. 산내든, 남원이든, 지리산이든, 더 다양한 사람들이 보였으면 좋겠다.
2018-19 활동보고서 <한발짝>
본 보고서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가 지리산권(구례, 남원, 산청, 하동, 함양)을 대상으로 2018년~2019년 동안 진행한 주요 사업과 활동 그리고 함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보고서의 내용과 시점은 2019년을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점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에는 지난 2년간의 활동을 기반으로, 2020년에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현장성에 집중하여 지역 사회의 작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와 지리산권 활동가와 단체, 모임 등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보고서 전체 보기